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의 연인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예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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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금까지 읽어온 책들을 보면 자기계발서나 경제, 혹은 장르소설에 편중되어 있다. 만들어 놓은 카테고리만 봐도 뻔하다. 좋아하는 책이 그렇다 보니 가끔 이런 책을 만나게 되면 정말 기분이 좋다. 뽑기를 잘한 손을 칭찬해야 하나. 캐릭터 하나 잘 만들어서 끌고가는 소설은, 주로 장르 소설이 그런데, 줄거리는 달라도 구조가 같다고 해야되나, 그래서 가끔 지겨워 지는 것 같을 때, 색다른 소설을 하나씩 읽게 된다. 이 책도 그렇게 손에 잡혀서 들려오게 된 책이다. 

일단, 타이완 고속 철도는 진짜 있다. 당연히 있으니까 쓰지 않았을까?.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인데, 최고 속도는 300km/h, 일부 구간은 한국기업이 수주해서 건설했다고 한다. 2006년에 완공되었지만, 2007년 1월 5일에 정식으로 운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나무위키 내용을 보면 기술이전은 제외되었다고 하는데, 소설에서야 뭐 그렇게 구체적으로 다룰 필요는 없으니 그렇다고 하고, 책하고 다른 내용은 일본이 아니라 프랑스와 독일에서 기관사를 초빙해 교육 했다는 점 정도일까? 소설이라는 게 그렇지 않다. 아무튼 소설에서 고속철도의 진행 과정을 각 챕터의 제목으로 쓰고 있는데, 그게 오묘하게 등장인물들의 관계 변화와 맞물려 간다. 

책 내용도 그렇지만 작년 말에 갔다온 타이완을 책으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읽다 보면 내가 가본 장소의 이름들이 나오는데, 배경이 머리속에 떠오르는 상태에서 읽는 책은 영화를 머리속에 다시 떠올리는 기분이랄까? 그래서 더 재미있게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책의 느낌은 타이완 그대로. 주인공들이 다니는 지역을 묘사하는 글을 읽다보면 기후랄까? 그 날씨의 느낌이 전해져 오는 것 같다. 더위라던지, 도로의 모습, 풍경들 '지나가는 풍경은 홍콩이 최고고 멈춰서 보는 풍경은 타이완이 최고'라는 (이 비슷한 문장이 었는데..) 말 처럼, 내가 봤던 타이완도 그랬던 것 같다. 

열린 결말이기는 하지만, 이 책의 감정은 '원래의 자리로 돌아간다'라고나 할까? 먼 길을 돌아오기도 하고, 오래 기다리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만 결국 '내가 있고 싶었던 그 자리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게 사랑이 될 수 도 있고, 추억이 될 수도 있고, 장소가 될 수도 있겠지만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들'처럼 결국 그 곳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아마 신간센을 그 사람들을 이어주는 연결선처럼 느껴졌다. 

뜨거운 햇볕아래 푸른 산과 나무를 보고 있다가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에 이리저리 뛰던 사람들이 갑자기 개어버린 하늘을 같이 바라보다가 서로를 보고 미소짓는.. 그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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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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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 책을 읽고 나서 뭐든 써보겠다고 세 줄 정도를 적었습니다. 


'무조건 재미있다고 추천 할 수 있는 소설이다. 등골이 서늘해지는 괴담같은 작품도 있고, 반전이 있는 작품들도 있고. 개인적으로는 야경. 만원. 문지기를 작품을 재미있게 읽었다. 재미만 놓고 본다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듣고 있는 팟캐스트 '퇴근하고 뭐할래?'에서 책읽기에 관한 내용을 듣고 있습니다. 항상 word by word 로 기억하지 못하고, 듣다가 문득 들게된 내 생각이 합쳐져서, 아마도 내용과는 조금 다르게 기억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책을 고를 때는 '재미 있는 책'을 골라라. 하는 내용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장르나 주제에 관계없이 재미 있는 책을 골라서 읽는 것이 독서습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글쓰기는 그런 독서를 완성시키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문득 이 책을 읽고 쓴 석 줄의 글이 떠올랐습다. '재미있게 읽었다' 이렇게 써도 될 것을 쓸데없이 길게 쓴 것 같습니다. '뭐가 그렇게 재미 있었을까?'라는 질문이 뒤이어 떠올랐지만 막상 글로 써보겠다는 생각까지는 미치지 못했던 겁니다. 

이 책은 총 6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야경과 만원, 문지기가 재미있었는데, 이야기의 마지막에 반전이 등장하면서 퍼즐조각처럼 뿌려져 있던 단서들이 하나씩 맞춰질 때 의 짜릿한 재미가 있습니다. 식스센스나 디 아더스, 유주얼 서스펙트 같은 작품과 맥락을 같이 하는데, 이 책의 장점은 짧은 길이에도 불구하고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재미는 등장인물들이 전형적이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작품내내 풀어야 하는 숙제가 주어지는게 아니라 어쩌다보니 그런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같은 느낌이 좋았습니다. '이건 무서운 이야기야'라고 끊임없이 주장하고 외치는 게 아니라 '어제 이런일이 있었어..'라고 들려주는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는 뭐 그런 것 입니다. 

가끔은 단편을 읽다가 '좀 더 길면 좋겠는데' 혹은 '그 뒤에는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궁금한 작품이 있습니다. 그렇게 아쉬움을 남기는 글도 좋지만, 아무래도 이 책의 작품들 처럼 딱 결론이 나는 작품이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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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2-28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책`을 `재미있었다`라고 문장으로 표현하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저도 그래요. ^^

민재빠 2016-02-29 16:59   좋아요 0 | URL
네 그렇습니다. 요네자와 호노부의 책은 꼭 소장하고 싶은 책들입니다. 그러려면 책장을 먼저 사야해서 준비중이네요..
 
해질 무렵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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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박민우는 개천에서 용났다는 옛 말처럼 스스로 노력하여 성공한 사람이다. 어려서 살았던 산동네를 벗어나 다른 동네로 옮겨가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그 목표를 이루었다. 하지만 그런 성공을 위해 희생한 것들이 너무 많다.

`우리가 살았던 달골이 지상에서 이미 사라진 기억 속의 박제에 지나지 않듯이, 한번 지나간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p.102

경제적으로 발전하기만 하면. 다 잘 돨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나보다. 그런 생각과 마음들이.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를 사라지게 하고 오로지 나만을 위해서 쉴새없이 달려오게 만든 건 아닌가 싶다. 잘 되자고 했던 일들이 결국 지금 젊은이들을 무한 경쟁으로 내몰고 `모든 건 노력하기 나름`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면서, 주변과 어울려 살아가던 그때를 잊게 만든 건 아닐까싶다. 과연 이렇게 밖에 살아갈 수 없는 걸까? 책 뒷 표지 문구처럼 쓸쓸하고도 먹먹해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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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쇠퇴 - 오마에 겐이치의 21세기 집단지성론
오마에 겐이치 지음, 양영철 옮김 / 말글빛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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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르고 나서야 저자에 대해서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스스로가 말하는 자신과, 다른 저서에 대한 소개글에 보면 꽤나 저명한 컨설턴트라고 하고 있고, 신문기사를 검색해보면 세계적인 석학이라고 소개되는 기사도 있습니다. 하지만 책 내용은 그런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듯 합니다. 일본의 경제가 어려워진 이유가 집단지식이 쇠퇴한 때문이고 이런 지식의 쇠퇴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데, 결국 개인이 노력을 해야한다는 말로 끝나고 있는 점이 여타 자기계발서와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저자가 주장하는 집단 IQ라는 부분이 어떻게 역할을 한다는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 매우 불명확하게 '집단지식 (혹은 집단 IQ)'가 높아야 강대국이 될 수 있다는 주장만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현재 (2008년 즈음)일본의 문제점에 대해서 나름의 의견을 가지고 지적하고 있습니다만, 결국 개인이 잘 해야한다. (욕구가 거세된 젊은 세대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논조로)를 결론으로 귀결되는 것은 모든 책임은 개인이 잘해야 한다. 국가는 미래가 없다는 식의 흑백논리로 귀결되는 것 같아서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책에서 현재 일본의 문제점 이라고 지적하는 부분들이 흡사 지금 우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해결책이 개인의 더 많은 노력 만을 강조하는 것은 해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 가졌던 기대치와 읽고난 후가 가장 차이가 나는 책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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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2-25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치바나 다카시의 인기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이 사람이 쓴 책이 많이 있어요.

서니데이 2016-02-25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자가 오마에 겐이치네요.
잘 읽었습니다.
민재빠님, 좋은하루되세요.^^
 
대성당 (무선) - 개정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9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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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광고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남자에게 좋은데, 표현할 방법이 없네. 직접 말할 수도 없고..' 글로 써서 표현하기에는 어렵고, 책에 대한 내용은 책 말미에 있는 김연수 소설가의 글로 충분하기 때문에 그저 '내 스타일이야~' 라는 말로 표현할 수 밖에 없다. 


이 책을 읽게 된 건 순전히 김연수 소설가와 무라카미 하루키 때문이다. 각각의 소설들은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따라간다. 3인칭 시점이거나 혹은 1인칭 시점이거나, 주인공들은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내려 애쓰거나, 자신의 심리변화를 따라가면서 원인을 알아내려고 애를 쓴다. 행복하게 끝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고, 이전과 달라진게 아무것도 없는 채로 끝나기도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을 붙잡으려고 애써보지만 결국 지나가게 되고, 그 일 또한 내 인생의 한 부분임'을 깨닫게 되면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이 이 책의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한 점은 전문가가 아니라 잘 알 수 없지만, 등장인물들의 미묘한 심리적 변화를 표현하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단편소설의 재미를 알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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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2-19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좋은 책을 읽으면서 느낀 감동 그대로 글로 남기고 싶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몰라서 못 쓰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니까 책이 좋은데, 뭐가 좋은 건지 표현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