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선물 - 제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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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상처를 치유하는 힘도 가지고 있다. 작가가 어떤 의도로 글을 썼든, 읽어내리는 독자는 아픈 기억에 대한 혹은 힘든 상황에 대한 위안을 얻어 가는 것이다. 얼마 전 한 남자와의 이별을 감내했다. 사실상 힘든 부분은 이별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남자와의 관계의 성질에 있었다. 단지 그 사람은 나를 성(性)적 노리개로 생각한 것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멀리 떨어진 순간 시들해 진 것이 아닐까. 그리고 힘든 부분은 관계의 성질에서 더 나아가 나는 그 사람이 처음이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난 그 해답을 은희경의 소설에서 찾았다,

   
  아줌마는 이미 한 번의 기회를 놓쳤다. 그녀가 소녀시절에 당한 그 처음의 일 때문에 아줌마는 그것이 필연이라고 생각하고 그 남자에게 매달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그것은 우연히 그녀에게 닥친 일이지 필연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우연을 필연이라고 생각하고 그 이후 그녀의 삶을 결정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난 쓰레기에게 잘못 걸린 것일 뿐이라고. 단지 한 번의 우연일 뿐이라고.

한국만큼 순결성에 의의를 두는 이상한 국가도 없다는 자기위안을 한 마디 더 덧붙인다. 누구에게도 쉽게 하지 못한 이야기니만큼 책으로부터, 그리고 자기 자신으로부터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는것은 참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익명의 블로그가 있다는 것은 참 마음 편한 일이다. 어느누가 세상 사람들 읽으라고 이런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이야기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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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시인의 사회
N.H 클라인바움 지음, 한은주 옮김 / 서교출판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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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책일수록 무덤덤하게 읽어 내리는 것 같다, 나는. 생각만큼의 감동은 받지 못했다.

중학생 때, 나보다 한 학년 아래의 학생이 암으로 죽었다. 장례식이 끝나고 시신을 실은 차가 학교를 한 바퀴 돌았으면 한 학부모의 바람은 학생들 공부에 방해된다는 교감선생님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공교육이 처음으로 저질스럽게 느껴지던 순간이었다. 성적성적성적전통전통전통규율규율규율 ............................... 다 중요한 가치같아도 한낱 허상에 불과한 것을.

루소 추종자인 나로서는 참으로 허무해보이는 교육방식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주인공인 교사처럼 가르칠 수 있을까? 글쎄. 거긴 또 자신없다. 난 참 입만 살은, 아니 생각만 살은 교사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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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들의 대한민국 - 한국 사회, 속도.성장.개발의 딜레마에 빠지다
우석훈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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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대세에 맞지 않게 이 책으로 우석훈에 입문했다. 아주, 날카롭고 비판적인 안목으로 신랄하게 글을 쓰시더라. 자신을 c급 경제학자라고 소개하시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오감도와 접목한다거나, 미학적으로 접근한 부분은  c급경제학자라서 가능한 다양한 안목이었는지, 아니면 워낙 뛰어난 분이셔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탈포드주의는 예전부터 나도 가지고 있던 시각이었으나 이 분의 전공인 생태미학은 신선한 분야였다.

음 .. 우석훈씨의 강으를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나름 책과는 달리 귀에 쏙쏙들어오는 맛이 있더라. 하지만 ... 미안해요 책이 더 좋았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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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 - 인권 운동가 오창익의 거침없는 한국 사회 리포트
오창익 지음, 조승연 그림 / 삼인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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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읽다보면 "십중팔구 한국이 미워지는" 책이라고 정의하고 시작.

베트남 처녀 광고,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말해줍니다 따위의 저질 광고도 문제지만 이러한 광고가 통하는 현실이 더 문제라는 저자의 비판이 기억에 남는다.

또하나, 한국에 태어난 이상 "민족중흥의 사명, 조국.민족. 영광을 위해 충성해야 한다"는 맹세는 국가주의의 과잉이며 이것은 우리 몸에 남아있는 독재의 망령이라고 하였다. 프랑스에서였던가, 우리나라에서였던가, 한 학생이 국기에 대한 맹세를 거부했다 하여 큰 처벌을 받았다고 한 뉴스가 기억이 난다. 그래 처벌을 받았다 하니 우리나라인가보다. 그 열두살 소년이 생각 할 수 있는 맹세에 대한 거부, 그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을 왜 우리 어른들은 거부하지 못하고, 아니 의심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는가. 우리 어른들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살아오며 내면화 된 국가주의 탓이 아닌가 한다. (사실 난 뭐든 체제의 탓으로 돌리려는 경향이 있다.) 그 소년에게 희망을 건다.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혹자는 이러한 책이 세상에 너무 흔하여 더이상 신선하지 않다고 하지만, 어쩌겠는가 한국의 현실이 이러한것을... 비슷한 부류의, 그러니까 읽다보면 한국이 미워지는 책으로는 우리안의 파시즘이 있겠다. 그 책을 읽고 이 책까지 읽고 근래에 경제/정치 관련 서적, 철학 서적을 여럿 읽고 마르크스를 비롯한 혁명적 서적을 여러 권 읽다 보니 정부에 대한 반감이 날로날로 커져가더라. 물론 MB정부에 대한 불만들도 한 몫 했다. 그러다보니 머리는 점점 차가워져서 심지어 한국이라는 조국에 대해서도 반감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박태환이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에도, 한 장애인 여성이 애국가를 너무나 멋지게 부를 때에도 다른 사람들처럼, 눈물이 나지 않더라. 이건 과연 좋은 현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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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식민지, 한미 FTA
이해영 지음 / 메이데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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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라. 익히 들어왔고 이제는 식상하기 까지 한 주제지만 독서는 사람을 풍요롭게 한다 하여 읽어보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전반적인 나의 자만심을 확인할 수 있었고 내내 필기한다고 바빳다 ㅋㅋㅋㅋㅋㅋㅋ...


자유무역협정이라는 용어의 모호성을 지적하며 이 협정이 압력인가, 주도인가 반문한다. 참으로 날카로운 질문이 아닐 수 없다. 한미 FTA가 아니더라도 양극화는 세계화, 개방화 추세에 따라 불가피하게 생기는 정부의 입장, 그러나 FTA를 통해 국가 전체적으로 증대되는 이익을 취약계층에게 효과적으로 분배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 즉 "돈벌면 갚을게" 하는 무책임한 발언을 보며 역시 우리나라 정부는 발정부구나 하는 결론을 새삼 이질적이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나 우리나라 정부너무싫어. 이 발언 때매 나 잡혀가나여?

국민경제 없이 국가는 존속할 수 없다. 그러나 한미 FTA는 주권의 족쇄로 작용할 것이다. IMF이후 금융이 거의 개방되고 한국 금융이 국제 투기자본의 놀이터가 된 현실을 보면 개방이 그렇게 섣부르게 결정 될 일이 아니란 것은 누구든 알 수 잇을 텐데, 우리나라 정부는 뭐든 미국 말에 굽신거리며 더 못 갖다줘서 안달인 듯하다. 미국형 FTA, 자본의 극단적 보호주의, 강자의 보호주의인 이 체제가 앞으로 우리나라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심 히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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