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 - 마음을 얻는 지혜 위즈덤하우스 한국형 자기계발 시리즈 2
조신영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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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은 일본기업의 경쟁력이다. 미국에서 발전한 수직적 조직구조는 상부의 엘리트의 목소리가 강하다. 그러나 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엘리트들은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고 공장라인에서 직접 제품을 만드는 아래사람들의 경험이 없다. 그리고 그 경험이 없기에 변화에 둔감하다. 아래와 위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될 때 기업은 변화에 견딜 내성을 가질 수 있다. 후발주자인 일본기업들이 미국기업들을 이긴 것은 기술이 더 뛰어나거나 자본이 더 많아서도 아니었다. 일본기업들은 조직하부의 목소리를 들을 줄 알았던 것이다. 

이책은 바이올린 제조업체에 다니다 명예퇴직한 주인공이 경청의 의미를 배워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남의 말을 듣는 것같지만 자신의 판단이 서있으면 결코 남을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며 '알았습니다'는 무시한다는 의사표현인 주인공은 귀머거리 베토벤과 마찬가지라 이토벤이란 별명이 붙었다. 그의 아내와도 대화단절로 별거중이다. 그는 퇴직후 뇌종양임을 알게 되고 청각에 문제가 생긴다. 얼마 남지 않은 삶을 부인과 별거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가 된, 발달장애로 타인과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는 아들에게 줄 바이올린을 만들어주기로 한다. 

아버지와 아들이 같이 커뮤니케이션 장애를 앓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장애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책이 소설의 형식을 빌려 말하려는 것은 이런 것이다. 우리는 남의 말을 듣기 보다는 말하기 좋아한다. 내가 남을 이해해주기 보다는 이해받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일방통행의 의사소통을 선호하는 것은 이기적일 수 밖에 없는 인간으로서 당연하다. 그러나 바이올린이 소리를 내는 것은 현을 울린 소리가 속이 빈 공명통에 울려 공명하기 때문이다. 상대에게 이해받고 싶으면 자신이 먼저 이해받으려는 욕심을 비우고 먼저 이해해주어야 한다. 그럴 때 서로 이해하면서 공명할 수 있다.  

누구나 아는 것이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다. 소설에서 이토벤이 경청의 자세를 배울 수 있었던 것은 병때문인 청각장애로 상대의 입술을 보며 말을 들어야 했고 그러려면 집중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집중을 하면서 상대의 말뿐 아니라 표정, 몸짓까지 집중해서 듣지 않는다.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우리의 먼저 이해받고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는 교만한 마음때문일 것이다.  

이책은 누구나 알고 잇지만 쉽게 하지 못하는 경청, 또는 겸손이란 덕목을 말한다. 경청은 단순히 듣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자세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읽는 사람에게 달린 문제이다. 그러나 이책은 들으라고만 말할 뿐 이책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그 이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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