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미국 8학군 페어팩스의 열성 부모들 - 평범한 부모들의 남다른 자녀교육 다큐멘터리
김경하 지음 / 사람in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요즘 EBS의 '공부의 달인'을 챙겨서 본다. 공부 잘하는 아이는 역시 다르다. 의지가 정말 대단하다. 부모가 아무리 이끌어 주어도 자발적으로 하고자 하는 아이를 따라갈 수는 없다.  방송을 보면서 그런 아이들은 부모의 도움없이도 척척 알아서 하는 '될성부른 아이들'였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책에서, 미국의 부모들은 아이가 대학을 가든 그렇지 않든 아이의 행복이 우선이지만, 아시아의 부모는 아이의 성공이 우선이라고 했다. 나 역시도 아시아의 여느 부모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좋은 대학에 갔으면 좋겠고, 아이가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니 말이다. 그래서인가, 아이가 커 감에 따라 육아의 관심이 점차 교육쪽으로 옮아간다.

 

요즘은 초등학교 4학년이면 사춘기가 온다고 말하는 엄마가 많다. 이 시기가 되면 아이는 더 이상 엄마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한다. ...'4학년 슬럼프 현상'이 그것이다. ... 초등 4학년은 기본 해독 능력을 마치고 공부의 내용으로 이동이 되는 시기이다. 영어 교육을 예로 들어 이야기한다면, '읽기를 배우는 것'에서 '배우기 위해 읽는 것'으로 이동하는 시기이다. 읽고 쓰고 셈하고 이후의 학습에 필요한 도구를 배우는 것이 1학년부터 3학년이라면, 4학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학습내용이 등장한다. 3학년까지 학습 습관이 잡혀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내용 학습을 위한 기본 지식이 다져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p.288~289>

 

'그래, 엄마가 끌고 가는데는 한계가 있어.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게 중요한거야.' 다짐하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 자녀 교육이 어려운 이유는 서로 지나치게 간섭하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부모가 서로의 다양한 결정에 유연해지면 나름 옳다고 생각하는 최선의 방식대로 아이들은 다양하게 성장한다. <p.269>

 

그런 것 같다. 자녀 교육의 어려움이 바로 지나치게 간섭하고 평가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큰 아이를 5살 까지 외국에서 키웠다. 아이가 5살이 될 때까지 나는 아이에게 12시에 끝나는 유치원을 빼곤 무얼 가르치기 위해 어딜 가본 적이 거의 없다. 토요일에 한 번 가는 집 앞 발레 학원이 전부였다. 그래도 나는 조바심 내본 적도 없고 아이 키우는 것에 만족하며 살았었다. 그리고, 한국에 온 지 2년. 학습지보단 내가 가르치는 것에 익숙해서 여전히 한글과 수학은 내가 가르친다. 그렇지만, 자꾸 조바심이 난다. 과연 내가 잘 하고 있는걸까? 이제는 학습지를 해야하지 않을까? 좋은 수업이 얼마나 많은데 나만 뭘 안 시키는 건 아닐까? 고민하게 된다. 둘째가 유치원에 입학하면서 아이의 친구 엄마들과 자주 만나게 된다. 그러면, 나만 못알아 듣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떤 교구가 좋고, 어떤 학원에 다니는 게 좋고....아, 한국에서 아이 키우는 건 이래서 어렵구나 깨닫게 된다.  좋은 교재, 책, 교구를 보면 다 사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어쩜 그리도 잘 아는지.... 아마 한국은 세계에서 교구와 학원이 가장 다양하게 구비된 곳이 아닐까?

 

언제쯤 뭘 하고 언제까지는 뭘 끝내야 하는 식이 아니라 아이에게 맞는 것을 찾아서 꾸준히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아이 키우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미래이기 때문일 것이며, 수많은 경험자가 있어서 섣불리 조언하고 예단할 수 있지만, 누구도 우리 아이를 정확하게 아는 것은 아니기에 참고는 될 수 있어도 정답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보다 가장 잘 아는 내 아이를 내가 양육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너무 많이 다른 사람들이 하는 방향대로 따라하는 경우가 숱하게 많다. 그것은 아마도 아이에게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이의 미래가 어찌 될 지 알 수 없기에 느끼는 불안감 때문일 수도, 아니면 아이 키우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걸 하지 않으면, 혹시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에 대한 불안감과 적어도 이 정도는 해야지 하는 자기 만족.

 

경쟁이 심해서 성적이 모든 것에 우선하는 우리 나라 같은 교육환경에서는 아이의 다름이 인정되기 어려울 것이다. 아이마다 잘 하는 게 있고, 아이마다 좋아하는 게 있다는 걸 인정해주는 것 그게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책 속에 열거된 부모들은 아이들을 신뢰하고 아이에게 적합한 교육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나도 우리 아이들을 무한히 신뢰하고 기다려주는 엄마이기를... 아이와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육아법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하게 된다. 꼭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약이 되는 건강한 밥상 만들기 행복 충전소 1
아베 아야코 지음, 김장호 옮김 / 비씨스쿨 / 200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약이 되는 건강한 밥상 만들기'란 제목만 보고 요리책이라고 지레짐작을 했다. 이제부터 가족들의 건강한 밥상을 차리기 위해 비법을 한 번 전수받아 볼까라는 야심찬 기대를 했다. 더군다나 일본사람이다. 세계의 장수국가 중의 하나인 일본. 그네들의 밥상이 궁금했다. 어떻게 요리를 하는지 이번 기회에  제대로 한 번 배워보자라고 결심했다. 그러나, 그러나, 내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요리책이 아니었다.

목차를 봤을 때의 당혹스러움이란.

 

너무나 자주 등장하는 먹거리에 관한 뉴스를 접할 때마다 '그래, 밖에서 절대 사먹지 말자. 정말 해도 너무한다. 세상에 할 짓이 없어서 먹을 것에 장난질을...'하며 비분강개했던 적이 어디 한 두번인가?'  아이들에게 정말 믿고 먹일 만한 음식이 없다. 내 손으로 직접 해먹지 않고서는, 아니 사서 쓰는 식재료도 믿기 어려울 때도 많다.  보약도 먹지 않고, 박카스 같은 피로회복제도 즐기지 않고 오로지 밥이 보약이라고 생각하는 나같은 사람에겐 도움이 되는 책이다. 아니, 정반대인가? 배달음식을 달고 살고, 패스트푸드를 즐기고, 외식을 즐겨하는 사람에게 꼭 읽으라고 권해야 하는 권장도서인가?

 

책은 총 세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약이 되는 야채], [약이 되는 과일], [약이 되는 먹을거리]로 되어있다. 대충 알고 있는 채소와 과일과 먹을거리들이다. 일본인이라 그런가 생소한 것 한 두개가 눈에 띈다. 동아.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그  동아줄도 아닐테고... 파드득 나물도 처음 들어보는 나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즐기는 나물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레이프 푸르츠의 설명은 조금 보강이 필요하다. 단맛이 적은 게 아니고 쓰다고.... 비타민의 보고이고 몸에 좋다는 설명은 옳지만 아무리 몸에 좋아도 먹기 힘든 것중의 하나가 나에게는 그레이프 푸르츠이다.

 

읽고 느낀 점은 역시나 자연에서 난 것들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일이나 야채를 많이 먹고, 어떻게 먹는 것이 좋고, 어떨 때 먹는 게 효과적이다라고 적어놓은 이 책은 부엌에서 심심할 때 하나씩 읽어보면 좋을 듯 싶다.  아쉬운 점은 부엌에 두고 보아야 할 책이니까, 요리 한 두 개가 소개되었다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요리과정을 설명하고 완성된 요리가 사진으로 곁들여졌다면- 한영실의 비타민 밥상처럼 - 좋았을 것을... 

 

덧) 오늘 우리집 Y양과 Y양의 친구네와 비싼 입장료를 내고 **실내 놀이터를 처음으로 갔다. 그곳에서 파는 음식은 정말이지...음식반입도 되지 않으면서, 냉동치킨너겟과 냉동감자 이런 것만 파니....먹이고 싶은 음식이 하나도 없었다. 이 곳 뿐만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절대 먹이고 싶지 않은 음식들을 너무 많이 판다. 이게 문제다.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쓰다보니 갑자기 발끈해진다. 불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럴 땐 이 와인 - 40가지, 상황별 추천, 와인 가이드
이재형 지음 / 코코넛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일단 우리집에 있는 와인의 레이블을 확인해보았다.

 

1. 뉴질랜드 와인인 말보로 샤비농 블랑, 빈티지는 2006년(화이트 와인)... 화이트 와인은 마셔보아도 처음 맛본것인지 아닌지 조차 확인이 불가능하다. 죄다 비슷하게 느껴진다.

2. 프랑스 와인인 샤토 라 hourcade 보르도 수페이에르 2004...카뮤(레드 와인)...그나마 좋아하는 와인이어서 늘 비축해 놓는다. 요건 다른 와인보다 용량이 적어서 한 상자에 두병이 들어있다. 부담없는 용량때문에 좋아한다.

3. 캐나다 와인인 riesling 아이스와인 한정판 1998 Magnotta(화이트 와인)...요건 다른 와인보다 달콤하다. 디저트용 와인이다. 가을의 수확기 대신 일부러 영하의 기온에서 포도를 수확한다. 기후적인 특성때문에 캐나다와 독일이 주 생산지란다. 마셔보니 달콤해서 나같은 초보자에겐 딱이다.

 

이렇게 세가지이다.

 

남편과 나는 집에서는 술을 즐겨하지 않는다. 초대를 받으면 와인 한 병 가져가서 같이 마시는 정도이지 술잔 기울이며 집에서 둘이 마시는 경우는 없는 편이다. 그러나, 우리 부부의 선물은 대체로 와인아니면 양주...(그래서 아저씨들이 우리 가족의 방문을 환영한다는)이다. 와인에 대해 모르면서 선물하기도 뭐해서, '신의 물방울'이란 만화책도 읽어보았지만, 즐겨하지 않는 분야이어서 그런지 뜬구름만 잡게 된다. 용어가 어찌나 어려운지. 크뤼와 빈티지 정도만 건졌다.

 

한국적인 음식에는 어떤 와인이 어울릴까? 궁금했다. 신의 물방울에서처럼 도대체 어떤 미감을 가져야 와인 한모금에도 그렇게 그럴듯한 표현을 할 수 있는지...어떻게 그렇게 다양한 맛들을 잡아낼 수 있는지....그래서, 와인은 쉽게 다가서기 어렵다. 레이블을 적다보니, 이렇게 난해할 수가 없다. 용어도 어렵고, 영어도 아니고 불어를 읽기도 어려운 것을,  또 어느해의 포도가 최상품인지를 알아낼 재간도 없고 말이다.

 

책에서 저자는 저자만의 입맛으로 이럴 땐 이런 와인이 좋을 것 같다고 추천을 한다. 음, 삼겹살을 먹을 땐, 멧돼지 그림이 그려진 레이블과 인솔리오를 기억해두어야겠다.(한 번 시도해보고 싶다. 와인병에 멧돼지 그림이라니 재미있다.) 다른 경우는 뭐.....삼겹살에 소주도 없이 먹는 내가 다른 때에 마실일이 있을까? 비행기에서 주는 공짜 와인도 마다하는 내가 말이다.

 

난, 샴페인이 와인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얼마전 실수로 샴페인과 와인을 한 병씩 깨트린 적이 있다. 샴페인 좋아하는 남편이 비싼 샴페인을 깼다고 속상해한 적이 있다. 샴페인이 비싸면 설마 와인보다 비쌀까 생각한 적이 있다. 샴페인의 원재료는 복숭아인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 모양이었다.

 

책에서 소개한 와인도 와인이지만, 추천한 장소가 더 가보고 싶다. 역시 나는 술보다는 안주에 더 관심이 많은, 애주가의 공공의 적인 모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명품 공부습관 87가지! - 올바른 습관이 명품자녀를 만든다
친위 지음, 오혜령 옮김 / 청어람 / 200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도록 하고 혼자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스스로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p.37) 형광펜으로 밑줄 쫙치고 달달 외우고 싶은 문장이다. 평범하고 쉬워 보이지만 아이를 키우다 보면 쉽지 않은 부분이다.  아이뿐만이 아니라 결혼을 하고 나서도 부모의 도움을 받는 자녀가 얼마나 많은가?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어디에 속하는가를 생각해본다. 예화의 어느부분에서도 뜨끔하지 않은 부분이 없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없듯, 부모도 완벽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거친다.

우리 동네의 아이들 - 아니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아이들 - 은 바쁘다. 유치원이나 학교수업이 끝나자마자 학원버스를 타고 어디론가로 가서 무언가를 배운다. 그렇지 않으면 집에서  방문교사에게 배운다. 아니면, 엄마가 직접 배울 곳으로 데려다 준다. 그런데, 난 이런 모습들이 아직은 낯설다. 좋아 보이지 않는다. 우리 아이에게 무언가를 시켜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보다는 아이에게 배우는 것만을 강조하는 것이 과연 좋을까?하는 회의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한다.

 

유치원에 잘 다니는 것만으로도 대견하게 생각하는 나는 자유방임형일지도 모르겠다. 처음 얼마동안은 아이에게 많은 것을 경험하도록 해야하지 않나 고민했다. 피아노도 발레도 가베도 미술도 학습지도 기타등등을 시켜야하는 건 아닐까를 고민하고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더 있다가 아이가 정말 원할 때 배울 기회를 주는게 좋지 않을까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아이는 유치원이 끝나면 놀이터에서 놀거나 집에서 색종이로, 연필로 무언가를 만들거나 그리기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아이를 키우기가 참 어려운 곳 중의 하나가 대한민국이다. 뭔가를 배우고 있지 않으면 괜히 불안해지고 조바심나게 된다. 또 그 불안한 심리를 파고드는 수많은 학원과 수많은 교구들...책을 읽으면서 이런 것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아직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만은 이런 것에서 벗어나게 해주자가 내 생각이지만 이게 아이의 부모들과 만나면서 비교하기 시작하면 나만 뒤떨어진 것 아닌가 하는 조바심에 얼마나 오랫동안 지켜질지 자신이 없기도 하다. 우스개 소리로 아이의 재능과 엄마의 정보력과 할아버지의 재력, 이렇게 삼박자가 갖추어져야 한다고 하니, 정보력은 커녕 손놓고 앉아 아이가 저절로 자라주기를 기대하는 나같은 엄마는 요즘시대에 한참 뒤떨어져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아이들과 선물포장을 했다. 유치원에서 있을 우리아이의 생일파티에 필요한 구디백을 함께 포장하면서 아이들은 아주 신이 났다. 구디백에 수첩, 연필, 스티커 등등을 아이가 넣으면 내가 스티커로 붙이는 꽤 복잡한 과정을 아이는 신이 나서 즐겁게 엄마를 도와준다. 자기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친구들에게 나누어주는 작은 선물을 아이가 직접 포장하면서 아이는 또 새로운 것을 배운다. 선물을 준비하는 즐거움, 나누는 것의 의미, 생일을 기다리는 설레고 즐거운 기분....나는 이런게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신문에 실린 기사에서 직장맘이면서 아이들을 미국의 명문대로 보낸 사연을 읽었다. 서울도 아닌 지방 소도시에서 두 아이를 그렇게 키우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그 엄마의 교육법을 벤치마킹하고 싶었다.  저녁밥을 지을 때 심심하다고 징징거리는 아이들 때문에 참 힘들다. 그런데, 신문기사의 그 엄마는 아침밥을 지을 때 식탁에서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독려했단다. 나도 따라해 보고 있다. 저녁 하면서 딸아이의 공부책을 봐주고, 4살 아들 녀석은 자신도 공부공부 하기에 연필잡고 시리즈를  사주었더니 연필로 열심히 낙서중이다. 나는 그래도 내버려두는 편이다. 낙서가 어느 순간에 공부가 되고 습득이 된다는 걸 첫아이를 통해서 배웠기 때문이다. 잠들기 전에 책 읽어준 것 밖에 없는데, 책 제목을 따라 읽게 한 것 밖에 없는데, 어쩌다 한 번 한글떼기 학습서를 봐준 것 밖에 없는데 어느새 딸아이는 더듬더듬 책을 읽고, 틀린 글자가 수두룩하지만 글씨도 쓴다. 그렇게 대견할 수가 없다. 다른 엄마의 기준으로 보면 성에 차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난 아이가 그렇게 스스로 배우고 성장해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명품 공부습관 87가지]는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스스로 독립할 수 있도록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아이도 언젠가는 어른이 될테고 부모의 곁을 떠나서 사회인이 된다.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알려준다. 책에서 들려주는 수많은 예화는 지금 나의 모습이기도 하고,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지침이 되기도 한다.

 

내가 결혼을 늦게 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과연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에 수많은 물음표가 붙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자신없던 부모가 되고 보니 역시나 그 고민은 제대로 된 고민이었다. 세상의 일 중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라고 나는 아직도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좋은 부모되기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며, 평생 공부해야 할 어려운 과목이지만,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행복과 기쁨이 있는 과목이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아이를 해치는 맛있는 유혹 트랜스 지방
안병수 지음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얼마 전인가 '생로병사..어쩌구'하는 프로그램에서 수상한 현대인의 식습관에 대한 것을 방영한 적이 있다. 30대 전후의 젊은 주부인데 골다공증이란다. 그녀가 도대체 무엇을 먹길래 젊은 나이에 골다공증인가를 파고 들어가보는데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다. 콜라를 입에 달고 살며 - 인터뷰 중에 왜 물을 마시지 않는냐는 질문에 맛이 없어서란다 - 아침은 도넛에 커피 한 잔, 점심은 햄버거와 콜라, 저녁은 양념치킨..이런 식이다. 놀랍게도 그녀는 아이의 엄마였다. 엄마는 패스트푸드를 먹으면서 아이에게 건강한 음식을 먹일 수 있기가 쉽지 않을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아이가 어려서 지금은 비록 엄마가 먹으라니까 아무 말 않고 패스트푸드가 아닌 음식을 먹는다 하더라도 그 아이가 초등학생이라면 중학생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엄마는 패스트 푸드를 먹으면서 왜 나는 못먹는데? 왜 엄마만 맛있는 거 먹는데?' 라며 대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니, 그 엄마가 그 아이를 임신했었을때는 어떻게 먹었을까가 일단 더 궁금했다. 10달 동안 온전한 음식만 먹었을까?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안타까웠던 마음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엄마가 아니었으면 혹하지 않았을 '내 아이를 해치는 맛있는 유혹, 트랜스 지방'이라는 거창한 제목의 이 책은 제목처럼 내 아이에게 해를 가할 천인공노할 주범 트랜스 지방때문에 읽게 되었다.

읽어보니 일단 안심이 되었다.

내 장바구니의 주요 품목은 우유,요구르트, 요거트와 과일과 야채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야 과자를 좋아하지만 집에서는 어쩌다 주는 특별식이다. 좋아하겠구나 하며 산 캔디는 냉장고에서 수납장에서 몇 달째 굴러다닌다. 발렌타인데이때 산 초콜릿은 냉장고에 들어간 이후로는 아직 한 개도 꺼내먹지 않았다. 솔직히 아이들이 그런 걸 먹을 시간이 없다. 유치원에 다녀와서 요구르트와 과일로 간식을 먹고나면 저녁시간이고 저녁먹고 나면 씻고 자야하니 정말로 과자를 먹을래야 먹을 시간이 없다. 우리집엔 다시다도 맛나도 미원도 없다. 국물맛 내는 데는 멸치와 다시마를 사용하고 튀기는 요리도 그닥 즐기지 않고, 배달해서 먹는 음식도 거의 먹지 않으니 나나 아이들은 비교적 건강식에 가까운 음식을 주로 섭취하는 편이다.

책을 읽으니 트랜스지방이란 놈은 해도 너무하고 이로울 것 하나 없는 백해무익한 놈이다. 더 조심해야겠다는 경각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한가지 잘못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 있으니 들기름을 주로 볶는데 사용했다는 것이다. 참기름은 무침용, 들기름은 볶는데를 상식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들기름은 무침용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포도씨 오일은 튀김용, 올리브유는 샐러드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것도 썩 좋은 상식은 아니었다는 것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올리브유는 압축유를 이용할 것, 포도씨유보다는 올리브유가 튀김용으로 더 낫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다.

아, 그리고 생돼지고기에 의외로 트랜스지방이 많다는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돼지가 주로 먹는 사료에서 비롯된 듯하단다. 음식물쓰레기나 폐처분된 과자나 빵등을 먹고 자란 돼지에 트랜스지방이 축적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자연상태로 방목된 돼지나 소, 닭, 계란을 먹어야 한다니...이 부분에서 골치가 아프다. 그걸 어찌 일일이 다 확인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어린시절 비오는 날이면 엄마가 늘 해시주던 음식이 있었다. 튀김이다. 야채튀김, 삼각형 모양의 식빵튀김, 그것도 아니면 밀가루 반죽을 그냥 튀겨서 설탕에 굴린 튀김. 그때 엄마가 사용하시던 기름은 쇼트닝이었다. 그 시절이야 먹을 게 귀해서 엄마가 만들어주신 튀김이 거의 유일한 호사스런 간식이었다. 그 쇼트닝이 트랜스 지방의 주범이었다.

쇼트닝으로 튀김을 해주시던 것만 빼면  100점짜리 건강식만 만들어 주신 친정엄마의 소박한 밥상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란다.

 

저자는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을 것. 지방은 가급적 먹지 말 것을 강조한다.

사과와 토마토, 브로콜리, 마늘, 들깨, 고구마, 버섯을 많이 먹고 걷기 운동을 많이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비단 위에 열거한 음식뿐이겠는가? 자연에 가까운 거친 음식을 튀기거나 굽지 않고 생으로 먹거나 찌거나 조려서 먹는 방법을 택할 때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

 

어려서의 식습관은 참 중요하다. 친정엄마가 해주시던, 그때는  벌레 기어다니는밥상이라고 싫어했던 그 음식들 덕에 나는 비교적 좋은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 나도 아이에게 우리 엄마처럼 좋은 식습관을 물려주는 것. 그것이 엄마인 내가 해야 할 첫번째 의무이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