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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법칙
로저 도슨 지음, 박정숙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이책은 일종의 핸드북이다. 한번 읽고 덮은 다음 책장 어디에 쳐박았는지도 잊어버리는 책이 아니라 그때 그때 생각날 때마다 참고하기 위해 책상 가까이 모셔놔야 하는 성격의 책이다.
이책이 다루는 내용은 사실 새로울 것은 없다. 이책에 따르면 설득이란 다른 사람이 내가 원하는대로 행동하도록 원하게 만드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설득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인 커뮤니케이션 스킬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카리스마(사람을 강하게 끄는 매력), 악수하는 법,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법, 미소짓는 법, 사과하는 법, 유머와 위트, 사람들의 심리적 유형 등은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다루는 책이라면 반복되는 주제들이다.
그러나 이책은 다른 커뮤니케이션 스킬 책들과는 다르다. 가령 레일 라운즈와 같은 경우는 파티장에서 만난 초면인 사람에게 어떻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원가 있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는가라든가 그러기 위해 어떻게 미소를 짓고 악수는 어떻게 하고 자기 소개는 어떻게 하고 등등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이려면 이렇게 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책은 목적이 있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설득은 목적이 있는 행위이다. 이 물건을 팔고 싶다거나 상사나 부하가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도록 한다거나 아내나 자식들이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책은 그러기 위해서 동원될 수 있는 테크닉들을 말한다. 그러나 레일 라운즈 류처럼 테크닉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설득하기 위해 내가 갖추어야 자질(매력있는, 신뢰감이 가는 사람이 되라, 유머있는 사람이 되는 법,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법)이 있다고 말하고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테크닉들을 나열한다.
이책이 보여주는 설득의 기술은 방대하다. 이책이 주로 다루는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변수와 상황,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기 때문에 기술의 목록은 길어질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책의 성격은 몇가지 원칙에서 내용이 연역되는, 일목요연한 내용이 될 수 없다. 책을 덮고 나면 아마도 내용이 기억나지 않을 것이다. 가령 신뢰를 얻는 15가지 방법, 상대가 빚을 졌다고 느끼게 하는 6가지 테크닉, 청중을 사로잡는 13가지 방법 등을 한번 읽고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사람사는 세상이라는게 그럴 수 밖에 없도록 복잡할 수 밖에 없고 이책의 구성도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책을 읽고 나면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책만으로 설득의 기술을 모두 다룬다고 할 수는 없지만 두고 두고 옆에 놓아두면서 볼 가치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