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담 싸부 - Chinese Restaurant From 1984
김자령 지음 / 시월이일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월이일 출판사에서 협찬받아 읽어보게 된 <건담 싸부> 갓 출간 되었을 때 따끈따끈하게 받았는데 여러가지 일들이 겹치면서 이제서야 완독을 했다. 자주 늦는데도 불구하고 늘 믿고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다시 한 번 드리며 글을 시작해본다. 시월이일은 다소 독특하고 통통튀는 소설들을 많이 뽑아내는 출판사인데, 이번에는 무려 한국소설. 사실 처음에는 추리소설인줄 알고서 굉장히 두근두근 거리면서 페이지를 넘겼는데, 넘길 수록 뭔가 이상하다. 고개를 계속 갸웃거리면서 페이지를 넘기다보니 이소설 감동 성장 소설이었다. 심지어 맛과 재미가 한 번에 담긴 이야기라 오감을 자극받으며 읽는 재미가 있는 소설이었다.



-일단 정말이지 맛있는 책이다. 다른건 제쳐두고 이 이야기를 가장 먼저 하고 싶었다. 조리과정부터 맛과 향, 온도까지 상세히 묘사되는 중국요리에 실제로 먹은 것이 아님에도 ‘맛있는 책이네’ 라는 감탄이 흘러나오고, 정말 맛있는 중국요릿집을 방문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샘솟게 된다. 더욱이 주인공이 음식에 진심이기 때문에 더 간절하게 짜장면을 원하게 된다. 이 소설, 공복에 읽으면 안 된다고 경고라도 써놔야 되는거 아닌가? 이런 불만을 품으며 읽어나가다 우선은 음식과 요리 자체에 진심인 주인공을 보며 감탄을 하게 된다. 한 방. 나는 무언가를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면서 진지한 자세로 임해본 적이 있는가?하는 성찰과 반성을 하게 된다. 그렇게 주인공에 조금씩 몰입하다가 위기와 분열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진심으로 그를 걱정하고 함께 분노하고 아쉬워하게 된다. 이런 진국인 사람들은 늘 고통을 받는단 말이야 라는 속상함과 함께 그의 회복을 응원하다가 또 한 방. 평생을 자신의 고집대로 살아온 한 노인이 스스로 변화를 원하고 그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변하지 않는 상황에 한탄만 하고 스스로 변할 생각은 안했던게 아닌가 하는 또 한 번의 반성과 성찰, 그리고 조금의 감탄을 하게 된다. 사골은 오래 우릴 수록 깊은 맛이 난다. 그런 의미에서 <건담 싸부>는 사골같은 책이다. 읽으면 읽을 수록 진국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맛있다는 이야기를 주로 할까, 아니면 배울 수 있는 점을 주로 할까 정말 고민했다. 버전 두 가지가 있었는데, 짬뽕이 생각나서 섞기로 했다. (는 말장난이 하고 싶었다ㅎ) 얼마전 이런 글을 봤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바꿔쓰는 것이 아니다. 라는 말에 반박하는 말이었다. “스스로 변하고자 하는 사람은 변할 수 있다”는 말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이야기에 공감하며 더욱 깊게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변화에 가장 큰 걸림돌은 다름아닌 본인 자신일지도 모른다고.







*도서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가 있다. 정신적으로 피폐하던 신체적으로 고통스럽던 혹은 그 둘 다던 어떤 이유에서건 책이 손에 잡히지 않으면 억지로 읽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하루에 한 줄이라도 읽지 않으면 그건그거대로 또 우울하다. 그럴 때는 가볍게 읽기 좋은 ‘이야기’들을 손에 잡게 된다. 아무 생각 없이, 아무런 해석이나 의미부여 없이 글자 그대로 지나가면 끝나는, 어려운 단어 하나 없는 이야기들을. 이럴 때는 특히 무서운 이야기가 적당하다. 그래서 밀리의 서재에서 발견하고는 이럴 때 읽기 위해 저장해뒀던 <일본 도시 괴담 1,2>을 이번에 한동안 아파서 정신 못차리고 있을 때 손에 집어들게 되었다. 별 기대 없이 펼쳐들었는데, 꽤나 퀄리티가 좋아서 성인들이 읽기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니북으로 송준의의 <무서운이야기> 시리즈를 세트로 구입해 읽고 소장할 정도로 이 분야에 진심이다. 어렸을적 문구점에서 팔던 작은 책자도 전부 다 모았을 정도고(몇 번의 이사 도중 언젠가 사라져 버렸지만..) <무서운게 딱! 좋아!> 시리즈를 친구들에게 빌려줬다 되찾지 못해 아직까지도 아쉬워하는 중이다.(지금은 절판 된 듯..) 블로그에는 비공개 게시글로 600여개의 이야기를 수집하기도 했다. 이 분야를 사랑하는 만큼 잘, 그리고 많이 알고 있다고 자부하며, 한국같은 경우 괴담이 유치뽕짝 이상으로 못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게다가 군대 이야기가 그 40%는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 괴담이라하면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본은 인터넷 괴담도 그럴싸해서 괜히 주방 싱크대나 장롱을 열어보게하는 매력이 있다. 2ch라는 사이트에서 태어난(?) 매력적인 이야기도 많고. 그래서 사실 ‘일본’ 도시 괴담이라고 해서 기대감이 살짝 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다. 뭐 결국은 혼자만의 은밀한(?) 취미생활 중 하나라는 말씀.(실제로 요즘도 잠이 안오면 주로 공포 이야기를 찾는다. 보고나면 잠이 잘와서..ㅎ) 그래서 사설이 몹시 길었다. 그리고 결론은. 꽤나 퀄리티가 좋아서 기대 이상이었다는 말씀.



-일단 문장이 자연스러우며 오타인지 뭔지 모를 단어 오류도 없어서 이것만으로 퀄리티가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작가들의 짧은 소설을 읽는 느낌. 거기다가 이야기 선정도 억지스럽거나 흔하지 않아서 오랜만에 꽤나 진지하게 정말 재밌게 즐길 수 있었다. 무서웠냐고 묻는다면 노코멘트하겠다. 사람에 따라 무서워서 못읽을 수도? 아참 <일본 도시 괴담>에는 중간중간 일러스트? 사진?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것마저 퀄리티가 좋았다. 이미지는 꽤나 무서우므로 읽기전에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수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목요일 살인 클럽 목요일 살인 클럽
리처드 오스먼 지음, 공보경 옮김 / 살림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에 이끌려 읽어보게 된 <목요일 살인 클럽> 마치 엄청난 일이 발생할 것 같은 제목이라 바로 펼쳐보게 되었다. 생각보다 엄청난 페이지수에 압박이 느껴졌지만, 또 생각보다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근무하면서도 쉬는시간마다 깨알같이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읽었다. 독자들이 추리에 직접 가담할 수는 없는 내용이지만, 흔치 않은 노인들의 활동에 흥미롭게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실버타운에는 다양한 모임과 활동이 존재한다. 그중 수상한 모임이 있는데, 바로 <목요일 살인 클럽> 이 모임에 조이스가 초대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방문한다. 그들은 미해결 사건파일을 펼쳐두고 각종 전문 지식을 활용해 사건을 추리하는 게임을 한다. 그러던 중 실제 살인사건이 펼쳐지게 된다.
독특하다. 일단 미제사건 파일을 훔쳐서(?) 추리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독특하지만, 모든 등장인물이 노인이라는 점 자체가 먼저 독특하다. 그런 배경이 있기에 흥미로 무장하고 독자들을 빨아들인다. 그러던 와중에 실제로 발생하는 살인까지! 이제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노인들이 진짜로 활약한 준비가 된 것이다. 그렇게 진행 되는 스토리는 점차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다가 엄청난 결말을 가지고 독자들을 혼돈에 빠트린다. 충격과 동시에 찌릿한 감동이 몰려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아쉬운 점은, 너무 많은 첨언과 사설로 지루함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때문에 재밌는 스토리가 될 수 있던 내용도 ‘너무 길다’라고 느껴진다. 또 지극히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한 가지 더 있는데, 캐릭터가 비밀스러운건 좋지만 너무 과하게 사기캐릭터라는 점이다. 꼭 현질해서 서버 1위가 됐으면서 우쭐대는 느낌.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따졌을 때는 흥미로우면서 재미있다. 아쉬운 점이 있음에도 재미있게 느껴진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라 아쉬운 점은 그냥 잊어버리게 된다. 특히 <목요일 살인 클럽>은 결말에서 선보이는 감동이 쉬이 떨칠 수 없는 여운을 남겨준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말년의 인생과 삶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재의 시체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박선영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디오북을 선택하는것도 은근히 큰 고민이 되고,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번에는 그 선택의 갈등을 겪고 싶지 않아서 망설임 없이 <서재의 시체>를 선택했다. 애거서의 작품이라면, 그리고 그녀의 시리즈 오디오북 퀄리티가 어떤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실패할 일이 없어 고민이 되지 않는다. 이번 작품에서는 마플양의 활약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뭐랄까, 러닝타임이 긴데도 불구하고, 이제 막 이야기가 시작 될 것 같은데 끝나버리는 허무함이 남았다.



-자고 일어나니 서재에 시체가 있다. 그것도 젊은 여자의 시체가. 당황스럽기 그지없는 노부부는 경찰에 신고한 후 자신들의 친구인 마플양을 불러서 사건 해결을 부탁한다. 이 당혹스러운 사건도 그녀라면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성의 죽음에 어마어마한 금액의 유산이 걸려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쯤 발생한 또 다른 살인사건. 첫 번째 사건과 전혀 무관해 보이는 두 사건이 분명히 연관이 있다는 마플양. 그녀는 조금씩 사건의 진상을 밝혀나간다.

유산상속이라는 살인에 있어 흔한 레퍼토리에, 전혀 상관 없을 것 같은 사람의 집에서 시체가 발견 된다는 이야기를 입히며 흥미를 이끌어낸다. 거기에 또 다른 전혀 상관 없어보이는 살인으로 다시 한 번 호기심을 유발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자연스러운 스토리 진행과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소설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제 막 시작해서 집중하고 있는데 끝난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할까? 전혀 예상치도 못한 결말이었는데, 반전이나 충격적인! 이라기보다는 엥? 이렇게 끝난다고? 라는 생각이 들었다. 완전히 이야기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던 사람이 갑자기 주인공이 되었을 때 느껴지는 황당한 감정이라고 하는게 가장 정확하겠다.



-그래도 트릭은 역시나 완벽하고, 너무 중심 바깥의 사람이라 당황스러운 거지 내용 자체는 매끄럽다. 그리고 나긋나긋하고 똑똑한 마플양의 매력은 톡톡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너무 차별이 심한가 싶지만, 애거서 작품인데 뭔들 재미가 없을까. 갑자기 전개되는 내용이 당황스러웠을 뿐이다. (아마도 오디오북으로 들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졌을 수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베러티
콜린 후버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지향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래지향 출판사에서 협찬받아 읽어보게 된 <베러티> 먼저 읽어본 인친님의 긍정적인 평가가 있어서 엄청난 기대 속에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얘기가 어떻게 진행 될지 감을 잡을 수가 없어 갸우뚱 했으나 읽으면 읽을 수록 모든 것이 의심스럽고 심리적인 압박으로 다가와 긴장감을 가지고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내가 읽어본 심리스릴러 중에서 최강이다. 딱히 큰 사건이 벌어지지는 않음에도 매 페이지마다 독자들의 심장을 조이고 모든 등장인물이 의심스러워 불신의 눈으로 쳐다보게 된다. 그 누구도 믿을 수가 없고,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서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느끼며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중간중간 독서를 멈출 때마다 나도 모르게 참아왔던 깊은 한숨을 내쉬게 된다.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진행 스토리임에도 이렇게까지 심리적으로 압박을 주는 책은 처음 만나본다. 꼭 컨저링같은 영화를 볼 때와 비슷한 숨막힘이 느껴진다. 그리고 결말에 다다를 수록 밝혀지는 진실과 마지막에 펼쳐지는 또 다른 반전 진실. 두 가지의 진실에 독자들은 숨을 멈추게 되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후 가시지 않는 충격에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하게 된다. 선택은 오롯이 독자의 몫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온 결말이다. ‘내가 지금 뭘 본거야?’ 라며 두 가지 선택지를 떠올리며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진짜 최고다. 이런게 진짜 심리스릴러라고 할 수 있지! 라는 생각이 계속 든다. 멈추지 않는 심리적인 압박감과 결말에 다다라서는 충격적인 내용에 심리적 충격을 받게 된다. 심리스릴러라는 장르의 책 중에 강한 서스펜스 없이 잔잔한 이야기로 독자들의 심리를 서늘하게 하는 소설은 사실 거의 없다. 그런 소설들에 실망해온 독자들이라면 <베러티>를 한 번 읽어보시길 강력추천한다. 궁금하다. 당신은 어떤 진실을 선택할지.





*도서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