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생각 메커니즘의 이해
수전 엥겔 지음, 허성심 옮김 / EBS BOOKS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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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어린 시절을 거쳐왔지만, 올챙이 시절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만다.

아이들은 그저 아직 어리고 미성숙한 존재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우리가 아이일때도 다 생각이 있었고 나름 정교하고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오히려 지금보다 참신한 생각들을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어른이 되어 타성에 젖어 그런것들을 잊고 아이들에 대해서 그저 애들이라는 이름으로 경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각종 인권을 따지면서도 아동인권의 목소리는 아직도 미미하다. 남의 애들은 그저 아이니까 함부러 대해도 되는 존재, 자기 아이들은 통제하고 보호해야하는 존재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 아이의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자녀들의 어머니이자 발달심리학자인 저자가 30여년간 관찰하고 연구한 아이들의 생각에 관한 책으로서, 부모들에게 어떻게 아이들의 생각을 티워줄 수 있는지를 가르쳐주고 있다.

 


 

 

 

아이들의 마음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고 잘 이끌어 줄 수 있는 지침서로서 아주 좋은 책이라고 생각이 된다. 저자 자신의 어린시절부터 시작을 하는 이야기는 훌륭한 생각을 했던 인물들로 흘러가며 어른이 되어 나오는 기발한 생각들이 아이때부터 생성된 기량과 기질에서 나왔음을 설명한다.

 

이 말이 맞는게 어릴적 장난감을 좋아했던 나는 비싼 완제품을 살 돈이 없어 늘 훨씬 저렴한 조립식 장난감을 샀다.

완성품이 3000원이면 조립식은 500원 정도였는데, 완제품 한개 살 돈으로 여러개를 조립하면서 재미를 붙이게 되었다.

성인이 되어 컴퓨터나 전자제품을 전혀 배우지 않았는데도 컴퓨터를 조립하고 기계의 구조를 빠르게 이해할 수 있었는데, 컴퓨터도 장난감처럼 그 자리에 맞는 부품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설명서를 자세히 볼 필요도 없었다.

한번은 수리기사도 못고친다고 하던 제품도 작동하게 만든 적이 있다. 물론 못고친 것도 많지만.

이렇듯 아이는 새로운 것을 탐지하는 능력이 있다. 1장에서 이런 아이의 탐구능력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가 되는지 설명하고 있다.

 

탐구, 발명, 생각의 이런 과정들은 별도로 이루어지다가 생후 6년이 되면 아이들 대부분이 생각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아무리 가르쳐줘도 최신 기계를 잘 다룰줄 모르는 부모님과 아무것도 안가르쳐줬는데 스마트폰으로 이것저것 하고 있는 어린아이의 차이는 무엇일까? 어쩌면 원래 타고나는 이런 능력을 어른이 되면서 상실한 것은 아닐까? 혹은 어릴때 제대로 발달을 시킬 계기나 이끌어줄 사람이 없었고 그저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단순한 주입식 교육만 되풀이해서 창의성을 죽여버린 것은 아닌가 싶다.

아이들이 질문을 하지 못하게 그저 듣기만 하는데 익숙해지게 만드는 교육 방식은 여전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서로 손을 들던 아이들이 커가면서 아무도 손을 들어 질문을 하려 하지 않는다. 가끔 그런 학생이 있으면 오히려 수업에 방해된다는 듯 반사적으로 눈치를 주기 바쁘다.

학생은 그저 권위자인 교수의 말을 받아들이라는 식의 교육방식은 대학이라는 장소에서도 여전하다.

 

어른의 방식에서 보면 별거 아닌 다 아는 것일지 모르나 아이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것이고 신기한 것인데 그것을 어른의 관점에서만 생각하고 아이들을 다그치거나 호기심을 죽이며 니 질문은 별거 아니고 그런 간단한 질문을 하는 너는 바보냐? 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나도 이런 이야기를 직접 어른으로부터 많이 들었기 때문에 호기심이 들때마다 반사적으로 움츠러들고 혼자서 해결하려고 했었던것 같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로 질문을 하면 이미 배운 것인데 또 물어보냐는 식의 핀잔은 안 배운것만 질문해야 한다는 압박을 은연중에 준 것이다. 그렇게 질문은 꾸중을 듣는 것이 되버린다. 그래서 아이들의 말을 잘 참고 들어주는 인내심이 부모에게 필요하다. 그런데 이것만으론 또 부족하다. 아이들이 모르는 것 같아도 다 안다. 어른들이 자기말을 정말 주의깊게 듣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듣는 척을 하는 것인지 어느정도 나이가 되면 몸으로 느끼게 된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관점에서 아이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감정은 애 어른 상관없이 언어 자체만이 아닌 비언어적 요소로도 전달이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교육을 제대로 해야 하는 것은 아이가 아닌 어른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녀가 공부를 못하면 머리탓을 하곤 하는데 지능은 실질적으로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하다

. IQ라는 것은 그저 두뇌의 부분적 기능만을 측정하는 것이고 컨디션이나 학습 진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100년 전의 구시대적 측정 방법이다. 그저 머리가 좋다 나쁘다로 평가하기엔 인간의 뇌는 너무나 복잡하고 대단하다. 그 복잡한 것을 단순화 시켜서 머리가 좋다 나쁘다로 평가하는 것도 인간의 일반화 과정이 지닌 능력 중 하나이지만, 현대에는 더이상 그렇게 단순하게 판단해서는 안된다.

 

한국인이 세계에서 머리가 제일 좋다고 아직도 생각하는 사람이 참 많은데 별 근거가 없다. 정확한 연구 논문을 거론하는 사람은 없으며 아이큐 테스트는 사람의 복잡한 머리를 측정하는 단순한 방법이며 정확하지도 않다는 것이 증명이 되었다. 그리고 어떤 인종이 우수하다는 생각은 나치의 우생학과 다를바 없는 인종차별적이며 구시대적 사고 방식이다. 원인이 있다면 교육에 있겠지만 업무성과등으로 보면 한국이 전혀 세계 1위가 아니다. 과학은 일본에게 한참 뒤지고 다른 학문들도 그리 뛰어날 것이 없다. 가끔 뛰어난 개인이 나오지만 개인은 한국 전체가 아니다.

 

아이의 개별적 특성 및 신경 다양성등의 기질에 대한 연구도 많이 진보했고 세분화 되고 있고 학습이나 뇌에 관한 연구도 많이 발달했다. 그런데 아직까지 구시대적 발상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어른들이 많은 것은 아이의 문제겠는가 어른의 문제겠는가?

 

미국교육심리학자들이 여러번에 걸친 실험을 한 결과 부모의 환경이나 학력 수준이 낮은 아이들도 좋은 교육을 받으면 환경이 좋은 아이들과 비슷한 성과를 이뤄낸다고 한다.

결국 부모나 교사가 교육에 대해서 무지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그렇게 되는 것이란 거다. 태어나서부터 모든것을 알고 태어나는 아이는 없다. 아인슈타인의 후손이라도 정글북처럼 동물들 사이에서 자라면 말 한마디 못하는 법이다. 반면 입양아 출신 아동이 선진국에서 좋은 양부모를 만나 크게 성공하는 경우도 유전이나 머리를 물려받았다고 할 것인가. 인간이라는 종은 비슷할 수 밖에 없다. 돌고래가 아무리 뛰어나봐야 인간이상이 될 수 없듯이.

 

자녀 교육에 대해서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책을 읽고 나서 배우자에게도 꼭 읽어보라고 했고 주변 지인들에게도 권할 생각이다.

많은 부모가 이런 좋은 책을 읽고 자녀의 생각을 발달시키는 시기와 과정을 놓치지 않는다면 국가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네이버 북뉴스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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