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을 통해 나의 '결핍'을 채우려 하는 마음은 위험하다.

관계에서 가장 흔한 오해는 상대가 나의 결핍을 메워 줄 원료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화학에서 원료는 소모된다. 좋은 관계에서는 누구도 소모되지 않는다. 우리는 여전히 자기 자신으로 남아 있고 만나는 순간에만 반응한다. 그래서 사생활이 중요하다. 사생활은 각자 자기 상태를 회복하는 자리다. 반응이 끝나고 나면 다시 자기 분자로 돌아갈 수 있어야 다음의 반응도 가능하다/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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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누군가를 '이해' 한다는 건 영원히 불가능한 건지도 모르겠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상대방의 입장에 서는 일인지도 모른다. 말로는 쉽지만 직접 그 자리에 서보지 않고 온전히 이해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나는 나에게 사로잡혀 있었고 누군가를 위한 작은 틈새 하나를 마련하지 못했다. 내 입장을 이해해주길 바라면서 나는 정작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했다/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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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약한 편지를 쓰는 허조그가 내 또래 아니던가? <<허조그>>는 솔 벨로의 소설 중 최고이다. 이 소설이 깨달음으로 끝나는지 어쩌는지 기억이 잘 안나지만 왠지 그러지는 않았을 것 같다. 확인해 봐야겠다."/223쪽











오직, 표지의 강렬함에 끌려  읽을 리스트에 올려놓았더랬다.도서관 예약을 걸어 놓고,이제서야 읽게 되었는데... 읽다가 냉큼 주문을 했다.. 앞서 읽은 이스마일 카다레 가 언급될 때만 해도 재미난 우연이다 싶었다.('부서진 사월'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이스마일 카다레..가 언급되었을 뿐이라서) 그런데 솔 벨로 이름이..그것도 이 책을 끝내기 전 읽은 <허조그>가 언급되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결말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표현이 반가웠다. 분명, 나는 허조그가 편지를 쓰는 과정을 통해,많은 성찰을 하게 되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허조그가 깨달음으로 끝났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보니 다시 질문을 하게 된다. 편지 자체 보다,편지 쓰는 과정을 통해 치유받아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치유가 깔끔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독후기를 보면,깨달음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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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젊은이들과 젊은이들의 무관심이 차지하고 있다. 노인들을 위한 곳은 아니다. 할머니를 위한 곳은 더더욱 아니다. 비잔티움은 너무 멀게 느껴진다.

베이루트는 사람으로 치면 엘리자베스 테일러에 해당하는 도시이다. 제정신이 아니지만 아름답고 저속하며 무너지고 있고 늙어가고 있다. 그리고 영원히 드라마로 가득 차 있다.(...) 안토니오 무뇨스 몰리나는 아주 매력적인 소설<<셰파라드>>앞부분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그 도시를 떠난 우리만의 도시의 옛 모습을 기억하고 얼마나 변했는지 실감한다. 남아 있는 사람들이야말로 기억하지 못하고 날마다 도시를 보며 그 기억을 잃어가고 왜곡을 하용한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자신들이 의리를 지켰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어떤 의미에서 그곳을 버렸다고 생각한다>"/136~137쪽











 책 속에 책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멈추기를 반복하지만..즐겁다. 소개된 책을 검색해 보고는 <리스본의 겨울>을 읽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달랑 한 권..그것도 아주 힘겹게 읽었으니, 작가 이름을 기억할리 만무하다. 국내 번역된 책은 현재 3권인 모양이다. 리스본..을 힘겹게 읽은 탓에 아마..다음 책까지 찾아볼 용기(?)를 내지 못한 듯 한데 <폴란드 기병>은 왜 또 궁금해지는 걸까..










"<<불안의 서>>에서 페소아는 이렇게 말한다. <탁월한 인간에게 어울리는 태도는 오로지 이것, 스스로 쓸모없다고 여기는 활동을 지속하는 것,무익한 질서를 유지하는 것 지극히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특정한 철학적.형이상학적 사유의 규범을 적용하는 것> 이런 입장에 내포된 모든 함의를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나는 내 번역 활동이 쓸모없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165~166쪽  

탁월한 인간도 아닐 뿐더러,원서로 읽는 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1인이다. 그래서 무작정 페소아 선생의 저 말에 위로를 받는다. 그 속내로 들어가 보면 전혀 다른 의미로 하신 말씀일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여전히 <불안의 서>는 고이고이 잘 모셔만 두고 있나 보다. 이렇게 다른 곳에서 만나는 것으로 만족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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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우주들>>은 놀랍다. 걸작을 발견하는 맛은 달다. 첫머리의 아름다운 문장들 "이것은 무엇인가?" 어떻게 이럴수가 있는가?" 는 다시 첫사랑에 빠지는 기분 영혼이 미소짓는 기분이다. 마음이 가벼워지기 시작한다. 온종일 안락의자에 앉아 삶에,줄거리에 문장에 푹 빠져 있는 내 모습이 보인다."/178쪽











나는 아직 이 소설의 결말(?)을 모른다. 그런데, 책장을 덮을때..는 아마도, 이야기에서 언급된 책을 찾아 읽게 될 거란 확신(?)은 든다. <작은 우주들>은 모르지만,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는 기쁨은 나도 잘 알고 있다..그 맛은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합쳐진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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