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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전쟁 - 정치는 과학을 어떻게 유린하는가
크리스 무니 지음, 심재관 옮김 / 한얼미디어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교토의정서라고 들어 본적이 있는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12년까지 각나라별로 할당량을 정해서 줄이기로 한 협약이다.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들은 8%, 미국은 7%, 일본은 6%를 줄여야 하는데 미국은 거부한 상태란다.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미국이 환경을 지키고 지구를 지키자는 협약에 가입을 안했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 환경운동연합에서 환경 공부를 할때 이야기를 처음 듣고는 "미국이 정말 가입을 안했냐? 이해가 안된다"고 몇번씩 물어본적이 있다.
기업들이야 높아진 환경장벽으로 신기술 개발하느라 돈이 들어 가니 하고 싶지 않겠지만 그래도 38개국 이상이 가입한 협약을 거부한다는게 미국이란 나라의 위상에는 걸맞지 못한 일이 아닌가?
전세계에서 학생들이 배우는 진화론..
미국의 어떤주에선 이 진화론을 가르치면 법에 위배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창조론을 '지적설계론'이란 이름으로 진화론과 동등하게 아니 진화론을 대체해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는데..
'과학전쟁'이란 책을 보면 왜 미국이란 나라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수 있다.
자 여기에 '건전과학'과 '쓰레기과학'이 있다. 두 용어를 처음 들은 사람의 느낌을 어떨까?
당연히 건전과학은 좋은것이고 쓰레기과학은 나쁠것이라고 짐작하게 된다.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
1993년에 등장한 건전과학진흥연합은 '대학, 민간단체 그리고 건전과학을 옹호하는 산업계의 과학자및 대표자들로 구성된 풀뿌리 감시단체'라고 하지만 사실은 간접흡연에 대한 환경보호청 보고서가 나온 직후 필립모리스라는 회사에서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를 만들고자 한것이다.
반공해 법률이 너무 지나치고, 환경 법안을 마련할때는 세심한 주의와 높은 수준의 과학적 확실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라고 주장을 하는데..
간접흡연이나 온실효과등과 같이 우리가 상식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하는 문제까지도 과학적인 "확실한' 검증이 없이는 법으로 규제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건전과학이다. 여기서의 확실한 검증이란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서 (데이터품질법등에 의해) 평범한 실험 결과로는 인정을 받기 힘든 정도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이다.
쓰레기과학이란 용어는 자유방임주의를 지지하는 기업의 견해와 맞아떨어지지 않는 과학 연구를 가르킨다.
보수주의자들이 건전과학과 반대되는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결국 기업들의 이익에 맞게 반공해법을 금지하게 만드는 것은 건전과학이고 반기업적인, 환경을 중시하는 연구등은 쓰레기과학인 것이다.
우파들에 의한 웃긴 이름 짓기가 아닐수 없다.
지구온난화 문제가 화석연료때문이 아니라는 주장과 쿄토의정서 거부,
데이터품질법을 이용해서 규제조치로 이어질수 있는 과학정보에 딴죽을 걸고 규제법률 제정을 아예 못하게 만든 미국 산업계의 비리,
가공식품과 비만 상승 사이의 관련성 문제의 경우에선 보수주의자들은 불확실성을 강조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과학 연구만을 골라냈다. '청소년이 살이 찌는 것은 인스턴트식품 때문이 아니라 운동부족 때문'이란다.
건전과학이란 미명하에 보수주의자들은 멸종 위기 동식물 보호를 어렵도록 멸종동식물 보호법을 개정하려고 한다. 멸종 위기 동식물로 인해 농축산등 산업계에 피해가 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란다.
이정도만 읽어도 썩은 냄새가 나고 미국정치에 대해 신물이 나기 시작하는데 (어느 나라 정치가 안그러겠는가만은) 3부의 과학적 계시를 읽다보면 기독교로 무장된 맹목적인 그들이 무서워지기 시작한다.
창조론을 지적설계론이란 이름으로 진화론을 대체하려고 하는 종교적 우파.
"2001년 여름 현재, 유전적으로 상이한 60개 이상의 배아줄기세포주가 있다"고 TV연설한 부시대통령..
그리고 생사여부가 판가름 난 기존의 배아줄기 세포주 연구에만 지원을 하겠다고 선언을 했는데..
과학자들에 의하면 22개 세포주만이 연방 자금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부시의 연설이 과학 연구 내용을 왜곡한 가장 볼썽사나운 사기극이란다.
낙태를 금지시키기 위해 낙태한 여성들이 유방암과 정신건강 악화의 위험이 있다고 겁을 주는 그들..
콘돔의 효과에 대해 의심스럽다는 발표를 하는 그들...
과학이 정치와 종교등에 의해 얼마나 왜곡되고 오용될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이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우리나라의 황모박사...
과학적인 검증 없이 정치와 언론에 의해 영웅이 되었던 그..
황모박사도 정치로 인한 피해자일지 모르겠다.
이책의 사례처럼 과학이 정치나 산업계, 종교인의 입맛에 맞게 왜곡되고 이용된다면 얼마나 큰 피해가 올건지 우리가 똑똑히 알아 한다.
지금도 눈 뜨고도 코 베어가는 그들이 있기에..
1. 이책은 마이클 무어의 화씨911이 떠오르는 책이다.
네오콘과 부시를 상대로 한판 하자고 하는 내용이 많은데..
부시가 과학을 내팽기치긴 했나 보다.
2. 내용도 흥미진진하고 숨겨진 뒷이야기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지만..
너무나 미국적인 내용이라서 별하나를 뺐다.
그리고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지 않으면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라서 ...
3. 오타 발견: p127의 '2012년에 만기가 되는 도쿄의정서 이후에~'
도쿄의정서->교토의정서로 수정해야 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