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번지 유령 저택 2 - 다시 뭉친 공동묘지 삼총사 456 Book 클럽
케이트 클리스 지음, M. 사라 클리스 그림, 노은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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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이 끝나고 이제 2권이다. 1권으로 끝나기에는 무지 아쉬웠고 만화책처럼 약간의 감질거림과 적절하게 책이 나와 주고 있기에 이야기는 끊기지 않고 이어간다. 책장을 펼치면 일리노이 주 겁나라 시가 한눈에 보인다. 구석에 정신병원에서부터 43번지 주택도 보이고 고아원이랑 병원이랑 아래로는 상점과 은행 도서관 법원과 열쇠 전문점등등 다양한 곳이 등장하는 걸 보니 아무래도 이곳이 나오려나 보다. 나에게도 이정도의 추리력이 있다. 추리력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런가.

 

 

종이로 <일리노이 주 겁나라 시>를 만들수 있는 놀이가 나왔으면 좋겠다. 예나 지금이나 그런 놀이를 무지 좋아한다. 어릴적에는 별로 없어서 하질 못했지만 지금은 생각보다 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번에는 무슨일이 펼쳐질까 궁금함에 책장을 빨리 넘겨보았다. 이번장에는 암호가 등장하는데 학창시절에 요상한 암호를 만들어서 친구들끼리 편지를 주고 받았던게 생각이 나서 재미있었다. 살짝 유치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바로 참 매력이 아닐까. 언제부터인가 유치하면 큰일나는 것만 같아져 버렸다. 아무래도 유치해지면 안되는 나이가 되어 버려서 그런것일까.

'그런 나이란 따로 없다.' 라는 말을 나에게 해주고 싶어졌다.

앞권의 이야기를 대략적으로 훌륭하게 한번 훑어 주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무조건 내 생각이 옳다고 믿는, 막무가내 데이터'씨때문에 사건이 시작된다. 아동및 청소년을 안전하게 지키고 보호하기 위한 국제 운동 본부의 이사장으로 있는 이 데이터씨가  드리미 호프가 부모의 보호아래 있지 않음이 대단히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제일 무서운건 독단적인 생각이다.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그것은 범죄행위다. 더욱 무서운것은 나이를 먹었음에도 여전히 독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이다. 왠지 조금 아주 조금 찔리는 부분이 있다.

 

 

하여튼 지멋대로 데이터 요 인간때문에 부루퉁씨는 정신병원에 드리미 호프는 고아원에 가게 된다. 부루퉁씨의 솔직함이 반절의 책임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솔직한게 모든일에 있어서 좋은 결과를 얻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올드 미스라는 유령과 부루퉁씨가 드리미 호프를 맡고 있고 함께 책을 출판하고 있다고 하니 지멋대로 데이터가 당연히 부루퉁을 정신병원에 넣을 만한 상황이였으니까 말이다. 부루퉁씨의 좌절감에 빠진 모습을 보시라. 볼도 홀쭉해진게 야윈 모습과 한결 더 숱이 적어진 머리카락을 보니 나까지도 마음이 안좋을 지경이였다. 드리미 역시 그랬다. 부모라고 해서 다 자기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다는게, 부모를 선택할 수 없다는게, 참 서글픈 일이다.

 

 

부루퉁씨도 정신병원에서 탈출할 방법을 나름 모색하지만 탈출은 못하고 드리미가 좋은 수를 생각해 낸다. 원래는 올드 미스가 전에 쓴 추리소설을 발간해서 유령의 정체가 있음을 세상에 알릴 생각이였으나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가 상황에 좀 맞지는 않지만 원고가 어디에 두었는지 알 수 없는 지경이라서 그 계획은 무산되어 버렸다. 안타깝다. 올드미스가 좀 더 나이를 덜먹어서 죽었더라면 기억력이 조금은 나았을지도 모르는데. 하여튼 올드미스가 이동 도서관 차를 직접 멋지게 몰아서 탈출 계획을 시도한다. 올드 미스의 책을 찾는 과정도 담겨있다. 아마도 데이터씨의 가장 큰 죄는 바로 이것이다. 할로윈 데이를 폐지하려고 했다는 거. 유령에 관련된 책들을 모조리 불태워 없애 버리겠다고 한 점. 그 안에 부루퉁씨랑 드리미한테 한 짓도 있었지만. 사탕 아니면 골탕을 준다는 아이들이 무지하게 좋아하는 놀이를 없앤다는게 말이 되냐고. 그것은 말이지 데이터 당신에게 휴일을 없애는 것과 같은 일이야.

 

 

다행스럽게 부루퉁과 올드 미스, 드리미 호프는 한가족이 되는데 성공한다. 법대로 보얀트 판사가 일을 잘 처리한 덕분이다. 법대로 보얀트 판사가 이세상에도 어딘가에 있겠지만 정말이지 법대로만 처리한다고 될일도 아니고, 세상일이 참 어렵다. 하지만 동화에서처럼 순순하고 재미있고 하여튼 작가의 뜻대로 나가는 일이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이번편도 재미있게 읽었다. 초등학교때 읽었다면 나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부루퉁씨도 가끔 글이 잘 써지지 않을때면 심통을 부리고 올드 미스도 깜빡 거림때문에 안경을 어디에 두었는지 알지 못해 짜증을 부릴때도 있고 드리미 역시 집을 나갈일도 생길것이다.

 

가족은 행복한 것만 함께 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서로의 좋은 면도 아주 못된면도 감싸안고 사랑해줄 수 있는게 진정한 가족이니까. 뻔뻔하니 호프와 김팍새니 호프가 감옥에 들어간 것은 드리미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부모니까. 상처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도대체 당신이 무슨 권리로 사람들에게 어떤 책은 읽어도 되고, 어떤 책은 읽으면 안 된다고 하는 거야? (83쪽) 올드 미스의 이 한마디에 나 역시 속이 다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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