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플랫폼의 행동 방식 - 세계 비즈니스 판도를 뒤바꿀 발칙한 전략과 혁신
이승훈 지음 / 와이즈베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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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문제는 ‘성립되느냐 혹은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이다. -26p
즉 이전보다 진보했다고 양면시장의 참여자들이 느끼는 순간 플랫폼은 성립된 것이다. -4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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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터넷으로 어떠한 사업을 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더욱이 ‘플랫폼’을 개발할 확률은 아무리 생각해도 제로에 가깝다. IT와 거리가 굉장히 먼 삶을 살고 있으며, 인스타그램조차 여전히 적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경제에 딱히 관심이 없고, 돈욕심 없이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주어지는 대로 주어지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고싶지는 않다. 그래서 가끔씩 경제경영 도서를 손에 들게 되는데, 이번에 집어든 <중국 플랫폼의 행동 방식> 은 ‘플랫폼’이 정확히 어떤 것일까? 그리고 왜 ‘중국’일까? 하는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리라는 기대감에 손에 집어 들게 되었다.

-현재 우리는 스마트 IT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수 많은 애플리케이션들이 매일 새로이 쏟아지고 있으며, 이제 오프라인 사업도 인터넷 홍보 없이는 진행하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 이런 시대에 우리가 알아둬야 할 것은 무엇일까? 바로 현재 우후죽순 생겨나고 성장하고 경제를 사로잡고 있는 플랫폼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왜 ‘중국’ 이라는 나라에 집중 했을까? 저자는 ‘중국은 한국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국가이다. 그리고 중국이 경제 강국으로 등장할 것이라 이미 예상되어 있다. 중국 플랫폼을 이해하는 것은 다가올 마래를 대비하는 길일 것이다. -73p’라고 말하며 중국의 플랫폼 흥망성쇠와 발전 이해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더욱이 ‘플랫폼이 국가 단위의 생태계로 진화할 수 있는 곳은 아마도 중국밖에 없을 것이다. -62p’ 그렇기 때문에 보다 완벽한 플랫폼 성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 생태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손에 들긴 들었는데, 너무 어려우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이 들었던건 사실이다. 나에게 경제경영 도서는 언제나 읽으려고 노력은 하지만 어려운 장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왠걸, 바로 중국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친절하게도 플랫폼의 정의에 대한 이야기 먼저 알기 쉽고 간단하게 설명한 후 본론으로 들어간다. 어려운 용어를 남발하지 않으며, 꼭 필요한 용어는 차근차근 알려주기 때문에 나처럼 플랫폼의 ㅍ자도 모르던 사람도 그 기본 정의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이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이유는 무작정 중국의 플랫폼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익숙한 우버,카카오,에어비앤비,배달의민족 등 미국과 한국의 플랫폼으로 예를 들거나 비교를 하며 중국 플랫폼에 대해 이야기해서 좀 더 쉽게 와닿기 때문이다.

-우리와 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 그들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플랫폼을 설계하고 운영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플랫폼이 어떻게 중국에서 가장 먼저 성공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를 <중국 플랫폼의 행동 방식>을 통해서 배울 수 있다. 중국이 플랫폼을 만들고 성립시키는 과정은 놀라우면서 경이롭기까지 하다. 플랫폼의 기초 부터 한,미와의 비교를 통한 중국 각 분야 대표 기업의 플랫폼 시작과 성립 과정, 앞으로의 가능성을 상세하게 담아놓았으며 분명히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고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제는 중국이 플랫폼 왕국임을 알리바바는 선언하고 있다. 다른 어떤 나라와 비교해도 압도적인 우위를 가지며 쇼핑도, 물류도, 은행도 플랫폼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113p’ 이제는 플랫폼의 시대이다. 플랫폼을 알고 싶다면, 알리바바가 어떻게 자신 있게 중국을 플랫폼 왕국임을 선언하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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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리나
닉 드르나소 지음, 박산호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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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되자마자 읽고 싶었던 <사브리나> 둥글둥글 귀여운 그림체로 도대체 어떤 내용이 담겼길래 ‘유독하다’라는 표현이 붙은 건지 호기심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잔인하고, 파괴적인 그림이 그려진 것이 아닐까 하고 기대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조금도 잔인하지 않고, 조금도 파괴적이지 않다. 우리가 하루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그대로 옮겨 담은 내용일 뿐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 얇은 만화책이 우리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 이 책을 읽을 기회를 준 J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바친다.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사브리나’ 그리고 남겨진 이들. 그들은 사브리나의 실종을 힘겹게 버텨내고 있는데, 더욱 충격적인 사건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업계에 사브리나의 살인 장면이 녹화 된 비디오들이 배달되는 것이다. 처음 비디오를 받은 기자는 바로 경찰서에 신고를 하는데, 그 이후에 비디오가 유출이 되고 만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잔인한 살인 사건에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이게 되고, 또 다른 종류의 폭력이 사브리나의 실종 후 남겨진 이들에게 가해지게 된다.

-동글동글하고 귀엽기까지한 그림체에 우리가 흔히 보는 웹툰보다 생동감이 떨어지는, 전칸과 다음칸이 자연스럽게 연결 되지 않는 정지된 프레임에 지극히 일상적인 장면들의 연속인 이 그림이 어떻게 독자들을 충격적으로 만들었을까? 심지어 앞서 말했듯이 이 만화는 잔인하거나 파괴적인 장면 조차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단지 일상적인 생활을 지속할 뿐이고, 우리는 그들의 일상을 조금 훔쳐볼 뿐이다. 반전도 없고 충격적인 결말도 없다. 우리가 보는 장면들의 특별한 점은 누군가의 존재와 부재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우리가 이 책에서 충격을 목도하는 이유는 이 부재가 ‘살인’으로 인한 부재라는 점이다. 게다가. 이 남은 사람들이 살인자가 아닌 평범한 자들에 의해 2차 간접 살인을 당한다는 점이다.

-이 만화책은 조용하다. 책이 조용할게 뭐 있어?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조용하다 라는 수식어가 딱 맞는 내용이다. 조용하고, 잔인하다. 이 얇은 만화책을 일주일이나 읽어야 했는데, 정지 된 그림 속에 담겨져 있는 감정들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진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건 지독할 정도로 일상적인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어쩌면 우리의 삶일 수도 있었다. 어쩌면 우리가 행한 폭력일 수도 있다. 어쩌면 지금도 어딘가에서 행해지고 있는 폭력일 수도 있다. 는 생각이 만화를 읽는 내내 나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그녀가 존재 ‘했던’ 세상의 일상과 그녀가 ‘사라진’후의 일상의 차이점 만으로도 독자들은 충분히 고통스러운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모르는 자들의 ‘악의 없는’ 간접 살인 행위에 소름끼치는 역겨움까지 느끼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모든 고통들을 이겨내고 일상과 도전으로 나아가는 결말로 다다르면 경이로운 감정이 느껴지게 된다. 동시에 그것마저 어딘가 씁쓸한 느낌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 없는 온도를 유지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어디선가 행해지고 있는 폭력에 대해서 이토록 담담하고 서늘하게 묘사할 수 있는 책이 또 있을까.

-사실 그 또한 누군가의 공포심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공포와 조바심으로 아무 생각 없이 행한 행위가 누군가에겐 폭력이 되고 간접 살인이 되는 것이다. 또한 이 모든 것은 여러 방식으로 실제로 존재 했던 일들이고, 현재도 어디선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 행위의 본질, 그러니가 악의가 있고 없음이 아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그 행위의 결과와 잔인함에 있다. 독자가 역겨움을 느끼는 이유도, 그 행위의 특별할 것 없는 일상성과 여파에 있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굳이 추천하고 싶은 도서는 아니다. 그러나 혹시나, 어떤 사건의 피해자 주변 사람들이 받는 고통이나, 우리가 가볍게 휘두르는 키보드 따위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절실히 느껴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사브리나>를 한 번씩 읽어 보시라 권하고 싶다. 아마도 이 책을 읽고난 후에는 아무 생각 없이 하던 행동들을 끝없이 의식하게 될 것이다. (뉴스를 보며 무심히 던지는 한 마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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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양장) - 개정판 새움 세계문학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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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들은 결코 삶을 바꿀 수 없다고, 어떤 경우의 삶이든 전부 같으며 여기서의 내 삶도 결코 불만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64p
의심의 여지 없이 사는 것은 길었지만, 하루가 다른 하루로 넘어가는 것으로 그렇게 팽창하는 것이다. 그들은 거기서 자신들의 이름을 잃는다. 어제 또는 오늘이라는 단어는 내게 의미가 지켜진 유일한 것이었다. -113p
우리는 항상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과장된 생각을 품게 된다. 나는 반대로 모든 것이 단순하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1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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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제목을 ‘완전히 새로운 이방인’ 이라고 할까 고민 했었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기존 번역서와 크게 다르지는 않기 때문에 현재의 제목으로 변경 했다. 새움 출판사에서 2020년 개정판으로 나온 <이방인>은 그러나 ‘완전히 새로운 읽기’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왜 고전, 세계 문학을 읽기 힘들어 할까? 혹은 왜 읽기는 쉬운데 ‘이게 도대체 왜 명작이지?’ 라는 생각이 들까? 이 두 가지 질문의 답을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새움 출판사의 이방인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내가 처음 이방인을 읽었을 때에는(문학동네 출판사 이기언 역자 작품) 글 자체는 재미있고 쉽게 읽혔으나 ‘나의 삶이지만 마치 이방인처럼 타인이 정해주는 굴레를 지켜보아야 하는 세상에 대한 아이러니함’ 이외에는 딱히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했다. 이 한 가지 느낌으로도 ‘굉장한 작품이다’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도무지 왜 노벨문학상을 받을 정도의 작품이라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이해가 되질 않았다.(이전 서평을 다시 보니 ‘도무지 모르겠다’라고 썼었다.) 그러나 이번 새움 출판사의 이방인을 읽으면서는 완전히 정반대 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조금은 읽기 부자연스러운 ‘직역한 느낌’의 문장에(후에 알고보니 실제로 직역한 것이었다.) 다소 뚝뚝 끊기기도 했고, 자꾸만 앞으로 되돌아가 흐름을 되찾아야 했기에 굉장히 힘들게 읽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페이지를 더해갈 수록 소설의 구성과 치밀한 설계에 혀를 내두르며 읽게 된다. 새움 출판사 <이방인>의 가장 큰 이점은 소설 페이지 수 만큼의 페이지를 소모하고 있는 역자의 이야기이다. ‘지금까지의 번역은 이 모든 것을 거제시킨 불구였던 것이다. 우리가 읽은 <이방인>이 결코 카뮈의 <이방인>이 아닌 이유였다. -205p’ 라며 다소 과격하게 발언하기도 하는 역자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우리가 여태까지 번역을 얼마나 잘 못 생각하고 있었는지, 지적 활동의 기쁨이란 무엇인지 비로소 깨달을 수 있게 된다.

-주인공 ‘뫼르소’ 의 어머니가 죽으면서 이야기는 시작 된다. 그는 그녀의 죽음을 두고 ‘그렇게 죽음에 인접해서야, 엄마는 자유를 느꼈을 테고 모든 것을 다시 살아 볼 준비를 했음이 틀림 없었다. 누구도, 어느 누구도 그녀의 죽음에 울 권리를 가지고 있지 못했다. -166p’ 라고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이것은 1장의 시작인 어머니의 죽음과 2장 본인의 죽음, 마지막 장면과 놀랍도록 큰 연결이 되어 있다. 그녀의 죽음으로 경험하고 느끼게 되는 것들, 그리고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면서 느끼는 고통 속에서 그는 그 경험을 떠올리게 된다. 뫼르소는 끝내 ‘우리가 죽는 이상, 어떻게건 언제이건, 그건 중요한게 아니다. 그건 명백한 것이다. -156p’ 라는 생각에 도달하게 된다. 다소 부정적이고 세상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뫼르소라는 캐릭터는 사실 <이방인>이라는 소설을 이해하기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그가 단순히 무관심하고 부정적인 캐릭터라면 ‘나는 엄마를 무척 사랑했지만, 그건 하등의 의미가 없다. 모든 건전한 이들은 많게든 적게든 그들이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원한다. -93p’라는 생각은 결코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엄마를 ‘무척’ 사랑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요된 거짓’을 이야기하기 보다 ‘진실’을 이야기 한다. 사랑과 진심, 혹은 진실은 다르다는 것을 거침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성격의 소유자인 것이다. 이 뫼르소라는 캐릭터의 성격에 집중하여 소설을 읽어 나가다 보면,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은 제목과 내용이 일맥상통하다. 단순한 포인트로 뫼르소의 ‘어떤 점에서는 소송을 보게 되어 흥미롭다. -116p’ 라는 말에서도 자신의 일을 마치 타인의 일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는 자신의 죽음(현실)을 알기 전에는 자신의 삶에 다소 방관자적인 태도를(그렇게 보이는) 유지한다. 또한 법정에서 뫼르소에게 발언의 기회가 전혀 없으며 (그의 인생인데도 불구하고) ‘누구도 내게 의견을 구하지 않은 채 내 운명이 정해지고 있었다. -136p’ 뫼르소가 평소에 행해온 모든 행동들이 그들의 잣대에 맞춰 평가되는 모습에서 뫼르소 자신은 사회에서의 이방인이 었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데, 사실 우리 모두는 더 나아가 스스로의 삶에 있어서 이방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1부와 2부의 장나눔에 의의를 두고 읽다보면 작가의 설계를 하나씩 깨달으며 소름이 돋게 된다. 1부의 모든 내용이 2부를 위한 밑거름 이며, 어머니의 죽음과 본인의 죽음. 방관하는 자세와 방관해야 하는 상황 등 1부와 대조 되는 2부 처럼 이 모든 것이 불필요한 장면 자체가 하나도 없으며 완벽한 설계에 의해 완벽하게 분할 되어 완벽한 한 권의 소설이 탄생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우리는 ‘잘 된 번역’을 운운하면서 번역에 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새움 출판사의 이방인을 읽으며 새삼스럽게 어떤 번역이 올바른 번역인가? 완벽한 번역이란 과연 존재하는가? 하는 질문을 떠올리게 되었다. 이정서 역자는 이에 대해 ‘잘된 번역은 그것을 얼마나 정확히 옮겨 주었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고, 역자가 얼마나 읽기 좋게 옮겨 주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310p’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무조건 자연스럽고 한국의 정서에 맞는 번역을 좋아하던 나는 정말 오랜만에 사색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저자는 또한 ‘볼 때마다 다르게 보일 수도 있는 것, 그게 곧 번역일 테다. -233p’라고 이야기 하며 번역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저자의 의도를 독자에게 온전히 전달하기 위하여 ‘역자는 작가가 쓴 그대로를 옮기려 애써야 한다. 그래야만 원래 이야기를 왜곡시키지 않게 되는 것이다. -225p’ 라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거기에는 ‘의미가 틀린 것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말투다. 다시 말해 그 사람의 캐릭터를 나타내는 것이다. -173p / 아무리 소소한 일상이라도 그것이 작품 속에 들어오려면 반드시 어떠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198p’ 라는 이유가 존재한다. 물론 선택은 독자의 몫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무심히 넘어가던 번역에 관한 사색을 할 수 있었고, 내가 얼마나 ‘이방인’ 처럼 그 많은 세계문학을 읽어왔나 깨달을 수 있었다. 명작과 함께 역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오랜만에 지적 활동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직역과 잘 다듬은 번역 사이에서의 갈등은 앞으로도 깊게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겠지만.

-<이방인>을 한 번쯤 읽어 봤다면, 혹은 읽어보고 싶다면 새움 출판사의 <이방인>을 꼭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다. 비교하며 읽어보는 것도, 새로이 읽어보는 것도 모두 여러분의 지적 활동 만족도를 높여줄 것이다. 아니 이 <이방인>은 꼭 읽어봐야 한다. 또한 역자의 이야기가 끝난 후 다시 한 번 소설을 읽는다면 더 짜릿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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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너를 생각해 아르테 미스터리 2
후지마루 지음, 김수지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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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이란 생각보다 무르다. 사람은 결국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58p
황혼은 희망과 절망을 올올이 엮어 불안을 건넨다. -161p
후회해줘서 기뻐. 따듯하지 않은 사람은 후회조차 하지 않는다니까. -203p
가장 좋지 않은 건 아무것도 안 하는 거야. 아무것도 안하면 점점 망가지거든. 몸부림치고 발버둥 쳐야 사람은 좋아질 수 있어. -23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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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으로 한국을 강타했던 작가 후지 마루의 신작 <가끔 너를 생각해> 가 출간 되었다. 저자의 전작이 라이트 노벨 소설인줄 알아서 솔직히 별로 관심이 일지는 않았는데, 다른 사람들의 서평을 읽어보니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어떤 매력으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는지 호기심이 생겨 책을 펼쳐 들었다. 참고로 출판사가 아르테라는 점도 책을 펼치게 하는데 한 몫 단단히 했다.

-헤이세이 시대의 마지막 마녀인 시즈쿠. 할머니에서 손녀로 다시 그 손녀의 손녀로 마녀의 피가 이어져 내려오는데, 그녀들에게는 특별한 사명이 있다. 6가지의 마도구를 이용하여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그 사명이다. 이 마도구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한 번 사용 된 마도구는 다음 손녀세대까지 잠들어 버린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시즈쿠는 “요즘 세대에 마녀는 필요 없다.” 면서 자신을 마지막으로 마녀의 핏줄을 끊겠다고 까지 생각하고 있다. 혼자가 가장 편하다고 생각하며, 냉소적인 성격인 시즈쿠는 “남을 돕는건 시간낭비”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날 10년전 소꿉친구인 소타가 갑자기 나타난다. 그는 시즈쿠에게 “마녀의 사명을 돕게” 해달라고 이야기 한다. 과연 소타는 시즈쿠를 설득해서 마녀의 사명을 완수시킬 수 있을까?

-처음 읽을 때는 다소 유치한 문장과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뭐야 이거 라이트 노벨 맞잖아?” 하고 실망하는 마음이 들었다. 특히나 여자 주인공의 마인드나 말투가 ‘요즘 세대’라고 강조하는 시대적 배경과 너무 동떨어져 이질감이 느껴져서 한숨이 나온다. ‘마녀’라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순식간에 B급 영화로 전락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 수록 독자는 더욱 빠르게 책 속으로 끌려 들어가게 된다. 다소 유치한 문장이 오히려 쉽게 독자를 불러 들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책 속으로 불려들어간 독자는 시즈쿠의 순수한 목소리에 깜짝 놀라고 소타의 듬직함에 가슴 설레이게 된다. 가벼이 생각했기 때문에 조금씩 느껴지는 묵직함에 더 크게 놀라게 된다. 후지 마루 작가의 기법이 톡톡히 발휘 되는 순간이다.

-‘마법’하면 우리는 판타지적인 요소를 생각한다.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고, 사람을 개구리로 바꾸고, 지팡이를 한 번 휘두르면 전기가 나가는 등 아름답고 강력하고 환상적인 장면을 생각하는 것이다.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마법의 정의는 ‘마력(魔力)으로 불가사의한 일을 행하는 술법.’ 이라고 나와있다. 그럼 마력은 무엇일까? 네이버에는 ‘사람을 현혹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한 힘.’ 이라고 나와있다. 그렇다면 마법이 꼭 판타지일 필요는 없다. (참고로 판타지 정의는 ‘터무니없는 가상 세계에서 일이 벌어지거나,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예상을 깨며 빈번히 일어나는 사건을 담은 문학 작품.’ 이다.) 후지 마루 작가는 이러한 내용을 잘 활용해 독자들에게 감동을 전한다. ‘할머니는 말씀하셨다. 사람은 누구나 마법사라고. 누군가를 도와주면 행복의 꽃이 피어난다고. -318p’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 그 여파가 주위로 퍼지는 것, 그것이 바로 마력이고 곧 마법인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행복을 찾아 나선다. 또 언제나 말한다.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 라고.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는 사실이 있다. 도움을 줄 때도, 받을 때도 사람은 행복감을 느낀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느끼는 행복감은 금방 다른 도움의 손길과 행복으로 퍼져 나간다. <가끔 너를 생각해> 는 우리가 간과하고 있지만 소중한 어떤 사실을 가벼운 내용 속에 다소 묵직하게 담아낸다. 방심하고 읽던 독자는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소중함과 행복을 다시 찾고 싶다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소설<가끔 너를 생각해>를 추천하고 싶다. 특히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작품이다. 성장기의 예민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에게 이 책은 분명 큰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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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 - 작은 가게를 기획합니다
김란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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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막연히 카페를 하고싶다고 생각했다. 카페가 쉬워 보여서가 아니라 내가 직접 꾸민 공간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동안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로맨틱하게 다가왔다. 그러다 회사보다는 서비스를 판매할 때 스스로가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점점 더 창업이 강하게 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아는 지식이 없기 때문에, 우선 기초적인 지식은 책으로 습득해보자! 라는 생각을 가지고 몇 권의 책을 구입했다. 그러던 와중에 ‘일하는 사람들의 콘텐츠’ 퍼블리의 종이책 출판사인 북바퍼(북바이퍼블리)에서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 라는 책이 새로 출간 된 사실을 알고 바로 손에 집어들었다.

-‘저는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를 스스로 일하는 장소와 직업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성했습니다. -18p’ 저자는 창업이 단순이 무언가를 판매하는 행위가 아닌, 원하는 장소를 디자인하고 스스로 일하는 공간을 만드는 ‘공간 창업’ 이라고 말하면서, 나처럼 막연히 ‘나만의 가게를 가지고 싶다’ 라고 말하는 친구들에게 현실적인 일침을 가한다. ‘어떤 가게를 열 건데? 초기에 얼마나 드는지는 알고 있어? 커피 한 잔의 순이익은? 하루에 몇잔의 커피를 팔아야 월세라도 낼 수 있는지 알아?’ 이러한 사항들을 알아도, 몰라도, 어쨌든 그럼에도 창업을 하고 싶다는 친구들을 위해서 저자는 준비해야할 사항들을 차례대로 차근차근 알려준다.

-창업을 하기 전 마음가짐부터 생각해둬야 좋을 구체적인 계획, 부동산 계약 전 알아야할 사항, 계약 후 진행 되는 디자인, 공사 그리고 홍보까지 창업에 필요한 전반적인 부분을 하나도 빠짐 없이 다정하고 섬세하게 알려준다.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 에서는 상세한 부분까지 알려주는 것 보다는 모든 과정을 빠짐 없이 알려주기 때문에 “창업 시작 전에 어떤 것들을 알아봐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알아봐야 하는지, 실제로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책이다. 무게감 있어서 덜컥 겁이 나서 포기하고 싶어지거나 지루해서 읽고싶지 않게 만드는 책들보다 훨씬 효율적인 도서다. 조금 더 상세한 내용들은 차근차근 배워가면 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친언니 같은 잔소리와 다정함”이 아닐까? 친구에게 조근조근 하나씩 설명해주는 저자의 모습을 보다 보면 책의 주제와 맞지 않게 가슴이 따뜻한 느낌, 응원을 받는 느낌, 나의 편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책이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저자의 풍부한 경험과 실제로 창업을 준비한 다른 사람들의 실제 사례를 생생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공간 창업의 준비물은 하나밖에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마음’ 입니다. -236p’ 특히나 1인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더욱이 창업이 처음 이라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볼 것을 강하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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