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를 알면 보이는 것들 - 공간은 인간의 운명을 어떻게 결정짓는가
정은혜 지음 / 보누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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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는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영역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 땅에서 많은 것들이 변화해왔다. 시간이 바뀌고 사람의 모습이 달라지고 예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듯하지만 지금까지의 시간은 과거와 연관성이 깊다. 사람이 태어나서 살아가는 주변 환경이 인간의 운명을 어떻게 달라지게 만드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도 지리의 어려움과 맞닥뜨리는 바람에 우선 차례를 살펴보았다.


1장은 지리를 알면 보이는 장소이다. 1시간 동안 이동할 수 있는 거리는 그 안에서 펼쳐지는 사건을 바꿉니다. 사건의 누적된 변화가 곧 우리의 역사가 되는 것입니다. (45쪽) 우리나라는 수많은 전쟁을 치르면서 문화유산이 소실되어 조선 시대 이전의 지리학에 대해서 살펴볼 만한 자료가 거의 없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풍수지리가 이어져왔는데 산과 물의 형세와 동서남북 방위 등을 고려해 입지가 좋은 곳을 선택한다. 조선시대에 묫자리를 잘 써야 후손이 잘 된다는 말이 있어 여러 가지 문제가 많았다.


2장은 지리를 알면 보이는 세계이다. 지리 관점에서 보는 세계의 역사는 지배하는 자와 식민지의 관점이지 않을까 싶다. 15세기부터 탐험과 교역이 활발해졌다는 것이 강대국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곳으로 눈을 돌려 그들의 탐욕을 드러냈음이 명백히 밝혀졌다. 처음에는 탐험이었을지도 모른다. 강대국이나 세계 시스템은 다른 나라를 식민지화해서 그들이 가진 것을 착취하며 성장한 경우가 많다. 지니계수(빈부 격차와 계층 간 소득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를 기준으로 100에 가까우면 불평등 수준이 높은 것이고, 역으로 0에 근접할수록 평등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64쪽) 코로나 사망자 수와 지니계수 역시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지니계수가 높을수록 코로나 사망자 수도 높았다. 먹고살기 힘든 나라일수록 전염병에 걸릴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8세기에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영국과 유럽을 주측으로 본격적으로 제국주의의 의미와 식민지화되면서 발달되는 철도와 항구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다. 교통의 변화로 인해 특히 기차와 운하의 발달로 인해 식민지화 속도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다. 제국주의로 인해 독일은 유대인을 학살하고 일본은 대한민국을 탄압하고 학살했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세계화는 힘이 없는 나라의 경제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불균형, 불평등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3장은 지리를 알면 보이는 경관이다. 경관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말한다. 경관에는 일상적 경관, 상징적 경관, 힘의 경관, 절망의 경관으로 나눈다고 한다. 상징적 경관의 대표적인 것은 워싱턴 D.C.의 내셔널 몰과 링컨 기념과 국회의사당의 수평적 위치로 살펴볼 수 있다. 이것의 힘의 평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고. 워싱턴 D.C.의 뒤편으로는 백악관이 있는데 권위자의 공간이 아닌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 대통령임을 말하는 상징적 경관이라고 한다.


4장은 지리를 알면 보이는 경제이다. 경제의 핵심지역과 주변지역을 가르는 기준은 국내총생산(GDP)와 국민 총생산(GNP)이다. 경제발전에서 중요한 절대적인 입지 요인 세 가지에는 노동, 토지, 자본이 있다. 교과서적 지식으로 넘어가고 있다. 잠시 혼란이 일어난다. 현대에도 마찬가지인데 부유한 아파트에서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철거구역이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고 마구잡이식으로 철거하고, 재개발되지 않으면 유령도시로 전략해 버린다.


<엄마 찾아 삼만리>에서는 19세기 중엽 경제 불황을 겪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모습을 보여준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거의 95%가 이민자들의 정착지였다. 마르코의 엄마는 돈을 벌러 아르헨티나로 떠난다. 한동안 엄마의 편지가 끊기자, 마르코는 엄마가 걱정돼서 길을 떠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다행히 엄마를 만났지만, 그 과정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저자의 글처럼 핵심지역과 주변지역 간의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글을 마무리해야 하는, 끝맺었지만 끝나지 않는 이야기는 나중에 저자가 지리학자로써 답사를 다니고 이야기를 다시 이어주지 않을까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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