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
목수정 글, 희완 트호뫼흐 사진 / 레디앙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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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함에 담았다 장바구니에 담았다가를 반복하다가 결국 다른 경로로 책을 보게 되었다.

선배 언니가 내가 읽으면 참 좋을 책이라고 조언을 해주어서 호기심이 급발동하게 된 게 결정적인 계기였다. 그 언니가 아니었다면 나는 이 책을 몇 달 후나 몇 년 후에 보게되었거나 그냥 잊혀졌을 지도 모르겠다.

지금 만나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세상에 이런 책이 나오면 독자는 한 번쯤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 된다. 굳이 절대적 비교는 필요치 않지만, 얼마나 나 자신을 사랑하며 치열하게 살았는지에 대한 반성 정도는 요구되는 것 같다.

정석처럼 세상을 살 필요도 없고, 그 길이 최선도 아니다.

남에게는 쉽게 열려진 길이, 내게는 에돌아 가야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때로는 가슴 아프지만,

그것을 운명이라 치부해버리면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저자는 보이는 것처럼 유연하지 않고, 강인했다. 모든 결정을 스스로 했다. 그래서 후회도 없고, 앞만 바라보며 행복한 삶을 설계한다. 그처럼 용기있는 자만이 사랑도, 세상도 얻을 수 있게 되는 거겠지.

꿈이 있다면,

꿈을 위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며,

치열하게 살아가자!

 

가족에 대한 사랑, 자기 일에 대한 사랑, 아이에 대한 사랑 등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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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핑거
김윤영 지음 / 창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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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를 알게 된 건 <타잔> 때문이었다. 이후 첫 소설집 <루이뷔똥>을 찾아 봤는데, <타잔>보다는 내게 덜 와 닿았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세번째 저자를 만났다. 여기 실린 단편들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읽다보면 시나브로 그렇게 느끼고 있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어떤 인물과 가끔 동일시하는 경향을 발견한다. 나 자신이기도 하고, 이전에 내가 알던 어떤 사람이기도 하고. 그럴 때면 소스라치게 놀랐다. 추억에 잠기게도 되었다. 가령 세탁소집 딸과의 불화라던가, <초콜릿>에 등장하는 영태씨 같은 인물이다.

사람들은 우리보고 천생연분이라고 했다. 그와 나는 얼굴 생김도 어딘지 닮은 듯하다고 했다. 아직 한번도 우리집에 데리고 온 적은 없지만 원래 있던 가구나 마당의 벚나무처럼 어울릴 것 같았다. 그는 술이나 담배를 멀리했고, 옷이나 씨디 같은 걸 사는 걸 죄악시했다. 남자직원들이 입는 회청색 작업복을 늘 그대로 걸치고 다녔고 신발조차 쇠창이 박힌 무거운 작업화를 털레털레 신고 다녔다.

사내 이발소에서 삼천원을 주고 깎은 머리에 늘 만족했고 주식이나 펀드도 신뢰하지 않았다. 부모나 형제에게도 결코 돈을 빌리지 않았고 빌려주지도 않았다. 그의 저축액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단란주점은 일생에 한번 가봤대고 맛있는 음식은 살만 찌게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었따. 모든 사원들이 그룹 계열사에서 나온 아반떼나 쏘나타를 타고 다닐 때 혼자 경쟁사의 십년 된 마티즈를 끌고 다녔지만, 신기하게도 그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한마디로 그는 실속있는 사람이었다. - 181쪽

이 글을 읽고 한참이나 웃었다.

머리를 말리고 있는 동생에게 이 부분을 읽어 주고는

"야, 이 사람이 내 이상형이야."


라고 말하고는 한 번 더 크게 웃었다.

동생은 어이가 없다는 듯 피안대소를 한다.

어쩌면 내가 그런 부류의 인간인지도 모른다. 나와 똑같은 남자가 소설 속에 등장하고 있으니, 반갑기도 하고 내 알던 어떤 선배의 얼굴이 겹쳐져 나도 모르게 흥분했던 것이다. 그렇게 살면 세상이 무슨 재미가 있을까 싶기도 했다.

소설이 과거의 사람을 떠올리게 만드는 힘도 가지고 있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지금쯤 그 사람은 잘 살고 있을까? 소식을 알 길 없지만 같은 하늘 아래 숨쉬며 잘 살고 있으리라 믿는다. 그 때처럼 언젠가 또다시 만나지겠지. 마트에서 세수 안한 얼굴로 느닺없이 만나지는 일은 없었으면.. ㅎㅎ 

김윤영의 소설은 대체로 온돌방의 아랫목처럼 뭉근하게 따뜻하게 읽힌다. 때로는 반창고 속의 상처가 얼마나 아물었는지 보고 싶지만, 애써 외면하듯 소설은 그렇게 읽혔다

저자는 내게 다음 소설이 기다려지는  몇 안 되는 소설가의 범주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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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 공주는 공주가 아니다?!] 서평단 알림
백설 공주는 공주가 아니다?! - 발도르프 선생님이 들려주는 진짜 독일 동화 이야기
이양호 지음, 박현태 그림 / 글숲산책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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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유년시절의 애틋한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만났던 많은 동화들도 추억의 일정부분 자리하고 있다. 전래동화나 서양의 동화들, 주로 책보다는 만화영화화된 것들을 먼저 만났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것들이 나에게 판타지를 심어주었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 신데렐라, 백설공주, 콩쥐팥쥐, 장화홍련 등등 예쁜 그림이 그려져있던 빳빳한 질감의 동화책들이 생각난다. 동화는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기능을 하겠지. 조금더 커서는 소공녀나 키다리 아저씨, 빨간머리 앤 같은 동화로 꿈을 키웠다.

돌아갈 수 없는 보물같은 시간이 유년시절이다.

그때 읽었던 동화를 다시 읽는 기분이란..

<한겨레>에서 이 책을 봤던 기억이 난다. 저자는 논술학원 강사를 하다 돌연 공부를 하러 떠났고 돌아왔다. 그가 하고 싶은 일은 대안 학교를 만드는 일이라는.. 대강의 기사문이 생각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란 참 어려운 일일텐데...

 

동화의 내용이야 이미 알고 있던 내용 그대로다.

그래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제대로 번역된 백설공주를 이제야 보는구나.'

 

오랜만에 독일어 활자를 본다.

우리말 옆 페이지에는 친절하게도 독어와 영어로 된 동화가 함께 실려 있어 이채로웠다.

이참에 독어나 영어공부도 하면 좋겠다. ^.^

 

제대로 번역해야 한다. 이런 시도들이 좋다.

남이 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것도 참 의미로운 일이다.

 

어른들이 읽어도 좋고, 조카들에게 선물용으로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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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의 연인
정미경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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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구입할 때는 얼마간 기대를 갖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저자의 이전 책에서 느꼈던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일수도,

다른 무언가를 기대하는 이유에서 일수도 있겠다.

 

이상문학상 수상작을 먼저 만났던가. '장밋빛 인생'에서 먼저 만났던가.

아무튼 저자를 알게된 건 오래되지 않았다.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다는 것만큼 힘든일도 없을 것 같다.

 

매번 다른 이야기로 독자와 만나야 하는 소설가들의 중압감을 우리가 얼마나 알겠는가.

그 속에는 철학이 삶이, 사랑이 녹아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집도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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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 - 작은책 스타가 바라본 세상 철수와영희 강연집 모음 1
하종강 외 지음 / 철수와영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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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버린 책 가운데 하나였다. 이 책,

불온서적 선정 덕분에 다시 발견하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식코가 개봉되기 전에 이 책이 나왔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식코를 봤더라면 충격이 덜 했을 것 같다.

 

의료민영화가 되면 어떻게 되는지,

많은 사람들의 글 중에서도 정태인의 FTA관련 글들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몇 해 전, 왜 그토록 반대하며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야했는지, 할복해야 했는지, 아는 사람만이 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많이 읽혀야 한다. 80에 속하면서도 20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정말 아이러니다.

 

왜 우리는 좌파가 여당이 될 수  없을까?

80이 고르게 잘 사는 사회를 지향하지 않아서일까? 언젠가는 20에 속하게 될꺼라고??

죽었다 깨어나도 80이 20이 될 수는 없을텐데 말이다.

 

80이든 20이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고르게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열망할 뿐이다.

남보다 많이 가지려 아등바등하지 않고,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면서 살 수 있는 사회,

 

남을 짓밟고 올라가야만 하는 무한 경쟁 사회가 아니라,

나와 남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

 

그래서 성적도 등수를 메겨 줄을 세우는 게 아니라, 절대평가를 이용해

일정수준에 도달한 사람에게 격려를 보낼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 도입되었으면 좋겠다.

 

입학의 문은 모두에게 열어두되,

유급을 통해 실력있는 사람이 전문직에 종사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고등학교3학년까지 진 빼지 말고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사회를 꿈꾸는데, 정작 그런 사회는 언제 올까?

나만의 생각은 아닐텐데..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생각할 거리를 참 많이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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