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 - 삶과 책에 대한 사색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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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일본 드라마 제목같다.
일본드라마의 제목짓기가 약간 어색했는데, 내가 그러고 있다니..
여튼 어제 일요일, 화창한 봄날이었음에도 오전에 나와서 일과 관련된 스터디를 안할 수 없는 내 인생.
그러나 나는 최근 좀 열심히, 내 생애 한번도 해 보지 않았던 일, 직업을 위한 공부를 해보기로 마음 먹었더랬다.
그 마음을 먹은 후 첫번째 도래한 스터디. 그러나 역시 관성은 무서운 법. 너무 재미없고 언제 끝나나..계속 마무리 발언만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물론 첫술에 배부르랴하는 속담이 있지 않나.
앞으로 나의 스터디는 어떻게 될지 두고 보겠다.나를 지켜보겠다

이 책은, 이런 나에게 어떻게 왔는가?
솔직히 잘못 클릭해서 배달까지 되고야 내가 주문하고픈 책이 아님을 깨달았다. 북플에서 오랫동안 나의 뉴스피드에 떠 있던.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야말로 내가 읽고 싶던 책이었다.
그런데 어떤 영문인지 내가 이 책을 클릭했고, 배달이 되고나서야 아니, 이책아닌데..했던 것.
살다보니 이렇게 만나는 책이 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출퇴근길에 들고다니며 읽기 시작했다.

내가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를 택한 것은, 그러니까...나도 이제 좀 인생 선배의 말을 귀담아 듣고, 나의 앞으로의 시간을 제대로 쓰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었다.
어떤 책은 제목부터, 여성주의를 표방하는 책이 있는가 하면, 이 책처럼 생의 갖가지 순간 순간, 처했던 상황에서 대응하는 방식이, 우리가 여성이구나, 여성이어서 이렇구나는, 이 세계에서의 삶이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투쟁이었던 한 여성인간을 보여주는 책도 있다.
나는 그런 방식이 좋다.
책읽기는 결국 개인적 체험이고, 그럼에도 보편적 공감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그 무엇이기 때문이다.

뭐 여튼....나는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를 사서 읽을 것인가..잠시 다른 책을 읽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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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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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래 전에 읽었다.

알라딘이 예전에 읽었던 책에 메모를 남겼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 인생의 베일을 다시 검색하다 유사한 책으로 AI가 권해 준 목록에 있어서 갑자기 문득, 평가를 해야겠다 싶었다.

평가라고 해봤자 인상평 정도. 읽은 지 너무 오래되어, 사실 구체적인 사건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허나. 그때 너무 재미있어서 밤을 새웠던 기억은 선명하다.

밤을 새다니..책을 읽으면서!


보바리 이후 밤을 샌 경험이 별로 없다.

아니다...제인에어도 아동용이 아닌 민음사본으로 읽으면서 밤을 샜던 기억.


둘다 마치 통속소설(그런 분류란게 우습긴 하지만)만큼 흥미진진하였다.


마담 보바리는 과연 비난받을 여인이었던가?


사실 이것은 우문이다. 여튼......알라딘이 상기시켜 준 인생의 베일 덕에 다시 복기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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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장으로의 초대 을유세계문학전집 23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박혜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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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구입한 책이다.
알라딘이 오늘 알려준다.
아직도 나는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이다. 아니 사실은 다른 책을 읽느라 읽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
나보코프는, <절망> 덕에 그나마 나에게서 평판을 유지하고 있다. 솔직히 그 유명한 롤리타를 읽다가 이거 너무 불쾌하다 싶어 집어던진 기억이 생생하다. 내가 문학적 소양이 일천한 까닭도 있겠지만, 여튼 그 책은 갖고 있기도 화가 나서 팔아버렸다.
절망 후에 선배언니가 번역했다고 하여 선택한 책이 바로 이것이다.
헌데....지금도 읽는 중이다.
하하하...나는 세계가 극찬하는 작가의 작품을 팽하고 지금도 그의 다른 책을 홀대하고 있는 것이다.
나 이런 사람이다.

오늘 날이 이상해서 내가 약간 미쳤나보다..
출근하고부터 계속 일이 손에 안잡히고, 펻가 작업도 진척이 없다.
노화인가?
점점 지력이 쇠퇴하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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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끝까지 읽고 나니, 한편의 영화를 본 느낌이다.

두고두고 조금씩 읽었다.

내용 자체가 굉장한 사건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거나 극적이고도 드라마틱한 전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나만의 느낌이다.


평소 생각하지 않았던 사전이란 것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리고 우리 영화 "말모이"도 떠올린다. 상황이 다르지만, 사전편찬이란 것이 오랜 시간과 노력, 사회적 관심, 의식적 지원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 구성원들의 협력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사실.


물론 그 가운데는 항상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그 과업의 의미를 꿰뚫어 볼 줄 아는 선각자가 있기 마련이다. 옥스포드 영어 대사전의 경우는 누구일까? '말모이' 즉, 우리말대사전에서는 누구였을까?

사전에 실릴 수 있는 어휘는 과연 누가 선택하는가? 사전에 실려야만 하는 말은 또 누가 정하는가?

그렇다면, 사전에 실릴 수 없는 말은 무엇일까? 


최근 페미니스트에 대한 다양한 책들이 홍수다! 그렇다.홍수라고 표현하기에 충분하다. 물론 이 또한 나의 느낌이다. 

묘하게도 손이 안 간다. 나는 이미 구세대이고 구시대적 관습과 사고에서 벗어나오기 어렵다는 것을, 안다.

그것은 고통스럽다. 어떤 변화라도 변화는 에너지가 많이 들고, 그래서 일단은 회피하고픈 본능이 먼저인 듯하다.

이성적으로 또는 학습을 통해 나는 여성은 유사이래 제대접을 받은 적이 없고, 지금의 현실도 그리 녹록치 않음을, 안다.

안다는 것과 몸에 체화된 어떤 것은 다르다. 그래서 나는 투쟁하였는가?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그것이 진실이다. 노력하지 못했고, 안했고, 안주했다. 나는 비교적 성차별이 심하지 않은 직종에 종사하고, 구성원들조차 이성적으로는 차별을 범죄시하고 있는 조직이다.

그러나 현상적으로 역시 우리는 관습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여전히 여성 대표보다 남성 대표가 다수다.

여성은 일이 끝나면 제2의 직장에서 일을 또 해야 한다.

그렇다면, 비혼인 여성의 경우는 어떨까?

밤에 무서워 항상 문을 몇 번씩 확인한다. 밤늦은 시각에 택시타는 것은 거의 숨쉴 수 없을 만큼의 공포를 준다. 야근하는 날은 초조하다.

대외 회의를 가기 위해 일부러 힌머리카락이 보이게 해야 한다. 그나마 나이에라도 기대지 않으면, 좀 무시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사소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일상들이 모여 삶을 이루는 것이라면, 이건 사소함을 넘어선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책은 옥스퍼드 영한 사전 첫권이 나오던 시대부터 마지막 권이 나온 후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주인공은, 허구적 인물이긴 하지만 소설 속의 사전편찬에 관여하는 다수가 실존인물이라고 한다. 

사전에서 지워진 말들을 찾고 그 말들을 모아 또다른 사전을 엮어 낸 주인공을 따라오다 보면, 굽이굽이 역사를 함께 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전이 만들어지는 것에 대해 단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나에게, 사전이란 것이 이렇게 만들어지는 구나..그리고 그 사전 속 어휘들은, 누군가에 의해 선택되는 것이구나..그 누군가는 사실상 세상에서 칼자루를 쥐고 있는 자이구나.. 그 칼자루를 쥔 자는, 누구인가...그리고 누구여야 하는가...


어제밤에 마지막쪽을 덮었고, 복기하면서, 감상을 몇자라도 남겨둔다, 올해 나의 결심에 충실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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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사나이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47
그레이엄 그린 지음, 안흥규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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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리드에게라니..이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캐롤 리드의 제3의 사나이로 먼저 보았다.....영화가 자꾸 어른거려서....인쇄매체가 주는 어떤 감각을 방해하였다...그러나 이 책 역시 마음이 들었다. ..오래 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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