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위해 개구리, 곰과 뱀 등...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은 자기만의 동굴을 찾아 들어간다.

따뜻하고 포근한 담요까진 아니어도 그들을 겨울로 부터 지켜줄 편하고 안전한 안식처일테다.

 

한 이웃 블로그님은 겨울이 다 가기전에 다이어리를 준비하며 올해가 가기전 내년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고 했다.

 

나는?

 

이번주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D-day이번주 토요일!!  두둥!!

 

해마다 11월이 지나면서 큰 숙제가 하나 떨어진다.  바로 김장이다.

 

옛날 어렷을때를 기억해 보자.

식구가 많은 우리집에서는 "접"이라는 단위를 쓰는 어마어마한 양의 김장을 했다.  1접, 2접=100포기, 200포기 이다.  동네 아주머니들끼리 집집마다 품앗이를 해주며 과장을 조금 보태서 거의 한달을 김장하며 보냈었다.  울 엄마는 역시 대단하셔!! 나는 상상만으로도 피로가 밀려오는데. ㅋㅋ

 

그때를 생각하면, 고작 30여 포기를 하면서 티는 엄청 내는 셈이다. 게다가 제일 힘들다는 "배추절임" 단계가 생략됐는데도 말이다. ('절임배추'를 주문해놨다)

 

아무튼...

토요일을 위해 컨디션 조절을 해야는데, 어제부터 몸이 좀 이상하다.

감기몸살이 오려는지 오늘은 두통에 근육통도 약간있고, 목도 좀 아프다.  아~ 이럼 안되는데...

절대 꾀병 아닙니다.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  ㅜㅜ

 

올해는 시댁, 친정쪽 식구들과도 일정이 안 맞아서

어머니와 나, 남편과 시동생 이렇게 4명이서 해야한다.  동네에 살림 잘 하시는 용병(!)이 한 분 계신데, 그 분을 모셔오려고 작업중이다.  ㅎㅎ

 

이번주가 어서 지나갔으면 좋겠다.

완성된 김치통 쭉~ 쌓아놓고 바라볼때의 그 뿌듯하고 후련한 기분을 어서 빨리 느꼈으면 좋겠다.

 

'어느날 아침에 눈뜨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되어있더라!!'  의 패러디.

'눈 한번 질끔 감았다 떴더니 일요일이더라!!'  하는 말이 머리속을 슥~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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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계절을 추억하며, 또 한 편의 에피소드를 남긴다.

망각이라는 블랙홀의 공간에 들어가기 전에 가까스로 잡아챈 기억이다. 

 

더운 여름날 저녁. 그것도 금요일 저녁이면, 시원한 맥주 한잔의 유혹을 견디기 힘들었다.

거기에 주말마다 올라오는 남편과 조우하는 우리 가족은 금요일 저녁은 '작은 파티'를 여는 날이다.

 

금요일엔 언제부턴가 [컵라면+맥주+육포] 등으로 간식과 안주거리를 준비해 둔다.

메뉴는 조금씩 달라진다. 순대볶음, 쏘야볶음 이 올라오기도 하고, 주연이와 시간이 되는 날은 한입에 넣을 수 있게 쌈을 준비하는 날도 있다. 메뉴는 그날의 시간적인 여유에 따라, 끌리는 음식에 따라 다양하다.

 

 

 

더위가 가신 지금은 그 작은 파티가 문을 닫았지만, 한 여름엔 몇 주 동안 계속됐던 이벤트 였다. ^^

 

맥주는 많이 마시진 않았지만, 캔으로 또는 패트병으로 어떨 때는 병맥주를 준비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몇 주 동안 쌓였던 빈 병이 눈에 들어왔다. 

1~2병일때는 재활용 수거함에 그냥 넣었는데, 8병이 모이니 수퍼에 가져다 주는게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생각난 김에 바로 남편과 둘이서 나눠들고 수퍼에 갔다.

 

남편 : 요즘 누가 이런걸 바꾸러 다닌대? 몇 푼이나 된다고 이런 수고를 해?
: 돈 때문에 그러는 거면 창피할 수도 있지. 근데 우린 돈 때문이 아니라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고, 빈 병 재활용 차원으로 반납하는 거니까 숭고한 일을 하는거야. 대단한 일을 하는 거지. ㅎㅎㅎ

 

빈 병 8개와 맞바꾼 350원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 이 동전에 표시를 해 놓으면 좋겠어. 다른 동전과 구별되게 말이야.

      어째 빈병 무게만큼 무겁게 느껴지는데...  ^^
남편 : ㅋㅋㅋㅋㅋㅋ

: 주연아!  이거 너무 무거워. 이것 좀 받아죠!
    (땡그랑 동전 4개 350원을 손에 쥐어준다. 무거운 걸 들듯이 연기를 해가며...)


주연 : 어~?  이게 뭔데 엄마?
: 빈병하고 바꾼 돈인데, 병 무게 만큼이나 무겁다.
주연 : 엇! 진짜네!  이거 왜 이렇게 무거워!!
          아~~악!  한 손으로는 무리야!! 악~ 팔이 부러질꺼 같애.

나, 남편 : 아하하하.  크크크킄

 

언제 이렇게 능구렁이가 되었는지...!
오버하는게 너무 재밌었다. 나보다 한술 더 뜨는게 점점 어른의 모습을 하는 것 같아 보기 좋았다.

벌써 이 만큼 커버린게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가만히 그 날을 생각해 보니 또 웃음난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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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무겁고 고통스러워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다. 

비겁지만 아무도 찾지 못할 동굴에 들어가,

고요해지고 잠잠해질때까지 눈 감고 잠들어 있고 싶다.  

깨어 일어나 현실로 돌아왔을때는 어떤 식으로든 문제가 없어진 상황에

아무렇지 않게 다시 시작하는 생을 살고 싶을때가 있다.

 

인생은 누구에게나 서툰 법이다.

조금 익숙해질 나이가 됐다고 느끼지만 여전히 어렵다.

한번 뿐인 인생을 사는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봐줄 만도 한데,

실수를 애교로 넘어가 줄 만도 한데...

세상은 호락호락 하지가 않다.

세상은, 사회는 나에게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가 되길 바란다. 완벽하게 해내기를 기대한다.

 

내게 거는 기대치와 내가 해낼 수 있는 실체 사이의 Gap이 클 수록 고통과 스트레스는 커져 간다.

But,  Never give up!!  

Fighting!!!  

 

그.래.도

최선을 다 해 보자고 오늘도 나를 응원한다.

누가 이기나 해 보자! 까짓 것!  

적응하고 견디는 일... 내가 잘 하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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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도 더 지난 어느 여름날에 우리집 어린이의 사건(!) 소식이다. 

그 때의 한 일화가 생각나 오랜만에 육아일기에 남겨 본다.

적자생존!(적어야 살아 남는다. 기억에서. ㅋㅋㅋ)

 

여름방학 과제물 중 하나로 '종이컵 전화기' 실험 하는 게 있었다.

종이컵과 종이컵 사이의 연결을 어떤 도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귀에 들리는 체감 소음(?)이 차이가 나는지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준비물 : 철사, 고무줄, 실(명주실, 가는실, 털실), 종이컵

 

결과는 명주실이 "최고"의 실력을 뽐냈던 것 같다.

암튼, 명주실이 필요해서 문방구에서 쉽게 구입 했었고, 적당한 날을 잡아 함께 실험 하기로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날 저녁에 실험 할 수 있도록 종류별로 동일한 길이로 잘라 놓는 것과

가능하면 종이컵에 연결시키는 작업까지 숙제로 내 주고 출근을 했었더랬다.

 

그 날 저녁, 퇴근하고 집에 가니 숙제는 해 놨으나, 뒷 마무리는 엉망인 상태를 목격했다.

고무줄 조각과 철사조각, 종이컵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실도 한 뭉치가 통째로 엉켜져 있었다.  오~ 마이~ 갓!!

 

처음 명주실의 모습은 꽈배기처럼 얌전했던 아이였는데... 완전 난리가 났다. OTL

 

 
          

 

* 왼쪽은 사진에 써있는 주소에서 퍼옴. 오른쪽은 그림판으로 뚝딱 만든 것임. ^^

 

 

그 엉켜진 실뭉치가 내 눈에 들어왔다. 흐유~~

신문 사이에 끼워진 광고지 한 장을 길다랗게 스틱 모양으로 접어서 실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미친X 머리처럼 엉킨 실을 조금 풀고, 감고, 다시 조금 풀고, 또 감고...

반복을 거듭한다. 수확(?)이 있어서인지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시간이 갈수록 스틱에 감겨진 실 뭉치 제법 사과 뼈다귀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엉켜진 실 뭉치는 양이 줄어들수록 최고의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며칠을 끙끙대며 고개가 아플 때까지 씨름다. 어떤 날은 주연이와 함께 풀기도 했다.

주연이와 함께 풀던 어느 날, 한참을 엉켜진 실뭉치를 풀면서 씨름하다가 주연이가 한마디 한다.

 

"엄마! 이거 중독성 있네? ㅋㅋㅋㅋ"

"그치.. 자꾸 하게 되지? 손을 놓을 수가 없지? ㅋㅋㅋㅋㅋ"

 

주연이와 <아랑 사또>를 보면서도 계속 실 뭉치는 손에 들려 있다.

이런걸 보면 나도 "끈기"라는 게 있나 보다. "집착력"도 좀 있는 것 같고...

역시 마음 먹으면 안 되는 없는 걸까?  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서로 엉키고 엉켜진 실뭉치와 싸운다.

 

내가 잠깐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주연이가 사고를 쳤다.

손톱으로도 풀 수 없는 지경이 됐을 때, 싹둑! 하고 실을 잘라 버린 것이다. 헉~~~~~~!

 

으악~! 처음엔 경악 비슷하게 소리를 질렀는데, 시간이 지나 곰곰 생각해 보니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충분히 타협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끊어 낼 수 있는 것도 용기일 테고... 내 성격으로 봐서는 끝내 못 끊어 냈을 것 같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지 않았을까. 그러다 정 안 풀리면 그냥 한쪽에 미완성인채로 버려졌을 거였다.

 

살아가는 일에도 이렇듯 끊어 내야 할 순간이 있으리라!

미련과 고집만으로 지금껏 하던 대로, 마냥 질질 끄는 게 수가 아닌 경우가 있으리라!

 

아이를 키우면서 또 한가지를 깨닫고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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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마감] 9기 신간평가단 마지막 도서를 발송했습니다.

처음에 활동을 시작하면서 6개월이 길고 더디게 느껴졌는데, 지나고 보니 언제 지났나 싶을 정도로 총알같은 시간이었다. 

때로는 별로 땡기지 않은 책도 있었고, 한걸음에 읽은 책도 있었다.  

한달에 따끈따끈한 신간으로 두권을 골고루 읽고 나면 어느새 한달이 훌쩍 과거로 가 있곤 했다.  

6개월을 정리해보며 그동안 읽은 책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은 ... 

 

 

 

 

 

 

  

<홀가분> 으로 정했다.   

여백의 미가 아름다운 그림과 딱 맞게 어우러진 글이 여유로움을 주었다.  한장 한장 음미 하면서 읽다보면,  

어느새 가슴 한복판이 따뜻해져 온다.  소리없이 스며드는 따뜻한 느낌이 좋았다.   

토닥토닥 위로해 주기도 하고, 으쌰으쌰 응원도 해준다. 

마음에 상처가 났을때 살균소독용으로, 연고가 필요할때 꺼내 바르는 용도로... 집에 두면 든든할 비상상비약 같은 책이다.

 

총 12권의 책 중에서 내 맘대로 뽑은 다섯권은... 두구 두구 두구~~~~~!   

1. 홀가분 

2. 생각의 일요일들 

3. 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4.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5.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  

책을 고르기 위해 마음속으로 고민이 많았다.  이 책은 이래서 좋고, 저 책은 저래서 좋고...  

우열을 가리기 힘든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책 중에 5개만 뽑아야 한다니... 잔인하다.  

책에도 사람처럼 감정이 있다면 흥~!  삐쳐서 한동안 입을 다물 것 같다.  선택되지 않은 책들에 대한 미안함이. OTL 

 

9기 활동을 하면서 좋은 책 많이 읽게 되어서 관계자님들께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10기! 이번에는 조금 쉬고 싶어서 따로 신청은 안했어요.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다시 도~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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