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나는 죄인들이나 피고인들의 잘못이 내게 어떤 피해도 주지 않는 한, 정확히 이 범위 내에서만 이들 편이 되어주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들의 죄상에 관해 그토록 열변을 토했던 건 내가 이 죄의 피해자다 아니었기 때문이지요. 막상 내가 위협받게 되면 이번엔 나 자신이 재판관이 될 뿐 아니라 그보다 더한 인간, 즉 모든 법을 무시하고 범인을 때려눕혀 기어이 무릎을 끓리려고 하는 폭군으로 돌변해버렸으니까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생님, 내가 정의를 위해 부름받은 자이며 과부나 고아를 지키도록 운명 지어진 변호사라는 것을 진심으로 믿기는 어렵게 되었습니다"/57쪽










무대에 올려진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예매를 했고, 다시 읽기 시작했다.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 내려질때마다,판사들이 생각하는 '정의'와 법을 해석하는 기준이 궁금해진다. 그들은 정말 인간애가 넘쳐서..사형 판결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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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전화영어 - “새벽에는 외로우니까요” ㅣ 아무튼 시리즈 83
문보영 지음 / 위고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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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로 영어를 배운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를 상상하며 <아무튼 전화영어>를 읽기 시작했다.그런데 책장을 넘기면서 '학습'보다 '대화'에 대한 생각들이 꼬리를 물었다.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와 하나로 연결되는 기분이라니... 익명성이 오히려 자신을 더 자유롭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사실..물론 공감이 때론 위선적일수도,거짓일수도 있겠지만, 같은 언어를 쓰면서도 서로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서튼 언어로 감정을 공유한다는 건, 멋진일 아닌가 싶다.


전화영어를 시작한 진짜 이유가 모닝콜이 필요해서였단다.불면증을 경험해 보지 않은 이들은 쉽게 공감할 수 없는 불면의 밤. 수단으로만 알고 있었던 '전화'가 이렇게 많은 역활(?)을 하고 있을 줄이야. 누군가를 잠에서 깨워주기도 하고 언어를 공부하게 해 줄 수도 있다. 무엇보다 타인과 감정을 공유하는 역활도 하고 있었다.잊고 있었는데,생명전화에 전화를 거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정말 전화를 할까, 위로는 될까? 라는 삐딱한 시선은 거두기로 했다. 이야기 속 에피소드를 읽으면서,나는 자연스럽게 공감했다. 서로가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진심에 가 닿는 말이 있고,그래서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좀 짜릿하다는 기분마저 든다. AI에게 질문하고 답을 얻고, 공감을 얻는 세상이다. 감정이 없는 도구로부터도 공감을 받는 세상인걸 보면..전화는 더더욱 사라지면 안될 무엇이란 생각을 했다.


"고백하건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제 영어 실력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매일 서툴게 말 할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단순한 진심을 단순한 어휘를 사용해 말하는 게 좋습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게 좋고 누군가 나의 불면을 걱정해주는 게 좋고 누군가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좋습니다"/19쪽



가끔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기가 벅차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런데 상대방은,이야기를 들어주는 자체가 고마울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 벅차다는 느낌이 들때는,호응해주는연기도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다른 질문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겠구나 싶다. 입장을 바꿔,내가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데, 아무도 들어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면... 세상은 점점 멀리해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것 같은데,진심을 다해 들어주는 자세가 어느때보다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 태어나서 한 번도 하늘을 본 적 없는 사람과 내가 공유하는 게 뭘까.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난 슬픔에 대해 말할 것 같다고 했어(...)"/1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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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앤 무어를 인터뷰하게 된 것은 제 의지가 아니었습니다"/95쪽











최근 읽은 ~아무튼 시리즈 가운데 제일 마음에 드는 이야기였다. 해서.앤 무어 이름을 주인공으로 한 작가의 작품을 찾아보다..가 읽어보려고만 했던 작가의 작품이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몇 해전 <전복적 소설읽기>에서도 만났던.그러나 아직까지 읽지 못하고있는 <칠레의 밤>작가였다니.. <아메리칸의 나치문학>까지... 일단 '앤무어의 삶'이 수록된 <<전화>>부터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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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마음은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불안하고 대체로 자기 중심적이며 종종 사실을 왜곡하는 장막을 만들어내는데, 이 장막이 세상을 부분적으로 가린다는 점에서" 자신에게서 벗어나는 것은 미덕이라고 머독은 믿었다. "이타성과 객관성 사실성을 지향하도록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은 무엇이든 미덕과 맞닿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










주제가 마음에 들어 읽고 있는데, 언급한 책들까지 관심이.. 제목 볼때마다 그냥 넘겼던 것 같은데..철학자인 소설가..글(언어의 무게) 매력에 빠져 있는 터라.. 이 소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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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여곡절을 거치며 깨달았듯이, 노년기의 시간이 얼마나 주어질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여전히 나에게 말기암 진단은 플래너리오코너의 소중한 단편소설 말미에서 할머니에게 겨눠진...<좋은 사람은 드물다>에 나오는 그 할머니를 기억하는가?(...)"/18쪽 머리말 부분










<피날레>를 쓴 저자를 나는 모른다. 그런데 머리말..부터 뭔가 마음으로 꽉 채워지는 기분이 들어..플래너리 오코너의 이름을 검색해보게 되었다. 현대문학의 단편선은 탐나지만 버거워서.. '좋은 사람은 드물다'를 먼저 읽어 볼까 했는데..도서관에는 현대문학단편선만 있더라는..그런데 제목으로 검색했을 때는 달랑 현대문학선만 보이더니..작가 이름으로 검색해 본 결과 '좋은 사람은 찾기 힘들다'가 보였다. 출판사가 다르고, 번역가가 달라.제목도 다르게 출간된 모양이다. 두 책을 나란히 비교해 읽어봐도 좋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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