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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자기 자신이 세상의 일부임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책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책임이란 'responsibility(response+ability)'이므로 타자에게 응답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타자가 요청하면 거기에 응답한다, 세상과 자기 안에 있는 그 모든 악과 타락을 대면하고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과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기적이라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158p)
악의 시대라고 하더라도 저자는 건널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힘주어 말할 수 없다고 해도 그렇다고 하니 저자의 말에 안심이 된다. 나 또한 악을 대면할 때마다 인간을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때가 있으니 말이다.
악의 시대에 기적이라 불러야 할 선이 있다는 것이 힘이 된다. 우리는 선을 목격하고 선을 증거하고 그 선을 자신에게 전해주며 살게 된다.
공허함과 허무함이 있는 세간안에서 삶의 의미를 탐색한 소세키의 소설을 통해 저자는 전지구적인 규모로 악이 자본주의에 기생하는 절망적인 상황이라 하더라도 타자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말하고 있다. 절망속이라 해도 함께 있다면 타자의 아픔을 느낄 수 있고 자신의 아픔도 누그러질수 있다고 한다.
공생의 도덕을 실천하는 것 외에는 악이 번성하는 시대를 살아갈 방도가 없다는 것, 그것을 알고 살아가야 한다고 희미하게 말하는 목소리. 그 힘에 위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