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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디자인 산책 ㅣ 디자인 산책 시리즈 2
김지원 지음 / 나무수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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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자체가 살아있는 디자인이라고 했던 책속의 까칠한 어떤이.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이 마음에 든다. 한편으로는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반듯반듯한 도시계획은 정말 무엇을 위한 것일까 하는 생각. 지금 이땅에선 친숙하고 정겨운 추억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산책하는 가벼운 기분으로 읽기에 좋았다. 그래서 책 제목이 <런던 디자인 산책>인가 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좋아하는 인형만들기가 전세계적인 기업이 된 것도 좋았다. 왜냐하면 인형이 행복해 보인다라고 할까.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이 인형속에 살아나는 것 같았다. 행복하고 좋아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말하지 않아도 감출수가 없다. 그래서 좋은게 아닐까. 오래된 건축물, 그것만으로도 그들이 얼마나 자신들의 나라를 아끼고 사랑하는지 알 것 같다.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것 뿐만아니라 현대를 함께 숨쉬고 살아가기를 바라는 희망. 오래된 것도 쉽사리 버리지 않고 아껴주는 마음. 거기에 상업적인 마음이 들어 있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그런 모습이 좋게 생각된다. 가끔은 삶의 무게에 힘들어서 아무것도 둘러보지 못하고 아름다운 것을 보고도 큰 감흥이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커다란 나무통을 12단계로 잘라 만든 조명등을 보면서 목욕탕에 가서 앉아 있는 플라스틱 의자를 생각했다. 그리고선 가끔은 눈높이를 낮춰서 여럿이 앉아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같은 사물을 보고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건 참 재미있는 일이다. 여러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나눌때는 더욱더 그렇다. 그동안 내가 숨쉬고 살았던 곳이 아니라 다른 곳이라는 것 만으로도 신날꺼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그랬다면 내가 좀 달랐을까. 자연을 담은 찻잔부터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 자연스럽다는 것, 삶속에서의 즐거움, 옛것을 되살리는 디자인, 벽의 낙서가 예술품으로 태어나는, 재치있고 재미있고 편안한 공간이 있다. 자연에 방치되어 이끼가 잔뜩 낀 테이블이 그것만으로도 멋지다. 휴, 나에게는 그 이끼가 미울 것만 같다. 버리고 싶을 것 같다. 좀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새로운 것만을 찾을게 아니라 그 안에서 새로움을 알아가게 된다면 좋겠다.
전통을 버리지 말고 그것이 인습이라면 바꾸고 아끼고 보살피며 21세기를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런던 뿐만 아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에도 사람의 옷깃을 스쳐야만 지나갈 수 있는 골목과 골목이 여전히 부대끼며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머릿속이 복잡하다면 잠시 내려놓고 이 책을 읽어 보면 어떨까. 런던에 직접 가서 쉴수는 없겠지만(그럼 정말 좋을지 모르겠다. 누군가가 자금을 되준다면 매우 좋겠지만.)이 책속에서 보여주는 런던은 참으로 희망적이다. 희망을 보는 이에게는 불행은 그냥 골라내어야 할 돌뿌리 일지도 모른다. 참신하다기 보다 친숙한 디자인이다. 그래서 좋은 것 같다. 어린시절 질질 끌고 다녔던 곰인형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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