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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로 칼비노 전집
이탈로 칼비노 지음 / 민음사

"더 깊이, 더 멀리 꿈 속으로"
총 13권으로 기획된 민음사 이탈로 칼비노 전집 1차분 여섯 권이 나왔다. '기사 3부작'처럼 기존에 출간된 책들도 있는 관계로, 국내 초역된 두 권에 우선 관심이 간다. <교차된 운명의 성>과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는 확실히 그간 국내에 소개되지 못한 이유를 짐작케 한다. 20세기 중후반에 '소설 이후'를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고, 위 두 작품 역시 거기에 속하기 때문이다. 활자화된 이야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칼비노의 사색은 특유의 환상적이고 우화적인 어법과 맞물려 마치 아라베스크 무늬를 바라보는 듯한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복잡하고 정교한 패턴은 계속 변주되면서 큰 그림의 일부를 구성한다. 그러나 이 '큰 그림' 역시 일관된 서사(또는 풍경)이라기보다는 다시 하나의 추상 패턴처럼 보인다. 일종의 사고 실험이다. 칼비노는 위의 두 작품에서 서사 방식에 대한 실험을 시도하면서 독자와 작가의 경계를 무너뜨리는가 하면 타로 카드의 무작위 출현 순서에 맞추어 이야기를 재구성하기도 한다. 확실히, 새로 나온 두 권은 칼비노의 더 깊은 세계를 보여준다. <반쪼가리 자작>에서 분열된 인간이 보여준 패턴, <보이지 않는 도시들>의 중심지 없는 광막한 풍경들의 집합... 현실 만물이 서사 구조 속에 편입되며 서서히 소멸하는(동시에 꿈이 삶 또는 실재 속으로 편입되는) 칼비노 스타일의 핵심과도 같은 작업들이 이번에 소개된 것이다. 반갑고도 기쁜 일이다. 칼비노를 이해하기 위한 소중한 단서들이다.

함께 출시된 재발간 도서들은 리얼리즘 계열로 구분되는 장편 데뷔작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과 환상적인 재미를 제공하는 '기사 3부작'이다. 아직까지 칼비노를 접하지 못한 행운아들은 기사 3부작으로 시작하시기를 권한다. 칼비노를 향한 복잡하고도 이국적인 여정은 길고 또 길게 펼쳐져 있으니 전혀 조바심 낼 필요 없다. 기사 3부작은 스토리가 이어져 있지 않으므로 마음에 드는 걸로 아무거나 고른 뒤, 아름다운 표지를 구경하고 나서, 분명 '의외로 생각보다 재미있을' 이야기를 느긋하게 읽기 시작하면 그만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보르헤스와 가르시아 마르케스처럼 칼비노는 우리를 위하여 완벽한 꿈을 꾼다. 세 작가 중 칼비노는 가장 낙관적이며, 인간 진실에 대한 호기심을 매우 다양하고 부드럽게 보여 준다. - 존 업다이크

칼비노에게는 사람들 마음의 가장 깊숙한 안식처를 꿰뚫어 보고, 그들의 꿈을 삶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 - 살만 루슈디

칼비노는 모든 합리적인 예상을 뒤엎는 장치를 설계하여 독자들을 매혹한다. - <뉴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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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글자
정철 지음 / 허밍버드

"카피라이터 정철, 한 글자로 인생을 읽다"
기발한 발상으로 톡톡 튀는 여러 권의 책을 펴내온 정철이 이번에는 한 글자로만 책 한 권을 엮었다. 정철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불법사전>의 경우, 총 120개의 단어에 고정관념을 뒤엎는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발칙한 상상력을 총동원했었다. 새롭게 선보인 <한 글자>는 꿈, 별, 꽃, 밥, 물, 봄, 집, 나, 힘 등 262개의 한 글자로 인생을 읽는다.
 
정철은 소중한 것은 한 글자에 담겨 있다는 깨달음을 바탕으로, 다양한 한 글자 말들을 추려냈다. 글자 하나에 생각 하나를 끄집어내고, 또 마음 하나를 끄집어내 기록한 것이 바로 <한 글자>다. '똥', '헉', '꽝' 같은 글자도 있고, 'A', 'B', 'C' 등 알파벳부터 '1', '2', '3'과 같은 숫자들도 포함한다. 저자가 서문에서 권하는 대로 5초에 읽을 수 있는 글을 느린 속도로 읽으며 곱씹어 보면 무릎을 탁 치는 순간이 온다.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위트가 돋보이는 글과, 그 글을 시각적으로 더 빛을 발하게 하는 일러스트가 조화를 이루며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 에세이 MD 송진경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불법사전>
<인생의 목적어>
<1cm 첫 번째 이야기>
<1cm+ 일 센티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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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철학
올더스 헉슬리 지음 / 김영사

"자신을 찾는 400개의 지도를 만나다"
영원의 철학, 다시 말해 궁극의 실재라는 게 있을까? 깨닫지 못한 이는 그 존재 유무를 알 수 없고, 깨달은 이는 깨닫지 못한 이와 소통 가능한 언어로 궁극의 실재를 전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 과정에서 오해와 불신과 과신이 생겨 궁극의 실재를 없는 것으로 여기고 영성과 분리된 삶의 태도를 취하기도 하고, 궁극의 실재에 이르지 못했으나 이미 이르렀다고 착각하며 길을 잃기도 한다. 오랜 세월 수많은 이들이 찾아 헤맨 영원의 철학, 그곳은, 그곳에 이르는 길은 과연 있는 걸까?

<멋진 신세계>로 잘 알려진 올더스 헉슬리의 <영원의 철학>은 이 깨달음의 길에 나선 동서고금의 사례를 모은 ‘영원의 철학 선집’이다. 서로 다른 언어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정리된 깨달음의 지도를 가려 모아 세심하게 겹치고 과감하게 펼치며, 시대와 문화와 종교가 달라도 통할 수 있는 깨달음의 길을 찾는 시도다. 헉슬리는 기독교, 불교, 힌두교, 도교의 여러 경전, 신비주의자부터 문학가까지 깨달은 이들이 남긴 기록 등 400여 개에 이르는 인용으로 촘촘하게 엮인 길을, 넓은 지평 위에서 설명하며 보다 나은 길을 찾아내려 노력한다. 그 길을 따르든 따르지 않든, 자기 삶의 길을 발견하고자 하는 이에게는 유효한 정보가 될 '영원의 철학들'을 차례로 만나보길 권한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40년 가까이 애장하며 필요할 때마다 참고하고 인용하는 책이다. 신학적 제국주의를 충격적으로 일깨워준 책, 올더스 헉슬리의 수많은 작품 중 가장 중요한 저작이라고 단언하고 싶다.(오강남, 종교학자)

봉우리는 하나뿐이되 거기에 오르는 길은 무수히 많다는 사실을 이 책만큼 잘 보여주는 책도 없으리라. 루미, 장자, 에크하르트, 심자가의 성 요한 등 동서고금의 신비주의자가 남긴 침묵의 언어가 한데 모여 있다.(김연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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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변주곡
황경신 지음 / 소담출판사

"<생각이 나서> 황경신 신작 에세이, 삶의 기쁨과 슬픔"
<생각이 나서>, <밤 열한 시>를 통해 독자들의 감성을 촉촉히 적셔온 황경신 작가의 신작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애초에 2008년에 출간된 <밀리언 달러 초콜릿>의 개정판으로 만들 계획을 두고 글을 추가했으나, 기존 책에서 대부분의 원고를 덜어내면서 개정판의 의미가 사라져버렸다. 그러니까 <반짝반짝 변주곡>은 <밀리언 달러 초콜릿>의 개정판이라기보다 거르고 거른 끝에 남은 가장 빛나는 산문들의 모음집인 것이다.

책에는 ㄱ에서 ㅎ까지, 삶의 기쁨과 슬픔에 관한 작고 소박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때로는 환희에 대해, 때로는 슬픔에 대해, 때로는 아픔에 대해 작가 특유의 섬세한 시선으로 포착해낸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들려주며 특별한 감성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반짝반짝 변주곡>은 빠르거나 느린, 부드럽거나 강렬한, 즐겁거나 애처로운 선율들로 이루어져 있다. 조그만 시냇물이 산길을 돌고 돌며 굽이굽이 흘러가는 느낌이다. 모퉁이를 돌아 만난 새로운 세계에 환호를 지르기도 하고 바위를 만나 당황하기도 한다. 오목한 틈 사이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비탈길을 신 나게 달려 내려가기도 한다. 하릴없이 져버린 꽃잎을 껴안고 동그라미를 그리기도 하고 바람 소리에 맞춰 찰랑찰랑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반짝이는 세계, 반짝이는 슬픔, 그리고 반짝이는 마음이다. 그러나 뒤돌아보지 않고 바다를 향해 흘러가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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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시대
알랭 드 보통 지음 / 문학동네

"바깥으로부터의 뉴스에서 내면으로부터의 뉴스로"
<신문 읽기의 혁명>을 읽어본 이라면 한동안 엄청난 정신 무장으로 뉴스의 속임수를 무력화하기 위해 노력했던 기억이 날 텐데, 아무리 날 선 긴장감이라 해도 눈과 귀를 홀리는 뉴스의 마력 앞에서는 일순간 정신을 놓치기 일쑤다. 아예 눈과 귀를 닫으면 모를까, 벽을 단단히 쌓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일상을 예민하게 관찰하여 삶을 흔드는 원인을 세련되게 드러내는 작가 알랭 드 보통이라면, 뉴스를 경계하는 방어적이고 소극적인 태도를 넘어, 뉴스를 삶 속으로 끌어내 삶의 방식으로 바꿔낼 비법을 알려주지 않을까, 기대를 갖게 된다.

보통은 뉴스의 역할과 뉴스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오가며 각자에게 주어진 고민과 이를 풀어내기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할 점을 제시하는데, 정치, 해외, 경제, 재난 등 뉴스의 형태에 따라 이야기를 전개하며, 뉴스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뉴스가 긍정적인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해줄 수 있는지를 점층적으로 풀어간다. “언젠가 일련의 기적이 일어나 위에 언급한 모든 것을 뉴스가 믿음직스럽게 해낸다 하더라도, 우리가 뉴스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들을 변함없이 한 움큼 간직하고 있을 것”이란 결론은 다소 맥이 빠지지만, 바깥으로부터의 뉴스를 넘어선 내면으로부터의 뉴스라는 새로운 비전은 끊임없이 뉴스를 찾게 되는 불안과 두려움에서 우리를 해방시킬 강력한 해결책이라 하겠다. 뉴스가 그렇듯 이 책 역시, 끝까지, 드러나지 않은 진실까지 살펴야만 비로소 진가를 알 수 있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거미줄처럼 뉴스는 좌절된 낙관주의 속에서 환명을 느낀 계몽주의의 후예다. 뉴스는 인간의 본성과 화해하기를 거부하면서 우리의 희망이 똑같은 암초에 계속 부딪히며 스러지게 내버려둔다. 뉴스는 하루가 시작될 때마다 가짜 천사처럼 순수한 척하며 우리에게 인사를 건네지만, 그건 해질녘에 우리가 처하는 상황에 대한 분노와 환멸을 부추기기 위해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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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곳이 운명이다
김승호 지음 / 쌤앤파커스

"돈을 벌려면 부엌을 바꾸고, 명예를 얻으려면 침실을 바꿔라"
베스트셀러 <돈보다 운을 벌어라> 김승호 저자의 신작이다. 이번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그가 '대한민국 최고'라고 꼽힌다는 풍수를 풀어냈다. 주역의 원리로 땅의 이치를 짚어내며 좋은 운명을 끌어당기는 공간의 조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가 사는 곳은 나와 궁합이 잘 맞는지, 건물의 터와 외관은 어떤 운을 타고나는지, 재물운이 좋아지게 하는 인테리어는 어떤 것인지 등, 실생활에서 바로 쓸 수 있는 흥미로운 조언들이 가득하다.

저자는 '봉황새는 오동나무가 아니면 깃들지 아니한다.'는 옛말을 들며 상서로운 기운이 서린 곳에 머물러야 좋은 운명이 다가온다고 주장한다. 땅, 건물, 집, 방에 이르기까지 운명과 기운, 사는 곳에 관한 거의 모든 궁금증의 해와 답을 담았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우리는 태양으로부터 빛을 얻고 하늘에서 공기를 얻고 땅에서 물을 얻는 등 이미 대자연의 혜택 속에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풍수를 알면 이를 더 확장할 수 있는 것이다. 풍수는 의미의 학문이다. 의미는 실제로 기운을 주고 운명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요약하자면 풍수는 무덤이든 건물이든 음에 관한 이론이다. 영혼이 양이고 그것이 머무는 곳이 음이다. ...사람이 비록 밖에 나가서 성취하는 것이 많다 하더라도 머무는 곳을 올바르게 하지 못하면 그 운명은 오래 가지 못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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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도쿄
김민정 지음/ 효형출판

"심야식당 주인장 엄마와 모범생 딸의 도쿄 이야기"
서울 음악다방의 매력적인 DJ, 신주쿠 심야식당의 살뜰한 여사장, 상큼한 단발머리에 청바지를 즐겨 입던 매력녀… ‘엄마 같지 않은 엄마’로 불렸던 엄마는 그렇게 영화 같은 삶을 살다 떠났다. 저자는 엄마 없는 도쿄의 곳곳을 걸어 보면서 엄마의 숨결과 흔적들을 하나하나 더듬었다. 그리고 엄마의 삶과 엄마와 함께한 도쿄의 이야기를 이 한 권에 담았다. 

아빠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엄마, 남동생과 함께 도쿄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당당하라”고 말해준 엄마가 있어 낯선 타국에서의 삶을 잘 버틸 수 있었다. 암 선고를 받은 엄마는 예순두 번째 생일을 앞두고 숨을 거뒀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저자는 스무 해 동안 엄마와 함께한 밥집, 카페, 빵집, 옷 가게, 재즈 바, 잡화점 등에 얽힌 ‘엄마의 도쿄’ 이야기를 단정한 문체로 담담하게 풀어냈다. 세상에 없는 엄마의 이야기들은 조용히 시선과 마음을 붙잡는다. 여자라면, 깊이 공감하고, 오래 간직할 애틋한 이야기들로 가득한 <엄마의 도쿄>.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의 닭튀김을 먹다가, 엄마를 떠올린다. 모스 버거에서 햄버거를 먹다가도 문득 엄마 생각이 난다. 엄마를 생각하면 음식이 떠오르고, 하나의 음식이 떠오르면 저절로 엄마가 생각난다. 그렇게 엄마는 딸의 인생에 불쑥불쑥 나타나, 때로는 눈물을 때로는 미소를 선사한다. 신주쿠의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매장을 지나칠 때마다 등이 굽은 엄마가 눈에 선하다. “그래 한 입만 먹어볼게”하며 간신히 닭튀김을 베어 물던 그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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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산다는 것
자오스린 지음 / 추수밭

"어떻게 휘둘리지 않고 살 것인가"
중국 산둥교육TV의 명사 강연 프로그램인 <명가논단>에서 호평 받았던 강연을 엮은 책이다. 유가로써 처세하고, 도가로서 오래 살고, 선가로써 수양하고, 묵가로써 책임을 다하고, 법가로써 기초를 다지고, 병가로써 리더가 되라는 조언을 던지며 6대 동양 고전 철학의 기라성 같은 성인들과 그들의 지혜를 소개하고, 오늘날 개인의 삶과 연계해 풀어낸다.

'어떻게 살아야 사람답게 사는 것인가?'라는 큰 주제 아래 사람 사는 문제들을 짚어보는 이 책은 '검증된 지혜'라고 불리우는 고전에 대한 쉬운 풀이와 흥미로운 예화, 인용들이 돋보인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후회가 나를 붙들 때,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좋은 책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자기 그림자가 두려워 그림자를 떼어 내려고 죽기로 달리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빨리 달려도, 어디로 도망쳐도 그림자는 언제나 그를 따라왔고 결국 그는 지쳐 쓰러져 죽었다. 장자는 "그는 큰 나무의 그늘 속에서 쉬면 그림자가 없어진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명예와 이익을 얻기 위해 조바심을 내고 안간힘을 쓰지만 사실은 그림자와 경주를 하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금강경>의 말처럼 "허깨비 같고 물거품 같고 그림자 같고 이슬 같고 번개와 같다." 돌아보면 그저 뿌연 안개만 자욱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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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킬로그램의 우주, 뇌
정재승, 정용, 김대수 지음 / 사이언스북스

"카이스트 명강에서 만난 뇌과학의 최신 화두"
뇌과학은 전문가 영역에서 최첨단 분야인 동시에 대중에게도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과학 분야다.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책도 나오고, 두뇌 계발, 교육, 행복, 명상 등 전 영역에 걸쳐 응용되는 추세다. 카이스트 교수들의 연구 성과를 대중과 나누는 ‘카이스트 명강’ 두 번째 주제 ‘뇌’는 뇌 자체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해 나와 뇌가 어떻게 판단과 선택을 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행동으로 옮기는지 살펴보며, 앞선 상황에서 한 걸음 나아갈 새로운 이해를 전한다.

정용, 정재승, 김대수 세 교수가 차례로 들려주는 강의 주제는 신경 생물학으로 들여다본 뇌의 일생, 의사 결정의 신경 과학, 동물 행동학으로 푸는 생존과 번식의 방정식이다. 기존의 뇌과학 책이 뇌에 대한 의학, 생리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현실과의 재미난 접점을 찾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 특강은 점층적으로 뇌의 존재 이유와 인간의 행동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뇌과학의 최신 화두를 슬며시 우리 앞에 놓는다. 뇌 바깥으로 생각을 넓히고자 한다면, 뇌 안을 깊숙이 들여다보고자 한다면, 이 질문들을 마주해야만 한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현재 수준에서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모두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연구자들이 아이작 뉴턴의 고전 역학에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으로의 전환처럼 기존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이론이 나오기 전까지는 뇌를 완벽히 이해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만으로도 뇌는 참으로 멋지고 신기하고 대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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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필요없어
존슨 사치코 지음 / 종이의 온도

"아가 잇사와 반려견 마루가 전하는 행복"
책의 저자 존슨 사치코는 결혼을 계기로 미국으로 건너가 살면서 자신을 진심으로 이해해주는 친구, 반려견 마루를 만났다. 감정을 대놓고 표현하는 일 없는 마루지만, 우울하거나 힘이 들 때마다 그녀의 옆을 지키며 마음을 보듬어주었다. 블로그 ‘마루 인 미시간’에 마루와의 이국 생활을 남기자, 전 세계 블로거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 후 아들 잇사가 태어났다. 형제처럼 늘 붙어 지내며 서로의 마음을 열어가는 잇사와 마루, 그 둘의 성장과정을 오롯이 기록한 블로그의 일부를 사진집 <말은 필요 없어>, 사진에세이집 <나의 친구>에 담아냈다.

<마루 인 미시간>은 미시간주의 아름다운 사계절 속에 담긴 예쁜 아가 잇사와 듬직한 반려견 마루의 교감의 순간들을 보여주며 따뜻한 행복과 위로를 전한다. 백 마디 말보다 사진 한 장의 힘이 얼마나 큰지 이 책을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순수한 작은 두 존재가 말은 통하지 않아도 눈을 맞추고, 체온을 나누면서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은 지친 이들에게 편안한 미소와 여유를 선물할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매일 잇사를 신기한 듯 훔쳐보던 마루.
하루하루 성장하면서 마루에게 흥미를 보이며 이런저런 간섭을 하는 잇사.
그런 잇사의 행동에 마루는 조금 당황스러워합니다.
그래도 그저 마루가 좋아서 졸졸 따라다니는 잇사.
처음으로 한 말이 '엄마'가 아니라 '마루'였을 정도니까요.
마루와 잇사가 제게 가르쳐준 것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마음은 전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먼저 자신에게 정직해지고
마음을 전달하고픈 상대에게 마음을 열어야 하지요.
이를 깨닫고 나서 제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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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처럼 일하라
J. C. 칼레슨 지음/ 흐름출판

"세계 최고의 정보 조직, CIA가 일하는 법"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조직으로 통하는 CIA. CIA 스파이는 인간 심리 간파, 데이터 컨트롤, 효율적 네트워크 관리 분야에 있어서 단연 최고의 전문가들이다. CIA에서 10여 년간 요원 생활을 해온 저자는, 당시의 훈련이 이후 사회생활과 커리어에 두고두고 큰 재산이 되었다고 말하며 스파이야말로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상의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도록 훈련된, 비즈니스에 있어 '프로 중 프로'라고 말한다.

이 책은 스파이가 임무를 완수해내는 전략들을 평범한 직장인도 사무실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한다. 트렌치코트, 가짜 수염, 최첨단 도청 장치 같은 것들은 필요 없다. 대신 이 책이 제시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직관력, 전략 수립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거의 모든 수단과 방법의 처음부터 끝까지다. 엔지니어나 변호사, 마케터, 회계사... 저자는 직업의 분야를 막론하고 스파이 기술은 비즈니스에 결정적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감각을 빠짐없이 활용하여 목표에 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경로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하지만 여기서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이 책은 비열한 속임수를 가르치는 교본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쟁 업체의 중역 회의실에 몰래 도청 장치를 달거나 해당 회사의 직원을 매수해 기밀 정보를 캐내는 방법을 알려 주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첩보 세계의 기술을 이용해 기업 세계에서 합법적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이것은 개인은 물론 조직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다. 특히 당신의 고객, 당신의 경쟁사, 당신의 공급 업체를 좀 더 잘 이해하고 조종하는 데 전통적 스파이 기법을 활용하면 얼마나 효과적인지 보여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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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조의 바다 위에서
이창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미래의 폐허 속에서 관조하기"
이창래의 새 소설이 디스토피아 SF라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머릿속에 떠올린 소설은 아마도 코맥 매카시의 <로드>였지 않을까. 서부의 잔혹극으로 유명한 코맥 매카시는 평소와는 달리 대재난 이후의 절망적인 세계를 설정하면서도 자신의 특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로드>의 엄혹한 세계 속에서는 장르의 구별이 소용 없었다. <로드>는 이전까지 장르 소설에 도전하지 않았던 작가가 뒤늦게 장르 소설의 문법을 차용할 때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었다. 평소와는 다른 세계에서도 그냥 자기가 잘 하는 걸 보여줄 것. 안그러면 작가는 흔한 여행기 같은 미지근한 작품을 내놓게 된다.

이창래의 신작 <만조의 바다 위에서> 역시 근미래의 우울한 세계를 거닐면서도 기존 작품들의 장점을 잘 유지하고 있다. 세계가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 살피는 사변적인 표현들은 단정한 문장들을 통해 균형을 잡는다. 설정 자체는 계급제를 기반으로 한 미국의 YA소설들과도 별다를 바가 없지만, 그 안에서 세상의 부조리를 읽어내고 이해하고 움직이는 인물들에게서는 거의 품격이라 할 수 있는 우아함이 느껴질 정도다. 압도적인 폭력과 절망의 용광로 속에 장르의 구별을 녹여버린 <로드>와는 달리, 성배 탐색처럼 정확한 목적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만조의 바다 위에서>가 쾌감을 안겨주는 페이지 터너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이창래의 작품을 접해 본 독자들은 어차피 그런 데 연연하지는 않을 것이다. 되려 종말을 향해 서서히 가라앉는 미래의 슬픈 풍경을 좀더 오래, 느리게 읽어내고 싶어질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속에서 :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는 알려져 있지만 이제 어느 누구도 그런 것들에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 왜 그런 것에 신경을 써? 우리는 그렇게 생각한다. 운이 좋은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 그 밖의 모든 사람들은 어딘가에서 왔다. 하지만 그 어딘가는 사라진 것으로 밝혀졌다. 그곳을 찾아볼 수도 있고 그 장소의 마지막 모습이 어떠했는지 보여 주는 사진이나 비디오를 발견할 수도 있다. 우리의 경우에는 중국의 어느 강기슭에 자리 잡은 자갈 색깔의 마을에서 왔는데, 그곳은 어깨가 굽은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저 멀리, 나무 밑동을 짧게 깎아 버린 산들이 보이는 곳이다. 지붕에는 전선들과 쓰레기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 강에는 찻잎이 고여 검게 띠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냄새를 맡을 수도 있는 안개가 그 모든 것을 무디게 만든다. 굳이 들이마시고 싶지는 않을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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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의 축제
밀란 쿤데라 지음 / 민음사

"뜻이 없이도 살아갈 수 있게끔"
149쪽으로 끝나는 장편소설. 14년 만에 밀란 쿤데라의 신작을 접하는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는 분량이다. 그러나 책을 덮고 나면 생각보다 아쉬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적절한 분량이다. <무의미의 축제>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은 극적인 데가 있지만 그 극적 효과가 당도하고자 하는 지점이 없기 때문이다. 사건들은 저녁 파티라는 제한된 시공간을 위주로 발생하면서 외견상으로는 연결되어 있지만 화자는 각자의 사건들을 연결시키지 않는다. 사건들은 함께, 그러나 각자의 사정으로 알아서 발생하며 제각각의 타이밍에 사라진다. 말 그대로 '무의미의 축제'다. 여기에 분량이 늘어나 봐야 한 세대 또는 그 이전에 유행했던 누보 로망 또는 포스트모던 소설들의 지지부진한 성과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반복은 치명적으로 지루함을 동반하며 심지어 의도치 않은 이야기를 형성하기도 한다. 사건들의 전후관계가 형성되는 순간 무의미라는 제목은 무의미해지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무의미의 축제>는 숙련된 기술을 통해 즐거운 소극을 제공한다. 각각 소제목을 달면서까지 잘라낸 단락들은 매번 시점을 옮겨 가면서 같은 공간을 다른 물리적/심리적 방향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여러 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씬의 최종 편집본을 만들어가는 과정 같다. 말장난이었던 일화가 현실의 옷을 입고 다가오고, 그와 반대로 실제 현실 속의 몇몇 사람들은 이미 이 세계의 불가해함 앞에 좌절했음이 드러나지만 그 모든 발생과 소멸은 짧은 호흡의 시점 변환을 통해(카메라는 다른 곳을 바라본다) 드라마로 발전할 기회를 제거당한 채 하나의 사건에 머물고 만다. 그러나 화자는 독백을 중얼거리기도 하고 농담으로 떠올린 일화를 지속적으로 실제 파티 장면과 교차시키기도 하면서 각각의 사건들을 부드럽게 연결해 낸다. 모두 분열된 것 같지만 사실은 '하나의 하루'다. 많은 인간들과 몇몇 사건들이 발생했음에도 소급할 수 없는 하루가 되는 것. 그러나 우아한 기술로 그 무의미에, 허무에 선율과 리듬을 부여하기. 그렇다면 <무의미의 축제>는 쿤데라의 작은 소설이 아니라 그 자신(과 그간의 작업들)에 대한 뛰어난 다이제스트라고 봐야 할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의 글 :
거미줄처럼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가볍고 부드러우며 지혜롭다. -누벨 옵세르바퇴르

쿤데라 문학의 정점. -퍼블리셔스 위클리

쿤데라가 독자들을 위해 열어 준 지혜의 축제. 보다 높이 날아오르기 위한 가벼움. -르 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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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의 즐거움
스티븐 스트로가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5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도전의 기회, 놓치지 마시길"
수학 책을 소개할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이 분야를 맡은 지 5년이 되어가지만, 그간 이 자리에 소개한 수학 책은 래리 고닉의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미적분>이 유일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봤습니다. 수학 책이 모자라거나 독자가 적어서는 아닐 겁니다. 수학 책이 재미없거나 어려워서도 아닐 겁니다. 대부분의 수학 책은 스스로 재미있고 쉽다고 뽐냅니다. 영화와 문학, 실생활을 예로 들어 풀어냈다는 말도 빼놓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무엇이 문제일까요?

두 번째로 소개하는 수학 책 <x의 즐거움>도 겉모습은 비슷합니다. <뉴욕 타임스>에 연재될 때 큰 관심을 모았고, 단행본은 아마존 과학 분야 최고의 책, 미국수학협회 오일러 상을 받으며 대중과 학계 양쪽에서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 책의 탁월함은 태도입니다. 그 동안 독자를 수포자로 간주하고, 당신들은 수학을 좋아해야만 한다, 수학은 즐겁고 재미난 것이니까, 를 강요하고 반복했던 실패를 넘어, 이 책의 저자 스트로가츠는 수포자를 “사실은 수학을 좀 더 잘 이해하길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이라 말합니다. 이제 우리는 낙오자가 아니라 도전자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어떠냐고요? 네, 재미있고 쉽습니다. 영화와 문학, 실생활을 예로 들어 풀어냅니다. 중요한 건 여러분의 입장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낙오자가 아닌 도전자니까요. 여전히 믿지 못하시겠지만, 한 번만 더 속아보시면 어떨까요. 앞서 말씀드렸듯 5년에 한 번 오는 도전의 기회입니다. 부디 놓치지 마시길.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응용수학의 대가를 꼽으라면 당연히 떠오르는 이름이 스트로가츠다. <x의 즐거움>은 학교를 떠난 지 오래된 성인에게나 한창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에게나 배울 만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책이다.(김민형, 옥스포드 대학 수학과 교수)

스트로가츠는 ‘수학’을 ‘즐거움’으로 바꿔놓는 마법의 함수를 발견했다. 여러분을 멍하게 만들었던 수학의 모든 것을 단순 명쾌하게 설명하는 것을 넘어, 수학을 경이롭고 즐겁고 놀라운 것으로 만든다.(대니얼 길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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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인사이드
EBS 지식채널ⓔ 제작팀 지음/ 북하우스

"<지식채널ⓔ>가 찾아 헤맨 사람들"
2005년 9월에 시작한 <지식채널ⓔ>는 이미 방송 1000회를 넘겼고, 내년 10주년을 앞두고 있다. 방송 내용을 책으로 담아낸 <지식ⓔ> 시리즈는 100만 부가 넘는 독자와 만났고, <지식채널ⓔ>의 여러 방송은 학교에서 수업 자료로 쓰일 정도이니, 앞에 나열한 숫자보다 훨씬 풍성한 이야기가 꾸준히 이어질 거라 예상할 수 있다. 이번에 나온 <지식ⓔ inside>는 그 중간 결산으로, 제작진이 선정한 ‘가슴을 울린 30인’의 이야기를 전한다.

첫 번째 사람은 2010년 칠레 광산 붕괴로 지하 700미터 어둠 속에 갇힌 서른세 명의 광부다. 식량 배분은 똑같이 하고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 먹는다는 규칙으로 시작된 이들의 생존은 어느새 미디어의 재난 생중계 리얼리티 쇼로 바뀐다. 출판사의 판권 전쟁이 시작되고 인근 광산에서는 생존기를 담은 영화 촬영이 시작된다. 이들이 아직 깊은 땅 속에 머물 때 말이다. 이렇듯 30인의 사람 이야기에서 어렵지 않게 우리의 얼굴을 발견하게 된다. 억지로 멋지게 그리면 나밖에 알아볼 수 없지만, 솔직하게 민낯을 드러내면 여럿이 공감할 수 있다. 물론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진실을 마주하고 서로를 사람으로 대하는 마음. <지식채널ⓔ>가 찾아 헤맨 사람들에게서 그 마음을 발견한다. 곱씹고 싶은 마음이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나에게 <지식채널ⓔ>는 한 편 한 편의 프로그램이 쌓아올린 ‘거인’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그는 사람을 존중하고, 힘센 것보다는 힘없는 것을 사랑한다. 정의롭지 못한 것과 싸우고, 무엇이 옳은지 늘 고민한다. 1000회가 넘는 방송이 이어지면서 <지식채널ⓔ>가 바란 것은 천 가지의 지식을 알리는 것이 아니었다. 각자의 인생에서 중요한 몇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었다.(김수현, <지식채널ⓔ>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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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천효정 글, 강경수 그림 / 비룡소

"어린이 심사위원들이 뽑은 제2회 스토리 킹 수상작"
새 학년이 시작된 지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어느 봄날, 초등학교 인근 학원가에 파다한 소문. 골목길을 혼자 걸어가다 깡패를 만났을 때 ‘도와줘요, 머니맨’을 세 번 외치면, 싸움을 캡 잘하는 머니맨이 어디선가 나타나 나쁜놈을 물리쳐 준단다. 그런데 그리고 나서... 대가로 돈을 요구한다? 초딩은 500원, 중딩은 600원, 고딩은 700원?? 신비로우면서도 어딘가 수상쩍은 머니맨의 정체는 바로 권법의 일인자로 불리는 오방도사의 제자 이건방. 본업 초등학생, 사부 밑에서 온갖 살림살이를 도맡으며 2년간의 수련을 거쳤다. 건방이와 오방도사를 비롯해 전설의 여검객 설화당주와 막네 제자 초아, 대도 도꼬마리 등 개성 있는 캐릭터가 단체로 나와서 어린이 무협소설이란 무엇인가를 제대로 보여준다.

어린이 심사위원 100명의 선택으로 당선작을 뽑는 비룡소 스토리 킹 공모의 제2회 수상작이다. 초등학교 교실이 중요한 무대가 되고 같은 학년(반) 아이들이 요주의 인물로 등장하는 것, 초월적인 힘에 대한 아이들의 설레임과 동경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점, 방과 후의 비밀스러운 대결 에피소드 등 제1회 수상작 <스무고개 탐정>과 닮은 구석이 많다. 두 작품 모두 아이들 마음을 사로잡는 문학적 재료를 잘 활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어른들이 보기엔 싱거울 정도로 단순한 스토리지만 매력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책속에서 검을 휘두르는 장면처럼 우아하고 절도 있는 스토리 전개에 유머가 끊이지 않는다.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바로 다음, 또 그 다음 페이지가 궁금하고 결국에는 악역마저 응원하게 만든다. 스토리 킹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흐흐흐. 고작 그 정도로 나를 상대해 보겠다고?” 면상이가 다짜고짜 주먹을 날렸다. 놀라운 빠르기였다. 건방이는 헉, 소리를 내며 가까스로 면상이의 공격을 막았다. 쩡! 뭔가 깨지는 소리가 났다. 건방이는 손을 타고 지잉, 올라오는 통증에 당황했다. 수석술을 썼는데도 손이 아픈 건 처음이었다. 건방이는 정신이 번쩍 났다.
 
‘젠장. 녀석도 수석술을 쓰는구나! 게다가 나보다 한 수 위야.’ 쉴 틈 없는 공격과 방어가 더 이어졌다. 면상이의 공격은 점점 날카로워지는 반면, 건방이의 방어는 눈에 띄게 힘을 잃어갔다. 언뜻 보면 비등하게 싸우는 것 같았지만 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확연했다. ‘이대로 가면 지겠어.’ 건방이의 이마에 진득하게 땀이 솟았다. 촤라랑! 갑자기 맑은 쇳소리와 함께 낭창거리는 연검이 둘 사이를 파고들었다. - 본문 141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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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4-07-25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울로 쿠엘료의 불륜 대신 밀란 쿤데라 책이 올라와 있어요.
강풀 책 대신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가 올라와 있고요.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까지... 네권 중 세권이 책이 잘못 올라온 듯요!

주간편집회의 2014-07-25 17:23   좋아요 0 | URL
아.; 오늘자 도서를 업데이트하던 중인데, '비공개'로 올렸어야 할 페이퍼를 '전체공개'로 올렸었네요.
죄송합니다.;

곧 수정 완료된 페이퍼로 정상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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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파울로 코엘료 지음 / 문학동네

"지상으로 내려온 파울로 코엘료"
코엘료가 깨달음에 대해서 말할 때가 있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그 이야기들은 우화의 형태를 띨 때가 많았다. 지혜를 말하는 우화의 전통이란 오래된 것이어서 그 이야기들이 가진 힘은 여전하지만, '소설'을 원하는 독자들은 코엘료의 이야기 자체가 더 흥미롭기를 바라기도 했다.

<불륜>은 최근 몇 년 새 출간된 코엘료의 소설 중에 이야기의 굴곡이 가장 큰 작품이다. 성공한 커리어와 안락한 가정을 가진 여성이 갑자기 삶에 대한 회한에 빠지고, 그 이유를 찾아내기도 전에 고등학교 때의 연인을 만나 위험한 사랑에 빠져든다. 이런 '사랑과 전쟁' 풍의 이야기에서 코엘료는 삶의 지혜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 코엘료는 등장인물들이 고심하고 행동하는 매 순간마다 딜레마를 들이밀고 등장인물들과 독자들로 하여금 이들이 왜 여기까지 왔는지를 묻도록 한다. 딱 결과만을 말하자면 이번에도 코엘료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말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거기에 이르기까지 고뇌하고 번민하는 인물들은 보다 현실에 다가서 있다. 먼 과거의 이야기도 아니고 특이한 병력을 가진 괴짜들도 아닌 '보통' 사람들의 세계에서 질문과 답의 꽃을 피워낸 <불륜>은 코엘료의 팬들과 팬 아닌 사람들 모두에게 더욱 색다른(그리고 아마도 더욱 진솔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속에서 :
행복해지는 것엔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그보다는 삶을 열정적으로 살고 싶어요. 위험한 일이지요.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절대 알 수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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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지음 / 열린책들

"다이아몬드는 바보들의 베스트 프렌드니까..."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신작 소설이다. 두 작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핵폭탄이 등장한다. 요나스 요나손은 핵폭탄을 사랑하는 걸까. 적어도 소설 소재로는 사랑하는 듯하다. 핵폭탄은 얼토당토않은 위력과 그 힘을 둘러싼 두려움이 불러온 작위적인 정치성 때문에 풍자 블랙코미디에 더없이 적합한 소재다.

물론 <..까막눈이 여자>의 주인공은 핵폭탄이 아니다. 문맹이지만 초능력에 가까운 산술 능력을 가진 소녀 놈베코가 주인공이다. 동네 자체가 감옥과 다름없는 빈민촌을 탈출한 놈베코가 가진 자산은 우연히 얻게 된 28개의 다이아몬드로, 이 값비싼 보석 역시 핵폭탄과 같은 위력을 갖고 있어서 자신을 소유한 사람들을 욕망과 파멸의 세계로 이끈다. 놈베코의 기구한 인생이 끊이지(죽지) 않고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직 그녀의 독특한 사고 구조와 완전히 긍정적인 정신 덕분이다. 독자들은 놈베코의 사고방식과 '나머지 세상'의 사고방식이 부딪힐 때 웃고, 놈베코의 결정이 옳았음을 알게 될 때 다시 쓴웃음을 지을 것이다. 독자들은, 우리는 폭탄과 다이아몬드의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놈베코는 부드러운 조르바처럼 허황된 욕망이 뿜어내는 안개 속을 아무렇지 않게 빠져나가면서 독자들에게 웃음과 쓴웃음을 모두 안겨준다. 이 세계가 얼마나 어리석고 혐오스러운지를 알려주려는 작품들은 많았지만 그걸 웃음을 통해 전달하는 경우는 드물다(정말로 웃겼던 경우는 당연히 더욱 드물다). 지금까지 내놓은 두 편 모두 쓴-웃음을 주는 데 성공한 요나스 요나손은 아무래도 처음 등장했던 때보다 더욱 중요한 작가가 된 것 같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그 어떤 것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야말로 이 작품의 미덕이다.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은유와 빠른 전개! 누구라도 자신의 삶과 세상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이 작품은 부족함이 없다. - 옵저버

기가 막힌 풍자로 가득한 놀라운 여정! - 더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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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치킨전
정은정 지음 / 따비

"치킨 없는 한국을 상상할 수 있는가"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김치와 불고기라지만, 오늘 한국을 보여주는 음식을 꼽는다면 치킨을 첫 손가락에 꼽아야 하지 않을까. 지친 업무에서 벗어나 함께 땀 흘린 동료와 함께 나누는 치맥, 늦은 밤 출출한 배를 달래려 가족과 함께 시켜먹는 통닭, 야구장 데이트에 빠질 수 없는 후라이드 치킨, 홀로 외로운 밤 수심을 잊게 해주는 핫반갈반. (배경인지 주인공인지는 알 수 없지만) 치킨은 한국인의 삼라만상 어디에도 빠지지 않고, 어느 곳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소울푸드라 하겠다. 당연히 치킨 안에 한국인이, 치킨 안에 한국문화가, 치킨 안에 한국사회가 담겨 있을 터, 그 끝없는 이야기꾸러미의 실마리를 과감하게 풀어낸 책이 있으니, 바로 이 책 <대한민국 치킨전>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 월급날, 노란 봉투 바깥으로 용솟음치던 기름 냄새에서 시작하는 치킨 이야기는, 백숙에서 치킨으로 변모하는 음식 발달사를 후라이드 반으로, 자영업 대표 업종 치킨집의 속사정을 밝히는 음식 산업사를 양념 반으로, 조류독감, 치맥시대, 아이돌 광고 모델 등 치킨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파닭, 불닭 같은 신메뉴로 풍성하게 담아낸다. 한국 치킨의 정체성이 확립되는 지금, 비로소 치킨 공화국 국민의 속살도 함께 드러나기 시작한다. 국민들은 알고 있다. 후라이드 반, 양념 반보다 중요한 건 ‘무 많이’라는 걸.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우리네 치킨 인생사에서 이보다 달콤새콤한 이야기를 만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치킨 공화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을 치킨 공화국의 헌법 전문으로 강력하게 추천한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내가 먹는 게 나다.” 치킨공화국 대한민국 국민은 치킨이다. 정은정의 발랄한 문장 덕에 ‘치킨-국민’의 삶은 언뜻 희극이나, 그 발랄함으로 행간의 눈물이 도드라져 ‘치킨-국민’의 비극은 오히려 분명해진다. 마침내 제 살을 발라 먹는 잔혹극의 ‘치킨-국민’을 직시하게 하는 정은정은 모질다. 아프다.(황교익, 맛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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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땡!
강풀 지음 / 웅진주니어

"아빠 강풀이 딸에게 들려주는 두 번째 이야기"
약속하지 않아도 대문 밖 공터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다. 딱지치기, 말뚝박기, 공기놀이, 비석 치기…. 편을 나눠야 할 때는 한 명이 남기도 했다. 조금 모자라거나 약한 친구지만, 그래도 함께 놀아야 하니까 깍두기라 부르며 여기저기 끼워주었다.
저녁 먹으라 부르는 엄마 목소리가 들릴 때까지 밤늦도록 골목을 뛰어다니던 어릴 적, 깍두기는 있어도 왕따는 없던 시절. 아빠는 그때 이야기를 아이에게 들려준다.

공부 잘하고 똑똑한 규원이, 달리기 빠른 날쌘돌이 준석이, 키 크고 용감한 주영이, 덩치 크고 힘센 민철이, 그리고 골목길 끝에서 홀로 남겨졌던 나와 나를 찾아 '얼음 땡'을 외쳐주었던 깍두기 친구. 모두 다르지만 함께 성장하는 친구, 우리 주변에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깨달음, 아빠가 아이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
- 유아 MD 강미연

작가의 말 : 어느 아빠들이나 편하게  아이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우리 주변에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이야기도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꼭 주인공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은 아빠들이 아이들에게 읽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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