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속상해요.ㅠ.ㅠ
올해 고등학생이 된 큰 아들 녀석 처음으로 5월 6일~5월 9일까지 치룬 중간고사.
다른 학교는 모두 단기방학이었는데 큰애 학교는 단기방학도 없이 더군다나 시험까지 치느라 정말 힘들었답니다. 덩달아 가족들도 뒤숭숭...
중학교 때 공부 잘하던 애들이 큰애 고등학교로 많이 몰린 탓에 바짝 긴장하고 정말 열심히 공부했답니다. 일요일, 공휴일에도 아침부터 새벽 1시까지 독서실에서 그야말로 공부만이요.
워낙에 꼼꼼하고,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이라 힘들어하면서도 늘 최선을 다하려고 한답니다.
큰 아들 녀석 공부 하는 게 싫지 않고, 시험이란 게 공부한 만큼 결과로 보상해 준다는 걸 알기 때문에 알아서 잘 해오고 있습니다. 기특하게도 말입니다.
시험 마지막 날~ 학교에서 배부해준 정답을 보고 채점을 하고는 그런대로 만족스러운 결과에 기분좋아했어요. 수업시간마다 과목별 점수 확인을 해보니 별 이변이 없으면 전교 2,3등 정도의 결과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ㅡㅡ;;
중학교 내내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글쎄 ‘논리학’ 이라는 과목에서 답을 한 칸씩 미뤄서 마킹을 한 거예요. 논리학 선생님이랑 큰애가 아무리 들여다봐도 그렇답니다.ㅡㅜ
20점이 내려갔다는 것 보니 처음부터 한 칸씩 밀린 건 아닌 것 같고...
어쨌든 총점 20점이면 도대체 전교에서 몇 등이나 밀릴까요??
큰아들 녀석이 느꼈을 상실감을 생각하니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던 녀석의 노력을 잘 알기에... 그리고 그 녀석의 자존심을 알기에...
어떻게 위로해 줘야할 지 막막합니다.
문자로는 값진 경험했다고 훌훌 털어버리라고 다음번에 다시 잘하면 된다고... 그래도 엄마는 니가 자랑스럽다고는 했지만...
녀석의 성격을 잘 알기에 ‘이번일로 의욕을 잃지나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이런 일이 있을 때 차라리 실컷 울고 나면 조금이나마 나아지기도 하는데 이 녀석은 겉으로는 괜찮은 척 하면서 속으로 썩는 스타일이라 저도 덩달아 속상합니다.
어떻게 해줘야 할지... 에휴.
오늘 하루가 무척이나 힘들고 길게 느껴집니다.
덧붙이는 말 >>> 근데요. 알고 보니 이 녀석 너무 억울하겠는 거 있죠.ㅡㅡ
논리학 치다가 뒷부분에 밀려 마킹해서 답지를 바꿨는데...
채점된 답지를 보니 새로운 답지가 아닌 밀려 마킹한 답지라지 뭡니까...
새로 마킹하면서 28번 답도 고쳤다던데 채점된 답지를 보니 분명히 잘못 마킹한 처음 답지더라고 하네요. 도대체 어찌 된 건지... (28번이 아니라 27번 이라는군요.)
정확하고, 꼼꼼한 녀석이라 답지 마킹 실수 했다 해서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감독 들어왔던 선생님의 실수인 것 같은데... 분명히 인정하지 않을 것 같고, 새로 마킹한 답지도 찾을 수 없을 것 같고... 억울해 하는 큰 아이 보니 속이 무척 상해요.ㅡ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원래 답지를 바꾸면 그 자리에서 틀린 답지는 찢거나, 펜으로 가위표를 하잖아요.
근데 그 감독 선생님은 그러지 않고 답지 두 개를 다 가져갔다고 하더군요.
그래놓고 제대로 마킹한 답지가 아닌 틀린 답지를 가져갔나 봐요.
우리도 시험 쳐봐서 알겠지만 새로 받은 답지에 또 밀려 마킹하지도 않았을 테고,
끝까지 따지자니 증거도 없고, 공부도 해야 하고, 괜히 선생님 눈 밖에 날 것도 같고...
억울하지만 이대로 참아야 하겠지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