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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한글역주 3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8년 12월
평점 :
주석서들을 보면 시작은 창대하나 끝은 스스르 꺼지는 것이 많다. 이 시리즈 역시 마찬가지이다.
11편까지는 주자주까지 같이 번역하면서 코멘트까지 가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고금의 주석을 비교평가하면서 합당한 원의를 추론한다. 스칼라쉽이 느껴지는 방식이다. 그리고 그만큼 공이 많이 들고 글의 양도 많아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주자주가 번역되지 않은 12편부터 20편까지는 그냥 도올 자신의 생각만을 코멘트한다. 간간히 다른 주석도 인용하고 있지만 많지 않다. 물론 주자주 번역이 빠진 것이 문제는 아니다. 김용옥의 말대로 난삽하고 늘어질 뿐 원문의 뜻을 드러내는대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올 자신의 번역과 코멘트로 충분할 수도 잇다. 도올의 말대로 11편까지 얻은 배경지식으로 나머지는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11편까지와 12편 이하의 차이는 그런 것은 아니다. 분량으로 보더라도 공이 덜 들어간 것이 분명하게 눈에 띈다. 어떤 장은 뜻이 매우 애매하게 넘어가고 잇다. 가지고 있는 한문대계와 주자주를 봐도 역시 그 부분은 애매모호하고 소략하게 넘어가는 부분이니 도올을 탓할기는 힘들다. 그러나 다른 모든 주석가들이 애매하게 넘어갈 수 밖에 없는 부분은 그렇다 치더라도 너무 엉성하게 처리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도올의 장기인 잡설의 경우 11편까지는 자신의 잡설에 어느 정도 근거를 제시하면서 넘어가지만 12편 이하에선 그냥 지나가는 넋두리다. 정성의 차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논어를 읽는데 이만큼 도움이 되는 책도 드물다는 것은 분명하다. 한문을 자유자재로 읽을 수 있어서 주석서들을 스스로 읽을 수 있더라도 이책은 도움이 된다. 도올이 항상 강조하는 번역 즉 살아있는 지금의 한국어로 옮겨져야 한다는 주장을 실천에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