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등식은 세상에 많은 인권주의자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들은 사생활 보호라는 명분으로 피해자와 가해자를 익명을 써서 A와 B라고 한다. 그러나 익명의 A가 익명의 B를 살해하는 일 따위는 절대로 없다.
그들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모두 익명으로 처리함으로써 범죄에서 인간적 부분을 모두 털어내버린다. 나에게는 이것이야말로 인간 존재 그 자체를 모독하는 ‘범죄‘처럼 보인다.
이 사건은 도쿄전력 관리직 여직원이라는 익명화된 여자와 일본에 불법 체류한 네팔인이라는 기호화된 외국인이 모종의 힘에 의해 제멋대로 엮어져 함정에 빠져버린 사건이라고 생각했다. - P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