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어도 돈 없어 힘들다. 연봉 0이던 학창시절에는 어떻게 살았나 모르겠다.  올여름에 뭘 할까, 성과금으로 뭘할까 고민하던 중 지수는 유럽간댄다. 돈도 충분하댄다. 알고보니 한달에 적금을 100씩 넣었댄다. 같이 1년을 벌었는데 왜 난 땡전한푼 없나 모르겠다.    엄마는 적금부터 넣고 용돈하라그러지만, 그러기엔 사고싶은 것도, 하고싶은 것도 너무나 많다. 그 중 하나가 책이다. 여유될때 산다 치더라도 결국 사게 되는 게 책이고, 개정에 개정을 거듭하면서 날마다 오르는게 책값이기 때문에.    화장품이 문제가 아니라 얼굴이 문제임을 깨닫고, 옷이 문제가 아니라 몸매가 문제임을 깨달아 소비는 어느 정도 줄었지만 .. 그래도 책 사는걸 줄이기는 힘들더라. 책은 마음의 양분이라고 했잖아. 해답을 드디어 장자에서 찾았다.  

우리의 삶에는 끝이 있습니다. 아는 것에는 끝이 없습니다. 끝이 있는 것으로 끝이 없는 것을 추구하는 것은 위험할 뿐입니다. 그런데도 계속 알려고만 하면 더더욱 위험할 뿐입니다.

  오케이. 중도를 지켜야겠다.  그리고 일단 사놓고 안 읽은 책이 너무 많잖아^^^^^^^** 

 

 그다음!   차 문제다. 최근 기름값 폭등으로 신호등에 한 번 설 때마다 기름값, 오르막 오를때마다 기름값, 돈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동네 마트 갈 때에도 이제 걸어가는 판국인데, 당연한듯이 내 차를 얻어타는 친구가 얄미워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 그래도 내 이 이기적인 마음이 그렇게 부끄러울 수가 없다.  태워달라는 친구의 부탁을 거절했던 그 수요일, 너무나 괴로워 펼친 것이 법구경이다. 붓다가 기름값 때문에 괴로워하는 나를 위해 그런 위대한 말씀을 하신 건 아니지만 허허 

탐욕과 노여움과 어리석음은 모두 고통의 씨앗입니다.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 우리 모두 고요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도둑으로부터 마을을 지키듯이, 그대들 또한 분노와 어리석음으로부터 자신의 마음을 잘 지키고 보호하라.

지금 보았다시피 네가 가진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렇게 적은 돈으로 어떻게 네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겠느냐. 인간 세상에 만족은 없느니라. 이 우주를 다스리는 천왕이 되어 팔만 한 번 휘저으면 황금이 비처럼 쏟아져 내린다고 해도 거기에 만족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세상의 감각적 욕망에는 끝이 없느니라.
  

 
 에리히 프롬도 나에게 조언을 해 준다.  워낙 주옥같은 말이 많아 고르기가 힘들었지만 하나만 꼽자면,
   
  소비는 소유의 한 형태이며, ... 소비는... 우선 불안을 제거해 준다. 왜냐 하면 가지고 있는 것을 빼앗길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더 많이 소비할 것을 요구한다. 왜냐하면 이전의 소비가 곧 그 욕구충족적 성격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자 말씀하시다.

군자란 남에게 베풀 것을 생각하고 소인은 이익을 생각하며, 군자는 제 잘못을 생각하고 소인을 남을 탓하니라.

그 어느 날엔 엄마에게 하소연 한 적도 있다. 엄마 뭘 해도 돈계산부터 하게 되고, 뭘 하려 해도 돈생각 밖에 안나. 왜 이렇게 괴로워. 사는게 다 그런거다.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해? 그렇지 뭐..    평생 이렇게 이해타산적으로 살아야 하나? 법구경을 읽어도, 논어를 읽어도 그냥 내가 소인배임을 깨닫고만 만다.  대학 시절에는 요리가 취미라 친구들에게 많이도 해 먹였다. 내 생일날에도 탕수육을 대접하기도 했다. 베풀면서 행복을 느꼈다. 하지만 요즘은 그 5분 거리 태워다 주기가 그렇게 아니꼬울 수가 없는 것이다. 

이 소인이 언제 군자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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