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요괴상점 : 눈꽃마을 집단 살인 사건
18세기구름 지음 / 라곰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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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괴는 먼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여는 글을 읽으면서 요괴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먼 것은 먼 것이었는데 의미가 달랐다. 멀다는 것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나를 모르는 이에게는 내가 요괴다. (8쪽)


추운 동지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청계천에서 잇따라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 일에는 요괴와 관련이 있다. 수동이라는 심상치 않은, 그리고 미남자인 요괴 사냥꾼이 등장한다. 역시 수동은 주인공의 미덕을 다 갖추었다. 외모뿐만 아니라 요괴를 잡는 능력 그리고 사람 됨됨이를 다 가졌다. 거기다 냥이라는 뭐든지 담을 수 있는 주머니이면서 평소에는 늑대의 모습을 하고 있는 동료가 있다.


순조 26년 동지 그해를 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될 듯하다. 그 시절에 뭐가 나온들 그리 이상할까 싶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책 속 부록으로 뒷장에 있는 요괴 카드 4장이 이야기 속 핵심 요괴들이다.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나름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동지 이야기에서는 사안노귀가 확실하게 그 역할을 보여주면서 수동과 시원하게 한판 주고받는다.


소한편에서는 한성요괴상점에서 왕을 만나 일을 의뢰받지만 어리둥절해 하는 수동을 만나 볼 수 있다. 궁궐에 뭔가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고 그 일로 수동은 궁을 방문하게 된다. 궁에는 환한 대낮인데도 요괴들이 제 집 드나들듯이 자유롭게 나다니고 있었다. 수동의 눈에 그것이 훤히 보였다. 요괴 정보꾼 들명의 소식통은 꽤 좋은 편이었다. 요괴는 인간이 준비한 음식에 침이 어찌나 고이던지 두붓국이랑 시루떡이 먹고 싶어졌다.


입춘에는 눈꽃마을 집단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요괴보다 더 무서운 게 사람이라더니, 그 말이 딱 맞았다. 집단 살인 사건의 현장에는 식인귀가 있었고 목격한 이도 있었다. 하지만 식인귀의 말에 의하면 본인은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사건을 조사하다 보면 추악한 진실에 다가서게 된다. 수동도 들명도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경악을 금치 못한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사람 수십 명의 목숨은 어떻게 되든 말든 상관없는 사람들이었다. 무섭고 참으로 암담한 일이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죄를 지은 이가 있다면 응당 그에 맞는 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 형벌이 이어져야 할 테지만, 수동의 결말 정도면 현실 세계에서는 그게 최선이지 않을까 싶었다.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세상이 아니었으면 좋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다른 세상인 듯하지만 다르지 않다는 게 씁쓸했다.


훈훈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두 사람의 오래된 인연으로 인해서 보는 사람들이 눈가가가 촉촉해지는 따뜻하고 응원하게 되다가 순간 분노 폭발했다. 매일 보지 않더라도 일 년에 한 번 보는 시간을 기다리고 기다렸던 두 사람의 이야기는 예기치 못한 일로 끝을 맺었다. '저 자식 잡아네.'라며 속으로 욕을 하다가 어찌나 짜증이 치밀던지. 마지막은 요괴들의 혼례 이야기로 잔치상이 떡하니 벌어졌다.


웃음과 눈물이 다를 뿐 두 행렬은 기본적으로 같았다. 마음을 쓰고 마음을 어루만지고 마음이 이어지는 것이다.

"냥아, 그러고 보니 축제와 장례가 크게 다르지 않고, 기쁨과 슬픔이 그리 차이가 없구나." 과연 인간이면서 요괴와 같고, 요괴면서 인간인 것은 무엇인가. 생각이 깊어졌다. 앞서가는 편고자에서 들명과 요괴들이 즐겁게 웃었다.(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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