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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전화영어 - “새벽에는 외로우니까요” ㅣ 아무튼 시리즈 83
문보영 지음 / 위고 / 2026년 6월
평점 :
전화로 영어를 배운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를 상상하며 <아무튼 전화영어>를 읽기 시작했다.그런데 책장을 넘기면서 '학습'보다 '대화'에 대한 생각들이 꼬리를 물었다.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와 하나로 연결되는 기분이라니... 익명성이 오히려 자신을 더 자유롭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사실..물론 공감이 때론 위선적일수도,거짓일수도 있겠지만, 같은 언어를 쓰면서도 서로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서튼 언어로 감정을 공유한다는 건, 멋진일 아닌가 싶다.
전화영어를 시작한 진짜 이유가 모닝콜이 필요해서였단다.불면증을 경험해 보지 않은 이들은 쉽게 공감할 수 없는 불면의 밤. 수단으로만 알고 있었던 '전화'가 이렇게 많은 역활(?)을 하고 있을 줄이야. 누군가를 잠에서 깨워주기도 하고 언어를 공부하게 해 줄 수도 있다. 무엇보다 타인과 감정을 공유하는 역활도 하고 있었다.잊고 있었는데,생명전화에 전화를 거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정말 전화를 할까, 위로는 될까? 라는 삐딱한 시선은 거두기로 했다. 이야기 속 에피소드를 읽으면서,나는 자연스럽게 공감했다. 서로가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진심에 가 닿는 말이 있고,그래서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좀 짜릿하다는 기분마저 든다. AI에게 질문하고 답을 얻고, 공감을 얻는 세상이다. 감정이 없는 도구로부터도 공감을 받는 세상인걸 보면..전화는 더더욱 사라지면 안될 무엇이란 생각을 했다.
"고백하건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제 영어 실력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매일 서툴게 말 할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단순한 진심을 단순한 어휘를 사용해 말하는 게 좋습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게 좋고 누군가 나의 불면을 걱정해주는 게 좋고 누군가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좋습니다"/19쪽
가끔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기가 벅차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런데 상대방은,이야기를 들어주는 자체가 고마울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 벅차다는 느낌이 들때는,호응해주는연기도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다른 질문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겠구나 싶다. 입장을 바꿔,내가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데, 아무도 들어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면... 세상은 점점 멀리해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것 같은데,진심을 다해 들어주는 자세가 어느때보다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 태어나서 한 번도 하늘을 본 적 없는 사람과 내가 공유하는 게 뭘까.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난 슬픔에 대해 말할 것 같다고 했어(...)"/10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