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속에 피가 흐른다 - 김남주 시선집
김남주 지음, 염무웅 엮음 / 창비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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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덮어야 했다. 자꾸만 눈물이 나서 계속 읽어나갈 수가 없었다.

시야를 흐리는 눈물을 닦아내고, 마음을 진정시키고 하다보니..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오랜만에 새벽귀가를 했고, 오후3시까지 자고 나서야 일어났다.

술을 많이 마시지는 않았지만, 밤을 새워 이야기꽃을 피우는 게 이제는 힘들어진 모양이다.

머리가 조금 아팠으나 계속 자기에는 허리가 아팠다. ㅋ

 

시집을 읽다 동생들에게 하나를 낭송해주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잘된 일인지 못된 일인지' 였다.

그런데 내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럴수밖에 없는 내용이었으니까.

 

많이 들었던 안치환의 '자유',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비롯하여 '아버지', '어머니,

'그러나 나는 잘된 일인지 못된 일인지' 등등 가슴을 울리는 시들이 지천이었다.

 

시집에 수록된 시 하나하나 마다 아프지 않은 시가 없었다.

 

왜 김남주 시인을 오늘 우리가 기억하지 않으면 안되는지,

시집을 읽으면 알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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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 2010 부산시 원북원 후보도서
김곰치 지음 / 산지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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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을 구입할 때만 해도 리뷰가 하나밖에 없었는데, 그간 7편으로 늘어 당황했다.

그만큼 시간이 흘렀나 하는 생각에.. ㅎㅎ

 

출판사를 보니 이름이 낯설다. 주소를 보니, 부산이네.

서울이나 파주에 있는 출판사가 아니어서 반가웠다.

지역에서도 많은 출판사들이 좋은 책을 내고, 또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는 이유에서다.

 

저자를 알게된 건,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이었던 소설 때문이다.

읽어보지는 못했는데, 그 이유는 단지 슬플 것 같았기 때문이다. 누군가 아파서 죽을 수밖에 없는 그런 내용으로 설핏 비춰졌기 때문에 그냥 슬퍼지고 싶지가 않았다. 그래도 그의 다음책은 사서 읽었다. 녹평에서 나온 책이기도 했고,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을 못읽어봤다는 부채감으로..ㅎㅎ

그 책도 좋아서, 그의 다음 책도 물론 사보게 되었다. 시사인인가 한겨레21에서 신간을 소개하는 코너에 이 책이 덩그랗게 걸려있었다.

책을 산 지는 한달정도 다되어 가지 싶은데, 이제야 읽었다. 다른 공부를 하느라..ㅎㅎ

 

옆집오빠가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소설은 술술 읽혔다. 부담없이..

나도 모르게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나오기도 했고, 별 관심없는 종교이야기는 좀 따분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문체는 내게 잘 와닿았다.

결국, 사랑은 못 이루었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만날 수 있는 거겠지.

언젠가는 빛으로 다가오는 사랑을 할 수 있겠지.. 끝이 났는데도 왠지 끝을 실감할 수 없는 소설이다. 작가의 다음 책을 벌써부터 기다려도 될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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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8 2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8-27 2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8-20 0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쨍한 사랑 노래 문학과지성 시인선 300
박혜경.이광호 엮음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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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책을 못 읽었다.

대학원 수업이 있는 동안은 교재만 책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폭식하듯, 사둔 책과 빌려온 책을 하나씩 읽어가고 있다.

도종환 시인이 엮은 시집과 쨍한 사랑노래를 읽었다.

 

짧은 은유 속에 무성한 울림들..

 

왜 시집 제목을 이렇게 정했을까?

시집을 읽고나니,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졌다.

내가 시집을 엮었더라도 엮은이와 같은 마음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이라는 말 한 마디 토해 놓지 않고도,

사랑을 너무도 간명하게 노래하고 있는 시들.

세상의 그 많은 연애시들은 왜 사랑의 환희를 노래하기보다는 사랑의 결여를 노래하는 것일까? 왜 사랑을 둘러싼 시적 담화들은 당신의 부재라는 상황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일까? 그렇게 늘 당신은 부재의 방식으로만 존재하며, 나의 실존은 늘 당신의 치명적인 상실을 감당해야 하는 것인가?

 

이광호의 글은 독자들에게 물음표 하나를 던져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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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하느님 - 권정생 산문집, 개정증보판
권정생 지음 / 녹색평론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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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서적 선정 덕분에 일시품절 상태에 이르게 되다니, 덕분에 녹평 사람들 웃음꽃 만발하겠다. 

개정판에 있는 김용락시인과 이계삼 선생님의 글을 보고 싶어서 다시 구입해야 겠다~

또 '승용차를 버려야 파병을 안할 수 있다'

이 글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권정생 선생님이 이 책이 불온서적에 선정되었다고 하면, 뭐라고 하실까?

그들은 정말 이 책을 읽어보고 불온서적이라고 한걸까? 의구심이 든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강아지똥 마저도 친구로 여겼던 분을...

 평생을 동심으로 사셨던 분에게 너무나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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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명상] 서평단 알림
식탁 위의 명상 - 내 안의 1%를 바꾼다
대안 지음 / 오래된미래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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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명상' 참 제목이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명상을 하려면 배부른 상태보다는 좀 배가 고픈 상태가 더 낫겠지. 저자는 사찰 음식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사찰 음식은 '자연을 벗어나지 않으며, 오래전 우리 조상들이 먹던 음식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절집 음식는 각종 양념을 사용하지 않아 산야초의 향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고, 열량이 많은 음식도 거의 없다고 했다. 과식을 해도 탈이 나지 않는 건 그 때문이겠지.

탐욕은 한이 없기에 일단 욕망을 채운다 해도 계속해서 결핍과 열등감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사람들 사이에 끊임없는 다툼과 분쟁이 생겨날 것이고, 많은 이들이 목숨을 건 전쟁까지도 불사하게 될지 모른다. 멋진 집에 살고 아름다운 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하고 싶은 일 다 하면서 산다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마음이 탐욕스럽다면 결코 행복하다고 할 수 없으리라. 진정한 행복은 넓은 지혜의 밭에서 자비의 꽃이 피어나는 것이다. - 42쪽

음식을 먹는 것도 일종의 '마음 다스리기'라는 것을 책을 통해 환기하게 되었다. 먹는 것에서 부터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의 병들은 너무 많이 먹어서 생기는 거'라서 소식을 실천하면 생활이 수월해진다고 저자는 강조했다. 덧붙여 욕망을 잠재울 줄 아는 사람이 되면 성스러운 인생을 살 수 있다고까지 말한다.

소식은 영혼을 정화시키는 구실도 한단다. 물질에 대한 욕심을 버리면 정신까지도 자각활동을 통해 생각을 비우게 된다고. 음식을 먹는 일에 이처럼 많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산사에서 먹는 음식은 그야말로 정갈하다. 집에서도 그렇게만 먹는다면 음식쓰레기 나올 일 만무할 테고, 먹을 만큼 보다 적게 먹으면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다스릴 수 있을 것이다.

책의 후반부에는 여러가지 요리들이 소개되어 있다. 아쉬운 점은 요리 사진도 함께였다면 하는 것 한 가지였다. 스무 살이 넘으면 제 밥은 제가 해 먹어야 한다. 남자든 여자든, 자기 입에 들어갈 음식을 만들 줄 알아야겠지. 진정한 독립은 그런 것이다. 음식을 만드는 모든 이에게 정신수양의 길까지 제시하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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