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주의보
윤대녕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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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바로 썼어야 하는데, 시간이 꽤 흘렀다. 

제비를 기르다를 통해 작가와 처음 만났다. 내 소설 취향이 워낙에 여류 소설가들에 맞춰져 있었으니 젊은 남자 작가들 몇몇을 제외하고는 좀 편애적인 소설 읽기였는데 제비를 기르다 이후 또 한명의 작가가 마음에 들어온 것이다.  

소설가란 그래야 하겠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젊은 감각을 잃지 않는 것,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어쩌면 내가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반증일지도 모르지만...여하튼 요즘은 윤대녕의 소설들이 좋다. 

이전의 책들도 모두 찾아 볼 생각이다. 가을이 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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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주례사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
법륜스님 지음, 김점선 그림 / 휴(休)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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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해가 짧아졌다. 시나브로 겨울이 오고 있는 거겠지.  결혼한 지도 벌써 1년 6개월이 지났다. 그간 참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큰 변화는 아이 엄마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토끼 같은’ 자식이란 말의 의미를 뼛속깊이 체감할 수 있었지만, 그만큼 자유를 침해(?)당하게 되었다.  아이가 깨어있는 동안은 단 1분도 나를 위해 온전한 시간을 갖기 힘들다. 그러기를 9개월째 아직 갈 길은 멀다.

아이가 잘 때 틈틈이 책읽을 수밖에 없는데 그래서 책 한 권 읽는데 제법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이책은 금세 읽었다. 법륜 스님의 <스님의 주례사>는 결혼 전에는 물론이고 결혼한 이들에게도 꼭 필요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모든 근심의 근원이 욕심이라는 걸 숙지한다면 번뇌는 사라질 것 같다.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며 상대를 바꾸려하기보다 내가 바뀌는 편이 쉽다는 것을 책을 통해 다시 한번 환기하게 된다.  

덕보려는 맘이 없다면 길가는 아무나 하고나 결혼해도 문제가 없다는 스님의 말씀을 되뇌여본다.

친구들에게 선물하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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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웃는 집
법륜스님 지음 / 김영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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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학창시절부터 들어온 진부한 말이지만, 

다른 도시로 옮겨와 살면서 이 말의 의미를 뼛 속 깊이 절감했다. 

 

내가 삼십 여년 살을 부비고 살아온 동네를 떠나와,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산다는 게 

나처럼 소심한 사람에게는 살아보지 않은 새로운 곳이라는  

어떤 기대보다는 향수병을 안겨주었다. 

 

그래서 책이 더 잘 읽힐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흑... 

 

모든 것은 내 탓이요~ 

이 책이 주는 메세지는 간단 명료했다.  

내가 겪는 모든 어려움은 외부로 왔다기 보다는, 내 마음 속 문제였다. 

 

다른 사람과 갈등을 겪는 것은 물론이요, 외롭다는 것, 슬프다는 것, 등등... 

 

어쩌면 그리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 주시는지 

법륜 스님의 말마따나 수행하며 감사하며 살면,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돌아보면 감사한 일이 얼마나 많은가. 

욕심을 버리고,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알면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주 쉬운 일인데 우리는 늘 간과하며 살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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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의 맛>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백석의 맛 - 시에 담긴 음식, 음식에 담긴 마음
소래섭 지음 / 프로네시스(웅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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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백석의 시 <나타샤...>를 만난다. 논문은 일반인들이 그대로 읽기엔 넘 딱딱하고 재미없으니 손을 좀 봐서 세상에 책을 내놓았다고 저자는 전한다. 옆집 오빠가 이야기하듯 책은 술술 잘 읽혔다. 겨울밤 특히 백석의 시는 잘 읽히는 것 같다. 토속적인 음식과 고향이 생각나는 계절은 왠지 겨울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젊은 시절 백석의 모습은 익히 봐왔지만.. 70대 노인이 된 백석의 모습이라니...  

백석은 간장에 꼿꼿이 지진 달재 생선을 먹고 자신도 그것처럼 꼿꼿해지기를 바란다. 바짝 졸인 생선처럼 세상 모든 것을 외면하고 가난해져야 하는 순간에도 높고 굳센 마음을 유지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래서 그는 세상 모든 것을 외면해야 하는 순간까지도 '꼿꼿이 지진 맛'만은 버릴 수가 없다. -207쪽 

무릇 시인이라면 그러해야 할 것이다.  

그처럼 꼿꼿해야 할 것이다.

 

백석이 음식을 통해 자신의 개인적 정체성을 규정하는 양상을 살펴보았는데, 그는 음식을 지역 정체성을 나타내는 표지로 활용하기도 한다. 백석은 여러 곳을 여행했는데, 그럴 때마다 그가 가장 먼저 주목하는 것은 음식이었다. 이때 음식은 그 지역을 대표하는 기호로서 그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드러낸다. 백석은 거기서 한 걸음 나아가, 음식을 통해 자신의 집단적 정체성을 확인하기도 한다. -228쪽 

저자는 이 책이 백석의 시를 더 많은 사람이 알게 되기를 소망하며 세상에 내놓았다고 한다. 좋은 시는 시대를 관통하여 널리 전해져야 마땅하다. 겨울 밤, 따뜻한 차와 함께 백석의 시를 읊조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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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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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좋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겨울이지만 베란다 창으로 스며드는 햇살을 맞고 있노라면 봄이라도 온 듯 착각이 일 정도로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든다. 꽃들도 해를 향해 피고 잎들도 해를 향해 뻗어있다. 그렇게 태양을 좋아하는 것은 사람 뿐 아니라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인가 보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하루에 우리나라 사람 천 명 정도가 자살을 시도하고, 한해에 만 3천여 명의 사람이 자살로 숨진다고 한다. OECD 국가 가운데 단연 1위이다.

 

내 주위에서도 가끔 자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니, 정말 먼나라 이야기가 아닌 듯 싶었다. 왜 자살을 하는 걸까. 그 사람들의 현재가 행복하다면, 아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우리는 언제 행복한가. 행복을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 제목만 보아서는 저자가 매우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듯 보인다. 후회로 가득 찬 결혼생활로 인해 책까지 내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독자에게 심어준다. 물론 그 생각은 책을 읽기 전까지만 유효했다.

 

저자는 행복하고 싶다면 무엇이 행복인지 행복을 정의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게 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조작적 정의'라고 하는데, 이것은 '행복을 구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고 반복가능한 방식으로 설명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를테면 내가 좋아하는 '커피 한 잔'이나 내가 좋아하는 '만년필' 등으로 형상화될 수 있겠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프린스턴 대학의 다니엘 카네만 교수는 행복을 '하루 중 기분 좋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고 했단다. 뭐, 그렇게 정의내릴 수도 있겠지.

 

사람은 죽을 때 베풀지 않고 산 것에 대해, 용서하지 못하고 산 것에 대해, 재미있게 살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한다고 한다고 저자는 말했다. '행복의 요건 중 50%를 차지하는 유전적 요인은 운명이고, 나머지 10% 환경은 운명과 노력 두 가지의 복합적 관계'로 이루어지지며, '나머지 40%의 행복은 재미와 유쾌한 느낌을 유지하려는 노력만으로도 얻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삶이 재미있으면 저절로 베풀게 된다. 삶이 재미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관대해진다. 억지로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더 중요한 것은 재미있으려 노력하면 얼마든지 재미있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재미는 자신이 유쾌해지는 상황과 느낌을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23쪽

 

그렇다. 삶이 재미있으면 저절로 베풀게 된다는 말에 동의한다. 삶이 재미있으면 모든 것에 감사할 수 있고, 그렇게 감사한 마음으로 사는데 어찌 베풀지 않을쏘냐. 그렇게 베풀고 살다보면 마음이 부자가 되는 법이고, 그러면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공부하는 것과 더불어, 내 안의 심리적 상태를 끊임없이 성찰할 수 있어야 한다. 정말 행복하기 위해서는 '쉬는 것'과 '노는 것'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은 자신이 유지해야 하는 적정 각성수준이 있다. 가장 상쾌하고 즐거운 기분이 유지되는 심리적 상태를 뜻한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며 일정한 각성수준을 유지하는 것처럼, 우리가 편안함을 느끼는 일정한 심리적 각성수준이 있다. - 270쪽

 

이러한 적정 각성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외부자극과의 적절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내면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만약 외부의 자극이 내가 즐거움을 느끼는 각성수준보다 높으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해지므로 쉬어야 하고, 외부의 자극이 너무 낮으면 지루하거나 심심해지므로 이때는 놀아야 한다고.

 

이때 쉰다는 것은 내면의 나와 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자신의 마음을 돌이켜 보는 것이며, 논다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는 것이라고 한다. 좋아하는 것에 푹 빠져 나 스스로를 망각하는 수준에 이르러야 정말 놀았다 할 수 있다고. 그러고 나면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쉬는 것과 노는 것의 적절한 조절을 통해 내면의 항상성이 유지될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했다.

 

내가 지금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의 기준은 아주 간단하다. 하루에 도대체 몇 번 감탄하는가다. 사회적 지위나 부의 여부와 관계없다. 내가 아무리 높은 지위에 있다 할지라도, 하루 종일 어떠한 감탄도 나오지 않는다면 그건 내 인생이 아니다. 바로 그만두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내가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그 돈으로 매개된 감탄이 없다면, 그 돈은 내 것이 아니다. 일정 수준의 돈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어떤 한도를 지나치게 되면 돈은 내게 더 이상 감탄을 주지 않는다. 걱정과 불안의 원인이 될 뿐이다. 그러니까 자신에게 필요한 일정 수준의 재산이 넘어가면, 다양한 방식의 기부를 생각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 290쪽

 

지금 우리의 삶이 어려운 이유는 경제가 어려워서도 정치가 개판이어서도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감탄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문화적, 예술적, 종교적 체험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바보가 된다는 말이 있다.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 지 그런 걸 찾으려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그 행복은 분명 내가 가질 수 없게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다. 작고 사소하게 여겨지는 것에서 우리는 행복을 발견할 수 있지만, 그런 걸 찾으려 노력하지 않아서 행복하지 않을 뿐. 돈만 있으면 행복할 것 같지만, 행복은 돈에만 깃들어 있는 게 아니다.

 

따뜻한 차 한 잔에서 우리는 위안을 얻을 수 있고, 멋진 영화를 보고 나서도, 좋은 책을 만날 때도, 오래된 친구와 담소를 나눌 때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작고 앙증맞은 꽃과 우연히 마주쳤을 때 등등 우리에게 행복을 안겨주는 것은 너무나 많다. 저자의 경우는 갓 볶은 커피를 아침마다 갈아서 마시는 아침이 너무 행복하고, 수첩 사는 일, 만년필을 고르는 일에서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이 책은 그만 일하고, 쓸 데 없이 먼 곳만 바라보지 말고 진정 나의 행복, 재미를 찾아 행복하게 살라고 조언하고 있었다. 개인이 행복해야 사회도 행복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일만 하는 어른들의 생각에 새로운 기운을 북돋아 줄 좋은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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