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 할 걸 그랬어
김소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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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안리 책 발전소 주인 김소영 님의 에세이입니다. 2017년년 MBC를 퇴사하고 나와서 서점을 시작하기 까지 (서점을 시작한 이후의 이야기도 조금)의 이야기를 담은 책인데,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힘들었던 시절을 겪어낸 사람임에도 책과 서점에 대한 애정이 철철 넘쳐 흐르는 책입니다. 덤으로 (혹은 덧붙여) 남편에 대한 애정과 사랑도 책 이 곳, 저 곳에 담겨 있습니다. 


부부가 출연한 '신혼일기 2'편 중 에피소드 두어개를 본 것 같은데, 다른 내용이나 장면은 기억나지 않지만, 집안 곳곳에 책이 놓여져 있고, 부부가 함께 누워 책을 볼 수 있는 정자 같은 것이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척이나 부러워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 내용에 책에 쓰여져 있습니다. 부부가 함께 책을 보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무척 부러운 풍경입니다.  취미를 공유하는 부부가 같이 보내는 시간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남편은 아내가 서점을 준비하면서 참고하고 싶은 일본의 서점을 보러 간다는 사실도 알지 못한 채 여행을 따라갑니다. 일본어 통역 역할도 하고, 이런 저런 조언도 해주는 남편이 아마도 서점 준비과정에서 많은 힘이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유명인이 낸 서점이라 잘 되는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서점은 SNS상에도서 꽤 유명한 편인 듯 하고, 올 해 꼭 가보고 싶은 서점으로 꼽아놓기도 했습니다. 먼 훗날이 될 수 도 있겠지만 제 꿈도 서점 주인이 되는 것이라, 먼저 창업한 서점을 통해 내가 갈 길을 미리 보고 싶은 마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성공한 케이스여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에 소개된 일본 서점들은 하나같이 개성이 톡톡튀고, 아우라가 넘치는 곳입니다. 가장 유명한 곳은 '츠타야 서점'이겠지만, 작은 서점들도 나름의 개성을 뽐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부러운 것은 '고양이'에 관련되 책 만으로도 서점을 꾸밀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책들이 쓰여지고 읽히고 있는 것일까요?


유명한 사람이 소일삼아 낸 서점이라고 하기에는 나름의 치열함도 있습니다. 자신이 유명하다는 점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도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죠. '유명하니까 잘 되는 거야'라는 유치한 생각 보다는 그 만의 강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합니다. 


진작 할 걸 그랬어 라는 말은 얼마나 책을 사랑하고, 책으로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지 알 수 있는 제목입니다. 잘 어울리고, 꼭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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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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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배경이 되는 책은 몽테뉴가 쓴 '에세이-수상록' 입니다.  몽테뉴 생전에서 여러차례 출간을 하였고, 사후에도 다양한 판본과 주석을 바탕으로 새로운 판이 출간되었습니다. 서점을 검색해보니 약 1천 5백여 페이지로 번역된 책이 있고, 원본도 그 정도 양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쯤되면 아무리 좋은 책도 읽기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수상록에 대한 입문서로 적절한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이 책도 만만치 않은 두께와 내용을 가지고 있지만, 몽테뉴의 전기 형식으로 글이 구성되어 있고, 몽테뉴가 말하는 내용이 그 자신의 삶 속에 어떻게 녹아 있는지 파악하기 좋은 것 같습니다. 

제목에서 말하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화두는 소설가 귀스타브 플로베르가 몽테뉴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궁금해 하는 친구에게 건넨 충고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 책은 재미를 찾는 어린아이처럼 읽지 마라. 야심 찬 사람처럼 교훈을 얻으려고 하지도 마라. 그 책은 '살기 위해서' 읽어라. p.21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저자가 꼽은 스무가지의 해답 중에서 마음에 와 닿은 것은 '즐겁게 어울리고 더불어 살라'라는 것과 ''습관'이라는 잠에서 깨어나라. 그리고 '사랑과 상실을 이겨내라.' 라는 문장입니다. 

'즐겁게 어울리고 더불어 살라'는 것은 개인의 성격이나 기질에 좌우되는 부분이 있지만, '교감'이라는 부분을 통해서 어울리며 살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과 좀 더 친밀한 관계를 맺고, 혼자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배우는 것이 많이 필요한 부분이어서 생각을 계속 하게 됩니다. 

우리에게는 투과성과 사회성이라는 기질이 있어서 서로 교감하고 어울리며 살아간다. 우리는 아주 짧은 순간이라도 도 우리의 마음을 벗어나 다른 존재의 관점으로 자리를 옮길 수도 있다. 이러한 능력이 바로 진정으로 '남들과 흥겹게 어울릴'수 있는 능력이며,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은에 대하여 이 장이 주는 해답이자 문명사회를 향한 최선이 희망이다. p.272

'습관'이라는 잠에서 깨어나라는 부분은 '관습'에서 벗어나는 것과, '관점을 바꾸는'것에 대한 이야기로 이해했습니다. 개인의 삶 속에서는 새로운 방식이나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것일 수 있고, 조직의 차원에서는 구성원 전체가 변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 가를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어진 일을 관습적으로 처리하게 되면서 개선과 효율이라는 점을 점차 잊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불편하지만 관습적으로 쓰게 되는 쿼티 자판 처럼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랑과 상실을 이겨내라'라는 주제에 대해, 몽테뉴가 친구의 죽음에 대한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분을 전환하고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썼던 방법이 '글쓰기'라고 합니다. 

라 보에시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와 작별 인사를 글로 옮겨 세상에 알림으로써 그는 그 당시 상황을 다시 체험하고 그의 죽음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는 라 보에시를 잃은 상실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그가 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법과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법을 터득했다. 라 보에시에 관한 글을 쓰면서 '에세'를 쓰게 되었으니 이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철학적 묘책이었다. p. 163

읽는 사람마다 책에서 자신을 보게 된다는 말처럼, 지금도 곁에 두고 마음을 되새기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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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내 삶의 터닝 포인트 - ‘익숙한 것과의 결별’ 그후
변화경영연구소 지음 / 유심(USIM)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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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구본형 선생님이 운영하셨던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들이 모여서, 선생님과의 만남이 각자의 삶에 어떤 터닝 포인트가 되었는지 기록한 책 입니다. 수록된 12편의 글은 그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서로를 만나고, 배워가고, 삶의 변화를 만들게 되었는지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그들이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여정에 올라 설 수 있도록 이끌어 준 '구본형'이라는 스승에게 보내는 헌사와 같은 글로 가득차 있습니다. 


"스승은 등불이 되어 우리를 인도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는 그 불을 끄고 칠흑같은 암흑 속에서 별이 쏟아지는 것을 보게 되길 바란다. 제자가 바로 영원히 스승을 빛나게 하는 자다." - p. 47,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에서


책을 읽으면서 처음 들었던 생각은 '나에게도 이런 스승을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하는 부러운 마음이었지만, 책을 다 읽어갈 무렵에는 스승을 만나기 위해 그들이 스스로를 단련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연구원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는 글을 쓰고, 연구원이 된 이후 1년 동안 약 50권의 책을 읽고 리뷰를 작성하고, 칼럼을 써내는 노력을 했다는 글을 읽으면서 좋은 스승 밑에는 걸맞는 제자가 있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과정들이 결코 현실에서 벗어나 있지 않고 오히려 지금의 자신에서 부터 시작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가슴에 남았습니다. 


"지금 자신이 발 딛고 있는 현장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진정한 변화다. 어떤 직무, 어떤 조직에 있든지 '스스로를 고용하는 사람'으로 거듭나야 한다. 조직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은 새롭게 자신과 조직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것이다. 1인 기업가로서 심리적 계약관계를 맺는 것이다." p.99


구본형 선생님을 알게 된 것은 '익숙한 것으로 부터의 결별'이라는 책이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으로 가득차 있던 시절에 만났던 책에서 내가 두려워하는 그 길을 먼저 걸어간 인생 선배의 모습을 보고 작게나마 용기를 가졌던 때가 기억납니다. 하지만 매일 매일을 밥벌이에 파묻혀서 살다보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고, 여전히 새로운 문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저를 봅니다.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스승에 대한 기록이겠지만, 어떤 이에게는 문을 열고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인생 선배들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모두 꿈을 꾸지만 같은 꿈이 아니다. 

밤이 되어 먼지 쌓인 후미진 곳에서 잠들어 마음을 쉬는 자들은 
깨어난 뒤 그 헛됨을 깨닫는다. 
그러나 낮에 꿈을 꾸는 사람은 위험한 자들이다.
그들은 눈을 부릅뜨고 그들의 꿈을 이루려 행동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 토마스 에드워드 로렌스


스승을 통해서 그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행동하고 여전히 그 꿈과 함께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입니다.  평범한 이들의 멘토는 어떻게 사람들을 변하게 만들었는지 궁금한 분들에게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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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 - 대한민국 보통 가족을 위한 독서 성장 에세이
김정은.유형선 지음 / 휴머니스트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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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살이 넘어서면서 사춘기가 온 건지, 갱년기가 온 건지, 이전처럼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하루 하루 지내는 것이 쉽지 않다고 느껴진다. 

걱정은 그만하고 준비를 하면 될 텐데, 걱정만 하다가 하루를 보내는 것 같다. 


여기에 나보다 더 큰 걱정거리를 갖고 있었던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그에 대한 해답을 책에서 찾았다. 인문학이라고 하지만, 내 생각에는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을 따라간 것 같다. 


같은 책을 읽어도 결과가 다른 것은 그런 절실함과 믿음, 변하고자 하는 의지의 차이가 아닐까?

좌절하지 않고, 핑계대지 않고, 나를 찾아서, 변화의 계기로 삼고, 가족 모두가 내가 되는 길을 찾아가고 있는 것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책 속에서 권하고 있는 책들을 따라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아이들과 같이 책을 읽는 과정을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책이 던지는 질문에 나 만의 대답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온전한 나를 찾게 되는 첫 걸음인 것 같다. 

내가 행복하고,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잘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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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 누구와, 어떻게, 무엇을 위해 일할 것인가?
제현주 지음 / 어크로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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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까지는 모르겠지만 책 읽는 내내, 나처럼 고민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동질감을 느꼈던 책.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 없이 스펙에 맞추어 그럭저럭 좋은 직장에 발을 들여놓았다면 얼마 가지 않아 허무감에 빠지게 된다. 그 지점을 향해 다른 모든 욕망은 미뤄두도록 강요받았는데, 그렇게 도달한 지점은 꽃길도 잔치마당도 안니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방향을 선회하기도 쉽지 않다. 일단 그놈의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데서부터 앞이 막막하기 십상이다. 일찍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만 좇아왔다면 걱정이 없을까? p.24


현실과 꿈의 사이에서, 그럭저럭 현실에 몸을 맡기고 자신의 꿈 보다는 내 가족들을 위해서, 미래를 위해서 살아가다가 어느덧 '공허함'과 마주할 때, 다시 시간을 돌릴수 도 없고, 그렇다고 모든걸 버리고 갈 수도 없고, 또 그렇게 어영부영 시간을 흘러보내다가 '내 이럴줄 알았다' 라는 시간을 만나게 되는 것.


일을 기꺼이 사랑한다고 해도 슬프고, 사랑의 마음을 거두려 애써도 괴롭긴 매한가지다. P.26


문제는 일에 너무 많은 의미를 쏟아넣으며 자신과 동일시하는 것이 아니다. 일의 무엇에 의미를 부여하는지, 일의 무엇과 자신을 동일시 하는지다. p.30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느낄 수 있지만, 제일 공감되는 점은 소위 '자기계발'베스트 셀러들처럼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라.', '꿈을 찾아라.' 같은 공허한 구호를 외쳐대는 책들, 자신의 성공담을 보편적인 성공론으로 포장하는 책들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저자가 직접 고민했던 점이 보이고, 놀이와 일, 일과 밥벌이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서술했다는 점이다.


누군가 처럼 '이렇게 하면 꿈을 찾을 수 있어!'라고 결론내리고, 이렇게 해!라는 방법론으로 치장하지는 않아서 좋다.  내가 유능해서 능력이 있어야 한다면 그건 시장이 원하고 남들처럼 살고 싶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가 잘하는 것을, 내 안에서 발견하고 키워서 '내리막 세상'을 뚫고 지나가야 한다는 것이 저자에게 내가 들었던 이야기이다. 


항상 남들과 비교하고, 더 많이 갖는 것,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을 목표로 삼고 살아가는 삶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새로운' 무리를 만들어 가는 것. 이런 것들이 어쩌면 그동안 내 마음속에서 '듣고 싶었던'말이었던 것 같다. 


조용한 곳에서 담담하게 들려주는 친구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느낌.  이 책을 읽고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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