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을 남기는 글쓰기 - 쐐기문자에서 컴퓨터 코드까지, 글쓰기의 진화
매슈 배틀스 지음, 송섬별 옮김 / 반비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원제가 'Palimpsest: A History of the Written Word'이다.


쓰인 글들의 역사


한글 번역본 제목은 

'흔적을 남기는 글쓰기'이다.


쓰인 글들의 역사

흔적을 남기는 글쓰기


둘을 놓고 느껴보자.


쓰인 글들의 역사---------과거 지향적이다

                             (지향한 과거를 기반으로 미래가 품어지는)

흔적을 남기는 글쓰기------미래 지향적이다                            

                         

쓰인 글들의 역사--------'과거'의 글쓰기를 천착하자는 소리같다

흔적을 남기는 글쓰기--------글쓰기는 '흔적'을 남기니 앞으로 잘 쓰자는 소리같다. '글쓰기'로 끝났으니, 끝난 곳에 시점도 맺히는 법.


아닌가?


한글 번역본 제목을 보고는 '글쓰기 작법서'인 줄 알았다.


책은,

제목에서 눈길도 끌기 위해,

'정보'와 '호소'가 적절히 병존되어 '당김'의 양극이 되어 주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흔적을 남기는 글쓰기'는 너무 당연한 그것들의 한 조각만 주었다. 당연해서, 다 아는.


글쓰기가 흔적을 남기는 걸 모르는 이가 있나.

최소한 '흔적'의 수식어라도 줬어야 한다.


원제목의 'palimpsest'란 매력적인 단어를 내버린 게 몹시 아쉽다.

좀 어려운 단어라 한글로 살리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을 이해는 한다.

그래도 포기하기엔 너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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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혁/독어독문과 교수)

‘팔림프세스트 Palimpsest’라는 낱말이 있다. 그리스어의 ‘Πάλιν(palin)’ 즉 ‘다시’라는 말과 ‘ψάειν(psaein)’ 즉 ‘문지르다’ 또는 ‘문질러 벗겨내다’라는 말을 합쳐서 만든 복합어이다. 우리말로는 재록양피지라고 한다. 양피지가 귀하던 시절에 앞사람이 써놓은 글을 지우고 거기에 자신의 글을 적는 행위에서 나온 표현이다. 대체로 신약성경이 양피지로 많이 제작되었기 때문에 성경의 글귀를 지우고 거기에 성직자가 자신이 설교할 내용을 적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재의 과학기술로 이 양피지를 비추어보면 거기에 숱하게 쓰고 지운 흔적이 한꺼번에 다 드러난다. 영국의 작가 토마스 드 퀸시는 인간의 기억력을 이와 같은 재록양피지에 비유했다. 글쓰기는 다른 것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는 뜻이다. 서양이나 동양의 많은 시문학 중 전대의 것 없이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 것은 없다.


출처 : 고대신문(http://www.kunew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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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림프세스트로 유출해 볼 수 있는 정보와 지식과 담론은 무한해 보인다. 

원저의 제목 중심에서 보이는 것은, '겹쳐 쓴' 글쓰기. 

원저자는 '겹쳐 씀'을 통해 글쓰기의 영향력과 역사를 천착한 듯 보인다. 


흔적을 남기는 글쓰기


그렇다면, 그곳에 덜 닿는 느낌이다.

원저자가 말하고자 목에 힘줄 세운 그곳에.


팔림프세스트: 겹쓰인 글쓰기의 역사 (원제목을 거의 살려서)


팔림프세스트: 글쓰기, 그 겹쓰임의 역사


뭐, 이런 제목이 조금 더 당겨지지 않을까.

사람들 생각은 다 다르고, 그저 나같으면 그렇다는 소리.


요즘 들어 비로소 드는 생각 중에,

가급적 원서 제목을 그대로 살리는 게 오히려 더 당겨지더라,

하는 게 있어서.


영화만 해도, 이젠 원제목을 굳이, 우리말로 옮기지 않는다.

대부분 그대로 쓴다.


영어 단어 하나로만으로 된 영화제목이 부지기수인 헐리우드 영화를

그냥 그대로 그 단어 발음대로 우리말 영화제목으로 쓴다.


Ghost=======사랑과 영혼


굳이 이렇게 바꾸는 건, 30년 전 정도에 좋았던 트렌드다.


이제, 'Ghost'는 'Ghost'라야 더 좋다.

그저, 내 생각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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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춘 방 - 유품정리인이 미니어처로 전하는 삶의 마지막 이야기들
고지마 미유 지음, 정문주 옮김, 가토 하지메 사진 / 더숲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죽은 자의 집 청소


닮은 책이 있다. 요즘 '핫'하게 잘 읽히는 것 같은 책. 죽은 자의 집청소-.

죽은 자의 집청소는 순전히 제목과 표지에 당김이 있어 구매했다.

이런 책, 한 번 읽어서 다음 책에 또 돈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 수도 있고,

반대로, 이런 책 한 번 읽어서 다음 책으로 두 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시간이 멈춘 방.


제목에서는 당김이 적다. '방'은 대부분 '시간이 멈춘' 곳 같아서.

모든 방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혼자만의 '방'은 시간이 멈춘 곳 같아서.

흘러가는 시간, 지나가는 시간에 올라타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흘러가고 지나가기만 했던 세상에서, 핍진한 다리 이끌고 들어온 혼자만의 방.


그곳은 시간이 부디, 멈추기를 소망하는 마음에서.


그래서 '시간이 멈춘 방'은 으레 그래야하는 곳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닥 당겨지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매완료.


'죽은 자의 집 청소'와 설정은 같아도, 저자의 직업은 같아도 다른 게 보였다.


미니어처.


시간이 멈춘 방의 미니어처가 등장하나 보다.


충분히 궁금하다. 확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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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친의 산문학
게리 솔 모슨 외 지음, 오문석 외 옮김 / 앨피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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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읽고 싶다. 문학을 빙자해 타인을 표현하는 척하며 실은, 비굴하게 자아를 표출해 온 이들을 만나고 싶고 아울러 참칭자들을 엿보고 싶어서. 시간과 언어란 제약이 없다면 프로이드, 니체, 비흐찬, 김현의 ‘썰전‘을 보고싶다. 산재된 시간에서라도 그들을 만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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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상식에 헤딩하기 - 개떡같이 메모하고 찰떡같이 연결하라
유귀훈 지음 / 블루페가수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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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문이 책의 절반은 됨직하다. 많다. 

다행히, 인용문 내용이 좋아 안심했다. 

인용문 말고 자기 말을 설파하는 저자의 필력도 좋다. 


요즘, 인용문들 참 많이 인용한다. 

좀 '너무한다' 싶을 정도다. 

섹션이나 챕터 대문마다 너도나도 인용문. 

왜 그리 남의 말로 어필을 하려 드는지.


이건 뭐,

인용문이 주내용이고 저자의 '썰'은 부속물인 책도 허다하다. 


이 책도 까딱 잘못하면 그럴 뻔했다. 

그럴 뻔하다가 안 그런 책으로 격상 가능한 이유는,

저자의'썰'이 나름 힘있다. 

글쓰기와 몸으로 부딪혀 본 '전투력'이 느껴진다.


중간까지 밑줄 많이 그었다.


그런데, 인용문에 인용문 원출처, 저자를 밝히는 건 당연히 좋지만,

그 저자의 그 많은 책을 그렇게까지, 기필코, 전부 다 밝혀야 했을까?


이런 저런 책을 쓴 누가 한 말.


그리 참고하라는 배려인 줄은 알겠다. 

그런데 중복되는 원저자의 그 많은 책들이 또 나오고 또 나오는 배려는 너무 '갔다'.


그 때문에 별 네개에서 한 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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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글쓰기의 마법 - 글 쓰세요 쓰면 달라집니다
나애정 지음 / 생각의빛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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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같은 책인 줄.

같은 '글쓰기' 카테고리라서 더 같은 책인 줄.


출판사도, 저자도 다른데...


같은 시기에, 같은 분야에...

별 일 아니지만, 그저, 같은 책일 줄 알고.


인생을 바꾸는 글쓰기의 마법


펜을 바로 잡으면 인생이 잘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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