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감동받는 사람들의 비밀 - 감동에 빠진 순간,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변화
사라 함마르크란스.카트린 산드베리 지음, 김아영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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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들은 호기심이 많다. 세상에 온갖 것이 새로운 것들이기에 쉽게 놀라고 감동받고 신기해한다.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기 까지 시간은 참 천천히 흘렀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고 지루한 학교 공부에서 멀어지고 싶었는데, 성인이 되고 나니 시간이 빨리 가는 듯이 느껴진다. 정신차려 보니 중년의 나이가 되어있는 것이다.

분명 같은 시간인데 왜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질까?

반복되는 일상 속에 별로 새로운 것이 없기 때문에 딱히 기억나는 일도 감동 받는 일도 많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런 개인적인 생각이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다.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나는 늦은 나이에 해외여행을 하게 되었다.

회사 우수 사원 연수를 가게 된 것인데, 그 전까지는 해외에 가보고 싶다는 욕구가 들지 않았다. 그런데 한 번 가보니 너무 재미있었다. 낯선 외국인들, 낯선 문화 낯선 음식, 뭔가 촌스럽지만 모든것이 새로웠다. 문학에서 낯설게 하기 기법이 새로움을 주듯이 우리 인생에서도 그런 낯선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은 여행만한 것이 없었다.

그 이후로 홀로 자유 여행을 자주 다니게 되었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초반에 간 여행만큼 즐겁지가 않았다. 이제 해외여행도 어느정도 익숙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첫 해외여행 때 깊은 감동을 느꼈던 것처럼, 자주 그런 감정을 느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나마 해외여행이 삶의 낙이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일년에 너댓번씩 가곤하던 여행을 못가고 나니 삶에 별로 감동이 없다. 책을 읽을 때나 영화를 볼 때 그런 감정이 일기는 하지만 아주 잠시 뿐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감동은 무엇이며 뭘해야 감동을 자주 느낄 수 있을 것인가?

감동의 의미는 '무한하고 광대한 감정이며 새로운 정보로 자기 자신이나 세계에 대한 이해 방식을 변경해야 할 때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정신 작용'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책은 감동은 무엇이며 어떻게 표현하는가 부터 어떤 감동이 있고 어떻게 받는 것일까? 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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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동을 받을 때 소름을 느끼지만 공포를 느낄때도 마찬가지다. 흔들다리가 끝나는 지점에서 헌팅성공률이 높다는 실험처럼 사람은 감동을 느낄 때 일어나는 것과 유사한 신체반응을 구분하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감각을 잃게 되고 자아에 더 사로잡혀 자신을 잊고 , 세상을 선하고 아름답우며 바람직한 것으로 인식하며 수용적이고 겸손해지며 양극단을 오가는 감정을 비롯해서 반발하는 감정이 사라지거나 해소되고 스스로 운이 좋거나 행복하거나 영예롭다고 느끼게 된다' -40p 중-

위는 심리학자 에브러햄 매슬로가 정의한 절정경험에 대한 개념이다. 경외감과 비슷하면서도 감동과도 비슷한 감정인데 여기에는 긍정과 부정의 구분이 없다고 한다. 경외감의 25% 정도가 부정적인 두려움에 기인한다고 하니 감동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이 책에서는 긍정적인 면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내 좁은 소견으로는 단어는 표현 수단의 하나일 뿐이다. 무슨 말이냐면 '슬픔'이라는 단어는 슬픔이라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언어일 뿐이지 슬픔 자체가 아니다. 단어가 생기고 나서 슬픔이라는 감정이 발생한게 아니라, 원래 그런 감정이 있었고 그런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를 나중에 만든 것이라는 의미다. 그러므로 감정은 단어 하나로 딱 정의할 수가 없다. 기쁠때 흘리는 눈물이나 눈물에서 느끼는 고통과 동시에 어떤 시원한 쾌감 같은 것이 느껴질 때가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단어로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언어는 표현수단의 하나일 뿐 모든 것이 아니고 완전하지도 않다. 사실 대화에는 어투나 비언어적인 요소가 언어자체보다 더 큰 작용을 한다는 설도 있다.

아무튼 인간이 느끼는 경외감이라는 단어는 내 생각엔 위에서 정의한 감정에 두려움 등 여러가지 감정에 더해 말로 표현하기 힘든 다양한 감정까지 섞여 있는 것같다. 앞으로 더 발견할 것들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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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을 자주 받는 사람들은 더 건강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고, 주의 깊고, 더 현명하고, 창의적이고, 이타적이고, 친절하고, 더 관대하고, 더 친환경적인 특징이 있다고 한다.


더 이타적이라는 것만 빼고 다 좋은것 같다. 이 책이 개인주의적인 사람들이 비교적 많은 서구권에서 쓰인 책이라 이타적인 부분을 넣은것 같다. 특히 저자의 나라 스웨덴은 개인주의가 가장 강한 나라중 하나란다.


하지만 한국 및 아시아에서는 공동체 의식이 개인주의 보다 더 앞서 있기 때문에, 이타적인 사람이 많은 편이다.

너무 개인주의적이어도 문제지만 너무 이타적인 것도 문제인 것 같다.

난 한국인은 조금 더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져도 좋다고 본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는 다르다. 이기주의는 자신의 이득을, 개인주의는 자신의 권리를 생각하는 만큼 남의 권리도 생각할줄 안다. 팽배해진 개인주의 때문에 이타심을 필요로 하는 것과, 공동체 의식의 암묵적 강요 때문에 이타적으로 살아야 된다는 강박이 있는 것은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 이타적인 사람은 사회나 집단에서 이타적이도록 암묵적 강요를 받은, 거절을 못하는 마음 약한 사람일 수도 있다. 이런 사람은 자기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다 손해를 보는 것은 다반사요 사기까지 당하기 십상이다. 물론 책에서 말하는 이타심이란 사회성과 관련된 면이 크지만, 이런 경우 생각보다 분별해서 행동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좀 더 분별력을 키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개인적인 선택이나 취향, 권리 등에 대해서는 개인주의의 이점을 활용하고, 공동체와 연관된 활동에는 이타적으로 생각하는 식으로 상황에 맞게 행동해야 할 것이다.

더 할 얘기가 많지만 이게 주제가 아니기 때문에 넘어가도록 하자.

아무튼 '감동을 자주 받는 다는 것은 여러모로 좋으니까 자주 감동을 받자' 라는 것이 이 책의 취지이다. 물론 '건강에 좋다고 하니 지금부터 감동 받자~' 라고 선언한다고 감동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의 측면이 가장 중요하다. '자주 감동 받는 사람들의 비밀'은 그 사람들이 감동을 자주 받음으로서 생기는 부수적 효과인 것 같은데, 그것 보다는 '자주 감동 받는 사람들은 어떻게 받는 것일까'가 궁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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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답은 책에 골고루 나와있다. 하나의 해답이 감동을 자주 받게 만들지는 못하는 것 같다.


감정적으로는 기쁨, 경이로움, 공감, 만족감, 느긋함, 사랑, 뿌듯한 감정을 느끼는 일을 찾아서 하고, 자연과 마주하고, 노래부르기, 요가, 명상, 심호흡, 얼음 목욕, 운동 등의 활동을 통해 미주신경을 활성화시키는 등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미주신경은 뇌와 중요한 장기들을 묶어주는 신경망 뭉치인데, 감동을 받으면 미주신경이 활성화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체내 염증 수치가 낮아져서 건강해진다.

자연과 마주하는 것은 스트레스 물질인 코티솔을 낮추고 도파민을 상승시킨다.

얘기인 즉슨 이런 활동들을 자주 해서 스트레스를 낮추고 도파민을 상승시키는 시간을 자주 갖는 것이다. 일의 빈도를 줄이고 자연을 통해 긴장을 풀며, 나를 돌아보며 지금 이 순간에 머물면 감동을 더 받기 쉬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모든 것은 한 번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 조금 더 긍정적이 되고, 긍정적이 되면 열린 마음을 가지게 되고, 그러다 보면 더 자주 감동을 받게 되는 것이다.

감동경험이 많으면 선입견이 사라지고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감동을 경험할 때의 뇌 작용이 찰나의 멈춤상태, 명상의 지금 있는 그대로 머물기 같은, 좀 더 객관적인 상태에 머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감동도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책에서 나온대로 자연과 사람, 예술, 공동체에서 더 감동을 받는 경우를 자세히 살펴보고, 내 삶에 적용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나간다면, 조금씩 변화가 찾아올 것이고, 세상을 보는 관점도 좋은 쪽으로 달라질 것이다.

호기심에 그 열쇠가 있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작은 것에도 어른보다 쉽게 감동을 한다. 내가 여행에서 감동을 받았던 것처럼 아이에겐 세상이 낯설고 배워야 할 것 천지이기 때문에 호기심이 왕성할 수 밖에 없다. 성인의 뇌도 새로운 신경세프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훈련을 통해서 관점을 바꾼다면 호기심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 이야기 하는, 평가 하지 않고 수용적인 태도를 가지는 방법은 나에게 정말 필요한 태도이다. 나도 모르게 잣대로 많은 것들을 평가하고 있다. 나름 객관적으로 평가하려고 노력하고는 있지만, 그건 변명일지도 모른다. 9장에서 이야기 하는 감동 실천법을 실천해가면서 반드시 태도를 바꿔야 겠다는 다짐을 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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