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성을 추구하는 글이 많지만 카프카 같은 사람은 드물죠.아무리 읽어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는 정답이 없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정답이 많은 것이겠죠.카프카의 문학은 불투명성의 투명성이 있어요.다 맞는 것 같은데 실제로는 전혀 안 맞는,맞추면 맞출수록 안 맞는 것이 분명하거나 그것만으로는 다 열리지 않는 경우죠."/58쪽

 

개된 8 권의 책들과 저마다 인연(?)이 있어 반가웠다.소개된 책 가운데 특히 궁금했던 유일하게 읽지 않은 책 '칠레의 밤' 그런데 정작 <변신>을 가장 먼저 읽게 되었고.'전복적'이란 시선에 맞게 내가 변신을 읽을 때 느꼈던 시선과 비슷한 지점을 만나게 되어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왠지 읽지 못한 책들을 다 읽어낼 수 있을 것 만 같은 기분이 든다고 해야 할까.

처음 <변신>을 읽었을 때는 곤충으로 변한 그레고르에게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다.부분의 사람들이 느끼는 지점과 달랐는데..그 다름의 간극을 뾰족히 설명할 길이 없었던 거다..그런데 2017년 다시 <변신>을 읽을 때 그레고르가..곤충으로 변한 자신의 모습을 통해 탈출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는 걸 느꼈다.그러나 한편으로는 지나친 비약은 아닐지.오독하는 맛도 독서의 매력 중 하나일텐지만 대부분 소외라고 보는 시선에서 나는 어쩌자고 탈출의 증후가 보인다고 생각했을까...이제 그 이유(?)가 '전복적'시선으로 보려는 무의식의 작용은 아니였을지 생각해 본다.사실 고전을 이렇게까지 여러 번 읽는 까닭은 줄거리를 온전히 기억하지 못하는 탓도 있지만 읽을때마다 다른 시선으로 읽는 맛..그 유혹을 뿌리칠수가 없기 때문이다. <변신>을 한 번 읽었다면 나 역시 그레고르가 탈출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하는 마음은 읽지 못했을지도 모를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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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1
알베르 카뮈 지음, 박해현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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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이해할 수 없는(?) 사람으로 뫼르소를 규정한다면.. <이방인>에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해야 옳다.<이방인>을 나름 여러 번 읽었는데..이렇게 생각한 건.처음 하게 된 것 같다.(이러니 계속 읽을 수 밖에^^) 엄마의 장례식에 다녀와야 한다는 보고를 하는 순간 상사의 반응도 이상하고, 양로원 도착후 원장에게 지리멸렬한 이야기를 먼저 들어야 하는 것도 이해할 수..없다. 그리고 지금껏 뫼르소가 저지른 살해 동기가 태양.때문이란 것이 너무 부각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물론 오독일수도 있겠지만..) 수없이 언급되는 '태양'에서 뫼르소가 지닌 정신적 고통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지만..무엇보다 충동적 살인으로 볼 수는 없는 것 아닌가?사건의 직접적 원인이라고도 볼 수 있었던 레몽이 빠졌다. 심문과정에서 무거운 공기에 압도당했던 뫼르소가 힘겹게 할 수 있었던 말이였다. 


"검사가 내세우는 생각의 핵심은 내가 제대로 이해했다면 내가 범행을 사전에 준비했다는 것이다. 적어도 그는 그것을 입증하려고 애썼다"/118쪽



뫼르소 보다 더 이상한(?)사람은 검사였다.왜 살인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질문보다..뫼르소의 이전 행동들이 살인을 저지를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규정해버렸으니까 말이다. 적어도 그의 살인에 대한 처벌을 하려면..아랍인을 죽인 이유에 대한 구체적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전혀 찾을수..가 없었다.는 사실..이 부분을 처음 읽을 때도 느꼈던 것 같긴 한데.. 그때는 사형제도에 관한 문제와 종교..그리고 뫼르소만이 철저히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부조리에 관한 이야기를 어렵게 풀어낸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휴머니스트시리즈 '날씨와 생활' 에서 <이방인>을 만나게 되고 보니..조금 다른 시선으로 읽어볼 수 있겠다 싶었는데..정말 그렇게 읽게 된 것 같다. 예고없이 찾아오는 날씨처럼, 우리 인생도 그러하다는 사실.무엇보다 여름에 대한 카뮈의 문장이 시적이란 생각을 할 수 있어 좋았다. 부조리를 담아낸 소설이라 지인들은 여전히 이방인을 어렵다고 하던데..이 소설에서 여름향기를 느낄수 있게 될 줄이야.."그날의 심리가 종료됐다.호송차에 오르기 위해 법원을 나오면서 나는 아주 잠깐 여름 저녁의 향기와 색채를 기억해냈다.어두운 호송차 안에서 나는 마치 피곤의 밑바닥에서 캐내듯이 내가 사랑한 도시와 한때 만족감을 안겨준 어떤 시절의 친숙한 소음들을 하나씩 하나씩 재발견했다"/116~1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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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음엔 무적의 여름이 숨어 있다>는 제목이 솔깃해 도서관에서 빌려왔더니..카뮈가 한 말이었다.. <이방인>에서 '여름'에 대한 언급을 이렇게 다시 만나는 구나 싶어 신기했다.(책 내용은 아주아주 내 취향은 아니라 슬렁슬렁...) 저 말이 소개된 책은 아즉 읽지 않았으나.. <이방인>에서도 '여름'에 관한 묘사들이 예사롭지 않아 놀랐다. '태양'에 함몰되어 읽다가.. '부조리'에 대한 생각만 하다 놓쳤던 시선들은.. 휴머니스트에서 기획한 시리즈 덕분에 또다른 시선으로 읽을수 있었다. 한 번 읽고는 절대 몰랐을...여름에 대한 카뮈의 시선들. 




해설편에 소개된 <작가 수첩1>의 한 꼭지는 그래서 왠지 더 와 닿았다. <이방인>이란 소설을 단지 '테양'과 '뫼르소'와 '부조리'로만 기억하면 안될 것 같은...^^


세계와 분리되지 말 것.누구라도 제 삶을 빛 속에 널으면 인생에서 실패하지 않는다.내가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은 처지와 불행과 환멸 속에서도 세계와의 접촉을 되찾는 것이다.내 안에 깃든 슬픔 속에서조차 사랑하려는 욕망은 얼마나 대단하고 여름 저녁에 언덕을 바라보기만 해도 얼마나 황홀하게 도취하는가...<작가수첩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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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1
알베르 카뮈 지음, 박해현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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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란 단어때문만은 아니었을 거라 생각했다.그렇게 줄곧 따라가다 ‘감정‘의 변화무쌍함이 날씨와 닮아 있다는 사실과 마주했다 ˝아무도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1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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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에 대한 묘사가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가 느낀 감정과 달라서 신기했다. "내면이 편안하고 온화할 때 저절로 생기는 미소는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 내리쬐는 햇살과 같다.빛을 받아들이면서 평화롭고 행복하며 화창한 순간을 기꺼이 맞이한다"/20쪽 다시 <이방인>을 읽으면서 '태양'때문에 사람을 죽였다는 식의 표현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시간을 찾아서..에서 마들렌만을 부각시키는 것과 같은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촉측발의 순간도 있었지만..이미 뫼르소에게 정신은 균형이 무너진 순간이었으니까.


.(...)태양의 불길이 내 뺨을 덮쳤고 나는 땀방울이 눈썹에 맺히는 걸 느꼈다.내가 엄마 장례식을 치르던 날과 똑같은 태양이었고 그때와 마찬가지로 무엇보다도 이마가 아팠고 이마의 모든 핏줄이 살갗 아래에서 한꺼번에 두드렸다.더는 견딜 수 없는 그 불길 때문에 나는 앞으로 한 걸음 움직였다.그게 바보짓이란 걸 알았고 한 걸음 움직인다고 해서 태양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도 알았다(...)/74쪽 수없이 반복되는 '태양'을 이제서야 뫼르소가 극심한 고통에 허덕이고 있었던 건 아닐까..하는 시선으로 읽혀졌다. 방아쇠를 당신 뫼르소를 두둔하려는 건 물론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허세에서 비롯된 '태양' 때문에 누군가를 죽이지는 않았다...고 믿고 싶다. 적어도 그렇게 바라보게 되었다. 엄마 장례식을 치르던 날과,지금 똑같은 태양이란 표현을 이제서야 곱씹어 보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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