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를 권하다 -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당신에게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5
이진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년 전 즐겨보던 프로그램인 '코미디 빅리그' 에서 '개인주의' 라는 이름의 코너를 방영한 적이 있다.

인물들은 각자 스마트폰만 쳐다보면서 화합하지 못하고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웃음과 공감을 자아내는 프로그램이었다. 꽤 재밌게 보긴 했으나 제목이 '이기주의'가 아닌 '개인주의' 라는 것이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인터넷에 '코미디 빅리그 개인주의' 를 검색해 보면 -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상황만 생각하는 개인주의 사회를 풍자한 코너 - 라고 설명이 되어있다. 물론 개그프로지만 우리 한국인의 개인주의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전체주의 사회는 아니지만 다수결의 힘, 그러니까 보편적인 것들을 소수가 따라야 한다는 인식이 매우 강한 나라인것 같다.

물론 그것을 따라야 하는 상황은 존재하지만 문제는 개인적인 부분에서도 암묵적인 강요를 서로 받고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한국인의 성향이기도 하지만 본성이 아닌 학습된 성향일 것이다.

군부 시절에 복종과 상명하복이 원칙인 시대의 영향과, 그때의 기억이 좋았던 혹은 그때의 젊음이 그립던 사람들에 의해 포장되고 미화된 유령이 현재를 야금야금 씹어먹는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 물론 당시에 개발도상국으로서의 업적이나 장점은 폄하할 생각이 전혀 없다. 우리는 현재의 개발도상국들보다 훨씬 훌륭하게 그 시절을 지나왔다.

하지만 시대가 다른 것은 엄연하다. 우리가 베트남 같은 개발도상국이 아닌 이상 그때의 시대의 법칙을 지금 적용할 수는 없다.

긍정적인 개인주의는 자기애와도 같다.

자신을 버리지 않고 얼마든지 남을 위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남도 챙기는 법이다.

우리는 어쩌면 이기주의라는 지탄의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서 너무 노력하다가 자기 자신을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역사속에서 수많은 위기를 이겨낸 것도 집단의 힘이다. 코로나 사태를 이겨내진 못했지만(인간은 역사상 단 한번도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했다고 한다)집단 방역 노력은 초기에 어느정도 결실을 보였다.

평소에 그랬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도 단합되는 모습을 보였다. IMF때 결혼반지를 금모으는데 내놓았던 사람들의 힘이 모여 국가 위기극복에 일익을 담당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자기 자신을 버려서는 안된다. 자기 자신을 버리지 않고도, 개인주의를 잘 활용하면서도 힘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을 저자는 잘 설파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요즘 보는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가 떠올랐다. 이 드라마는 IMF 시대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그 당시 청춘이었던 우리 세대는 사회에 진출하자마자 IMF를 겪으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IMF로 시작하는 가게들이 참 많았다. IMF 생고기 라는 고깃집이 나와 내 친구의 단골집이었는데, 부족한 금전에 삼겹살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아무튼 그 드라마에서 펜싱선수인 주인공이 IMF때문에 팀이 해체되는 좌절을 겪는다. 학교 코치는 시대가 너를 그렇게 만들었으니 시대를 탓하라고 말한다. 우여곡절 끝에 전학을 가서 펜싱을 계속하는 주인공은 IMF로 펜싱을 그만 둔 사람들 때문에 국가대표 선발전에 합류할 기회를 얻는다. 그때 전학간 학교 코치는 '시대가 너에게 기회를 주었다' 라고 말한다. 시대는 기회를 앗아가기도 했지만 주기도 했던 것이다. 주인공이 시대의 비극과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런 것이 개인주의의 좋은 표본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이 책과 함께 한 시간은 나 자신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 부족한 사고력으로 읽어내지 못한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철학자인 저자는 책에서 색다르면서도 깊은 질문을 던진다. 독자는 나와 타자, 그리고 사회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책을 읽으면서 깊이 생각하는 과정 만으로도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구분할 수 있는 분별력을 갖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