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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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잘 모르던 작가의 책을 처음 읽은 건,2010년이었다. 지인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결코 가볍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너무 잘 읽혀서 신기했던 기억이 오롯이 남아 있다. 그리고 십 년 정도 시간이 흘러 다시 읽게 된다면 그때와 지금 내가 '노년'에 대해 다른 시선으로 읽게 될까 궁금해졌다. 


"5월이었고 올리브 키터리지는 뉴욕으로 가고 있었다. 올리브는 일흔두 살이 되도록 한 번도 도시에 가본 적이 없었다"/359쪽 <이야기를 들려줘요>를 읽고 <올리브 키터리지>를 읽게 된 덕분에 그녀의 과거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으로 읽혀졌다. 물론 이전 읽었던 이야기를 오롯이 기억하고 있었다면, 이후 그녀의 삶이 지금의 이런 모습으로 그려진다고 생각했을 테지만.. 무튼 올리브..가 기억 속에 사라져 있어서, 나는 그녀가 이렇게 툴툴대는 여인이었나 의아했다. 그런데 왜 미워할 ..수가 없는 걸까 하는 물음을 따라가다가 알았다. '올리브 키터리지'를 통해 이야기해 주고 싶었던 건 수많은 퍼즐로 가득찬 우리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바람을 피고, 갈등을 하고, 질투를 하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말로 설명할 수도 없는 수많은 감정들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생각해 보니... 스스로도 제어할 수 없는, 이성과 감정이 따로 작동하게 되는 '마음'에서 비롯된 건 아니였을까. 처음 읽을 때 키터리지의 남편이 죽고, 아들가의 갈등이 그녀를 옥죄는 순간들..이제 막(?) 아내와 사별한 남자와의 대화를 읽으면서...'노년'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생각했던 나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마음' 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노년이란 시간을  단정지어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물론 그때보다 나는 더 나이가 들었다. 주위에 아픈 사람이 더 많아졌고, 영원히 이별을 하게 된 이들도 있다. 그런데 상실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이 노년인데..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너무도 가벼이 흔들리는 불안이란 마음이 나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란 걸 알았다. 해서 그때는 키터리지의 젊은 시절보다 아들과의 갈등보다, 사별한 이후의 모습만이 유난히 크게 보였다면, 마음으로 부터 고통받는 이들이 더 눈에 들어왔다. 특히 니나의 죽음이 그랬다. 마음에 굶주림이 찾아온다는 건 무엇으로도 치유가 불가한 걸까 싶어서... '마음'을 잘 다스리면서 살고 싶다는 바람이 공허할 수도 있겠지만..내일이 아닌, 오늘에만 집중하면서 살아간다면, 덜 힘들지 않을까..내일의 마음까지 끌고 오지 말아야겠다. 어차피 인생의 깨달음은 한 박자 늦게 찾아오게 되는 것일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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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올리브는 아들이 미워 죽을 뻔했다. 자신의 삶도 정신없었던 때가 있었다. 어디 두고 봐, 올리브는 생각했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뭐든다 안다고 생각하는데, 실은 개뿔도 모른다"/470쪽










다시 <올리브 키터리지>를 읽었다. 지난해 루시바턴 시리즈를 읽으면서 <다시 올리브>를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해서 (다시) 올리브 키터리지..부터 읽자고 생각하고도 일년이 지나서야 읽게 되었는데, 처음 읽을 당시 '노년'에 대한 물음이.. 십년 후 어떤 느낌으로 읽게 될까 궁금했더랬다. 그런데 '마음' 이란 화두가 내내 따라왔다. 해서 콕 찍어 <마음>이란 제목을 가진 소세키 선생의 <마음>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우선 <다시, 올리브>를 읽고 나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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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에 대한 올리브키터리지의 생각에 공감하다.. 그녀가 생각하는 기쁨의 기준이 앗.. 내가 생각했던 그것과는 다를수 있다는 생각에 아차..했다. 그러니까 큰 기쁨과, 작은 기쁨.. 그리고 오로지 나에게만 허락(?)된 기쁨까지 포함해야 맞는 말이 될까?^^


그녀가 말한다.

"크리스토퍼는 자기가 뭐든 다 안다고 생각하는 여자와 살 필요는 없다.뭐든 다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사람은 자기가 뭐든 다 안다고 생각해서는 안되니까"/133쪽


그녀는 외로움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걸 여러가지 방식으로 사람을 죽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올리브는 생이 그녀가 ‘큰 기쁨‘ 과 ‘작은 기쁨‘ 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큰 기쁨은 결혼이나 아이처럼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일이지만 여기에는 위험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해류가 있다. 바로 그 때문에 작은 기쁨도 필요한 것이다.브래들리스의 친절한 점원이나 내 커피 취향을 알고 있는 던킨 도너츠의 여종업원처럼.정말 어려운 게 삶이다/1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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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고 지금은 밤이다
바바라 몰리나르 지음, 백수린 옮김 / 한겨레출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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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글을 썼지만 모두 파기하려고 했던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 덕분에 빛을 보게 된 소설집. 이 설명만으로도 읽어 보고 싶어졌다. 그러나 정작 작가의 이름은 너무도 낯설어, 도서관 찬스를 써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책방에서 만난 <나는 혼자고 지금은 밤이다>를 보는 순간 무언가에 이끌리듯 손이 갔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이야기를 들려줘요> 곁에 함께 있었기 때문일수도 있겠지만 "이야기는 이야기를 불러오고 매혹은 매혹을 불러온다" 라는 문장이 시선을 끌었기 때문일수도 있겠다.


거짓말처럼 다른 소설책들이 마구마구 따라왔다. 정작 읽어보지도 않은 책들인데 말이다.










"거리도 사람도 집도 모두 칙칙해 보이고 자연이 배제된 이 돌로 된 도시가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이제 그녀는 외출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잠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카페테라스에 앉아 있기로 했다.(...)"/131쪽 '짐승 우리'


읽지도 않은 <회색 여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 것이 신기해서라도 읽어봐야겠다. 결이 비슷해도, 전혀 다른 이야기여도 상관없이 반갑게 읽어낼 것 같다. <나는 혼자......> 전체적인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그렇게 느껴졌다. 불안한 영혼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가능할까... 아무 설명도 없는 것처럼 보였던 잭슨폴록의 액션패인팅..이 생각났다. 불안한 영혼을 이야기로 풀어내면 이런 느낌일수 있겠다 싶은...'산타로사에서 오는 비행기' 와 '짐승 우리' 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다른 이야기보다 덜(?) 고통스럽게 느껴져서가 아니라, 모피코트를 입어보기만 하던 그녀가... '짐승 우리'의 베르트 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으로 이어진 상황이 재밌다는 생각을 하게 되서... 편하지 않는 영혼을 들여다 보는 여정은 버거웠다. (그럼에도 잘 읽혀진 이유는, '이것이 '이야기' 가 갖는 힘인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이 힘은(?) 다른 책들을  언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야기를 독자 스스로 상상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정신 세계를 설명할 수 없는데.설명 받은 기분...아니다. '설명 받은' 것이 아니라, 그럴 것이라 상상하며 읽었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고통과 불안 속에서 써내려간 글은 설명도 이해도..아니다. 그럴수 있을 거란 상상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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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보일때마다 투르게네프의 소설을 다시 꺼내 읽어야지 생각하게 된다. 이번에는 진짜..다시 읽어봐야 겠다.^^

가족 중에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은 윌헬름 하나뿐이다. 이것도 뼈아픈 상처다. 아버지마저 아들을 부끄러워한다/23쪽

그는 예나 지금이나 허영심이 많다. 당신 자신만 사랑하는 아버지를 볼 때마다 윌헬름은 미칠 듯이 화가 치밀기 일쑤였다/21쪽

아버지가 아들의 안위를 두고 그렇게 남 이야기처럼 말하다니 윌헬름은 몹시 못마땅했다. 애들러 박사는 남들에게 상냥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했다. 상냥하다니! 아들조차 하나뿐인 아들조차 아버지에게는 마음 편히 속마음을 털어놓지도 못하건만 윌헬름은 생각했다. 내가 아버지에게 의지할 수 있었다면 탬킨 박사에게 의지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 적어도 템킨은 내 처지에 공감하고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하는데 아버지는 귀찮아하기만 하시잖아/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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