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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의 0도 - 다른 날을 여는 아홉 개의 상상력
박혜영 지음 / 돌베개 / 2018년 6월
평점 :
다른 존재들을 깊이 들여다보고 사랑하는데 평생 헌신한 여덟 명의 작가들을 통해 저자는 우리가 그 뒤를 이어 고요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자고 말하고 있다.
'침묵의 봄'으로 현대과학의 자연 파괴적 속성을 알린 레이첼 카슨은 우리가 이겨야 할 대상은 자연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라고 말한다. 인간이 삶이 자연과 이어져 있으므로 자연을 인간의 필요에 의해 개발하는 과정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우리가 다른 생명을 파괴한다면 인간의 삶 또한 평화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카슨의 말처럼 현대 우리 사회는 음울하다. 평화롭고자 한다면 우리는 자신의 평화뿐만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생명의 평화도 존중해야 한다.
'모모'라는 이야기에서 시간도둑을 통해 시간에 쫒겨 진실한 삶에서 멀어진 현대인의 삶을 보여준 미하앨 엔데
그는 이 동화같은 이야기를 통해 경제의 중심이 돈이 아니라 우애가 될 때 행복한 현재는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살아있는 삶이란 우리가 각자도생의 서바이벌 경쟁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가 아니라 이발사 피가로가 한때 그랬던 것처럼, 또 모모가 오랫동안 그랬던 것처럼 조용히 들길을 걷거나, 우두커니 먼산을 바라보거나, 아니면 친구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눌때 우리에게 되돌아온다. (64p)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통해 물질적 풍요가 마음의 감각을 무디게 만들고 정신을 마비시킨다고 본 E. F. 슈마허는 인간의 한계를 알고 심장을 가진 지혜로 삶을 가꾸어야 함을 말한다.
슈마허가 작은 풍요를 주장한 것은 무한 성장을 강요하는 체제에서는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느라 무의미한 과잉노동으로 인간의 영혼이 병이 들기 때문이다. (81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