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수록 아름다운 우리 불화 - 망자를 위로하고 산 자를 다독인 불교 회화 이야기
김소연 지음 / 미술문화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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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불화는 사람들의 오랜 바람이 깃들여 있는 신성한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그림 안에 담긴 염원이나 그리는 사람의 혼이 있기에 쉽게 접하기 어렵다는 생각도 들었다. 일상에서는 직접 찾아 나서지 않으면 만날 기회가 없고 안타까운 역사 속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법당에서뿐만 아니라 박물관에서도 불화를 만나볼 수 있다. 불화 역시 보이는 것에 집중하고 그 자체만을 느끼면서 알아가면 좋을 텐데, 공부하다가 맥이 끊겨버린 경우가 많다. 자세히 알고 보면 보이는 것이 많아서 좋겠지만 우선은 가까이서 관심을 갖고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고려부터 조선 말기에 이르기까지 제작된 우리나라 불화 40여 점을 수록하고 작품의 안팎에 담긴 이야기를 살펴본 미술 교양서다. (8쪽)

불화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을 받아온 그림이다. 사람들은 병이 낫기를, 가족이 평안하기를, 죽은 이가 좋은 곳에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불화 앞에 섰다.(5쪽)


미술은 쓰는 사람이 전문서라고 적고 진짜 전문적으로 써준다.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볼수록 아름다운 우리 불화는 읽으면서 책 속에 수록된 작품들이 어느 곳에 소장되어 있는지 장소를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이 책을 읽지 않고 봤다면 '불화구나.' 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 너무 여실하게 느껴진다. 그 시절을 살아갔던 사람들의 염원이 느껴지면서 먼 역사 속 이야기가 가깝게 느껴진다. 원나라에 짓밟히면서 그 시절을 버티어 내려고 했던 시절에 오백 나한도를 제작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500점 혹은 그 이상의 그림을 제작했다고 하지만 지금 남아 있는 것은 15점뿐이다.





고려의 수월관음도는 현재 우리나라에는 있지 않지만 그림 안에서 우리 것으로 알려진 것은 대나무 두 줄기가 증명해 준다고 한다. 고려 불화에서는 당대의 뛰어난 직물 문화도 보여줘서 안타깝지만 얼마나 많은 것을 착취당했을까 싶다. 불안정한 시기라 더욱 화려함으로 그 시기를 대변했을 것이다.




결국 <치성광불강림도>는 불화라는 형식을 띠고 있지만, 그 내용은 도교와 전통 천문의 시각적 언어로 채워진 독창적인 그림이다. 구름을 뚫고 내려오는 수레바퀴 소리가 들릴 듯한 이 그림 앞에서, 우리는 종교의 경계를 넘어 하늘을 우러러 재앙의 소멸을 빌었던 700년 전 고려인들의 절박하면서도 화려한 염원을 마주하게 된다.(81쪽)


그림은 전체적인 도록을 싣고 죽은 자를 서방정토로 데려가기 위해 오시는 부처의 모습을 확대해서 보여줌으로써 그 모습을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워낙 오래된 작품이라서 설명을 들으면서 잘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머릿속에 색채를 더해본다. 살아서 고통 속에 몸부림쳤으나 죽어서는 평안하게 살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리 현대가 힘들더라도 그때에 비하면 살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시 과거를 잊으면 현재도 미래도 없다는 말을 다시 곱씹게 된다.




제삿밥 없는 영혼들을 위하여 편을 읽으면서는 전설의 고향에서 나왔던 아귀가 생각났다. 탐욕스러운 전생의 업보로 인해서 음식을 입안에 넣으려고 하면 불에 타서 시꺼먼 재가 된다고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거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우리는 그저 중생이라서 그런지 현생이 힘든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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