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번지 유령 저택 2 - 다시 뭉친 공동묘지 삼총사 456 Book 클럽
케이트 클리스 지음, M. 사라 클리스 그림, 노은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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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이 끝나고 이제 2권이다. 1권으로 끝나기에는 무지 아쉬웠고 만화책처럼 약간의 감질거림과 적절하게 책이 나와 주고 있기에 이야기는 끊기지 않고 이어간다. 책장을 펼치면 일리노이 주 겁나라 시가 한눈에 보인다. 구석에 정신병원에서부터 43번지 주택도 보이고 고아원이랑 병원이랑 아래로는 상점과 은행 도서관 법원과 열쇠 전문점등등 다양한 곳이 등장하는 걸 보니 아무래도 이곳이 나오려나 보다. 나에게도 이정도의 추리력이 있다. 추리력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런가.

 

 

종이로 <일리노이 주 겁나라 시>를 만들수 있는 놀이가 나왔으면 좋겠다. 예나 지금이나 그런 놀이를 무지 좋아한다. 어릴적에는 별로 없어서 하질 못했지만 지금은 생각보다 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번에는 무슨일이 펼쳐질까 궁금함에 책장을 빨리 넘겨보았다. 이번장에는 암호가 등장하는데 학창시절에 요상한 암호를 만들어서 친구들끼리 편지를 주고 받았던게 생각이 나서 재미있었다. 살짝 유치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바로 참 매력이 아닐까. 언제부터인가 유치하면 큰일나는 것만 같아져 버렸다. 아무래도 유치해지면 안되는 나이가 되어 버려서 그런것일까.

'그런 나이란 따로 없다.' 라는 말을 나에게 해주고 싶어졌다.

앞권의 이야기를 대략적으로 훌륭하게 한번 훑어 주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무조건 내 생각이 옳다고 믿는, 막무가내 데이터'씨때문에 사건이 시작된다. 아동및 청소년을 안전하게 지키고 보호하기 위한 국제 운동 본부의 이사장으로 있는 이 데이터씨가  드리미 호프가 부모의 보호아래 있지 않음이 대단히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제일 무서운건 독단적인 생각이다.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그것은 범죄행위다. 더욱 무서운것은 나이를 먹었음에도 여전히 독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이다. 왠지 조금 아주 조금 찔리는 부분이 있다.

 

 

하여튼 지멋대로 데이터 요 인간때문에 부루퉁씨는 정신병원에 드리미 호프는 고아원에 가게 된다. 부루퉁씨의 솔직함이 반절의 책임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솔직한게 모든일에 있어서 좋은 결과를 얻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올드 미스라는 유령과 부루퉁씨가 드리미 호프를 맡고 있고 함께 책을 출판하고 있다고 하니 지멋대로 데이터가 당연히 부루퉁을 정신병원에 넣을 만한 상황이였으니까 말이다. 부루퉁씨의 좌절감에 빠진 모습을 보시라. 볼도 홀쭉해진게 야윈 모습과 한결 더 숱이 적어진 머리카락을 보니 나까지도 마음이 안좋을 지경이였다. 드리미 역시 그랬다. 부모라고 해서 다 자기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다는게, 부모를 선택할 수 없다는게, 참 서글픈 일이다.

 

 

부루퉁씨도 정신병원에서 탈출할 방법을 나름 모색하지만 탈출은 못하고 드리미가 좋은 수를 생각해 낸다. 원래는 올드 미스가 전에 쓴 추리소설을 발간해서 유령의 정체가 있음을 세상에 알릴 생각이였으나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가 상황에 좀 맞지는 않지만 원고가 어디에 두었는지 알 수 없는 지경이라서 그 계획은 무산되어 버렸다. 안타깝다. 올드미스가 좀 더 나이를 덜먹어서 죽었더라면 기억력이 조금은 나았을지도 모르는데. 하여튼 올드미스가 이동 도서관 차를 직접 멋지게 몰아서 탈출 계획을 시도한다. 올드 미스의 책을 찾는 과정도 담겨있다. 아마도 데이터씨의 가장 큰 죄는 바로 이것이다. 할로윈 데이를 폐지하려고 했다는 거. 유령에 관련된 책들을 모조리 불태워 없애 버리겠다고 한 점. 그 안에 부루퉁씨랑 드리미한테 한 짓도 있었지만. 사탕 아니면 골탕을 준다는 아이들이 무지하게 좋아하는 놀이를 없앤다는게 말이 되냐고. 그것은 말이지 데이터 당신에게 휴일을 없애는 것과 같은 일이야.

 

 

다행스럽게 부루퉁과 올드 미스, 드리미 호프는 한가족이 되는데 성공한다. 법대로 보얀트 판사가 일을 잘 처리한 덕분이다. 법대로 보얀트 판사가 이세상에도 어딘가에 있겠지만 정말이지 법대로만 처리한다고 될일도 아니고, 세상일이 참 어렵다. 하지만 동화에서처럼 순순하고 재미있고 하여튼 작가의 뜻대로 나가는 일이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이번편도 재미있게 읽었다. 초등학교때 읽었다면 나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부루퉁씨도 가끔 글이 잘 써지지 않을때면 심통을 부리고 올드 미스도 깜빡 거림때문에 안경을 어디에 두었는지 알지 못해 짜증을 부릴때도 있고 드리미 역시 집을 나갈일도 생길것이다.

 

가족은 행복한 것만 함께 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서로의 좋은 면도 아주 못된면도 감싸안고 사랑해줄 수 있는게 진정한 가족이니까. 뻔뻔하니 호프와 김팍새니 호프가 감옥에 들어간 것은 드리미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부모니까. 상처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도대체 당신이 무슨 권리로 사람들에게 어떤 책은 읽어도 되고, 어떤 책은 읽으면 안 된다고 하는 거야? (83쪽) 올드 미스의 이 한마디에 나 역시 속이 다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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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 이야기는 음악이 되었을까 - 아름다운 멜로디 뒤에 가리어진 반전 스토리
이민희 지음 / 팜파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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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시작은 에디뜨 피아프 'La Vie en rose'로 시작된다. 그녀의 이야기는 서프라이즈에서 보고 알게 되었다. 한번쯤은 들어 보았던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음악을 들어봐야 하는게 아닐까 했지만 듣지않아도 (개인적인 생각일수도 있지만 워낙 유명한 음악들이 나온다.) 머릿속에서 음악이 연주되고 있었다. 라 비앵 로즈는 그녀가 이 부분을 부르는 목소리와 멜로디 그리고 그녀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연상되었다. 솔직히 그 다음은 들었지만 기억은 잘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음악이 자연스레 어디까지 파고들었는지 알 수 없지만 어느 순간 '톡'하고 터져나올때가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순간이 아니였을까 싶다. 책을 읽는 내내 음악에 대해서 읽고 있는게 아니구나 싶었다. 음악에는 삶에 대한 애환이 담겨 있기도 하고 시대를 대변하는 사람들의 울분이라고 해야할까. 그냥 스치듯 지나가버린 음악도 있었지만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는 차가웠다.

 

노래가 죽은 사람을 되돌려놓을 수는 없다. 세상의 모순을 송두리째 뽑아 놓을 수도 없다. 하지만 그게 노래의 초라한 한계이자 운명이라 해도, 노래는 위기와 분노를 말할 수 있다. (81쪽) 노래는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준다. 언어가 달라서 약간은 낯설게 느껴지는 음악도 있었다. 그냥 멜로디와 가사를 들을때면 좋다가도 뜻을 직역하게 되면 씁쓸하다. 내가 생각했던 느낌에서 좀 빗겨나가는 부분이 많다. 이럴바에는 그냥 노래만 듣는게 좋다. 살아온 삶이 다른면도 있지만 음악의 힘은 그 모든것을 송두리째 뒤집어 놓기도 한다. '세계는 하나다'라는 부분을 확실하게 느껴주는 것에 음악이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는 것 같다.

 

대놓고 말하는 힙합이 그래서 매력적이다.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을 바로 험하게 해버려서 속이 시원할때도 있지만 어떨땐 욕만 줄기차게 나올때도 있어서 좀 그렇기도 하다. 노래방에서 부를땐 신나게 부르고 싶어도 빨라서 숨만차다. 음악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서도 단편 영화제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억압받던 시대에 그 노래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음악은 무생물이라서가 아니였을까.  아무래도 윤심덕의 '사의찬미'가 더 가슴에 와 닿는다. 그렇지만 '사의 찬미'역시 희미하게만 내 기억속에 머물러 있다. 이상하게 아리랑만 부르면 눈물이 난다. 아무래도 한이 절절하게 묻어나서 그런가 보다. 내안에는 그런 한이 없을지라도 부르는 순간 모두를 하나로 만들수 있는 음악이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는 '풍년가'다. '풍년이 왔네. 풍년이 왔어.' 그만한 노래는 없을 것이다.

 

어떤부분에서는 음악은 최면술이나 세뇌의 일종일지도 모르겠다. 특히 클래식부분에서는 그런 가르침을 받아온 덕에 이런 곡은 '음 장송곡 느낌이 나는구나' 라고. '이 음악은 희망이 충만해' 라는 식의 배움을 받았다. 간단하게 사사 받은 건 아니였지만 복잡 다단한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때는 느낌에 충만할 수 없었던 것이였을까. 그리고 요즘엔 CF나 드라마에서 좋은 곡들을 많이 쓰는 바람에 그들의 상술에 내가 넘어가 버렸다. 이럴때 정말 슬프다. 좋은 곡에 맞추어서 XX CF가 떠오를때면 정말이지 슬프다.

 

어릴 적 라디오를 듣곤 했지.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길 기다리면서

따라 부르며 미소 짓던 시절

- 카펜터스 'Yesterday Once More' 중에서 (134쪽)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다. 왜냐하면 따라부르기 쉬우니까. 멜로디도 좋고. 음악의 뒷이야기는 씁쓸했지만 세상을 버티게 해 준 힘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서 다시 알게된 음악을 우연히 길에서 듣게 된다면 음악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될 것 같다. 그런데 책장을 덮는 순간 짧지만 길었던 음악이야기가 함께 파묻히고 말았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음악을 들으면 기억 버튼을 '꾹' 누른 것처럼 나조차 잊고 있었던 이야기가 올라 올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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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키 선생의 사건일지 미스터리 야! 5
야나기 코지 지음, 안소현 옮김 / 들녘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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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부터 이책을 읽다가 놓다가 그러다가 이제야 읽었다. 그때는 중학교 영어교사로 등장하는 구샤미라는 사람이 어이가 없다가, 뭐 이런 사람이 있나 싶어서, 어쩌면 거울을 보는 것 같아서 짜증이 났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지금은 많이 호전된 상태라서 이 책이 재미있게 느껴졌나 보다. 웃겨서 배꼽 빠질것만 같은 책을 몇장 읽다가 말았는지 조금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다. 책은 언제 읽느냐에 따라서 느낌이 다르다는 말이 이 책을 통해서 실감이 났다. 이 책의 저자는 <시튼 탐정 동물기>를 썼고 그 책을 읽으며 괜찮다 싶었는데 이 책이 같은 저자가 쓴 줄은 책을 다 읽고 나서 알았다. 나 역시 이렇다. 자기 아이를 보면서 이 아이 누구냐고 묻는 구샤미 선생이나 나나 크게 다를게 없다는 것이 약간 의기소침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이제야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는게 큰 발전이 아닌가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실실거리며 웃게 만드는 책은 참 오랜만이다. 구샤미라는 인물은 동문서답이 주고 자기 멋대로인데다가 가끔은 펄쩍 뛰게 놀랄정도로 멀쩡한 모습을 보여준다. 나도 그렇다면 그렇다. 입을 조금만 연다면 사람들은 나를 몰라볼정도로 좋게 봐준다. 고마운일일까? 하여튼 아는 사람들은 다 알아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깜짝 놀라곤 한다. 아마도 구샤미네 서생으로 들어간 소년처럼 펄쩍펄쩍 뛸지도 모를 일이다.

 

이 세 사람은 모두 일본 메이지 시대 지식인들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세상을 달관한 척하며 살아가고 정신적인 자유를 중시한다. (7쪽) 영어만 빼고 다 좋아하는 영어 선생 구샤미나 그의 친구 미학자 메이테이나 '목을 메어 자살하는 역학'이라는 강의를 하는 간게쓰씨는 어느 시대든지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매력이 살아있는 인물들이다. 어느 시대에나 요런 사람들이 있고 깊이 생각지는 않지만 다른이의 생각에 따라서 극과 극으로 평가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나 역시도 어떤 이야기속에서는 진정으로 구샤미 선생이 그 말뜻을 알아 들었는지, 아리송송하기도 했지만 역시나 과대평가이지 않았을까 싶다. 구샤미 선생의 부인 역시 남편 못지 않게 빼어난 인물됨을 선보이기도 한다. 아무래도 전쟁시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제정신인게 더 이상한게 아닐까 싶다. 삶 아니면 죽음 이라는 생활속에서 어찌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세사람이 펼치는 세상살이는 코가 큰 부인을 보고 대놓고 웃어서 일을 크게 만든다든지 하는 것이다. 간게쓰는 처음에 대단히 그나마 멀쩡한 사람인 줄 알았다. <개구리 눈알의 전동 작용에 대한 자외선의 영향>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는다고 해서 '나 역시도 음 개구리 눈알과 자외선이 무슨 관련이 있나?' 싶기도 하고 왠지 그럴듯하게 들리기도 했다. 그리하여 구슬만 깎고 있다는 간게쓰를 정상으로 평가했다는 것 자체에 나 역시도 평범을 넘어선 듯 하다.

 

이 책속의 재미는 세사람, 특히 구샤미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모습과 서생으로 들어온 화자가 매우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이야기속에 숨겨진 추리적인 면모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가 그렇게 튈 수 있다는 것에 놀라며 구샤미라는 인물이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책속의 인물이라서 마냥 좋아라며 웃을 수 있었다.

 

어느날은 구샤미 선생네 집에 도둑이 든다. 도둑이 훔쳐간 것은 매우 소소해서 도둑이 들어온 목적이 무엇이였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재미있는 점은 사모님이 머리맡에 참마를 두고 잤는데 그것을 도둑이 훔쳐갔다고 한다.

"머리맡에……참마를?"

참마는 물론이고 머리맡에 단무지를 놓고 잔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았다. (138쪽) 이 말에 한참을 웃고 말았다.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닐까 생각도 했지만 전쟁통이라면 충분히 그런 면모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 전쟁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하지만 나중에 그 사건의 전모를 서생이 파헤치는데 참으로 무서운 일이였다. 정말 전쟁중에는 사람의 머리가 어떻게 되는게 아닐까 싶었다. 아무리 대놓고 사람을 무안하게 하고 화가 나게 했다고 해도 그렇지 참마안에 다이너마이트를 넣어서 선물할 줄이야.

 

위장이 좋지 않아 신경질적이라는 구샤미 선생은 서생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어찌 살아갔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하, 그렇다면 약을 먹는 것보다 운동을 조금이라도 하는 편이 좋겠군요."

"운동을 하면 또 신경질이 납니다."

"곤란하군요." (266쪽)

자신의 신경질이 정신병이라는 것을 깨닫았는지 구샤미 선생은 의사선생에게 물어본다. 정신병에 좋은 약은 없냐고? 그러자 의사선생이 위의 말을 한다. 하기사 나도 운동을 하면 신경질이 난다.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세사람이 대놓고 구샤미네 부인을 서양식 명언으로 욕하다가 부인이 옆방에 있던 것을 알게 된다. 그때 사모님의 재치있는 한마디 "전 집에 없습니다." 이말에 또 웃음이~ 자꾸만 웃음이 나서 이 책을 들고서 계속 실실거렸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궁금했던 점은 물독에 빠진 고양이가 거의 죽을뻔 했는데 구샤미 선생이 귓가에 뭐라고 소곤거리자 바로 눈을 떴다는 것이다. 도대체 뭐라고 한 것일까? 책장을 덮으면서도 깜짝 놀랄정도로 정상적인 모습을 보며운 구샤미라는 인물을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약간은 어리둥절했다. 뭐라고 한걸까? 이것만 궁금해 하는 나도 만만치 않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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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기린
가노 도모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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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선계단의 앨리스를 통해서 저자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책에 이끌려서 이책도 보고 싶어졌는데 받아 보기까지 며칠이 걸렸는지 모르겠다. 책을 보기도 전에 맥 빠지게 만들다니. "나 살해당했어. 조금 더 살고 싶었는데……." 라는 책 띠지의 내용을 보면 죽은 사람의 영혼이 보이는 내용인가 싶기도 했다. 전에는 몰랐는데 요즘엔 눈물이 많아 진 것 같다. 걸핏하면 눈물이 나올때가 있는데 건조증이 아닌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왠지 주책맞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나이를 먹으면 눈물이 많아진다는 말도 있지만 내 생각에는 그 상황을 좀 더 이해하는 방향으로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안도 마이코의 소녀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처음에 '나'는 안도의 친구 나오코의 아버지다. 이야기속에서는 '나'는 여러사람을 대변하고 있지만 자신의 딸이 아니라서 다행인 누군가의 아버지였기도 했을 테고 하필이면 내가 그런 일을 당해야 하는 누군가의 상처받은 영혼이었을 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도 마이코는 사고로 죽은게 아니였다. 타살이였다. 꽃다운 나이에 유난히 이뻐서 친구들 사이에서 아이돌이였던 아이의 죽음, 그것은 아이들에겐 세상의 배신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야기는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가슴을 파고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불안 불안하게 살얼음 위를 걸어가는 것처럼 아이들에게선 그런 불안함이 엿보인다. 자칫 잘못하면 미끄러져 버릴까봐서, 한참 좋을 나이라는 어른들의 생각과 다르다. 어른이 되기전에 그런 과정을 겪었겠지만, 시간이 흘러버리면 과거는 흐릿해져버리고 그런 감정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알바 없다는 식이 되어버린다. 어른들이 흔히 하는 말은 "우린 그때 그러지 않았어." 라는 말과 "너희는 어째 그러냐." 라는 식의 빈정거림이 들려온다. 웃긴건 그때의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 우리의 입에서도 그런 말이 나오고 있다는 아이러니라고 할까.

 

그래 세상은 요지경이다. 돌고 돌아서 지금까지 오기까지 도니라고 얼마나 어지럽겠냐구.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는 것은 여러가지 상황에 포함되는 말인듯 하다. 삐딱하고 왜 저러고 다니나 싶어서 걱정스럽기도 하겠지만 자신들의 부모님도 걱정 많이 했다는 것은 잊어 버리는게 바로 사람의 기억력이나 웃기는 짬뽕같은 이야기란걸.

 

이야기속에는 안도의 죽음을 둘러싼 여고생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지만 그안에서 주변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픔에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다. 어쩌면 안도가 죽은것은 무차별적인 살인이 아니라 다른 의미였는지도 모르겠다. 양호 선생님으로 등장하는 진도 선생님은 아이들의 상담사 역할을 하고 있었다. 솔직히 숨어서 담배를 피우는 것보다 진도 선생의 말처럼 여기서 한대만 피워라가 낫지 않을까 싶다.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tv에서 때아니게 담배 피우는 모습에 모자이크 처리 하는 건 정말 우습다.

 

오만하기 짝이 없었던 아이는 아마 많이 외로웠을 것이다. 요즘엔 이혼이 아무리 흔하다고 해도 아이들에겐 늘 상처를 안겨줄 뿐이다. 그것을 표출하는 방식도 다르겠지만 쉽게 깨지고 상처받기 쉬운 나이니까.

 

하지만 자기와 관련된 사람들의 슬픔과 괴로움, 그리고 어쩌면 죽음에 책임이 전혀 없는 사람이 대체 어디에 있을까요? 그런 걸 천진난만하게 믿는 사람은 어지간한 낙천가 아니면 엄청난 바보입니다.  생략  당신은 지금 행복하신가요? 혹시 지금은 그렇지 않더라도 앞으로 행복해지실 수 있을 것 같나요? 대답이 예스이길 바랍니다. 부디, 부디, 부디……. (219-220쪽) 안도가 죽기전에 유리에에게 쓴 편지이다. 유리에는 안도의 선배이고 과거의 일로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는 생각에 힘들어 하고 있다. 안도는 자신과 닮아있는 유리에에게, 아마도 자신에게 그렇게 말하고 싶었던 것일꺼다. 지금 일어나는 것은 자신때문이 아니란 걸. 그리고 이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꺼라는 것을. 그 시간을 무사히 지나갔더라면 좋았을 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또한 지나가리.' 요렇게 멋진 말이 있잖아. 이 편지를 읽으면서 눈물이 폭발했다. 주책이다. 진도 선생의 상처로 인해서 다리가 여전히 낫고 있지 않듯이. 마음의 병이 몸에 달싹 붙어서 옴싹달싹도 할 수 없게 만든다. 진짜 몸이 아픈 것일수도 있겠지만 마음의 상처가 있다면 그일이 자신때문이라는 책망은 날려버리게 되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에 범인이 누군가에 대해서 긴박한 움직임때문에, 무엇때문에 그런것인지 궁금해서 빠르게 책장을 넘겼다.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데 이 책에서는 미묘한 감정이 잘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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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견 마사의 사건 일지
미야베 미유키 지음, 오근영 옮김 / 살림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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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스터의 하얀 티셔츠와 햇볕에 그을린 얼굴을 바라 보았다. 미남은 아니지만 보기 좋은 얼굴이었다. 산전수전, 그것도 격렬한 폭력사태를 이겨 내면서 완성된 얼굴이다. (35쪽)

두번만 보기 좋았으면 큰일날뻔 했다. 칼 맞아서 지금쯤 고요하고 평온한 얼굴로 누워 있을지도 모르겠다. 읽으면서 '쿡쿡'거리게 만드는 마사의 모습에, 동물과 말이 통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마사처럼 유머가 넘치는 개랑 친구가 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하스미 탐정 사무소의 소장과 그의 딸 가요코와 이토코 그리고 명탐견 마사가 함께 풀어내는 이야기. 한참때 경찰견으로 활동했던 마사는 이제는 나이 먹고 늙어서 하스미 탐정 사무소에 살게 되었다.

 

첫번째 이야기부터 나름 파격적인 느낌을 주었다. 고등학생 딸인 이토코가 밖에서 잠을 자고 들어온 것이다. 그것도 또래의 남자아이하고, 나이가 많이 들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건 아니지 아니겠는가. 특히나 마사의 말처럼 시대를 막론하고 아버지와 집에서 키우는 개는 보수적인 동물이란다. 특히 양쪽 모두 나이를 먹었을 경우에는. <31쪽> 역시나 사연이 있었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대략 이러하다. 트렁크에 들어 있는 소녀가 아버지라고 부름, 아침에 눈을 뜨니 모텔에 쓰러져 있었다고 한다. 기억이 없다고 한다. 아니 이게 믿을수 있는 말인지. 하여튼 '음 그렇게 되어버린 상황' 이였

다. 마사도 주변에 친구들을 상대로 사건을 조사하러 다닌다.

조사하러 다니는 중 이야기를 듣다가 나만 웃긴건지.

"옛날 내 동료 중에는 카시오페이아라 불리는 놈도 있었지."

"죽으면 별님이 되겠군." (52쪽)

마사의 재치있는 대답에 또 웃고 말았다.

 

두번째 이야기는 시체가 벌떡 일어나서 저쪽으로 뛰어가버린 사건이였다. 음 이것도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다. 아 세상 사는데 그럴만한 사연이 없는게 어디 있겠는가? 다만 하지말아야 할것도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르는 것 같다. 마사도 알고 다들 알고 있는 것을. 왜 사람만 모르는 것 같지. 여기서 좀 참을 수 없었던 것을 마사의 뒤통수를 갈겨서 쓰러지게 만든 것을 나또한 참을 수가 없었다.

세번째 이야기는 동생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게 된다. 지명수배를 받아 쫓기고 있는 동생이 그런 사건에 연루하게 된 사연을 알고 싶다는 누나의 의뢰였다. 결론은 참으로 안타까웠다. 돌이킬수없는 범죄를 일으킨 그 사람은 자신이 무슨짓을 하고 있는지 알았을까. 다시는 그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 정말 소중한게 무엇인지 뼈저리게 그게 어떤 공포일지 알았다면 하는 생각을 했다.  네번째 이야기는 아무래도 온전하게 마사의 탐정생활을 도와 주기 위해서 하스미 탐정 사무소 사람들 모두가 여행을 갔다. 모두라고 해봤자 5명정도 되겠다. 시작은 토끼였지만 마지막은 씁쓸했다. 잘 마무리 되길 바랄뿐이다. 좀더 마사가 대놓고 추리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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