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의 댓글들 때문에 참 여러가지 말들이 많다. 특히 네이버와 같은 포털싸이트들에 올라오는 악성댓글들은 그 관련자들에게 막대한 심적 물적 상처를 입히는 경우가 많아서 더욱 사회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런 문제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인터넷에서의 댓글들에 대해서 더이상 가치를 두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다. 예컨대 글 잘쓰기로 소문난 좌파논객?인 김규항씨 같은 경우 인터넷댓글들은 좌파적 경향성을 표현해 내기에는 부족한 그릇이고 우파적인 폭력적 언어로 쉽사리 오용된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이곳 알라딘의 어느 유저분은 이런 편견(나는 편견이라고 생각한다.)때문에 아예 서재에서의 댓글기능을 차단하기도 했고.
김규항씨 관련글: http://blog.aladin.co.kr/mramor/1120409
댓글기능을 차단한 알라딘의 어느 서재와 그 블로거의 변: http://www.aladin.co.kr/blog/mylibrary/wmypaper.aspx?CNO=763772143&PCID=749138&CType=1&PaperId=1260711&IsListView=true
반대로 댓글기능을 통한 서로간의 소통을 즐기시는 분의 글: http://www.aladin.co.kr/blog/mylibrary/wmypaper.aspx?CNO=780166123&PCID=3163520&CType=1&PaperId=1261019
그런데 소위 온라인에서의 댓글 혹은 꼬릿말이라는 것이 그렇게 부정적인 성격만 가지고 있는가? 그래서 댓글로 달린 글을 애써 무시하고 댓글 다는 사람들에 대해서 모르쇠로 일관하는게 과연 올바른 태도인가? 김규항씨는 문제를 전도시키는 전형적인 예로 보인다. 그는 우파들의 폭력적이고 무개념적인 온라인 공간상에서의 언어들의 문제를 갑자기 온라인 공간자체의 문제점으로 확대 혹은 전도시킨다. 그래서 결국 그는 댓글을 보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리고 아래 링크한 나귀님의 경우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댓글을 무가치한 헛소리쯤으로 치부하면서 자신은 하고싶은 일을 할뿐이니 댓글기능을 차단하건 말건 온라인에 글을 올리건 말건 신경끄라는 결론에 이른다.
이런 태도들이 보여주는 윤리는 과연 무엇일까? 물론 댓글 혹은 온라인 글쓰기의 부정적 오용의 예는 주변에 너무도 많다. 그러나 그런 부정적 사용의 경우가 다수를 차지한다고 해서 댓글자체를 아예 무시하고 답변하지 않거나 온라인에서의 소통자체를 의문시하는 태도가 바람직한 태도라고 말할 수 있을까?
온라인 공간에서의 댓글들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아마도 그 익명성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실제 공간에서 와는 달리 온라인 공간속에서는 자신의 실제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말할수있게 됨으로써 다시 말해 익명성을 보장받을수있게 됨으로써 평소에는 남에게 쉽사리 할수 없는 표현들도 너무나 쉽게 사용한다. 이런 익명성을 이용해 사람들은 부주의한 댓글들과 말장난 그리고 언어폭력으로 쉽사리 유인된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만 온라인 공간에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쉽사리 오염될 수있는 댓글같은 공간속에서도 모범적인 글쓰기를 하기도 한다. 즉 모든 사람들이 온라인 공간에서의 소통을 오용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때문에 문제는 댓글등과 같은 온라인 공간에서의 의사소통의 잘못된 사용이 문제인 것이시 댓글 자체가 문제가 아니란 이야기다.
설령 댓글등의 사용을 바람직하게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들의 행동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용인하고 관용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성향과 놀이 스타일 그리고 취향을 가지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 혹은 다원주의사회는 이러한 저마다의 개성을 존중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사회에서라면 아무리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댓글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일방적인 기준으로 판단할 권리를 특정인이 가지고 있지 않다. 아니 가지고 있지 말아야 한다. 만약 그것을 가지게 된다면 그것은 파시즘로 가는 길일 따름이다. 비록 자신의 기준으로 보아서 유치해보이고 불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런 타인에 대해서 함부로 판단할 권리가 없다. 타인의 그런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것이 곧 자기 자신의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길이 된다. 왜냐하면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에는 내가 곧 타인이 되므로.
물론 나도 이곳 알라딘 서재가 네이버와 같은 포털싸이트처럼 악성댓글이 난무하는 곳으로 방치되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랬다면 내가 이곳에 와서 지금과 같은 서재질을 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악성 댓글을 지양하고 바람직? 한 것으로 보이는 생산적? 대화가 좀더 활성화 되길 희망하긴 한다. 특히 이곳처럼 책과 관련된 싸이트에서 내가 기대하는 것은 책과 지식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좀더 많이 소통되는 그런 곳으로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취향과 선택의 문제이지 내 선택의 기준을 타인에게 적용시킬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알라딘이 네이버화 되면 나는 이곳을 자주 찾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나의 선택의 기준을 타인에게 강요할수는 없는 법이다.
그리고 댓글이라는 것이 그렇잖은가. 비록 악성댓글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자신의 게시물에 대한 의식/무의식적인 관심의 표명이다. 때문에 우리는 그것에 대해서 책임을 다할 의무를 가지게 된다. 생각해 보라. 누군가가 자신에게 말을 걸면 우리는 그것에 대해서 대꾸를 하는 것이 예의라고 어렸을때부터 배워오지 않았던가? 그렇지 않으면 예의없는 혹은 버르장머리 없는 사람이 된다. 이것은 아주 좋은 하나의 관습니다. 상대방의 말 건냄에 대해서 대답함을 의무로 함으로 해서 서로간에 있을 불일치와 오해를 최소화 할수있고 또 서로간의 이해를 최대화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물론 저마다가 때로는 '섬'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바다 위에 띄엄 띄엄 보이는 고독한 무인도 같은 섬. 하지만 사실은 그 섬들은 표면적으로는 바다로 인해 서로 구분되어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바다 밑으로 들어가보면 똑같은 지각으로 서로간에 연결되어있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각자는 혼자있을 때에는 매우 독립적으로 보이는 존재이다. 하지만 사람은 로빈슨크루소처럼 혼자서 살아갈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방의 말건냄에 대해서 반응을 보여야 하는 것이다. 그것도 상대방의 자율성 혹은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는 가운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