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세계체제 1 - 자본주의적 농업과 16세기 유럽 세계경제의 기원 근대세계체제 3
이매뉴얼 월러스틴 지음, 나종일 외 옮김 / 까치 / 199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월러스타인은 참으로 신기한 글쓰기 재주를 가졌다. 그의 이론은 아주 간단하게 요약된다. 그러나 그 주장은 글의 논리전개와는 무관하게 명료하다. 무슨말인가? 그가 참고하고 있는 논거는 거의 The Cambridge Economic History of Europe에서 발췌한 인용이다. 이 50년대에 발간이 시작된 이 시리즈는 대단한 권위를 가지고 있고 캠브리지에서 나온 역사 시리즈(Cambridge Histories)들 처럼 읽기에 어렵지도 않다. 그러나 월러스타인의 글쓰기는 참으로 요령부득이다. 인용을 아주 장문으로 집어넣고 자신의 주장은 그 인용에 대한 부연설명처럼 따라붙는다. 다시 말하자면 인용문을 제대로 소화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경제사에 대한 자신의 연구가 없이 그냥 브로델의 이론을 남의 글을 근거로 재생산하다보니 읽고 나서 아무 내용도 기억이 나지 않는 신기한 글을 쓰게 된 것이다. 차라리 월러스타인 이론의 근거가 되고 있는 브로델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를 읽는 것이 휠씬 생산적이고 얻는 것이 많다. 이론 자체도 브로델이 휠씬 구체적이고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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