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마다 한번 피부과를 간다.
집앞에서 버스타고 동부정류장으로 가, 환승해서 몇정거장만 가면 병원앞이다.
버스 타고 다니면 대구 시내 구경을 하다 보니 길도 익히게 되고
이젠 어디든지 찾아 갈 수 있을것 같다.
처음의 드라마틱만 변화는 이젠 기대하기 힘들고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시각적인 평가로는 아직 50점
손으로 만져보는 촉각적인 평가로는 100점이다.
아직 부족한 점은
1. 여드름 자국---얼굴에 얼룩덜룩 남아있는 자국은 갈수록 약해지고 없어진다고 한다.
기다려 봐야지..
2. 잡티와 기미 주근깨----이건 필링으로는 안되니 레이져 치료를 받아야 할듯
3. 넓은 모공과 붉으스름한 피부톤---이것도 레이져의 도움이 필요한듯..
노르스름하다 못해 시꺼먼 피부라서 시각적으론 다른사람들의 피부완 비교가 안된다.
다들 어찌 그리 하얗고 좋은 피부들을 가지고 태어난건지..
하지만 내가 미친X처럼 히죽히죽 웃을수 있는 것은
눈 감고 손으로 내얼굴을 만질때이다.
'실키'라는 말이 뭔지 알것 같은 매끄럽고 촉촉한 피부결.
내 평생 이런 피부를 꿈이라도 꾸었는가 말이다.
불가능은 없다는걸 알게 해준 대사건이다.
가장 큰 변화는 만져지는 뾰로지나 여드름뿌리가 없다는 것.
매직데이 일주일 전이면 엄지손톱만한 여드름이 턱주위로 생기고
피부 아래엔 여드름 뿌리나 뾰로지들이 숨어 있어서 울퉁 불퉁 손으로 잡히고..
콕 짜면 노란 염증이나 탱탱한 씨앗처럼 노오랗게 뭉쳐진 피지 알갱이들이 분출되는..
그야말로 말로 표현 못하는 더러운 피부를 가졌었던 내가....
오늘은 피지짜기에서 가벼웁게 4개..깊숙한것 2개를 짜내더니
"이젠 더 짤 피지가 없네요." 라는 피부관리사의 멘트를 듣게 되었던 것이다.
수십개의 피지를 짜내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눈물을 흘리고
아픔을 견디지 못해 온몸을 꼬며 괴성을 질렀던가??
지난주에 만난 플라시보님도
"너무 좋아지셨어요" 하셨지만
오늘 피부과에서 피지를 짜내며 확실히 느낀것이다.
이젠 난 최악을 벗어났다.
난 정상인의 피부를 가지게 되었다.^^
임신으로 피부관리만 받는 플라시보님과는 달리
나는 약을 먹고 있다.
로아큐틴이라는 약인데 콩알만한 알약을 아침,저녁 한알씩 하루에 두알 먹는다.
피지를 말린다는데..비타민A를 농축해 놓았단다.
문제는 기형아 출산률이 수십퍼센트라서 임신가능성이 있는 여성분은 복용 금지이고..
먹다가 임신하면 거의 인공유산을 해야한다.
난 임신 계획이 없어서 맘 편히 먹고 있다.
이약이 얼마나 강력하냐면 피지가 다 말라서 입술이 터지고 양끝이 갈라져서
아파서 밥을 못 먹을 정도다.
하루에 몇번씩 처방 받은 연고를 입술에 발라주고 건조한 눈엔 인공누액을 넣어 준다.
4개월 정도 복용후엔 몇달간 안 먹는다.
지용성 비타민이라서 간에 축적된 것을 배출해야 하기에 지속적으로 먹어주면 안된단다.
이약의 부작용은 기형아 출산도 있지만 골다공의 증가가 의심되고 우울증등도 걱정된다고..
참 생리가 늦어지거나 빨라질수 있다는데..
28일이 주기였던 나였는데 갑자기 빨라진 생리의 원인이 이약이었던 것이다.
(22일만에 그것도 통나무집에서 매직에 걸려서
남편이 읍내까지 생리대 사러 갔다오는 쇼를 해야했다)
호르몬을 변화 시키는 약이란게 맘이 편하지는 않다.
하지만 매끄럽게 변한 피부를 만지면서 위안을 삼고 있다.
비보험이라서 약값만 일주일치인 14알에 12,500원
처방전과 합치면 15,500원이니 한달에 6만원이다.
4개월이면 24만원..
이것도 만만치가 않다.ㅠ.ㅠ
12번 관리 코스중에 7번을 받았다.
처음엔 피부가 다 뒤집어 지고 껍질이 홀라당 벗겨지고 흉칙하던 피부가
이젠 관리 받아도 별 반응없이 넘어간다.
필링이란게 피지를 벗겨내다 보면 피부가 더 건강해지고 두꺼워져서
자극에 반응없게 된다는데..역시 효과가 있었는지 이젠 필링 받아도 피부결이 좋다.
내 피부가 그만큼 건강하고 두꺼워 졌나 보다.
아는 친구중에 피부가 나처럼 안좋은 아이가 있었다.
이지@ 레드클럽을 차린 대학동창의 피부샾을 봐주면서
피부관리를 받았다고 한다.
자기가 상담실장이면서 피부가 더러우면 말이 되냔 말이다.
직접 만난적은 없지만 전화 통화하면서 근황을 물어보는데..
"00야. 당장 20만원 쓴다 생각하고 가까운 피부관리샾에 가라.
너도 여드름도 심하고 피부 관리 받으면 정말 좋아질거야.
피부가 좋아야 자신감이 생긴다..등등~~~"
"야. 돈이 어딨냐? 생각해 볼께"
이게 일년전이었다.
그때만해도 포기 상태여서 피부과는 커녕 관리실도 갈 생각을 안했건만..
이젠 아니다 싶다.
돈이 부담스러워서 피부과를 계속 다니기 힘들다면 집근처 관리실이라도 다닐 생각이다.
고기 한번 덜 사먹고 옷 한벌 덜 사입고 피부를 챙기련다.
그만큼 피부가 좋으니 자신감이 생긴다.
플라시보님 말처럼 피부가 어느정도 좋은 사람에겐 나처럼 드라마틱한 변화는 안 일어난다.
평소에 정말 최악중에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당장 관리 받아 보시길..
더러운 피부는 불치가 아니라 돈이 필요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