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내가 치유한다 : 알기 쉬운 인지행동치료 CBT
세스 J. 길리한 지음, 신인수.전철우 옮김 / 씨아이알(CIR)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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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여러번 다니다 보면 전문가인 의사의 조언들도 때로는 비슷비슷하게 느껴지고 해결책이 딱히 없는 것 같다.

목디스크와 허리 디스크가 있어서 병원을 자주 다니며 약도 먹고 주사도 맞고 비싼 도수 치료도 해봤지만 효과는 일시적이거나 거의 없거나, 그때 뿐이었다. 특히 목디스크 때문에 두통이 심했는데 척추 전문 병원을 여러번 다니며 고통을 호소해봤자 답변이라고는 어쩔 수 없다, 아직 수술할 정도는 아니니 진통제를 더 강하게 처방하는 수 밖에 없다 라는 식의 답변이었다. 진통제를 자주 먹어서인진 모르겠지만 특정 진통제 성분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생겨서 약을 잘 먹지 않게 되었다. 한의원도 마찬가지로 침을 놔주고 약을 지어주는데 침은 그때 뿐이거나 맞는 당일에도 통증이 가시질 않기도 했다. 소문난 명의를 찾아가자니 거리가 상당해 시간도 많이 들고 자주 다닐 여건이 안된다.

 

그러다 해결책을 찾은 것이 자가 치료였다.

SNPE라는 운동을 배우고 도구를 사서 근육운동과 병행을 하니 많이 좋아졌다. 지금도 아프지만 근육을 셀프로 잘 풀어주거나 동전파스등을 혈자리 아픈 곳에 붙여주면 통증이 사라진다. 이게 한 번에 15만원인 주사나 두시간에 20만원짜리 도수치료보다 더 효과가 좋았다.

 

마음의 문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어서 이렇게 구구절절 사연을 늘어놓았다. 무기력하고 우울한 기분이 자꾸 들어 병원에 가보았지만 약을 지어주는 게 전부인데 그 약을 먹으면 정신이 멍해져 도저히 업무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심한 증상은 아니었지만 경미하면서도 불안한 증상, 주의 집중이 잘 되지 않는 증상은 아직도 여전하다. 우울증은 회사를 그만두니 거의 80%는 사라진 것 같다. 우울증이라고 하면 꼭 자해나 자살충동이 이는 것을 생각하기 쉬운데 난 한 번도 그런 충동을 느낀 적이 없다. 그저 귀찮고 무기력하며 기분이 저하되고 일이 너무 하기 싫은 것이 문제였는데 그게 우울증이라는 것이었다.

이 책은 CBT(인지행동치료)에 대한 책이다.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특정 문제 행동에 촛점을 맞춰 행동을 수정하도록 유도하는 치료라고 할 수 있는데, 마음챙김 명상법과 병행하여 자기 진단을 통해 자가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불안은 인류의 생존 가능성을 높여주었지만 현대에 와서는 쓸데가 별로 없는 부산물이 되어벼렸다. 누가 나를 싫어하지 않는지 걱정하고 앞으로 일어날 위험이나 어려움에 두려워 하고 걱정한다. 그런 크고 작은 기분장애들은 공포증, 사회불안장애, 범불안장애, 공황장애등으로 나뉠 수 있는데, 한 해에 4천 4백만명 이상이 이것을 겪는다고 한다(미국기준인 것 같다)

 

CBT는 과거나 어린시절의 트라우마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또한 고기 낚는 법을 가르쳐 주는 치료라는 문구가 인상깊었다. 연습을 통해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재발 방지를 강조한다. 많은 기법들이 있지만 일시적이거나 숙련된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이해하는게 어려웠던 것들이 사실인데, 물론 꾸준히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은 어느때나 항상 필수적이란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운전 교본처럼 여기라는 것이다.

좋았던 것은 나도 모르게 부정적인 사고를 갖게 되는 자동적 사고에대해서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좋은 책은 많고 읽을 때는 정말 변화를 다짐하고 의욕이 셈솟지만 며칠 지나면 나도 모르게 운전을 하면서 욕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 책은 그래서 더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자신에게 효과가 있는 기법들을 연습하고 찾아서 그 조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것은 책을 읽어서만은 알 수 없고 직접 실행을 해봐야 하는 것들이다.

 

어떤 CBT작업을 할것인가를 먼저 정하고 행동활성화기법들을 통해 부정적인 생각 패턴 깨트리기, 미루기를 떨치고 나아가기, 자기돌봄 실천하기 등의 기법들을 이야기 한다.

주의를 기울이고 단서를 찾는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이것에 대한 효과는 직접 해봐야 알겠지만 글로만 봤을 때엔 효과가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념의 힘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나는 어떻다 라는 가치관이기도 할 것이다.

가치관을 따로 정해놓고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런 요소는 항상 있다. 주로 보편적인 고정관념에 영향을 받은 부정적인 신념들이긴 하지만.

그것들은 나는 그걸 할 수 없다거나, 뭔가 귀찮고 번거롭거나 하기 싫은 일들에 대해 나는 기계에 약하다, 나는 운동을 잘 못한다, 나는 시험 전날에 늦잠을 자면 시험을 망친다 등의 징크스 등이 될 수도 있다.

왜 그런 신념들이 생겼는지 그게 왜 맞는지도 잘 모르면서 사람들은 그저 그걸 믿기 마련이다. 믿어야 할 것들은 믿지 않고 신빙성 없는 것들을 믿는 것은 희귀한 현상이 절대 아니다. 그저 자신들이 믿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신빙성이 있다고 착각하는 것 뿐이다. 이런 잘못된 신념들을 인내심을 가지고 바꿔 나가는 것은 나도 모르게 하곤 하는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를 해체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끈기 있게 그런 요소들을 찾고, 이전의 신념들이 틀렸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새로운 신념으로 바꿔나가려 애를 써야 한다.

 

개인적으로 두려움, 걱정 불안을 다루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 8장이 가장 좋았다. 두려움을 인정하고 찾아내고 직면하는 것과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찾아내고 수정하는 것이 유용할 것 같다. 겁이 많은 아이었던 나는 그걸 보이기 싫어서 큰소리를 치고, 인상을 쓰고, 덩치를 키우고 허세를 부렸다. 어느정도 효과가 있어서 나를 강한 사람으로 보는 사람도 많이 있었으나 사실은 그렇지 못했다. 겉보기에 강해 보이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아주 뒤늦게 깨달은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그 습성이 남아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운전을 하다가 사소한 시비를 붙으면 기선 제압을 하는 습관을 버리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다. 평소에는 화를 잘 안내는 사람이 운전할 때 화를 버럭 내는 것을 본 지인들을 놀라게 하는 일은 이제 그만 둬야 할 것이다.

 

뭐 이제 1독을 한 것이라 뭐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심리학적인 기법들을 토대로 만든 책이라 효과가 어느정도 검증이 된 방법들이니 믿고 꾸준히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문제는 읽을 책은 많고 읽은 책을 두번 세번 보는 것은 새 책을 보는 것보다 힘이 든다는 것이다. 이것을 극복할 방안을 고민해보고 이 책의 기법들을 꾸준히 실천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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