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약초산나물 50
이상각 지음 / 아마존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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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산나물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할머니입니다. 어릴 적 아침밥을 먹고 있으면 할머니가 산에 고사리 따러 가자, 쑥, 달래 깨려 가자, 두릅 따고, 데쳐 무쳐 먹고, 말리는 게 일이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계절마다 나오는 나물이 다르고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재배보다는 산에 가서 나물을 채취하려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릴 적에는 그렇게 나물을 먹는 게 일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거의 산에서 채취했던 나물들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재배하는 나물과 산에서 채취한 나물은 확실히 맛이 다릅니다. 쓴맛, 단맛, 향도 더 강합니다. 아마 약효도 더 강하겠지요. 어릴 적에는 그냥 먹어야 하는 음식인 줄 알았는데 지금은 압니다. 계절마다 먹어줘야 하는 나물이 있다는 것을요.

나이를 먹고 나니 왜 계절마다 챙겨 먹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쑥도 외숙모가 산에서 가서 바로 채취해 주시는 것과 사서 먹는 것은 확실히 맛이 다릅니다.

어느 순간부터 산나물보다는 재배된 나물을 많이 먹게 되었습니다.

그냥 뒷산에 있었던 나물들이 이제는 비싼 돈을 주고도 사기가 어렵습니다.

옛날 어르신들은 현명하셨던 것 같습니다. 계절마다 먹어야 하는 것 몸에 필요한 것을 어쩜 그리 잘 알고 드셨는지 모릅니다. 삶의 지혜를 배우게 됩니다.

건강을 위해서 먹는 게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더 깨닫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약초 산나물에 대한 관심도 늘어가게 되었습니다.





이왕 먹는 것 내 몸에 맞는 좋은 산나물을 맛있게 먹고 싶어 이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야생에서 자란 산나물은 재배 채소에 없는 특수한 비타민, 미네랄, 무기성분, 향이 농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강한 양념을 피하고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 맛있게 먹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자칫 강한 양념으로 귀한 나물의 맛을 없앨 수 있습니다.

산나물에는 항산화 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각종 성인병의 원인 중 하나가 식습관에 있습니다. 식습관의 균형을 맞추고 건강한 몸을 위해 균형 잡힌 식단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을요.


운동도 공부도 식습관도 꾸준히 하루하루 만들어가고 지켜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으로......다만 실천하기 어렵다는 거죠. 여기 이 책에서 우리 몸을 살리는 야생의 약이 되는 산나물 50가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나물의 사진이 잘 나와 있어요. 그리고 효능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요리 방법까지 말입니다. 비록 산에서 채취하지 않아도 마트에서 구입해서 먹을 수 있고 다양한 요리 방법을 익혀 내가 맞은 나물을 먹는 것은 또 하나의 재미입니다.

예전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나물 다듬기는 시어머니보다 더 무섭다고 그만큼 나물을 다듬어 보지 않은 사람들은 나물을 보고 어떻게 손질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이 책을 보면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어쩜 효능이 이리 많은지 모릅니다.

고깃집에서 나오는 명이나물(산마늘) 효능을 알아볼까요?





'성분은 부추나 달래처럼 독특한 냄새와 매운맛을 지녔으며 마늘의 매운 성분인 알리신이라는 성분이 있다. 이 알리신은 유황성분이 많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비타민 B1을 활성화하고 일부 균에 대하여 항균작용을 한다. 또한 강장작용을 활성화하고 일부 균에 대하여 항균작용을 한다. 또한 강장작용을 활성화하고 일부 균에 대하여 항균작용을 한다. 강장작용을 하는 스코류지닌성분이 있다. 산마늘은 남자한테 좋고 특히 뇌졸중에 좋다. 혈당치를 낮추고 위장병, 자양강장과 면역력을 높이는 사포닌이 들어 있다.' (38쪽)


식당에서 고기 쌈 먹을 때 명이나물을 먹었던 이유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이렇게 몸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여 약이 아닌 음식으로 건강을 지켜가기를 바라봅니다.

이왕이면 알고 먹으면 몸에 더 좋겠죠. 내 몸에 맞은 음식을 찾아 먹어야죠.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영양제도 좋지만 먹는 음식으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좋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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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수록 아름다운 우리 불화 - 망자를 위로하고 산 자를 다독인 불교 회화 이야기
김소연 지음 / 미술문화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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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화는 사람들의 오랜 바람이 깃들여 있는 신성한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그림 안에 담긴 염원이나 그리는 사람의 혼이 있기에 쉽게 접하기 어렵다는 생각도 들었다. 일상에서는 직접 찾아 나서지 않으면 만날 기회가 없고 안타까운 역사 속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법당에서뿐만 아니라 박물관에서도 불화를 만나볼 수 있다. 불화 역시 보이는 것에 집중하고 그 자체만을 느끼면서 알아가면 좋을 텐데, 공부하다가 맥이 끊겨버린 경우가 많다. 자세히 알고 보면 보이는 것이 많아서 좋겠지만 우선은 가까이서 관심을 갖고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고려부터 조선 말기에 이르기까지 제작된 우리나라 불화 40여 점을 수록하고 작품의 안팎에 담긴 이야기를 살펴본 미술 교양서다. (8쪽)

불화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을 받아온 그림이다. 사람들은 병이 낫기를, 가족이 평안하기를, 죽은 이가 좋은 곳에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불화 앞에 섰다.(5쪽)


미술은 쓰는 사람이 전문서라고 적고 진짜 전문적으로 써준다.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볼수록 아름다운 우리 불화는 읽으면서 책 속에 수록된 작품들이 어느 곳에 소장되어 있는지 장소를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이 책을 읽지 않고 봤다면 '불화구나.' 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 너무 여실하게 느껴진다. 그 시절을 살아갔던 사람들의 염원이 느껴지면서 먼 역사 속 이야기가 가깝게 느껴진다. 원나라에 짓밟히면서 그 시절을 버티어 내려고 했던 시절에 오백 나한도를 제작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500점 혹은 그 이상의 그림을 제작했다고 하지만 지금 남아 있는 것은 15점뿐이다.





고려의 수월관음도는 현재 우리나라에는 있지 않지만 그림 안에서 우리 것으로 알려진 것은 대나무 두 줄기가 증명해 준다고 한다. 고려 불화에서는 당대의 뛰어난 직물 문화도 보여줘서 안타깝지만 얼마나 많은 것을 착취당했을까 싶다. 불안정한 시기라 더욱 화려함으로 그 시기를 대변했을 것이다.




결국 <치성광불강림도>는 불화라는 형식을 띠고 있지만, 그 내용은 도교와 전통 천문의 시각적 언어로 채워진 독창적인 그림이다. 구름을 뚫고 내려오는 수레바퀴 소리가 들릴 듯한 이 그림 앞에서, 우리는 종교의 경계를 넘어 하늘을 우러러 재앙의 소멸을 빌었던 700년 전 고려인들의 절박하면서도 화려한 염원을 마주하게 된다.(81쪽)


그림은 전체적인 도록을 싣고 죽은 자를 서방정토로 데려가기 위해 오시는 부처의 모습을 확대해서 보여줌으로써 그 모습을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워낙 오래된 작품이라서 설명을 들으면서 잘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머릿속에 색채를 더해본다. 살아서 고통 속에 몸부림쳤으나 죽어서는 평안하게 살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리 현대가 힘들더라도 그때에 비하면 살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시 과거를 잊으면 현재도 미래도 없다는 말을 다시 곱씹게 된다.




제삿밥 없는 영혼들을 위하여 편을 읽으면서는 전설의 고향에서 나왔던 아귀가 생각났다. 탐욕스러운 전생의 업보로 인해서 음식을 입안에 넣으려고 하면 불에 타서 시꺼먼 재가 된다고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거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우리는 그저 중생이라서 그런지 현생이 힘든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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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과 친구들 2 - 큰비가 쏟아진 날 ㅣ 팡 그래픽노블
소피 게리브 지음, 김하나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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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과 친구들 1권에서 우리가 처음 만난 날에 이어서 2권은 큰비가 쏟아진 날입니다. 튤립과 친구들은 평소처럼 산을 타고 숨바꼭질을 하면서 즐겁게 놀고 있습니다. 산봉우리가 험한데 잘 타고 가다가 위험한 순간을 만나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지.' 걱정이 되는데 무사히 잘 지나갑니다.





발 잘못 디디면 천 길 낭떠러지라는 말이 딱 맞는 순간이었습니다. 바이올렛이 특별한 능력을 배웠다면서 비밀인데 하면서 친구들에게 보여줍니다. 예전에 제가 했던 능력과 비슷한 거라서 한참 웃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반짝이는 눈빛 발사만큼 큰 무기가 없습니다. 그것도 먹히는 사람한테만 보이는 능력이지만요. 바이올렛은 비밀스러운 눈빛 무기를 장착하고 왔습니다. 친구들의 어리둥절한 모습에 이것 또한 보이는 사람에게만, 먹히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능력이라 웃음이 납니다.


천둥번개가 치고 세 친구는 후다닥 집으로 달려갑니다. 엄마가 맞아주시고 맛있는 먹거리를 내주십니다. 엄마가 친구들의 젖은 옷을 닦아주시고 그런 모습이 훈훈해서 보기만 해도 좋네요. 세 친구들은 신나게 놀고 바깥 상황을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큰비가 쏟아져서 지금의 보금자리가 위태로워집니다. 엄마는 아이들은 대피시키고 집을 지키기 위해서 남으십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기대됩니다. 실제라면 큰비가 와서 집이 잠기고 선택의 여지없이 우선은 대피소로 가야겠죠. 무척 심란하고 그럼 마음에 한숨부터 나왔을 겁니다. 하지만 튤립과 친구들은 새로운 세상을 여행하듯이, 뗏목을 타고 두려운 마음도 보이지만 함께라서 그런지 금방 웃게 됩니다.





잠기지 않은 안전한 곳에 도착해서 '아무것도 못해.' 하면서도 친구들끼리 뚝딱거리면서 스스로 머물 곳을 만들어 나갑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흐뭇해집니다. 힘든 상황에 맞닥뜨리면 '어쩌나' 하고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그럴 때 튤립과 친구들을 생각하면서 위험한 순간에도 함께 할 가족과 친구가 있다면 그곳이 마냥 좋지는 않아도 웃을 수 있는 일이 생길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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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요괴상점 : 눈꽃마을 집단 살인 사건
18세기구름 지음 / 라곰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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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는 먼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여는 글을 읽으면서 요괴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먼 것은 먼 것이었는데 의미가 달랐다. 멀다는 것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나를 모르는 이에게는 내가 요괴다. (8쪽)


추운 동지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청계천에서 잇따라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 일에는 요괴와 관련이 있다. 수동이라는 심상치 않은, 그리고 미남자인 요괴 사냥꾼이 등장한다. 역시 수동은 주인공의 미덕을 다 갖추었다. 외모뿐만 아니라 요괴를 잡는 능력 그리고 사람 됨됨이를 다 가졌다. 거기다 냥이라는 뭐든지 담을 수 있는 주머니이면서 평소에는 늑대의 모습을 하고 있는 동료가 있다.


순조 26년 동지 그해를 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될 듯하다. 그 시절에 뭐가 나온들 그리 이상할까 싶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책 속 부록으로 뒷장에 있는 요괴 카드 4장이 이야기 속 핵심 요괴들이다.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나름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동지 이야기에서는 사안노귀가 확실하게 그 역할을 보여주면서 수동과 시원하게 한판 주고받는다.


소한편에서는 한성요괴상점에서 왕을 만나 일을 의뢰받지만 어리둥절해 하는 수동을 만나 볼 수 있다. 궁궐에 뭔가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고 그 일로 수동은 궁을 방문하게 된다. 궁에는 환한 대낮인데도 요괴들이 제 집 드나들듯이 자유롭게 나다니고 있었다. 수동의 눈에 그것이 훤히 보였다. 요괴 정보꾼 들명의 소식통은 꽤 좋은 편이었다. 요괴는 인간이 준비한 음식에 침이 어찌나 고이던지 두붓국이랑 시루떡이 먹고 싶어졌다.


입춘에는 눈꽃마을 집단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요괴보다 더 무서운 게 사람이라더니, 그 말이 딱 맞았다. 집단 살인 사건의 현장에는 식인귀가 있었고 목격한 이도 있었다. 하지만 식인귀의 말에 의하면 본인은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사건을 조사하다 보면 추악한 진실에 다가서게 된다. 수동도 들명도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경악을 금치 못한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사람 수십 명의 목숨은 어떻게 되든 말든 상관없는 사람들이었다. 무섭고 참으로 암담한 일이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죄를 지은 이가 있다면 응당 그에 맞는 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 형벌이 이어져야 할 테지만, 수동의 결말 정도면 현실 세계에서는 그게 최선이지 않을까 싶었다.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세상이 아니었으면 좋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다른 세상인 듯하지만 다르지 않다는 게 씁쓸했다.


훈훈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두 사람의 오래된 인연으로 인해서 보는 사람들이 눈가가가 촉촉해지는 따뜻하고 응원하게 되다가 순간 분노 폭발했다. 매일 보지 않더라도 일 년에 한 번 보는 시간을 기다리고 기다렸던 두 사람의 이야기는 예기치 못한 일로 끝을 맺었다. '저 자식 잡아네.'라며 속으로 욕을 하다가 어찌나 짜증이 치밀던지. 마지막은 요괴들의 혼례 이야기로 잔치상이 떡하니 벌어졌다.


웃음과 눈물이 다를 뿐 두 행렬은 기본적으로 같았다. 마음을 쓰고 마음을 어루만지고 마음이 이어지는 것이다.

"냥아, 그러고 보니 축제와 장례가 크게 다르지 않고, 기쁨과 슬픔이 그리 차이가 없구나." 과연 인간이면서 요괴와 같고, 요괴면서 인간인 것은 무엇인가. 생각이 깊어졌다. 앞서가는 편고자에서 들명과 요괴들이 즐겁게 웃었다.(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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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록 : 기이한 이야기
전건우 지음 / 네오픽션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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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이야기꾼들의 후속작으로 채록 기이한 이야기란 제목으로 책이 나왔다. 실은 밤의 이야기꾼들 읽었던가? 싶을 만큼 친숙한 작품이다. 벌써 12년이 지났고 그 세월 동안 이야기의 힘은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다. 하지만 이야기에 생명력이 있다는 것은 정말 사실이다. 다시 그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확인했다. 어린 시절 살던 동네에 귀신이 나오는 집이 있었는데 그 앞을 지나갈 때마다 한낮인데도 무서움을 느꼈다. 그런데 그 집에서는 사람이 나왔다. 이 동네 저 동네 안 가 본 곳도 많지만 집 주변 안 가본 집이 거의 없었는데 유일하게 그 집을 가보지 못해서 아쉬웠다. 그 집에 대한 안타까운 사연은 나중에 언니를 통해서 듣게 되었다. 채록 기이한 이야기 편에서도 귀신이 없음 더 이상할 정도의 한적한 곳에서 만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작가님이 직접 참여해서 이야기를 듣고 소설로 써주시면 어떠냐는 의뢰였다. 초대장도 발이 달려서 스스로 책상 위에 올라왔나 싶을 정도였다. 실제로 모인 사람들이 사람인지 알 수 없는 것이 제일 무서운 점인데 그 사실은 확인할 수 없다. 노인의 사회로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실은 첫 번째 이야기부터 뒷골이 써늘할 정도로 무서웠다. 보내주는 사람 이야기였는데 아버지의 상태는 점점 나빠지고 의사의 말로는 시한부로 3개월도 남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무엇이 무서웠냐면? 딸은 빚에 시달리고 있었고 아버지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아버지는 돌아가시지 않고 그래서 보내주는 사람에게 도움을 의뢰한다. 그 과정 속에서 무서움이 도사리고 있었다. 예전 한참 유행했던 '통통통 아 여기 없네.'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 무서움을 떨치기 위해서 다음 이야기 원으로 넘어갔다. 아마 그다음으로 넘어가서 이야기를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밤새 꿈속에서 시달렸을 것이다. 한 남자의 원한 그리고 그 원한으로 시작된 결말이 새삼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저주 인형에 미워하는 사람을 붙여놓고 바늘을 꽂는 것 정도는 어쩌면 애교 수준에 비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리 사람이 미워도 그런 짓을 한다는 것이, 무서웠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왜냐하면 사람이니까. 무당을 통해서 원한을 풀어냈지만 그 원한이 다시 그 자신에게 돌아왔다. 그 돌아오는 과정에서 긴박한 무서움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여기서 끝내면 무서운 개가 끝까지 좇아올 것만 같다. 그다음 이야기는 야간 경계근무다. 군대에서 화약고 관련된 귀신 이야기는 실제로도 존재할 것처럼 느껴진다.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더욱 섬찟해졌다.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사람이 있다면 그 원한을 풀 수 있으면 좋겠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어 버리는 불가피한 상황은 안타깝다. 하지만 그로 인해 무고한 피해자가 생기면 안 되는데, 머릿속이 복잡하다. 한편의 추리소설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범인은 바로 당신이야.'라고 외친다. watcher라는 단편은 얼마 전에 읽은 일본 소설이 생각났다. 누군가를 계속해서 모니터링하는 일이었다. 그 사람에 관여해서는 안 되고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그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니터링한다. watcher로 돌아와서는 그냥 보기만 하면 돈이 들어오는 아르바이트이다. 한편에 10만 원, 어찌 솔깃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 다만 그 영상 자체가 실제 상황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이렇게 무서운 이야기만 있다면 곧 밤인데 잠은 어찌 자란 말인가? 다행스럽게도 풋잠 이야기를 통해서 훈훈하고 따스한 이야기를 읽었다. 두 분의 사랑 이야기는 정말 좋았는데 어린 시절의 달걀귀신 이야기는 섬뜩해서 달콤 쌉싸롬한 버무리를 퍽 잘하신듯 하다. 마무리는 작가님 이야기인가 싶어서 더 재미있게 읽었다. 도플갱어 느낌도 있고 작가의 이야기에서 첫 번째로 죽는 K의 이야기다. 원래는 존재감이 없는 그런 K이다. 웬만하면 앞에서 죽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 실체 없는 K가 작가를 지독하게 쫓아온다. 얼마나 무섭게 쫓아 오던지, 이정도 달리기 솜씨라면 단거리에서 단연코 1등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야기도 지독하게 매운맛부터 맛보고 점점 순한 맛으로 가야 앞의 이야기를 조금은 떼어낼 수 있다. 앞의 단편이 뒤에 있었다면 무서워서 잠을 설치지 않았을까 싶다. 오랜만에 단숨에 읽으면서 책장을 덮었다. 참 오랜만인듯 하다. 뭔가에 집중하는게 쉽지 않았는데 이야기꾼의 책을 읽으니 모처럼 소설을 읽은 즐거움을 되찾은듯 싶다. 무섭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듯이, 이 무더위도 곧 끝이 날 것이다. 책 속 표지의 눈이 다르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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