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분석 - 제3판
벤저민 그레이엄.데이비드 도드 지음, 이건 옮김 / 리딩리더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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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정책 731

배당 정책은 주주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정책이다. 인색한 배당금이 일반 주주들에게는 부진한 실적만큼이나 나쁜 요소가 될 수 있다.


분석가와 재무 설계사들 733

분석가와 재무 설계사들은 자신의 이익뿐 아니라 건강한 자유 기업 시스템을 위해서도, 주주들이 효과적으로 행동하도록 추진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으며 마땅히 담당해야 한다.


미국 주주들 734

미국 주주들은 경솔하고 무력하기로 오랜 세월 널리 알려졌다. 따라서 이렇게 해이한 태도 때문에 자청해서 이용당한 셈이다. 그 결과는 단순히 돈을 잃는 것보다 더 심각했다. 잠재 투자자들이 주식에 자금을 투입한 다음에는 통제권이 없는 탓에 공정한 대우를 받기 어렵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주식에 투자되는 자금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주주들이 기업의 소유자로서 건전한 태도를 확립할 때, 이러한 불신이 사라지고 대중의 자금이 자유 기업으로 활기차게 흘러가게 될 것이다.

(나의 생각)
한국의 주주들도 마찬가지이다. 기관투자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기업의 성과를 나타내는 척도 736

재무제표 분석의 핵심 비율을 다루는 장에서, 우리는 기업 실적의 지표가 되는 세 가지 기본 숫자를 제시하였다. 첫째, 가장 중요한 숫자는 주주 자본 이익률이다. 주주 자본에는 납입 자본과 유보 이익이 포함된다. 둘째, 이익률과 매출액으로서, 주주 자본 이익률을 좌우하는 열쇠가 된다. 셋째, 매출액 성장률과 이익 성장률이다. 이 세 가지 비율은 기업의 성과를 나타내는 척도들이다. 또한, 경영진의 업적과 역량을 평가하는 확실한 척도이기도 하다.


사람을 바꾸는 편이 낫다 740

경영진의 보상에 대해 더 생각할수록, 이는 주주 이익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들보다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험에 비추어 보면, 정말로 유능한 경영진에 대해서는 아무리 후하게 보상해도 지나친 적이 없다. 반면에 무능한 경영진은 과도하게 보상받을 때가 많았다. 그러나 어차피 주주가 나설 바에는 보상을 바꾸는 것보다 사람을 바꾸는 편이 낫다. 따라서 경영진은 대체로 유능하지만 보상이 지나치게 높을 때에만 보상을 바꾸면 될 것이다.


투자수익률이 높은 회사 752

회사가 번창할수록 현금 배당금이 더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말은 "회사의 이익이 부족하면 배당 성향을 더 높여야 한다."라는 말과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두 번째 개념의 진정한 의미는, 투자 수익률이 높은 회사는 이익의 상당 부분을 마음대로 재투자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최소한 장부 가치의 4% 이상을 배당금으로 지급하라고 제시했었다. 따라서 4%가 넘는 이익에 대해서는 배당금으로 지급하든 유보하든 상당한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현명한 주주들이라면 754

주주들이 구체적으로 불평을 제기해야 하는 상황은 ⑴ 평균 이익 기준과 장부 가치 기준 모두 배당률이 낮으며, ⑵ 평균 주가도 장부 가치보다 훨씬 낮을 때이다. 이러면 주주는 이중으로 고통을 겪는다. 첫째는 낮은 배당금 때문이고, 둘째는 낮은 주가 때문이다. 배당금이 낮아서 주식을 팔려고 해도, 낮은 배당금 때문에 주가도 낮아서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는 경영진이 주주들을 부당하게 대우했거나, 재무 정책이 외부 주주에게 불리하게 수립되었다는 뜻이다. 물론 사업에 자금이 더 필요해서 배당금 지급에 인색했을 수도 있다. 주주들은 적정 배당금 지급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확장 정책이나 새로운 재무 정책을 수립하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다. 이익은 충분히 나오는데도 배당금과 평균 주가가 낮다면, 이는 분명히 배당 정책이 잘못된 것이다. 현명한 주주들이라면 경영진을 계속 압작하여 이런 결함을 바로잡아야 한다.


이상적인 배당 정책 754

이상적인 배당 정책이 되려면 배당이 ⑴ 안정적이고, ⑵ 장기적으로 꾸준히 증가해야 하며, ⑶ 전체 이익에서 높은 비중을 지급해야 한다. 안정적이면서도 지속적인 배당이 주식의 투자 등급을 높여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과다한 자본 문제 759

과다한 자본 문제는 주주의 이해와 경영진의 이해가 강렬하게 충돌하는 영역이다. 과거 실적이 저조해서 미래 전망이 불투명할수록, 경영진은 현금을 모두 유보하려고 한다. 그러나 주주들은 회수할 수 있는 자본은 모두 회수하는 편이 낫다. 실적이 저조한 회사에 자본을 남겨두는 것보다는, 주주가 보유하거나 다른 곳에 투자하는 편이 훨씬 가치 있기 때문이다.


무능한 경영진은 이중 부담 768

뻔한 이야기지만, 적자가 나는데도 기업을 계속 유지하는 주된 이유는 경영진이 자기 일자리를 보존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무능한 경영진은 유능한 경영진보다 일자리에 더 악착같이 매달린다. 유능한 경영진은 다른 곳에서도 좋은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이 장의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유능한 경영진은 대부분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으며, 걸림돌을 극복할 수 없는 경우에도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상황을 개선하여 주주에게 최상의 실적을 제공한다. 무능한 경영진은 본질적으로 좋은 사업도 망쳐놓기 일쑤다. 이들은 경영을 개선하는 일이든, 과거 시장 가치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회사를 매각하는 일이든, 자신의 지위에 해로운 일이라면 강력하게 반대한다.


기업의 소유권 771

피터 드러커의 저서 Concept of the Corporation(기업의 개념)에는 이보다 더 극단적인 관점이 나타난다. 드러커는 주주나 소유주를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이 주제에 대해 290쪽이나 되는 글을 썼다.

상장회사 주주의 지위에 관한 이런 견해에 우리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런 견해는 투자자들뿐 아니라 자유 기업 시스템에도 위험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견해를 바탕으로 벌Berle과 민즈Means는 일반 주주들이 아니라 "광범위한 대중"의 이익을 위해서 대기업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반면에 제임스 버넘은 일반 주주들이 대기업에 대한 통제권을 경영진에게 넘겨준 것처럼, 틀림없이 시민도 국가의 통제권을 관료 계층에게 넘겨주게 된다고 예측했다.

상인이 사업을 능숙하게 운영함으로써 사회에 봉사하고, 근로자가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고 좋은 보수를 받으면서 사회에 봉사하듯이, 주주들은 현명한 주인처럼 행동할 때 사회에 봉사하게 된다. 기업의 소유권에 이와 다른 개념을 적용하면 기준에 혼란이 발생하고, 주주들을 착취하게 되며, 주식 투자를 단념시키게 된다.


내부자는 원하면 주가를 바꿀 수 있다. 772

내부자는 자신이 원하면 주식의 가치를 바꿀 수 있다. 배당률을 높여 주가를 띄울 필요가 있으면, 그는 배당률을 높일 수 있다. 회사를 매각하여 자본을 회수할 수도 있고, 자본을 변경할 수도 있으며, 과다한 현금 자산을 회수할 수도 있고, 회사를 청산할 수도 있다. 내부자는 이런 일을 필요한 시점에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내부자는 주가를 조정할 능력이 있으므로, 주가가 부당하게 낮아서 손해 보는 일도 없다. 그는 주식을 팔고 싶으면, 먼저 상황을 개선할 것이다. 그리고 상황을 개선하기 전에 주식을 헐값에 더 사들일 수도 있고, 낮은 주가 기준으로 증여세를 납부할 수도 있으며, 높은 배당 소득세를 절감할 수 있다. 이 모든 일이 내부자에게는 주머닛돈을 쌈짓돈으로 옮기는 작업에 불과하다.


경영진은 주가와 이해관계가 있다 777

우리는 이익, 배당금, 주가 등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 주주들이 실적에 대해 정당하게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불만족스러운 실적을 나타내는 가장 명백한 지표는, 주가가 계속해서 회사의 최소 가치를 밑도는 현상이다. 주가가 계속 헐값에 머문다면, 주주들은 그 원인과 대책을 설명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경영진의 책임 777

물론 경영진지 주가의 등락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주가가 경영진의 관심사가 전혀 아니라고 말한다면, 이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이런 생각은 근본적으로 틀렸을 뿐만 아니라, 철저히 위선적이기도 하다. 증권의 시장성 확보는 경영진이 추구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성을 확보하려면 거래도 형성되어야 하지만, 공정한 가격에 팔 수도 있어야 한다. 주주들에게는 주식을 공정한 가격에 파는 일이 주식의 배당금, 이익, 자산 가치를 지키는 일 만큼이나 중요하다. 따라서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경영진의 책임에는 주가가 부당하게 올라가거나 내려가지 않도록 방지하는 일도 포함된다.


더 유망한 방법 779

더 유망한 방법은 주주들의 행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금융기관들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 이런 기관으로는 투자 펀드 회사, 투자 자문사, 증권분석가협회, 뉴욕증권거래소와 회원사들, 금융 자문 서비스 등이 있다.

투자 펀드 회사들은 회사의 자금도 걸려 있고 주주들도 요구하는 바이므로, 이런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투자 대중에게 자문을 제공하는 모든 기관은, 주주와 경영진이 관련된 문제에 대해 주주들이 건전한 판단을 내리도록 안내하면 유용한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셈이다. 앞에서도 지적했지만, 증권 분석가와 자문가들이 증권을 거래할 때에만 경영진의 능력을 평가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이들은 주주들의 결정과 행동이 필요한 현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조언을 제공해야 한다. 이들이 노련하고도 공정한 판단을 바탕으로 조언을 제공한다면, 이는 주주들의 행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주주-경영진 사이의 불평등 상태를 극복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서 월스트리트의 수수료 수입이 당장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투자자들은 금융 업계의 지원에 깊이 감사할 것이다.


주주가 자신이 투자한 회사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면 782

주식에 건전하게 투자하려면 주주들의 건전한 태도와 행동이 필요하다. 물론 현명한 종목 선택이 성공 투자의 핵심 요소다. 그러나 주주가 자신이 투자한 회사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진정한 주인처럼 행동하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 자신의 이익이 보호받기를 원한다면, 그는 몸소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상황을 주도하고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이는 믿을만한 기관의 조언을 받는다면, 미국 투자자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사업적 판단과 통찰력 803

우량주 분야에서, 사람들은 현재 가격 수준에서 가장 매력적인 종목을 선정해 달라고 요구하며, 특히 "장래에 가장 실적이 좋을 회사"를 추천해달라고 부탁한다. 여러 산업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개별 기업과 경영진을 깊이 연구하면, 노련한 분석가는 틀림없이 가치 있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이런 결론은 사실과 실적에 공식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산업과 기업에 관한 깊은 지식에 사업적 판단과 통찰력을 발휘하여 얻게 된다.


호라티우스의 인용문 804

이 방대한 책은 이렇게 흥미롭고도 중요한 작업에 대해 증권 분석가들에게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이 책에서는 미래 예측 방법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오히려 그 반대 방향을 강조했다. 분석가에게 자신의 미래 예측을 너무 믿지 말라고 경고했고, 특히 분석하는 증권의 가격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래가 아무리 밝더라도, 가격이 너무 높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역으로, 장래가 어두운 회사더라도 주가가 지나치게 낮으면, 신중한 투자자에게는 탁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세월은 수많은 변화와 반전을 불러온다. 여기서 권두에 실은 호라티우스의 인용문을 다시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글은 원래 시인들에게 적용되는 말이지만, 우리 경험에 비추어 보면 기업의 일생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Multa renascenyur quae cecidere, cadentque Quae nunc sunt in honore.
"지금은 실패했지만 회복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고, 지금은 축하받지만 실패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 호라티우스Horace <시론 Ars Poetica>



세 가지 서비스 804

우량주 분야에서, 분석가는 가격이 합당하면서도 미국 기업을 대표하는 선도 종목들을 선정할 때, 단순하지만 매우 가치 있는 역할을 하게 된다. 우리가 "방어적 투자자"로 분류하는 대다수 투자자는 자신의 자금과 기질에 잘 맞는 종목들을 찾아내야 한다. 이 주요 투자 집단에 대해서, 분석가는 시장이 과열되어 주가가 높아졌을 때 비우량주를 사지 못하게 막아주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두 번째로 가치 있는 서비스는, 장기 실적 기준으로 시장이 침체했을 때 이들이 우량주를 사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세 번째 서비스는 이들이 우량주를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사지 않도록 막는 것이다.


강력한 적 둘과 강력한 친구 하나 805

안전한 우량주의 영역에서 벗어나 비우량 종목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면, 분석가는 강력한 적 둘과 강력한 친구 하나를 만나게 된다. 적은 ⑴ 시장 심리와 ⑵ 미래 불확실성이고, 친구는 낮은 가격이다. 여기서 제값에 거래되는 비우량주는 추천하지 않는 것이 명백한 원칙이다. 다시 말해서, 자신이 계산한 기업 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거래될 때에만 추천해야 한다. 이는 비우량주가 상태나 전망이 개선되어 인기를 끌 때에는 절대로 건전한 투자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반면에 인기가 없을 때 낮은 가격에 우량주를 산 사람은, 이렇게 전망이 밝아졌을 때에는 과감하게 팔아야 한다. 과거에 내린 신중한 판단을 현금으로 보상받을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낙관과 비관 사이 806

회사 B도 보잉이다. 정확히 10년 뒤인 1948년 말 실적이다. 1941∼1945년 동안 올린 이익에 주식 매각 대금 약 500만 달러가 추가되어 회사 지분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이듬해에도 탁월한 실적을 올릴 전망이었다. 그런데도 시장은 보잉을 자산 가치의 약 절반으로 평가했으며, 운전자본의 겨우 60%에 거래됐다. 10년 전 실적보다 월등히 좋은데도 말이다. 이는 시장의 평가가 얼마나 비합리적일 수 있으며, 아무 근거도 없이 낙관과 비관 사이에서 얼마나 극단적으로 치달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저평가 비우량주가 드물 때야말로 807

지난 20년 동안 분석가는 내재 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비우량주를 발굴해서 추천할 기회가 매우 많았다. 1937년과 1946년 같은 강세장 절정 부근에서만 이런 기회가 드물었을 정도다. 이렇게 저평가 비우량주가 드물 때야말로 주가 수준이 전반적으로 위험할 정도로 높아졌다는 신호다. 주식이 저평가되었는지는 지금까지 이 책에서 제시한 공식 평가 기법을 적용해서 판단할 수도 있고, 단순히 가격을 이익, 배당금, 자산 가치와 비교해서 판단할 수도 있다.


우량주와 비우량주 813

우량주는 약세장 기간에만 분명하게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1922년 이후에는 약세장 저점 사이의 기간이 전보다 훨씬 길어졌다. 따라서 우량주를 싸게 살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반면에 비우량주는 강세장이 깊숙이 진행된 기간을 제외하면 항상 저평가 종목을 찾아낼 수 있다. 따라서 저평가 종목 발굴에 관심 있는 투자자나 분석가는, 비우량주를 살펴보면 늘 그런 종목을 찾아낼 수 있다.


생소한 종목 813

어떤 종목이 저평가되는 것은 대개 그 종목이 대중에게 생소하기 때문이다. 그 종목이 잘 알려졌다면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사람들은 생소한 종목에 대해서는 그 장래를 확신하지 못한다. 그러나 규모가 크든 작든 그 회사의 장래를 확신하게 되면, 사람들은 그 주식 매수에 관심을 두게 된다. 주식이 저평가 상태에 머무는 것은 그 주식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차트 분석의 의미 822

지난 20년 동안 "차트 분석"의 인기가 엄청나게 증가했다는 점에 주목하기 바란다. 증권 분석은 대략 1927년부터 명성이 크게 손상되었지만, 차트 분석은 오랜 침체 기간과 그 이후에도 추종자들이 증가했다.


우리는 차트 분석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822

1. 차트 분석은 과학이 될 수 없다.
2. 차트 분석은 적어도 일반 대중이 적용해서 확실하게 이익을 내는 방법임을 지금까지 입증하지 못했다.
3. 차트 분석의 이론적 근거는 논리가 잘못되었거나 단순한 주장에 불과하다.
4. 차트 분석이 인기를 얻은 것은 단순한 투기보다 장점이 있기 때문이지만, 이런 장점도 차트 분석자들이 증가하면 감소하게 된다.


차트 분석은 과학이 아니다. 823

차트 분석이 과학이 아님은 명백하게 입증된다. 차트 분석이 과학이라면, 규칙에 따라 결론이 도출될 것이다. 그러면 누구나 내일의 주가를 예측할 수 있고, 따라서 누구나 정확한 시점에 주식을 사고팔아 계속 돈을 벌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확실히 불가능하다. 잠깐만 생각해보면, 인간이 개입되는 경제적 사건은 과학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 예측이 신뢰성이 높다면, 사람들은 그 예측에 반응하여 행동할 것이고, 바로 그 행동 때문에 그 예측이 무너지게 된다. 따라서 생각이 깊은 차트 분석가들은, 어떤 분석 기법을 아는 사람이 몇 명에 불과할 때에만 그 기법으로 성공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계속해서 성공할 수는 없다 823

장기간 계속해서 성공을 거둔 차트 분석 기법은 지금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 만일 그런 기법이 있다면 수많은 트레이더가 즉시 그 기법을 사용할 것이다. 그러면 그 기법은 곧바로 쓸모없어진다.


불치병을 앓는 셈 824∼825

트레이더가 차트 분석에 의존하는 현상은 불치병 환자가 의약품에 의존하는 모습에 비유할 수 있다. 투기꾼은 실제로 불치병을 앓는 셈이다. 이 병을 치료하려면, 그는 투기를 삼가는 것이 아니라 이익을 단념해야 한다. 온갖 경험을 한 뒤에도 그는 이익을 내고 유지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익을 얻으려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비판력 없이 탐욕스럽게 덤벼든다.


차트 분석이 그럴듯하게 들리는 이유는 825

차트 분석이 그럴듯하게 들리는 것은, 손실은 짧게 끊고 이익은 길게 가져가라는 건전한 도박 원칙을 줄곧 주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원칙을 지키게 되면 대개 갑작스런 대규모 손실을 방지하게 되며, 때로는 큰 이익을 내기도 한다. 따라서 무턱대고 시장 정보를 따르는 것보다는 이 원칙을 따르는 편이 실적에 유리할 것이다. 트레이더들은 이런 이점을 알기 때문에, 차트 분석 기법을 깊이 연마하면 계속해서 이익을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이 결론에는 두 가지 오류가 숨어 있다. 카지노에서 룰렛을 하는 사람들도 비슷한 시스템을 따른다. 한 판에서 발생하는 손실 금액은 제한하고, 이익은 더 증가하도록 허용한다. 그러나 결국 작은 손실 금액을 모두 더하면, 몇 번 얻은 큰 이익보다 많아진다.(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원래 불리했던 확률이 유리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트레이더도 마찬가지다. 거래 비용이 그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문제는, 차트 분석 기법이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손해 보는 거래에서 발생하는 손실 금액은 증가하고, 반면에 이익은 감소한다는 점이다. 같은 시스템을 따르는 사람이 증가하면 동시에 매수 신호를 보는 사람이 늘어나고, 이들이 경쟁적으로 매수에 가담하면 평균 매수 단가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들이 동시에 매도 신호를 보고 손절매하거나 이익을 실현해도, 마찬가지로 평균 매도 단가가 낮아진다.("손절매 주문"이 과거에는 트레이더의 손실을 막아주는 유용한 수단이었지만, 이제는 이용량이 증가하면서 그 효과가 대폭 감소했다.)


증권분석은 성공하기 더 쉬운 분야 827

이제 시장 분석은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 기술이라는 논의로 돌아가자. 증권 분석 역시 기술이어서, 분석가가 지식은 물론 능력도 갖춰야 만족스러운 실적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증권 분석은 시장 분석보다 장점이 많아서, 지식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 성공하기 더 쉬운 분야다. 증권 분석에서는 예기치 않은 사건에 대비하라고 강조한다. 우리는 안전마진을 확보하여 위험에 대비한다. 그러면 우리가 투자한 증권이 생각했던 것보다 매력이 떨어지더라도, 여전히 이익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시장 분석에는 안전마진이 없다. 맞든지 틀리든지 둘 중 하나인데, 틀리면 손실이 발생한다.


변호사와 음악가 827

증권 분석과 시장 분석의 차이는 변호사와 음악가의 차이로 비유할 수 있다. 적당히 재능 있는 변호사는 윤택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적당히 재능 있는 음악가는 수많은 난관을 통과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재능이 뛰어난 증권 분석가는 늘 만족스러운 실적을 올릴 수 있지만, 시장 분석가로 계속 성공하려면 비범한 자질이나 기막힌 행운이 따라야 한다.


쉽고 빠르게 돈 버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828

시장 분석이 증권 분석보다 더 쉽고, 단기간에 더 맣은 돈을 버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장기적으로 더 실망하기 쉽다. 월스트리트든 다른 어떤 곳이든, 쉽고 빠르게 돈 버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두 가지 위험 828

주로 단기 전망이 좋다는 이유로 주식을 산다면, 투기 종목을 고르기 십상이다. 문제는 현재 주가에 미래 전망이 이미 반영되어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 전망은 실제 이상으로 낙관적인 경우가 많다. 내년 이익이 증가하리라는 기대로 주식을 산다면, 두 가지 위험을 떠안게 된다. 첫째, 내년 실적 전망이 틀릴 수 있다. 둘째, 전망이 맞더라도, 이 전망이 현재 주가에 그 이상으로 반영되었을 수 있다.

분석가는 다음 분야에만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830

우리는 분석가가 개별 종목의 단기 주가 움직임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시장에 대한 기술적 분석을 이용하든, 사업 전반에 댛나 전망을 이용하든, 개별 기업에 대한 전망을 이용하든, 마찬가지다.

더 만족스러운 실적을 얻으려면, 분석가는 다음 분야에만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1.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 우량 선순위 증권을 선정한다.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 수준에서 거래되는 우량주를 선정한다.
2. 투자 등급인 동시에 가치 상승 가능성이 큰 선순위 증권을 발굴한다.
3. 내재 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보통주나 투기적 선순위 증권을 발굴한다.
4. 관련 증권 사이의 가격 괴리를 찾아내서 대체, 헤징, 차익 거래를 시행한다.


투자 정책에 대한 우리의 견해 830∼831

소액 투자자와 거액 투자자 모두에게 네 가지 방법이 있다.

장기 기준으로, 그리고 객관적으로 판단해서 시장이 분명히 침체했을 때 대표적인 우량주를 산다. 이 방법에는 인내와 용기가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심각한 착오를 저지를 위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좋은 실적을 올리는 방법이다.

성장 가능성이 큰 개별 종목을 실적과 비교해서 합리적인 가격에 산다.
성장 전망이 밝은 종목은 가격이 합리적일 때가 드물다. 소외된 종목 중에서 성장 전망이 밝은 종목은 가격이 합리적일 때가 드물다. 소외된 종목 중에서 성장 전망이 밝은 종목을 발굴하면,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이 전망이 틀리면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다.

안전성 높은 선순위 증권을 산다. 매우 안전하면서 전환 가치도 높은 종목은, 드물긴 하지만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인내력과 끈기를 갖춘 투자자라면 이런 종목을 발굴하여 좋은 실적을 올릴 수 있다.

내재 가치보다 훨씬 싼 증권을 산다. 내재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에는 과거 이익과 유동자산 가치뿐 아니라, 보수적으로 추정한 미래 수익력도 포함된다.


월스트리트 금융기관들은 복도 많다! 832

d. 투기

투자자는 자신이 원하면 투기꾼이 될 권리도 있다.(또한, 나중에 후회할 권리도 있다.) 투기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성공 확률도 제각각이다.

⑴ 신생 기업이나 새 벤처 회사 주식을 산다. 이는 우리가 서슴지 않고 강하게 비난하는 방법이다. 이런 신규 발행 종목은 승산이 매우 낮아서, 차라리 투자 자금의 4분의 3을 내다버리고 나머지를 은행에 맡기는 편이 낫다.

⑵ 트레이딩. 월스트리트 금융 기관들은 복도 많다. 트레이딩으로 돈 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한데도, 사람들은 저마다 트레이딩으로 돈 벌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견해는 트레이딩도 다른 사업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지능 높은 사람이 제대로 적용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이익을 낼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더 회의적이며, 어쩌면 편견일지도 모르지만, 어떤 방법을 쓰든 트레이딩에서 거두는 성공은 우연이거나 일시적이며, 그것도 아니라면 대단히 이례적인 재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트레이더 대다수는 필연적으로 실패하게 되어 있다. 우리가 이런 결론을 내려도 대중의 행태는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주식을 객관적으로 낮은 가격에 사서 높은 가격에 팔면 투자이고, 단지 시장이 상승한다는 기대감에 주식을 사서 하락한다는 예상 때문에 주식을 팔면 투기라고 구분했다.)

⑶ 높은 가격에 "성장주"를 산다. 이것을 투기라고 부른다면, 매우 권위 있는 견해에 반대하는 셈이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한 여러 이유로, 우리는 이 방법이 본질적으로 위험하며, 이 방법이 인기를 얻을수록 더 위험해진다고 생각한다. 이 방법이 인기를 얻을수록 더 위험해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른 투기 방법보다는 성공 확률이 훨씬 높고, 통찰력, 판단력, 절제력을 발휘할 기회도 많다.


인플레이션
834

인플레이션은 오늘날 투자자들이 직면한 투자 정책의 주요 문제로 보인다. 우리가 이 문제를 계량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지만, 10년 전보다 주식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확신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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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분석 - 제3판
벤저민 그레이엄.데이비드 도드 지음, 이건 옮김 / 리딩리더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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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열풍의 중요한 특징
504


투기 열풍의 중요한 특징은, 먼 과거든 눈앞의 현실이든 역사가 주는 모든 교훈이 전혀 소용없다는 사실이다.


극단적인 병리현상 504


새 시대 호황의 마지막 3년 동안에는 극단적인 병리 현상이 줄지어 일어났다. 은행 대출을 이용한 신용 거래가 전례 없는 수준까지 도달했고, 증권 회사가 제공한 신용 융자 잔고는 1921년 약 10억 달러에서 1929년에는 85억 달러로 증가하였다. 증권거래소에서 일어나는 주가 조작도 그 파렴치하고 노골적인 면에서 신기록을 수립할 정도였다. 브로커들은 매일 작전 주도 세력의 사무실에 모여 다음날 어느 종목을 "띄울" 것인지 지시받았다. 투기꾼들은 "비밀 정보"를 입수하려고 안달이었고, 이런 비밀 정보는 대개 작전 세력에 고용된 투기꾼들에게 건네주었다.

(나의 생각)

현대(2011. 3. 4) 한국 증시에서도 신용잔고는 사상 최대치에서 그리 멀지 않다. 원화로는 6조 951억원(달러 환산으로는 약 55억달러)에 달한다.


맹목적인 "투기" 신탁 504∼505


투자신탁은 영국 제도를 본떠 만든 기관으로서, 1920년대가 되자 기반도 잘 갖춰졌고 평판도 좋았다. 투자신탁 회사들이 내세우는 장점은, 초보자들이 돈을 맡기면 유능한 펀드매니저들이 건전한 종목을 신중하게 선정하여 분산 투자해 준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새 시대 강세장이 분위기를 지배하자, 이 합리적인 생각은 퇴폐적인 성장 투자로 변질하였다. 미국의 "투자" 신탁은 맹목적인 "투기" 신탁이 되었다. 대개 유능하고 명망 있는 사람들이 관리했지만, 이들도 투기 광풍에 휩쓸리고 말았다. 이렇게 "투기 자금"으로 바뀐 투자신탁은 대중이 투기에 참여하는 매체가 되어 투기를 실행함으로써, 투기 열품을 더욱 부채질했다.

(나의 생각)
속이 뜨끔한 얘기다. 우리나라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학 졸업후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곳이 투자신탁회사였고(1988년), 특히 1994년부터 2002년의 기간중 대부분을 투자신탁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했던 개인적 경험을 되돌아 보면, 그레이엄의 지적은 '한국에서도 똑같이 재현된 현상'을 설명하는 데 조금도 지나침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너무 젊잖은 어조'로 지적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양상의 종목 선정 원칙 506


월스트리트에는 오래전부터 분명한 종목 선정 원칙이 있었다. 자명한 이치이지만, 회사 중에는 좋은 회사도 있고 나쁜 회사도 있으므로, 주식 중에도 다른 주식보다 훨씬 좋은 주식이 있다는 원칙이었다. 그러나 1920년에는 미래 예상 성장률이 투자 매력도를 평가하는 핵심 기준으로 절대적으로 강조되면서, 종목 선정 원칙이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되었다. 아마도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추론했다. "보통주는 역동적 성장성이 핵심 장점이므로, 우리는 투자에 지능을 발휘하여 빠르게 성장할 회사를 선정하고, 정체하거나 쇠퇴할 회사는 피해야 한다."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506


극단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제외하면, 이런 생각에는 아무 잘못도 없다. 과거 실적과 장밋빛 전망에 고무되어, "성장주"를 사는 사람들은, 균형 감각을 상실하고 과도한 가격을 치를 수밖에 없다. 명확한 계량 기준이 없는 탓에, 수익력이 계속 증가하는 기업은 현재 가치가 한없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종목은 시장 낙관론에 힘입어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가치"를 지닐 수 있었다.


모든 강세장의 특징 506


모든 강세장의 특징은, 주가가 상승하면서 투기적 낙관론도 증가하고, 이런 낙관론이 증가하면서 주가가 또 상승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과거에는 주가가 이전 기준보다 높아지면, 냉정하고 치밀한 투자자들이 매도세로 돌아섬으로써, 주가의 과도한 상승을 막고 마침내 시장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하지만, 1928년에는 이른바 "투자자들"의 사고 방식도 투기꾼들과 다를 바 없었다.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같은 종목을 사도 투자자들은 현금으로 매수하고, 투기꾼들은 신용으로 매수하는 정도였다.


귀족주와 블루칩 506∼507


투자자들이 계속 선호한 주식들은, 과거 장기간 좋은 실적을 기록하여 "품질"을 입증한 종목들이었다. 여기에는 GE나 '내셔널 비스킷'처럼 예로부터 사랑받던 종목도 있었고, '아메리칸 캔'이나 '콘 프로덕츠'처럼 1차 세계 대전 기간에 번창하여 일류 회사로 자리잡은 종목도 있었다. 이런 종목들이 모여 귀족주가 되었고, 카지노 용어를 써서 "블루칩"이라고 불렀다. 이런 종목들을 투자자나 투기꾼이나 똑같이 과도한 가격을 치르면서 열광적으로 사들였다.


미래 예측이 투자 판단의 유일한 기준이 되었다는 뜻 508

새 시대 투자 이론을 다시 요약하면, "장기 전망이 밝은 주식이 항상 좋은 종목이다."였다. 이는 미래 예측이 투자 판단의 유일한 기준이 되었다는 뜻이다. 따라서 보통주를 보수적으로 선정하도록 유도했던 낡은 양적 기준들은 폐기되었다. 건전한 투자가 되려면 실질 자산이 충분히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기본 전제는 권위를 모두 상실하였다. 과거 오랜 기간 검증된 "적정 수익력"과 "적정 배당수익률" 개념도 마찬가지로 버림받았다.


주식의 가치 514

이런 주장이 그럴듯하게 들리기는 하지만, 월스트리트가 그토록 자주 단기 예측에 의존한다는 사실이 여전히 놀라울 정도다. 주식의 가치는 회사가 올해나 내년에 얼마를 버느냐에 좌우되지 않는다. 매우 장기간에 걸친 예상 평균 수익력과 배당금, 그리고 더 먼 미래에 대한 전반적인 전망에 좌우된다.


성장주 투자자들의 딜레마 516

우리는 탁월한 과거 실적과 화려한 산업 전망에 열광하지만,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 곧 냉정함을 되찾게 된다. 역사를 돌아보면, 대부분 성공 기업은 수명 주기를 충실하게 따랐다. 첫째, 분투와 좌절을 잇달아 경험한 다음, 둘째,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평온한 번영기를 누렸으며, 셋쩨, 마지막 단게인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성장이 둔화되고 손실까지 보면서, 주도권을 상실했다. 따라서 장기간 이익이 증가한 기업은 사실상 "포화기" 근처에 도달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성장주 투자자들은 딜레마에 직면한다. 성장 기간이 짧은 신생 기업을 선택하면, 일시적 변영에 속을 위험이 있다. 반면에 여러 경기 순환기에 걸쳐 성장한 기업을 선택하면, 이 기업은 포화기로 접어들지도 모른다.


두 가지 요건을 준수한다면 518

두 가지 요건을 준수한다면, 성장주 투자도 성공적인 투자 기법이 될 수 있다. 첫째,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성장 요소들을 손쉽게 일반화하여 받아들이지 말고, 매우 조심스럽고도 회의적인 시각으로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둘째, 성장주에 치르는 가격은 신중한 사업가가 유사한 비상장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하려고 기꺼이 지불하는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어야 한다.


안전마진 원칙에 의한 종목 선정 519

어떤 주식이 가격보다 가치가 더 높다고 확신하고, 그 회사의 장래를 상당히 낙관한다면, 투자자는 그 주식을 보통주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수 있다. 이 기법을 실행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계량적 가치 기준으로 측정하여 시장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일 때 사는 방법이다. 아마도 시장을 대표하면서 비교적 활발하게 거래되는 종목만 사게 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저평가된 개별 종목을 발굴하는 기법인데, 시장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 아니더라도 사용할 수 있다. 어떤 경우든지, 주식을 내재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매수하여 "안전마진"을 확보해야 한다.


성장성을 강조한 결과 521

사람들이 이렇게 성장성을 강조한 결과, 기반이 확고하고, 자금이 풍부하며, 산업 내에서 중요한 기업이고, 영속적으로 사업을 유지하면서 이익을 낼 기업이지만, 단지 성장성이나 투기적 매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차별받아 실제 가치보다 훨씬 낮게 거래되는 기업이 매우 많다.


회사가 워낙 훌륭하므로 524

다른 유형의 추천에서는 회사의 특성과 질을 절대적으로 강조하므로, 주가 수준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대개 이런 분석에서는 주가를 거의 언급하지 않으며, 회사가 워낙 훌륭하므로 주가 수준에 상관없이 주식을 사야 한다는 식이다. 이렇게 훌륭한 회사에 대한 우호적이고 낙관적인 태도는, 주가가 상승함에 따라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해진다. 그 결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실적을 맞이하게 된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증권 가치를 끊임없이 공들여 분석하고 있지만, 대중은 강세장 절정기에 우량주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이야기를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


투자에 적합한 보통주가 투기적 가격에 거래되는 딜레마 527

건실하고 안정적인 기업이라서 미래 이익을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들 이익에 자본 환원율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가 골치 아픈 문제다. 침체기에도 잘 버티고 성장 실적도 좋은 종목들은 투자자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아서, 과거 평균 이익과 매당금에 대해서도 불안할 정도로 높은 배수로 거래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투자에 적합한 보통주가 투기적 가격에 거래되는 딜레마에 흔히 직면하게 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보통주를 선정하는 작업이 단지 "좋은 기업"을 발굴하는 일보다 훨씬 어려워지는 것이다.


안전마진의 이점 528

주가가 최소 가치보다 훨씬 낮으면, 안전마진 덕분에 장차 상황이 불리해지더라도 그 영향을 흡수할 수 있으며, 장차 기업의 실적이 탁월한 수준에 훨씬 못 미치더라도 만족스러운 투자 실적을 거둘 수 있다. 이 안전마진은 채권이나 우선주에 투자할 때 필수적인 안전마진과 일치한다. 보통주의 안전마진도 채권의 안전마진과 같은 역할을 하지만, 처움에 가격과 가치의 차이가 크면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더 이점이 크다.


분산투자의 원리 528

분산투자는 안전마진 개념에 거의 필수적으로 따라다니는 개념이다. 공정 가치보다 싼 가격에 사는 종목이 하나뿐이라면, 특별한 사유로 일이 꼬이면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종목이 20개 이상이라면 개별적인 호재와 악재가 상쇄되면서 평균 실적을 거두게 된다. 따라서 안전마진을 건전하게 계산하면, 전체 실적으로는 충분히 이익을 거두게 될 것이다.


분석가 눈에 가장 매력적인 종목
529

시장 가격은 분석가가 예측하거나 통제하기 가장 어려운 요소다. 분석가 눈에 가장 매력적인 종목은 대개 시장에서 인기가 없어서 매력적이라는 점이 근본적인 문제다. 시장 "모멘텀"이 이런 종목에 불리하며, 가까운 장래에 인기를 얻게 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주식투자는 여러 해에 걸쳐 진행되는 과정 530

우리 생각을 달리 표현해보겠다. 평가 기법을 쓰면 항상 이익이 나온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다른 방법을 쓰더라도 항상 이익이 나올지는 의문이다. 성공적인 주식 투자는 여러 해에 걸쳐 진행되는 과정이며, 대개 여러 번 결단을 내려야 한다. 평가 기법을 적용하여 상당한 안전마진을 확보하고 투자할 때, 피상적인 분석이나 시장 인기나 단기 예측에 의한 투자보다 장기적으로 높은 실적이 나올 것이다.


"내재 가치" 평가에 가장 적합한 요소 531

자산 가치는 두 가지 이례적인 상황에서 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첫째는 유형자산이 수익 가치보다 적을 때이고, 둘째는 운전자본만으로도 수익 가치를 초과할 때이다. 그러나 주식의 주요 요소 가운데 장부 가치야말로 "내재 가치" 평가에 가장 적합한 요소라고 지적하는 바이다. 배당금과 수익력은 물론 과거 주가 실적도 장부 가치를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장기 이익에 대한 기초지식을 먼저 갖춘 다음 532

월스트리트는 평가 기법을 선뜻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현업 분석가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여러 해 이익과 배당금을 예측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당기나 이듬해 실적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5∼10년 실적을 예측하려는 것은 무모한 짓에 해당한다.

이런 월스트리트 관점은 더 중요하고 유용한 요소는 무시하고, 쉬운 요소만 강조하는 셈이다. 물론 분석가가 세심하게 분석하고 계산하면 12개월 뒤의 US 스틸 이익을 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고,  이 실적에 모두가 관심을 보일 것이며, 특히 투기꾼이나 트레이더에게 매우 유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년 이익은 기업의 진정한 수익력으로 간주할 수 있을 때에만 진정한 의미가 있다. 따라서 1년 실적을 지혜롭게 활용하려면, 투자자와 분석가는 기업의 장기 이익에 대해 기초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기업의 장기 이익에 대한 기초 지식을 먼저 갖춘 다음 실적을 예측하기 바란다.


추세 예측 543

월스트리트는 보통주의 이익 추세를 매우 중요시한다. 추세가 보이면, 월스트리트는 이 추세가 미래로 이어진다고 가정하므로, 주당이익 예측치가 평균보다 훨씬 커지거나 작아진다. 이런 추세 예측이 그럴듯하기는 하지만, 쉽지도 않을뿐더러 위험하기도 하다. 추세를 기초로 삼는 평가는 어떤 공식의 제한도 받지 않으므로, 과장되기가 매우 쉽다. 따라서 과거 실적이 아니라 추세 예측을 기준으로 삼으면 평가가 틀릴 때가 많으며, 이에 대해 매우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다.


일반 경제 여건 543∼544

기업 A의 유리한 실적 추세는 분명히 고려햐야 하지만, 이러한 성장세가 먼 미래에도 그대로 이어진다고 기계적으로 예측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일반 경제 여건은 이런 추세가 무한정 이어지는 것을 저지한다고 보아야 한다. 경쟁, 규제, 수확체감의 법칙 등이 무제한 성장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저지하고, 지속적 하락에 대해서는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유리한 추세가 당연히 이어진다고 쉽게 받아들이지 말고 경계해야 하며, 회사의 우위 요소를 찾아내어 지속적인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들과 견주어보아야 한다.


하향 추세일 때 분석 태도 544

기업 C처럼 추세가 명확하게 하향 추세일 때에는 이 추세에 큰 비중을 두어야 한다. 분석가는 하향 추세가 상향 추세로 돌아선다고 가정해서도 안 되고, 훨씬 높은 과거 평균을 바탕으로 미래 이익을 예측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회사가 절망적이어서 이익이 틀림없이 모두 사라질 것이며, 이 주식은 전혀 가치가 없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려서도 안 된다. 이 때에도 반드시 회사의 상황과 전망을 질적으로 분석하여, 하향 추세를 고려한 적정 주가를 평가해야 한다. 분석가는 비공개 기업의 장단점을 조사하는 합리적인 사업가의 관점을 지녀야 한다.


분석가에게 직관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547

반대할 근거가 없다면, 미래 실적 예측은 과거 실적 분석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분석가는 반대할 근거가 있는지 항상 주의해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직관과 건전한 추론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분석가에게 이런 능력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그런 능력이 있다면 분석 자체가 필요 없다.) 분석가에게는 논리와 경험을 숙고해서 얻는 적정 수준의 통찰을 기대할 수 있을 뿐이다.


당기이익에 따라 오르내리는 시장 가격 549

최근 몇 년까지도 보통주 시장 가격 수준은 장기 평균 이익보다 당기이익에 더 좌우되고 있다. 이는 대체로 보통주 주가가 경기 변동에 따른 이익 증감에 발맞춰 큰 폭으로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보고 이익이 일시적으로 변한다고 기업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 주식 시장은 확실히 불합리하다. 비공개 기업도 호경기 실적이 불경기 실적의 두 배가 될 때가 잦지만, 소유주는 절대로 자기 회사의 가치가 이에 따라 두 배로 오르내린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서 월스트리트의 관행과 일반 기업의 규범 사이에 괴리가 발생한다.

(나의 생각)
'주식시장은 확실히 불합리하다." 그레이엄의 핵심적인 생각 가운데 하나이다.



단기 이익 vs 장기 이익 550∼551

가까운 미래의 이익이 주가 움직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이 이 숫자나 예측치에 몰두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는데, 단기 이익보다는 과거 평균 이익이나 정교한 공식으로 예측한 미래 평균 이익이 증권의 장기 가치로 더 믿을 만하다. 따라서 가치를 추구하는 분석가는 단기 이익 전망에 큰 비중을 두지 않지만, 단기 주가 움직임을 예측하려는 분석가는 단기 이익 전망에 몰두하게 된다.

전문 분석가는 두 가지 방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 선택은 경력에 지극히 중요하다. 우리의 경험과 지식에 의하면, 장기 가치를 분석하는 방법이 훨씬 건전하고 보상도 풍부하다.


배당 성향의 기준 551

사례별로 증감의 여지는 있지만, 제조 회사는 60∼75%, 공익 회사는 70∼85%가 배당 성향의 기준이 될 것이다.


배당 성향의 기준 551

우리는 "사업상의 필요"라는 임의적 판단보다는, 수익력과 지분의 내재 가치에 따르는 배당 성향이 좋다는 점을, 장래에 경영진과 주주 모두 이해하기를 바란다.


배당 정책과 주가 552

적지 않은 회사의 주식이 최근 몇 년 동안 배당 정책 때문에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들은 정상적인 "배당 성향"만 보이더라도 상당 폭 상승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런 불리한 배당 정책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평균 주가는 짓눌린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주식을 현실적으로 평가하려면 이런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만일 경영진이 주도해서든 주주의 압박에 의해서든 배당 정책에 변화가 생긴다면, 주식의 평가 가치에도 변화가 발생할 것이다.


푸짐한 배당금 555

주식 시장은 인색한 배당금보다 푸짐한 배당금을 항상 압도적으로 선호했다. 따라서 보통주 투자자와 분석가들은 종목을 선정할 때 이 사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지금 대세를 이루는 주식 평가 표준 관행에서는 자본화 승수를 곱할 때 미분배 이익보다 배당금에 훨씬 큰 비중을 둔다.


극단적인 사례 555

회사가 영속적으로 존재한다고 가정하면, 이익은 배당금으로 지급될 때에만 이론적으로 중요하다. 극단적인 사례를 들어보겠다. 어떤 회사가 이익은 나지만 배당금을 절대로 지급하지 않고 매각되거나 청산되지도 않는다면, 외부 주주에게 이 회사 주식은 휴지나 다름없다. 그래서 금융 이론에서는 만기나 원금 상환일이 없는 보통주나 우선주 등의 가치가, 모든 미래 배당금이나 이자 지급 금액의 현재 가치라고 본다.


먼 훗날 받을 돈은 가치가 없다 556

이론으로나 실제로나 중요한 점은, 멋 훗날 받는 돈은 가까운 장래에 받는 돈보다 현재 가치가 훨씬 적다는 사실이다. 이는 수학적으로도 계산된다. 장래에 받을 1달러의 현재 가치는 적정 이자율로 복리 할인한 금액과 같다.


외부 주주와 내부자(지배 주주)의 차이 561

주식 시장에서 배당금을 강조하고, 우리도 평가 과정에서 배당금을 중시하는 것은, 배당 수익률이 외부 주주에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배당금에 대해서 내부자(지배 주주)는 입장이 전혀 다르다. 회사의 지배 주주는 이익을 굳이 인출할 필요가 없다. 회사에 남아 있는 돈도 자기 돈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주머닛돈이 쌈짓돈인 셈이다. 내부자에게는 이익을 배당금으로 지급하지 않는 편이 확실히 유리하다. 분배하지 않은 이익에 대해서는 높은 개인 소득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주식 배당의 투기적 측면 567

이론적으로 보면, 대규모 주식 배당이 주주에게 새로 제공하는 것은 전혀 없다. 전에는 회사의 지분을 나타내는 주권이 한 장이었으나, 이제는 똑같은 지분을 나타내는 주권이 두 장이 되었을 뿐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대법원도 주식 배당이 소득이 아니며, 따라서 소득세 부과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했던 것이다. 실제로 주식 배당은 투기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투기란 A는 B, C, D가 어떻게 생각할지 간파하고, B, C, D 역시 나머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간파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 배당이 그 자체로는 중요한 의미가 전혀 없더라도, 서로 상대방을 이용하려는 투기판에서는 자극제로 이용될 수 있고, 실제로도 이용되고 있다.


케인스의 비유 567

흥미롭고도 교훈적인 케인스의 비유를 참조하라. "주식 투자는 신문사에서 개최하는 미인 선발 대회에 참가해서 100명의 사진 가운데 가장 예쁜 얼굴 여섯을 골라내는 작업에 비유할 수 있는데, 참가자 전체의 선택과 가장 근접하는 선택을 한 사람에게 상이 수여된다. 따라서 각 참가자는 자기가 보기에 가장 예쁜 얼굴이 아니라, 다른 참가자들이 가장 예쁘다고 생각할 만한 얼굴을 골라야 한다. 결국, 참가자 모두 이 문제를 같은 관점에서 바라보게 된다. 이는 한 사람이 보기에 가장 예쁜 얼굴을 고르는 일도 아니고, 평균인이 보기에 가장 예쁜 얼굴을 고르는 일도 아니다. 세 번째 단계로 들어가서, 평균인이 보기에 가장 예쁜 얼굴을 다른 평균인이 어떻게 예상할 것인지까지 내다보아야 한다.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 단계까지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 이론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 New York, 1936


성공적인 제조 회사의 배당 568

성공적인 제조 회사는 흔히 다음과 같은 배당 과정을 거쳤다.

1. 장기간 이익에 비해 낮은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막대한 잉여금을 축적한다.
2. 갑자기 대규모 주식 배당을 지급한다.
3. 곧바로 정기 현금 배당금을 높인다.


주식 배당과 지배 주주 568

주식 배당만큼 투자와 투기를 혼동하게 하는 정책도 없고, 지배 주주가 부당하게 이용하는 정책도 없다.


자신의 견해 586

흔히 증권 분석가들은 자신의 일반 지식과 판단을 바탕으로 어떤 산업에 대해 우호적인 장기 전망을 수립한 다음, 관련 자료를 집중적으로 분석하여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한다. 여기서 나오는 숫자들은 전반적으로 매우 고무적인데, 이는 처음에 그가 어떤 낙관적 지표를 보고 그 산업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가장 유익한 분석 586

가장 유익한 분석은 어떤 산업에 대한 시장의 장기 전망이 틀렸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관련 자료를 철저하고도 편견 없이 조사한 끝에 이 전제를 뒷받침한 분석이다.


같은 요소를 세 번이나 반영하는 셈 587

분석가는 같은 패를 여러 번 세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경영진의 실적은 과거 이익에 드러나며, 시장에서 형성되는 높은 이익 승수에도 어느 정도 반영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래 이익을 더 높게 추정하고, 여기에 높은 승수를 적용한 다음, 경영진 요소까지 추가로 반영한다면, 이는 같은 요소를 세 번이나 반영하는 셈이 된다.

GE의 1930, 1937, 1946년 고가는 각각 5년 평균 이익의 52배, 56배, 31배였다. 이후 주가 하락률을 크기 순서로 열거하면 고가의 91%, 58%, 38%가 된다. 1930년 고가를 기록한 이후 20년 동안 GE 주가는 이 고가의 70%에도 도달한 적이 없다. 마찬가지로, 1937년 고가를 기록한 이후에도 이익, 배당금, 자산가치가 모두 대폭 증가했는데도, 1950년 말까지 이 고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나의 생각)
최고 기업에 대한 열광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의 경우 2000년의 SK텔레콤, 2007년의 미래에셋증권 등이 쉽게 떠오른다.



보통주 평가에서 자산 가치 요소 603

공익 회사를 제외하면, 보통주 평가에서 자산 가치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주식 시장에서 흔히 사용되는 기준이나, 일반적인 분석 기법이나, 최근 개발된 평가 관련 법률 이론을 보아도 자산 가치는 중요하지 않다. 일상적인 주가 움직임에서도 자산 가치가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없다.


월스트리트 방식과 실물 경제 방식
614

실물 경제의 평가 방식과 월스트리트 평가 방식 사이에서 나타나는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아마도 월스트리트가 청산 가치를 무시한다는 점이다. 이를 "월스트리트 방식"과 "실물 경제 방식"이라고 부르겠다. 실물 경제에서는 기업의 가치가 경매가보다도 훨씬 낮으면 터무니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에서는 사람들이 기업의 일부가 아니라 기업의 주식만을 소유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주식이 그 기업의 정상적인 평가 가치와 전혀 상관없이 평가되거나 매매된다고 생각한다.


40년 가까이 주가 움직임을 분석했지만...... 617

······ 이는 주식시장이 증권 분석에 무관심했던 탓이라고 결론지을 수밖에 없다. 예나 지금이나 주식 시장은 가까운 장래에 주가가 상승할 듯한 종목에만 항상 이목을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⑴ 대세 상승이 예상될 때, 이러한 상승세에 충실하게 동참할 종목이거나, ⑵ 예상되는 상황 전개로부터 혜택을 받을 듯한 종목을 선정하게 된다.

명성도 없고 인기도 부족한 "비우량 종목"은 대개 이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따라서 주식 시장에서 무시당한 채, 도무지 분석하기 어려운 과정을 통해 주가가 형성된다. 우리는 40년 가까이 주가 움직임을 분석했지만, 비우량 주식이 이익, 배당금, 자산과 무관한 가격대에서 흔히 몇 개월씩이나 거래되는 이유를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다.


실패하는 이유 두 가지 618

순유동자산 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사더라도 실패하는 이유가 두 가지인데, 첫째는 내재 가치이고, 둘째는 시장 가격 움직임이다. "시장 가격 움직임"은 모든 저평가 종목에 적용되는 문제다. 주가가 결국은 분석가가 제시하는 가치로 확실하게 수렴한다고 보장하는 법칙 따위는 없다. 단지 경험을 통해서 대개 이런 조정이 단기간이나 장기간에 걸쳐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 뿐이다.


장담컨대 619

어떤 주식이 계속해서 순유동자산 가치 밑에서 거래된다면, 시장은 이 회사의 전망이 매우 어두워서 장차 운전자본이 계속 감소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고 시장 구성원들이 실제로 이런 의견에 합의를 이루었다는 뜻은 아니다. 더 중요한 점은, 장담컨대 이런 의견이 대개 나중에 틀린 것으로 밝혀진다는 사실이다.


염가 종목 619

이익과 배당금이 양호한데도 운전자본 밑에서 거래되는 종목은 대개 "염가 종목"이어서 매수하기에 대단히 만족스러운 종목이라고 우리는 결론짓는다. 물론 개별 종목 선택에 어느 정도 판단은 필요하며, (훨씬 중요한 요소인데) 좋은 실적을 확보하려면 상당한 분산 투자가 바람직하다.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639

보통주 투자 가치를 평가할 때, 예상 이익에 적용할 적정 자본 환원율을 선택하는 일은 이익을 정확하게 에측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이 두 가지가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합리적인 자본화 요소(이익 승수)에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채, 시장에서 통용되는 승수를 너무 쉽게 받아들이는 듯하다.


어중간한 타협은 안 된다 666

우리는 순수한 고정 수익 투자와 과감한 투기적 태도 사이에서 어중간하게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우리의 주관적 판단이다. 어중간한 태도를 보이게 되면, 그 결과 대개 혼란에 빠지고, 생각이 모호해지며, 자기기만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상당한 이익이 발생하는 시점부터 711

어떤 종목을 사더라도 투기 이익을 모두 거두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전환 사채를 논하면서 지적했지만, 상당한 이익이 발생하는 시점부터 투자자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이익을 더 얻으려고 계속 보유하면, 이미 확보한 이익까지 잃어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전환 사채는 가격이 일정 수준을 넘어 상승하면 안전성의 이점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처럼, 투기적 보통주도 가격이 상승하면서 위험이 커진다.


저가주의 확실한 이점 712

저가주는 대개 하락폭보다 상승폭이 훨씬 크므로 타고난 이점이 있는 듯하다. 주식 시장에서 100달러짜리 종목이 400달러로 상승하는 것보다, 10달러짜리 종목이 40달러로 상승하기가 훨씬 쉽다. 이는 100달러가 넘는 종목보다 10∼40달러 수준인 종목을 훨씬 선호하는 대중의 투기 성향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저가주는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지분을 많이 살 수 있는 일종의 "콜옵션"과 같은 이점을 제공하기도 한다.


어떤 업종이 대폭 개선된다고 확신할 때에는 719

월스트리트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과는 반대로, 제품 가격이 상승한다고 확신할 때에는 생산 원가가 높은 회사의 주식을 사는 편이 합리적이다. 어떤 업종의 매출액과 이익이 대폭 개선된다고 확신할 때에도, 자본 구조가 투기적인 회사의 주식을 사면 똑같은 이점을 얻을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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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분석 - 제3판
벤저민 그레이엄.데이비드 도드 지음, 이건 옮김 / 리딩리더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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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년 판과 다른 점 137


SEC가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한 1933년 이전에는 기업들의 분식 회계가 흔한 일이었다. 그 주요 목적은 실적을 더 좋게 보이려는 것이었고, 대개 경영진까지 가담한 주가 조작과 연계되어 있었다. 이 책의 1934년 판과 1940년 판에서는 투자자를 오도하는 술책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나 같은 사례들을 이 책에서도 반복한다면 독자들이 지금도 이런 관행이 이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우리가 독자들을 오도하는 셈이 된다.


회사의 수익력을 파악하려면 분석가는 다섯 단계로 구성된 표준 절차를 따라야 한다. 138

1. 1년 분석에서는 일회성 항목을 제거한다. 그러나 장기 분석에서는 대부분 포함한다.
2. 임의 적립금 등을 이용해서 차감하거나 가산한 금액을 제외한다.
3. 비교 분석에 적합한 기준에 따라 감가상각 충당금과 재고 자산 평가를 선택한다.
4. 공개하지 않은 종속 회사와 관계 회사의 영업까지 반영해서 이익을 조정한다.
5. 확인을 위해서 연방 법인세비용 충당금과 보고 이익을 대조한다.


분석가는 어떤 기준을 써야 하는가? 175

물가 상승 덕분에 "이익"을 인식해서는 안 된다고 여러 권위자가 강하게 주장했다. 우리는 주주 보고서를 적절하게 작성하면 물가 상승에 의해서 발생한 당기 실적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실적은 "특별 항목"으로 구분하는 편이 적절하다. 따라서 세금 효과와 함께 당기의 정상 영업이익에서 제외해야 한다. 한편, 대차대조표를 분석할 때에는 현행 대체 원가법이 분석가에게 가장 유용해 보인다. 이 방법을 쓰면 같은 산업에 속한 모든 기업을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석가의 우발 손실 준비금 처리 183

분석가는 방금 논의한 회계사들의 권고에 따라 보고 이익을 조정해야 한다. 이는 이익에서 차감했던 우발 손실 준비금을 다시 이익에 가산하여, "진정한 이익"을 산출해야 한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실적이 나빴던 해에 준비금을 이용해서 높였던 이익은 다시 차감해야 한다.

(나의 생각)
가계에서도 이익이 많이 난 해에 준비금을 설정한다면 당연히 손익계산서의 이익에서 차감하는 게 아니라 잉여금에 해당하는 "예금이나 적금" 계정에서 차감하고, 손실이 난 해에도 손익계산서에 이익의 형태로 보태는 것이 아니라 예금에서 꺼내 쓰는 게 맞는 것과 똑같은 이치이다.



회계 전문가들의 공식 입장 191

회계 전문가들의 공식 입장은 ⑴ 대차대조표의 공장 설비 계정 장부가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감가상각비도 올려서는 안 되고, ⑵ 이런 장부가 인상을 1923∼1939년처럼 전반적인 물가가 확실하게 안정될 때까지 연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견해에 동의한다.


상각 정책 219

감가상각비가 그 자산에 대한 현금 지출보다 일상적으로 많으면, 분석가는 회사의 감가상각비를 줄일 수 있다. 이때 평균 현금 지출을 진부화 위험에 포함된 감가상각비로 간주하여 이익에서 차감할 수 있으며, 이렇게 하면 기업의 평균 현금 수익력이 감소하게 된다. 진부화를 평가할 때에는 고정자산의 장부가나 대체 원가가 아니라, 투자자가 기업 주식에 지불한 가격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회계사의 인증에 관계없이 243

최근 몇 년 동안 회계 분야에서 재무제표에 모든 정보를 정확하게 담으려는 노력이 많은 진전을 이루었지만, 오늘날 회계 관행을 보면 아직도 보고서에 의심의 여지가 분명히 남아 있다. 따라서 증권 분석가는 회계사의 인증에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분석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나의 생각)
그레이엄 사고의 엄밀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대차대조표에 담긴 여섯 가지 정보 247

대차대조표에는 월스트리트가 지금까지 기울인 것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마땅하다. 먼저, 투자자가 대차대조표 분석에서 얻을 수 있는 여섯 가지 정보와 지침을 열거하고자 한다.
1. 회사에 실제로 투입된 자본 규모를 파악할 수 있고, 선순위 증권과 보통주의 구성 현황을 포함해서 자본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2. 운전자본 상태가 건전한지 취약한지 드러난다.
3. 손익계산서에 기재된 이익이 타당한지 확인할 수 있다.
4. 투자자본 이익률 등을 계산하여 사업이 실제로 성공적인지 확인할 수 있다.
5. 이익의 원천을 분석할 수있고, 수익 가치와 자산 가치의 관계도 파악할 수 있다.
6. 장기간에 걸쳐 수익력과 자산 가치의 관계, 재무 구조의 발전 과정을 연구할 수 있다.


자산 가치와 수익력은 무관 268

"제조 업체"와 철도 회사들의 장부 가치는 투자자들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주식이 장부 가치의 몇 배에도 얼마든지 거래되고, 장부 가치의 몇 분의 일에도 흔히 거래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949년 코카콜라 보통주의 장부 가치는 약 27이었지만 평균 주가는 148이었고, 노던 퍼시픽 철도 보통주의 장부가는 약 216이었지만 평균 주가는 15.5였다.

사람들이 자산 가치 요소를 경시하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주가는 주로 수익력과 배당금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주가 움직임이 자산 가치와는 밀접한 관계를 보이지 않는다. 투자자와 투기꾼들은 자산 가치가 기업의 수익력이나 평균 주가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따라서 이들은 점차 자산 가치 요소를 완전히 무시하게 되었다.

자산 가치가 투자 가치를 좌우하는 주요 요소가 아니라는 견해에 우리도 동의한다. 그렇다고 분석 작업에서 자산 요소를 완전히 무시하는 편이 현명하거나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이익잉여금 변화를 이용한 이익 계산 275

이익잉여금 변화를 이용해서 이익을 계산하면, 손익계산서에 빠질 수 있는 손익까지 모두 포함해서 정확한 이익이 산출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 기법을 적용할 때, 자발적 준비금은 모두 이익잉여금으로 취급해야만 한다. 다행히 이런 자발적 준비금은 반드시 잉여금이나 자본에 기재하도록 회계 절차가 바뀌고 있다.


손익계산서와 대차대조표에 대한 장기 분석 276

다음 두 장에서는 투자자본, 이익, 배당, 주가 사이의 핵심 관계를 분석하여 기업 실적의 질과 증권의 매력도를 평가할 예정이다. 보통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려면, 과거 여러 해에 걸쳐 실적 금액과 핵심 비율도 비교해야 한다. 이런 숫자를 통해서 분석가는 기업의 변화 방향, 속도, 부침을 장기적인 안목으로 적절하게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를 10년에 걸쳐 분석하면 대부분 용도에서 양호한 성과를 얻을 수 있으며, 특히 두 기업 이상을 비교할 때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재무 데이터 해석: 주당 실적과 핵심 비율
278

재무제표 분석은 다음과 같은 논리적 순서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첫째, 분석가는 분석 기간의 진정한 영업이익을 파악해야 한다. 둘째, 대차대조표를 조사하여 운전자본의 상태, 자본 구조, 주당 투자자본을 산정해야 한다. 셋쩨, 핵심 비율을 계산하여 기업의 전반적인 실적, 선순위 증권의 안전성, 주식의 매력도를 밝혀야 한다.


주가수익비율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
285∼286

대다수 보통주의 주가수익비율은 그 주식의 "질"에 대한 투자자와 투기꾼들의 견해를 반영한다고 말할 수 있다. 강력하고 성공적이며 유망한 기업의 주가수익비율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대체로 높다. 주가수익비율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는 다음 순서로 열거할 수 있다.

1. 재무 데이터에 모두 반영된 요소(유형 요소)
    a. 배당률과 배당 실적
    b. 수익성 - 자기자본 이익률
    c. 과거 이익의 안정성
    d. 과거 매출액 및 이익 증가율
    e. 재무 건전성이나 신용 등급

2. 데이터에 명확하게 반영되지 않은 요소(무형 요소)
    a. 산업의 특성과 전망
    b. 기업의 경쟁력과 전망
    c. 경영의 질


자기자본이익률 287

기업의 성공을 가리는 가장 좋은 척도는 자기자본에 대한 이익 비율이다.


매출액 순이익률과 순자산 순이익률 301

가장 중요한 종합 비율 두 가지는 매출액 순이익률과 순자산 순이익률이다.


지나치게 강조하는 일이 없도록 314

그러나 이런 실물 및 재무 요소들은 이미 최종 영업 실적에 모두 반영되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회사의 실적을 이런 요소로 설명할 수 있으며, 미래 실적 추정에 단서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요소가 개별적으로 가치를 지닌 것은 아니다. 증권 분석 전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말할 수 있다. 분석가가 최종 실적이 좋거나 나쁜 원인을 발견하면, 그는 최종 실적을 벗어나 그 원인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한다.


철도 산업
328

장래를 내다보면, 철도 회사들의 이러한 투자 속성은 계속 이어질 듯하다. 따라서 철도 산업은 신중하고 분석적인 투자자에게 흥미로운 분야가 될 것이며, 노련한 분석가에게 보상을 제공할 것이다.

(나의 생각)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극심한 고유가 등으로 인해 운송환경이 급변하자 워렌 버핏이 미국의 '철도회사'들에 대규모로 투자를 늘린 점은 무척 흥미롭다. 이 책의 영향력이 얼마나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매출액 영업이익률 353

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비율은 오랜 기간 회사의 비용 통제력을 가장 잘 드러내는 지표였으며, 따라서 사업의 지속적인 수익성을 나타낸다.


배당금 367

주지하다시피, 배당금은 주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투자자들은 유보 이익보다 배당금을 훨씬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배당 성향이 높은 회사 367

최근 SEC는 '이스턴 유틸리티 어소시에이츠' 재편 계획에 대해 의견을 발표하면서, 배당금과 주가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이스턴이 '폴 리버 일렉트릭 라이트' 보통주에 지급하는 제시 가격을 논하면서, SEC는 말했다. "지속적으로 배당 성향이 높은 회사는 배당 성향이 낮은 동급의 회사보다 주가수익비율이 대체로 더 높다."


영업이익률 371

영업이익률은 영업이익을 (감가상각 및 연방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영업수익으로 나눈 비율로서, 기업의 영업 추세를 연구할 때 분석가가 추적해야 하는 단연 가장 중요한 지표이다.


유망종목을 놓쳤을 때 입는 불이익 382

보통주 종목을 선정하는 투자자는 손실을 회피하려는  욕구 못지않게 이익을 얻으려는 욕구도 강하다. 유망 종목을 놓쳤을 때 입는 불이익은 부실 종목에 잘못 투자했을 때 만큼이나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채권 투자자는 우량 채권을 아무리 많이 놓치더라도, 부실 채권에 투자하지만 않는다면 사실상 아무 불이익이 없다. 따라서 고정수익증권을 고를 때에는 아무리 까다로워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월터 배젓이 상업 은행장들에게 한 말은 채권 투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문제가 있거나 의심스러운 증권은 거절해야 한다."


진부할 정도로 자명한 말 389

역경을 견뎌내야 건전한 투자라는 원칙은 진부할 정도로 자명한 말이다. 호황일 때에는 어떤 채권이나 우선주도 아무 문제가 없다. 불황의 엄격한 시험을 거칠 때에만 강한 종목이 지닌 장점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결정적으로 중요해진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신중한 투자자들은 역경을 견뎌낸 유서 깊은 기업들의 채권을 항상 선호했다.


투자 위험은 대화재나 전염병과 흡사 394

다양한 투자와 손실 위험 사이의 관계는 상황 변화에 따라 너무도 모호하고 가변적이어서, 수학 공식으로 나타낼 수가 없다. 특히 투자 손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골고루 분포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불황기에 집중적으로 분포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따라서 투자 위험은 화재 보험이나 생명 보험에서 계산하지 못하는 예외 요소인 대화재나 전염병과 흡사하다.

(나의 생각)
1934년 판의 표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위험한 투자 395

더 중요한 점은 위험한 투자 대부분이 침체 기간에 한꺼번에 붕괴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고수익 채권이 한동안은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주지만(개인은 십중팔구 모두 소비한다.), 이후에는 갑자기 원금 손실이 줄지어 발생하게 된다.

(나의 생각)
위험한 투자에 대한 정말 날카로운 지적이다. 저자의 경험이 없었더라면 결코 지적할 수 없는 얘기이다.



내재적으로 취약한 산업이어도 개별 기업이 건전하면 상관없다. 400

어떤 산업의 채권은 모두 배제하고 다른 산업의 채권은 모두 인정하는 방식보다, 취약한 산업에 속한 개별 채권에 대해서 더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는 편이 더 건전한 원칙일 것이다.


보호조항에 관한 마지막 경고 417

채권이나 우선주 투자가 성공하려면 주로 회사가 성공해야 하지, 채권 약정서나 정관에 어떤 보호 조항이 실렸는가는 그다음 문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채권 약정서나 정관 조항이 전반적으로 매우 불만족스러운 선순위 채권들이, 1932년 불황기에 최고의 실적을 보이는 역설적 현상이 나타났던 것이다.


과거의 부동산 금융 기법 438

그러나 과거의 부동산 금융 기법은 얼마든지 다시 등장할 수 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재무 구조가 근본적으로 취약한 회사의 부동산 채권이 등장하여, 아무런 근거 없이 부동산의 미래 가치를 맹신하는 부주의하고 순진한 투자자들을 유혹할 것이다.

(나의 생각)
2007년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결국 터졌다. 찰스 P. 킨들버거가 그의 저서에서 표현했던 '질긴 다년생화'를 떠올리게 만든다.


계속 기업 가치와 수익력 440

"본질적 사업 가치"는 바로 수익력으로 나타난다. 이익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익은 기업의 이자 지급 능력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계속 기업 가치가 채권의 원금보다 큰지 알려주기 때문이다.

(나의 생각)
개인으로 말하자면 취직해서 안정된 직장에 성실하게 근무하면서 꾸준히 월급을 받는 '성실한 사위'에 비유할 수 있겠다.



우선주 투자의 맹점 464

이런 조건이라면 투자를 해서는 안된다. 앞면이 나오면 보통주가 이기고, 뒷면이 나오면 우선주가 지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수익이 한정된 안정적 증권이라면, 기업의 미래 이익 증가를 기대하고 투자해서는 절대 안 된다. 만일 그 회사의 이익이 증가한다고 확신한다면, 보통주를 사서 이익을 분배받아야 마땅하다. 으레 그렇듯이 미래 이익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면, 우선주를 사서는 안 된다. 높은 수익을 얻을 기회도 없는데, 손실 위험을 떠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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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분석 - 제3판
벤저민 그레이엄.데이비드 도드 지음, 이건 옮김 / 리딩리더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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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서문 7


최고의 고전이지만 절대 만만치 않은 이 책은 과연 누가 읽기에 적합한가? 적어도 투자와 회계 분야의 기본 용어와 개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시류에 영합하는 얄팍한 투자 서적이 아니라, 두툼한 가치 투자의 고전을 몇 권 정도는 읽어본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마구간처럼 불결하던 금융시장 25


다행히 이 책의 초판(1934년)에서 경고했던 기업의 부당 행위 대부분이 이제는 사라졌다고 말할 수 있다. 마구간처럼 불결하던 금융 시장이 깨끗해진데다 기업들의 재무 상태가 개선된 덕분에, 보통주의 투자 지위가 전반적으로 격상되었다.


전쟁 가능성을 앞둔 투자자의 자세
25


이 서문을 쓰는 시점 현재, 3차 세계 대전의 가능성이 우리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이 불길한 주제를 증권 분석과 관련해서 말한다면 한 마디로 충분할 것이다. 3차 세계 대전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헤아릴 수 없이 크다. 그러나 증권 분석 분야에서는 단지 다양한 증권 사이에서 선택하는 문제나, 증권과 현금 사이에서 선택하는 문제만 고려하면 된다. 전쟁이 일어나면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므로, 확정 금액을 지급하는 증권이나 현금보다는, 유형의 생산자산을 상징하는 보통주를 건전하게 선택하는 편이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증권분석에 대한 보상 26


증권 분석가가 되려고 이 책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드리고자 하며, 또한 이분들에게 감히 이 책을 바치고자 한다. 증권 분석은 이제 막 전문 분야로 정식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증권 분석 업무에는 과거보다 더 나은 훈련과 더 엄격한 사고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요구와 책임에 상응하는 보상이 충분히 따르리라 생각한다. 그저 "평균적인" 분석가라면, 다른 전문 분야의 평균적인 구성원과 비슷한 보상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증권 분석에 대해 천부적 재능과 용기와 독립적 사고를 겸비한 탁월한 분석가라면, 그가 받는 보상은 무한할 것이다.


저평가 종목 27


우리는 투자 분야에서 상대적 중요성이 그다지 높지 않더라도 저평가 종목 발굴 기법을 강조했는데, 이는 증권 분석가가 이를 통해서 가장 풍성한 결실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안점 27


우리는 이 책에서 현상을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 관점을 유지하는 일에 가장 주안점을 두었다. 우리는 주로 개념, 기법, 기준, 원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논리적 추론에 중점을 두었다.


확고한 가치투자 28


이른바 확고한 가치 투자는 스피노자의 표현을 빌리면 "재난을 바라보는 관점"으로 접근할 때에만 건전하게 선택할 수 있다. 다른 유형의 투자를 다룰 때에도, 우리는 독자들에게 피상적이고 일시적인 현상을 지나치게 강조해서는 안 된다고 내내 경고하였다. 월스트리트에서 20년 동안 다양한 경험을 쌓고 보니, 투자의 세계에서 이런 지나친 강조는 착각일 뿐이며 응징을 받는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비우량주 34


우리는 상장 주식의 약 80%, 비상장 주식의 90%가 분명히 "비우량주"에 속한다고 본다. 우량주냐 비우량주냐에 따라 주가 움직임이 크게 달라지는데, 분석가는 이 사실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시계추처럼 반복하는 점 43


일부 전문가는 각 산업 집단에서 확장, 둔화, 쇠퇴, 완전한 소멸로 이어지는 표준 패턴이 되풀이되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러나 우리가 기업 실적을 보는 관점은 전혀 다르다. 우리는 예컨대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기업 같은 미국 대기업들의 두드러진 특성이, 실적 호전과 악화가 시계추처럼 반복되는 점이라고 본다.


분석가의 역할 55


분석가에게는 사실이 공정하게 발표되는지가 대단히 중요한 문제인데, 이는 분석가가 회계 기법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끝으로, 증권의 가치는 경영진의 행위에 크게 좌우되므로, 증권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경영 정책에 관심을 둬야 한다. 여기에는 자본 구성, 배당금과 확장 정책, 경영진의 능력과 보상, 심지어 무수익 사업의 청산 여부까지 포함된다.

이런 중대한 문제에 대해 분석가는 비판적 의견을 표현하고, 실수를 방지하며, 재량권 남용을 바로잡고,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


(나의 생각)
애널리스트의 역할에 대한 훌륭한 언급이다.



독자적인 가치기준
 62

경험적으로 보면, 강세장의 절정기에서는 우량주조차 위험스러울 정도로 과대 평가되기도 한다. 따라서 증권 분석가는 변덕스러운 시장의 낙관주의와 비관주의에 휩쓸리는 일 없이, 반드시 독자적으로 가치 기준을 세워야 한다.


비우량주의 낮은 시세 63


현실적인 증권 분석가라면 비우량주의 중심 가치가 시가에 어느 정도 못 미치더라도 이를 "정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경험에 비추어 보면, 비우량주가 공정가격에 거래될 때는 오히려 과대평가된 경우가 많다. 또한, 처음으로 상장된 기업의 주식은 증권 시장의 속성 때문에, 이후 여러 해 주가가 불만족스럽기 쉽다는 뜻도 된다.


저울이 아니라 투표소 65


시장은 각 종목의 가치를 그 구체적 특성에 따라 정확하고도 객관적으로 기록하는 것이 아니므로, 저울과 같은 존재가 아니다. 시장은 차라리 투표소라고 보아야 한다. 수많은 사람이 이성과 감정을 뒤섞어 선택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강세장에서 저평가된 종목 66

강세장이 펼쳐질 때, 객관적 기준으로 보더라도 확실히 저평가된 개별 종목이 항상 많이 나타난다. 따라서 이런 종목들은 잔뜩 오른 다른 종목들과 대조되면서 더욱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분석가는 이런 종목이 보기 드문 기회라고 추천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이때가 특별히 주의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런 "소외 종목"은 강세장 내내 소외당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약세장으로 돌아서면 시장과 함께 큰 폭으로 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대부분 주식이 많이 올랐을 때는 "저평가 주식"도 경계해야 한다.


가격변동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66


증권 분석가는 내재 가치보다 싸게 사서 내재 가치보다 비싸게 팔 기회를 주는 가격 변동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는 단기적인 시장 움직임에 몰두해서는 안되며, 시장의 방향이 바뀌는 시점을 정확하게 잡아내려고 시도해서도 안 된다.


단지 거래가 빈약하다는 이유 만으로 67


다른 조건이 같다면, 시장성이 높은 증권을 보유하는 편이 분명히 유리하다. 그러나 시장성을 얻으려고 가치를 희생해야 하는 순간, 증권 분석의 과제가 시작된다. 구체적으로 질문을 던지자면, 투자자는 매력적인 종목인데도 단지 거래가 빈약하다는 이유만으로 회피해야 하는가? 투자 관행을 전반적으로 보려할 때, 우리는 시장성 요소가 지나치게 강조되었으며, 이 때문에 전체적으로 실적이 나빠졌다고 확신한다.


'먹고 사는 문제'가 증권분석에 좋지 않은 영향 68

이렇게 먹고사는 문제가 증권 분석에 좋지 않은 영향을 적잖이 미치는데, 이는 증권 분석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증권사 직원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거래가 활발한 인기 종목은 지나치게 강조하고, 시장성이 떨어지는 비유량 종목들의 가치는 무시하기가 쉽다.


투자 운용이란 76


투자 운용이란,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원금의 안전과 만족스러운 수익을 약속하는 것이다. 이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운용은 투기다.


몬테카를로 카지노 80


몬테카를로 카지노에서 룰렛은 19대 18의 비율로 카지노에 유리하다. 따라서 판돈이 37달러 걸릴 때마다 카지노는 평균적으로 1달러씩 번다. 이것은 미숙한 투자자나 투기꾼에게 불리한 확률이다.
 

미래와의 관계 81


투자는 과거에 비탕을 두지만, 투기는 주로 미래를 바라본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 말에는 허점이 많다. 투자와 투기 둘 다 미래에 시험받는다. 둘 다 가치가 오르내릴 수 있으며, 미래에 평가받는다. 그러나 투자 개념에는 분석가가 미래를 보는 관점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투자는 미래로부터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이익을 빼앗기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가 개선된다면 매우 좋은 일이지만, 미래가 개선된다는 기대에 크게 의지해서 투자해서는 안 된다.


투자 요소와 투기 요소
83


1939년 평균 주가 38달러에 GE 주식 매수를 고려한 분석가는, 예컨대 엄격한 관점에서 투자 가치를 25달러로 판단할 수도 있었다. 나머지 13달러는 기업의 탁월한 장기 전망에 대한 주식 시장의 평가인데, 여기에는 탁월한 기업을 선호하는 강력한 심리적 편향도 포함된다.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분석가는 GE 주가 38달러 가운데 투자 요소가 25달러이고 투기 요소가 13달러라고 말할 수 있다. 만일 이런 판단이 건전하다면, 25달러 이하에 이 주식을 살 경우 완벽한 투자가 된다. 그러나 25달러를 초과해서 산다면 회사의 투기 요소에 돈을 치르는 셈이다.

(나의 생각)
현재(2011. 1.16) 대한민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탁월한 장기 전망'을 갖고 있는 주식의 '투기요소는 얼마쯤 될까' 궁금해진다. 아직은 좀 이른 것 같지만 올해 중으로 만약 주가지수가 2,500P 안팎까지 오른다면 투기요소는 급격히 증가할 것이다.



분산 투자 85


안전마진 원칙을 적절하게 이용하려면 반드시 분산 투자를 실행해야 한다. 안전마진이 손실 방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손실 확률을 낮춰줄 뿐이다. 그리고 주식에 대해서는 이익 확률을 높여준다. 잘 알려진 관행인 "위험 분산"을 실행하면, 개별 확률을 거의 확실한 수준까지 높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보험 사업의 초석이며, 건전한 투자에도 초석이 되어야 한다.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90


주식 투자에서 심각한 위험을 피하려면 고도의 경험과 기술이 필요하다. 따라서 개인들은 투자 펀드 주식을 사서 전문가에게 자금 관리를 맡김으로써, 간접적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편이 논리적이다.


개인의 투자 정책
91


개인은 상승장에서는 투기꾼이 되고, 폭락한 다음에는 후회하며 보수주의자가 되기 일쑤다. 개인이 선택하는 증권은 주로 영업 직원의 말솜씨에 좌우된다. 반면에 많지 않은 저축으로 미국 저축 채권만 살뿐, 증권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는 사람도 많다. 1948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시행한 조사가 널리 관심을 끌었는데, 응답자의 90% 이상이 주식은 너무 위험하다거나 생소하다는 이유로 주식 투자에 반대했다.

(나의 생각)
1929년 대공황의 악몽이 뼛속 깊이 각인됐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1950년대 후반부터 개인투자자의 증시 참여가 크게 늘어나면서 '대공황의 악몽'으로부터 비로소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표현을 다른 책에서 본 기억이 난다.



따분하지만 안전한 길로 안내하는 것 92


방어적 투자자가 지켜야 할 요점은 앞에서 설명한 단순한 원칙과 건전한 절차를 단호하게 실행하는 것이다. 그가 직면하는 세 가지 위험한 유혹은 ⑴ 투기, ⑵ 비우량주 매수, ⑶ 과도한 가격에 우량주 매수다. 양심적인 증권 분석가의 책무는 방어적 투자자가 이런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집요하게 밀착하여 지원하면서, 따분하지만 안전한 길로 안내하는 것이다.


공격적 투자자 92


공격적 투자자는 혼자 힘으로 완벽하게 증권을 분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상세한 분석에 의지해도 좋고, 아이디어나 조언을 구해도 된다. 그러나 판단은 자신이 해야 하며, 마지막 결정은 자신의 이해와 판단으로 내려야 한다. 공격적 투자자가 지켜야 할 첫 번째 원칙은 자신의 연구와 경험에 비춰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정당하지 않은 증권에는 절대 손대지 않는 것이다. 증권으로 돈을 벌려는 것은 사업을 벌이는 것과 같으므로, 사업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주주가 회사의 소유자
109


주주들이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회사에 정보를 요구하지 못할 이유가 없으며, 요구하면 적어도 일부 데이터나마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주주가 회사의 소유자이며,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달리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주주에게는 질문을 던질 뿐 아니라 답변까지도 받을 합법적 권리가 있다.


원인과 결과를 별개의 요소처럼 취급하는 셈 114


우리는 월스트리트와 증권 회사들이 활용하는 산업 분석의 기본적 유용성에 대해, 아마도 우리의 편견일지 모르지만 심각한 유보적 관점을 일찌감치 밝히는 바이다. 산업 분석에서는 과거와 미래를 연계한다. 그러나 과거 요소들은 기업들의 실적에 영향을 미쳤고, 이들의 주가에 이미 반영되었다. 어떤 산업의 이익이 높거나 낮다고 언급하면서, 그래서 이 산업의 위치가 유리하거나 불리하다고 강조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는 마치 원인과 결과를 별개의 요소처럼 취급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중복 계산 115


주식 시장에서는 경영진 요소를 평가할 때 두 번 계산하는 경향이 강하다. 주가에 우수한 경영진이 올린 높은 이익이 반영되었는데도, "훌륭한 경영진"을 별개의 요소로 보고 상당한 가산점을 추가로 부여한다. 이는 "중복 계산"으로서, 흔히 과대평가의 원인이 된다.


미래 이익 추세 115


1920년대 이후 이익 추세가 갈수록 강조되었다. 이익 실적이 증가하면, 이는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유리한 신호다. 그러나 재무 이론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과거 추세를 미래로 연장하여 미래 이익을 예측하였고, 이런 예측을 바탕으로 기업을 평가하였다. 이 과정에서 숫자를 사용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런 평가가 "수학적으로 확실"하다고 착각했다. 그러나 과거 추세는 사실이어도, "미래 추세"는 가정에 불과하다. 그리고 경제가 비정상적으로 과열되거나 침체하면 당국이 대응 정책을 펴기 때문에, 경제가 무한정 계속 상승하거나 하락하지도 않는다. 추세가 명확하게 눈에 띌 때쯤이면, 변화의 여건이 무르익었다고 보아야 한다.

(나의 생각)
정말 놀라운 혜안이다. 그리고 그레이엄의 성격을 특징적으로 드러내는 견해이다.


우리는 이런 생각에 반대한다 116


과거 평균이 반복될 것이므로 미래에도 과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 있는데, 우리는 이런 생각에 반대한다. 이런 관점이 옳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추세가 과거 평균보다 유용한 것은 아니다. 증권 분석에서는 과거 평균이 반복된다고 가정하지 않는다. 다만, 미래를 내다보는 개략적인 지표에 불과하다고 본다. 그러나 추세는 개략적인 지표로도 사용할 수 없다. 실적에 대해 개선이든 악화든 예측이 명확하게 나오므로, 실제로 추세는 맞거나 틀릴 수밖에 없다.


과도한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는 이유 117


시장에서 과도한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는 것은, 사람들이 주로 전망에 따라 가치를 평가하는 탓에, 그 판단이 거의 필연적으로 극단에 치우치기 때문이다.


"예측 방식"보다 "평가 방식"을 선호 117


이제 눈치를 챘겠지만, 우리는 증권 분석이 주로 측정 작업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채권이라면 안전성을 측정하고, 주식이라면 가치를 측정해야 한다. 그래서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우리는 "예측 방식"보다 "평가 방식"을 선호하며, 측정 불가능한 질적 요소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느낀다. 그러나 일반 실무 분석가들의 태도도 우리와 같은 것은 절대 아니다. 투자자들뿐 아니라 증권 분석가 중에도 분석가의 주요 임무가 "훌륭하고 유망한" 기업을 선정하는 일이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


일정 범위에서 절충할 수 있다 118


공격적 투자자는 질에 대해 더 폭넓게 접근할 수 있다. 그는 가치가 가격보다 훨씬 높은지만 확인한다면, 증권의 질적 요소와 양적 요소를 일정 범위에서 절충할 수 있다. 따라서 경영진이 최고 등급에 못 미치고, 과거 실적이 탁월하지도 않으며, 미래 전망이 매력적이지 않은 증권이라도, 이런 요소들이 가격에 지나치게 반영되어 있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


증권 분석과 미래 119


증권 분석은 예상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해서 주로 가치를 다룰 때 가장 유용하다. 따라서 분석가가 쓰는 방식은 미래 예측 능력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는 투기꾼의 방식과 정반대가 된다. 물론 분석가도 미래 변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그 주요 목적은 미래로부터 이익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손실을 방지하려는 것이다. 분석가는 기업의 미래를 변명의 원천이 아니라 대비해야 하는 위험으로 보아야 한다.


가장 안전한 경우 119


분석가는 미래 전망 자체에 상당한 비중을 둘 수 있는데, 자신이 평균 이상이라고 판단하는 기업을 우선 선택해야 한다. 주식을 선정할 때 그는 전망에 대해 자유롭게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자유로운 평가가 지나쳐서 강조하는 수준까지 이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잘못하면 자제력을 상실하여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 실적과 현재 상황에 근거해서 사도 건전한 종목 중에서 전망까지 유리한 기업을 고를 때가 가장 안전하다.


필요조건이지, 절대로 충분조건이 아니다 122

양적 요소와 질적 요소에 대한 논의를 요약하자면, 분석가는 반드시 숫자와 확립된 기준을 근거로 결론을 내려야 한다. 그러나 이런 숫자만으로는 부족하다. 질적 요소가 반대로 나타난다면 결론이 완전히 뒤집힐 수도 있다. 실적 통게가 만족스럽더라도, 장래 전망이 의심스럽거나 경영진을 믿을 수 없다면 그 증권은 제외해야 한다. 분석가는 과거 실적이 매우 안정적이어서 뜻밖의 사건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안정성이라는 질적 요소를 강조하려는 경향이 있다. 또한, 양적 요소가 이례적으로 유리하면 분석가는 그 종모겡 대해 훨씬 더 확신할 것이다.

그러나 질적 요소에 크게 의지해서 판단을 내리는 경우라면, 다시 말해서 가격이 숫자만으로 정당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높다면, 이런 분석은 인정받기 어렵다, 엄밀하게 말하면, 만족스러운 실적 통계는 분석가가 판단을 내리기 위한 필요 조건이지, 절대로 충분 조건이 아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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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의 ‘참된 인격‘에 관해서 다양하고 깊이있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책
세계 자본시장의 흐름을 바꾼 불후의 명저
애써 작성한 리뷰글을 내려야 하다니......
증권분석 - 제3판
벤저민 그레이엄.데이비드 도드 지음, 이건 옮김 / 리딩리더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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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사고의 명확함이 요구되면, 그에게 가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었다.
만약 격려나 조언이 필요할 때면, Ben이 그곳에 있었다.
한 사람이 나무를 심고 다른 사람이 그 나무 아래서 쉬는 그런 사람을 말한다면
Ben Graham이 그런 사람이었다.


- 워렌 버핏,《Financial Analysts Journal》기고문(1976년) 中에서

 * * * * *



지금으로부터 117년 전인 1894년에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1895년 부모님을 따라 뉴욕으로 이주한 벤저민 그레이엄은 60대와 70대의 노년에 캘리포니아의 비버리 힐즈와 라호야, 엑상 프로방스, 마데이라 등 여러 곳에 살았지만, 82세를 일기로 1976년에 생을 마감할 때까지 거의 대부분의 삶을 뉴욕과 월스트리트에서 보냈다.

'월가의 스승'으로 불리는 그의 인격의 특징은 주로 솔직함, 겸손함, 정직함, 창조성, 관용, 영리한 재담가, 진지한 노력 등과 깊은 관련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과의 로맨스를 인생의 참된 경험으로 여기며 즐길 줄도 알았던 인물이다.

사생활 측면에서 그레이엄은 바람둥이의 특징이 시사하는 모든 천박함을 지녔다는 명성을 가지고 있다. 1988년 4월 미국 경제인 명예의 전당에 그가 사후 등재된 데 대한 언론의 헌사는 동정적이었다. 한 작가는 그를 "어떤 면에서 정에 약한 사람인 그는 세 번 결혼했으며, 알프스의 산양이 이 봉우리, 저 봉우리를 뛰어다니듯이 금발에서 금발로 뛰어다녔다"라고 말했다. 그의 친구이자 제자인 워렌 버핏은 좀 더 관대하게 그의 이 같은 성격을 묘사한다. "사생활이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벤은 여자들을 좋아했다. 그리고 여자들도 그를 좋아했다. 그는 육체적으로 매력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품위가 있었다." 버펫은 그레이엄이 매일 창조적인 일, 어리석은 일, 그리고 관대한 일을 하기 원했다고 덧붙였다.  - 벤저민 그레이엄 - 월가의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 회고록 中에서

이 책의 저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그는 흥미로운 사람이다. 얼핏 생각해 보면,『증권분석』이라는 몹시도 딱딱하고 읽기 어려운 책을 쓴 저자로서의 그의 인생을 특징지울 수 있는 단어는 고작 몇 개에 불과할지 모른다고 생각하기 쉽다. 월스트리트, 증권분석, 현명한 투자자, 워렌 버핏의 스승, 투자 등등. 그렇지만 그를 조금 더 자세히 알고 나면 얘기는 전혀 달라진다. 우리는 그레이엄을 통해 오래 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던 수많은 유명 인물들과 그들이 쓴 훌륭한 저작들을 만날 수도 있다.

그는 위대한 저자들의 열렬한 독자였고 많은 저자들을 원어로 읽었다: 호머, 유리피데스, 버질, 키케로, 호러스, 루크레티우스, 타키투스, 카툴루스, 단테, 세르반테스, 셰익스피어, 베이컨, 밀턴, 데카르트, 포프, 필딩, 기번, 레싱, 맥콜리, 쉴러, 칸트, 디킨스, 드 퀸시, 에밀리 브론테, 테니슨, 니체, 위고, 휘트먼, 톨스토이, 하우스만, 보들레르, 입센, 콘라드, 프로스트, 카프카, 릴케, 스베보, 그리고 특히 이 책과 관련해 벤저민 프랭클린과 루소, 라 로슈코프, 샤또브리앙, 공쿠르 형제 같은 회고록의 저자들이다. ······ 문학과 연극, 오페라 그리고 콘서트 홀에 항상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 벤저민 그레이엄 - 월가의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 회고록 中에서

그의 회고록을 읽어보면 그는 마치
평생독서계획을 쓴 클리프턴 패디먼이 아닌가 싶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그레이엄의 회고록 속에는 그가 감동적으로 읽었던 책들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 나온다. 호머의『일리아드』와 『오디세이』, 유리피데스의『비극론』, 키케로의 『전집』(특히, 『웅변술』, 『우정론』, 『노년에 관하여』), 베르길리우스의 『전집』과 『아이네이스』, 루크레티우스의 『우주론』, 프랜시스 베이컨의 『학문의 진보』, 입센의 『희곡집』(특히 『인형의 집』), 알렉산더 포프의 『비평론』과 『인간론』, 헨리 필딩의 『톰 존스』,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 마르셀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프란츠 카프카의 『심판』과 『성』등은 어찌보면 평생독서계획의 책 내용과 '아이템들'이 너무 닮았다.

천성적으로 타고난 문학적 자질 덕분에 어려서부터 유난히 책읽기를 좋아했던 그는 노년에 이르기까지 평생 동안 '매우 즐겁게' 공부를 했다. 오랫동안 많은 희곡을 썼고 몇몇 작품은 브로드웨이에서 상영되기도 했지만 끝내 '한 번의 커튼 콜도 없어'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경험만 했을 뿐이었다. 그가 위대한 문학작품을 남기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는 어쩌면 그 자신이 그토록 도달하기 위해 애썼던 높은 문학적 성취보다 (덜 향기롭기는 하지만) 훨씬 더 중요하고 가치있는 저술을 남김으로서 당대 뿐만 아니라 후세 사람들에게 경제적인 측면에서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가 남긴 위대한 저술이 바로 1934년에 발간한『증권분석』과 1949년에 발간한『현명한 투자자』라는 책이다.

수학을 전공했던 벤저민 그레이엄은 컬럼비아 대학에 들어가자 말자 그리스 로마 고전 문학과 언어, 문학, 역사, 철학에 매료된 그는 인문학 분야의 졸업생 명예클럽인 피 베타 카파 회원이 되었고, '유능한 대학생들을 재계로 내보내려는 강한 의도를 가졌던' 케펠 학장의 조언에 따라 금융 분야 직업을 갖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1914년 졸업 당시 컬럼비아 대학에서 철학, 수학, 영문학 등의 관계자로부터 잇따라 교수직이라는 '거절하기 힘든 대단한 제의'를 받았으나 그는 결국 월스트리트로 발걸음을 내디뎌 뉴버거라는 중개회사에 입사하게 된다.

학부생일 때 경제학에 특별히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월가에 입성한 그는 채권거래 업무를 담당하면서부터 금융의 기초를 다져나가기 시작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채권이 가장 바람직한 투자 종목이었고 주식은 투기 종목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타고난 천재적 지능과 탐구심에 힘입어 채권 분석과 보고서 작성에서 곧바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그는, 몇몇 채권거래와 차익거래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고 한다.

1917년 9월부터 1927년 1월까지〈매거진 오브 월스트리트〉라는 잡지에 꾸준히 기고문을 쓰기 시작했다. 11년 간의 기고문을 담은 책은 국내에서도 
벤저민 그레이엄의 증권분석읽기라는 책으로 출판되었으며 훗날『증권분석』이라는 책을 쓰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이 잡지는 당시 경제잡지 가운데 업계 수위를 달리는 곳이었고, 그의 기고문은 반응이 매우 좋아 글을 쓰기 시작한 다음해에는 잡지사 측에서 편집장 자리를 제의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뉴버그에서 일을 계속하게 된 그는 결국 1923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의 투자회사를 직접 차렸고, 그 이후로는 자신의 다양한 기업활동을 통해 월가에서 경력을 쌓아나가기 시작하였다.

1927년 가을 학기부터 그는 컬럼비아 대학에서 '증권분석'과정의 강의를 시작했는데, 이 때『증권분석』의 공저자가 될 데이비드 도드를 대학원생이자 조교로 만나게 된다. 컬럼비아에서 엄청난 인기를 불러모은 증권분석 강의는 그 뒤 1954년까지 계속 이어졌다.

한편 1923년부터 본격적인 사업 활동으로 시작한 '투자 활동'은 1929년에 이르러 펀드 자본금이 250만 달러로 늘어났는데, 때마침 불어닥친 대공황으로 인해 1929년 한 해 동안에 20%의 손실을 기록하게 되었다. 그리고 1930년에는 믿기 어려운 50%의 기록적인 손실, 1931년에는 16%의 손실, 1932년에는 3%의 손실(당초의 자본금 250만 달러 중 이 때까지 누적적으로 70% 손실)을 기록하게 된다. 투자원금의 70%가 사라졌을 때 다우존스 산업평균 주가는 42까지 곤두박질쳤다.

그런 참담한 실패를 겪으면서도 그는 컬럼비아 대학에서 강의를 계속하는 한편, 1932년에는〈포브스〉에 "미국 기업은 살아있는 것보다 죽는 게 더 가치있는가?"라는 주제로 3회 연재물을 발표하기도 하고, 1933년에는 두 편의 희곡을 집필하기도 했다. 그리고 1934년에 마침내 역사에 길이남을 이 책의 초판을 맥그로-힐에서 발간하게 된다. 그 후 이 책은 1940년, 1951년, 1962년, 1988년에 개정판을 냈는데, 1951년에 출판된 제3판이 이번에 새로 번역되어 나온 이 책이다.

그는 오랜 증권분석 강의와 펀드 운용 경험 등을 통해 깨달은 내용들을 바탕으로 1949년에 일반투자자들이 좀 더 이해하기 쉬운 책을 쓰게 되는데, 그 책이 바로 앞에서 언급했던『현명한 투자자』라는 책이다.(1954년에 2판, 1959년에 3판, 1973년에 최종판이자 4판을 워렌 버핏의 도움을 받아 출간했다.)

『증권분석』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이 책은 컬럼비아 대학과 대학원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쓰여진 '대학교재'의 성격을 지닌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읽기가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저자가 이 책의 1934년판 서문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증권분야의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고는 할 수 없고, 증권과 금융에 관한 전문 용어와 기초적인 개념 정도는 알고 있는 독자들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은 경영학이나 경제학 또는 회계학이나 투자론을 전공한 사람에게만 읽히기에는 너무 아깝고 또 너무나 가치가 뛰어난 책이다.
 
총 7부로 나눠 다루고 있는 책 내용 가운데 전부 읽기가 부담스러운 독자라면 '조사와 분석기법'을 다룬 부분(제1부), 재무제표의 분석을 다룬 부분(제2부)과 가격과 가치의 불일치를 다룬 제7부의 내용만 읽어도 얼마든지 그레이엄의 훌륭한 지혜를 느껴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 책은『증권분석』이라는 책의 제목이 암시하는 것과는 달리 다루고 있는 주제와 내용이 폭넓고 다양하다.

개별 종목을 분석하는 방법뿐 아니라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어떻게 방지할 것이며, 투자자의 마음가짐은 어떠해야 하는지, 애널리스트는 어떤 윤리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도 담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 따라 우리는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는 데 중점을 두고, 건전하고 적용 가능한 안전성 검정 방법과 채권, 우선주, 보통주 투자자의 권리와 진정한 이익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데 역점을 두고자 한다. - 벤저민 그레이엄, '초판 서문' 中에서

이 책의 초판이 쓰여진 시대는 경제사적 측면에서 볼 때에도 대단히 불안정한 시기였다. 그레이엄이 월가에 진출했던 그 해에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유럽전쟁에 미국이 참전한 이후 뉴욕 증시는 전례없는 장기호황 국면을 지속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역사적 대공황 국면으로 진입하기도 했으며, 철도산업을 비롯한 유틸리티 산업이 국가 경제의 근간을 이루던 때였고, 숱한 기업들이 극심한 경기변동에 따라 흥망과 성쇠를 반복하던 시기였다. 그리고 증권 발행을 통해 막대한 자본을 조달하던 월스트리트에서는 온갖 불법과 사기가 판을 치는 도박장과 같은 분위기가 팽배해 있던 시기였다.

이렇듯 온통 불확실한 경제환경과 금융시장과 헛점 투성이인 회계제도와 증시 환경에 둘러싸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투기와 한탕주의와 탐욕만이 난무할 뿐 합리적인 투자 판단 기준들이 거의 전무하던 시대에 그레이엄이『증권분석』이라는 훌륭한 저술을 발표했다는 사실은 무척 놀랍다. 물론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전부터 11년에 걸친 잡지 기고와 7년 동안 컬럼비아 대학에서 증권분석 강의를 했던 경험을 갖추고 있긴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대를 뛰어넘어도' 여전히 유효한 투자에 관한 원칙과 기준들을 확립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천은 그가 실제로 대공황의 혹독한 시기 동안에 투자활동을 영위하면서 겪게 된 엄청난 고통 덕분이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그 자신도 '만약 더 일찍 책을 냈더라면 큰 실수가 되었을 것이다.'라고 회고록에서 밝힌 바 있다.



이 책의 초판(1934년판)을 읽은 지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제3판(1951년판)을 다시 꼼꼼하게 읽어보니, 두 판본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어느 정도 뚜렷하게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은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저자는 '책의 내용과 배열이 크게 바뀌었을 뿐 아니라, 책의 구성도 크게 바꾸었다'고 언급했는데, 책을 읽는 독자로서는 번역자가 바뀌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저자의 목소리'가 조금은 다르게 느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무엇보다도 1934년판은 '당시의 무질서한 증권시장'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었는데, 저자의 표현대로 '마구간처럼 불결하던 금융시장이 깨끗해진데다 기업들의 재무 상태가 개선된 덕분에' 제3판(1951년판)에서는 기업의 부당행위와 분식회계에 대한 자세한 언급을 거의 모두 삭제한 점이 눈에 띄었다.

두 번째 차이점은 초판에 비해 제3판에서는 '분석대상기간'이 대폭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덕분에 제1판과 제2판에서 '사례로 들었던 기업들'에 대한 저자의 주장들(주로 고평가 혹은 저평가에 대한 판단들)을 훨씬 더 실증적으로 깊이있게 검증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세 번째 차이점은 '경영진과 주가'에 대한 연구와 분석이 훨씬 더 심층적으로 다뤄졌다는 점이다. 기업들의 연륜이 쌓이고 경제여건이 초판 출간 당시(대공황 직후)보다 훨씬 더 호전된 덕분에, 기업들의 실적이 과거보다 훨씬 더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된 기업들'이 많았던 건 60년 전에도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경영진과 주가'에 대한 저자의 생생한 주장들을 읽어보면, 가치있는 기업의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면서 주가가 저평가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주주 및 경영진'에 맞서 강력하게 투쟁해본 경험이 (저자에게나 혹은 독자에게나) 없었더라면 쉽게 다가오지 않는 내용들도 많은 것 같다.

초판과 제3판에 면면히 흐르는 '저자의 일관된 주장들'은 변한 게 거의 없다. 오히려 훨씬 더 강화되었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 같다. 언제나 멀리 내다보고, 언제나 핵심에서 벗어나지 않고, 언제나 꼼꼼하고 분석적이며, 투자의 위험성에 대한 끊임없는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세심한 분석과 현명한 투자가 제공해 주는 커다란 보상에 대해서는 결코 소홀함이 없다.

저자의 현명한 투자자를 읽은 분들이라면 이 책과의 차이점도 궁금할 것이다. '현명한 투자자'는 말 그대로 '투자'의 관점에서 증권시장과 증권(주식과 채권 등)을 바라보고 분석한다. 그렇지만 '증권분석'이라는 책에서는 증권(주식, 채권, 우선주 등)의 가치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에 집중한다. 그 외에도 증권의 가치를 분석하는데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여러 문제들, 즉 재무제표에 대한 분석과 평가,  경영진에 대한 평가, 자본 구조에 대한 문제, 주주와 경영진에 대한 문제, 배당에 관한 문제, 그리고 시장 분석과 증권 분석에 대한 문제 등을 폭넓고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또다른 한편으로는 '증권분석'에서는 주식을 사고 팔 때의 문제뿐만 아니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때의 문제, 즉 주주로서 경영 개선에 참여하는 문제부터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문제, 자본구조의 문제와 더불어 청산과 매각을 통한 주주 지분의 회수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문제에 접근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제시한다.

이 책이 출간된 이래 오랜 세월이 흘렀고 투자를 둘러싼 제반 경제환경 역시 지금은 너무나 많이 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오늘날까지 여전히 투자 분야의 최고의 고전으로 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벤저민 그레이엄이 인류가 남긴 지혜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고전 읽기를 통해 얻은 혜안, 즉 시대를 뛰어넘는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이 이 책의 바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여기에 덧붙여 그의 빈틈없이 정확한 사고와 부단한 학문적 탐구 노력과 풍부한 실제 투자 경험 등이 제대로 조화를 이룰 수 있었기에 이 책은 발간 이래 수십 년 동안 한결같이 투자 분야의 최고의 책으로 자리잡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의 단점 가운데 한 가지는 책에 소개된 사례 연구 대상 기업들이 대부분 너무 낯설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사례 분석에서 다루는 일반적인 내용들도 요즘 우리가 투자대상으로 검토하는 기업들과는 다소 동떨어진 부분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은 대개 사소한 단점일 뿐이다. 왜냐하면 그레이엄의 분석이나 접근방법은 결국 가치를 판단하고 투자의사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판단 근거를 확보하기 위한 논리적 고찰 과정을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고,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그는 조금의 빈 틈도 허락하지 않는 '분석적 엄밀성'을 독자들에게 훌륭하게 펼쳐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벤저민 그레이엄이라는 이름을 처음 알았던 때는 24년 전인 1986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경영학과 학부생들에게 '전공필수'였던 '재무관리' 과목을 배우면서 저자의 이름을 처음 접했는데, 주가를 결정하는 여러 이론 가운데 그레이엄과 도드가 제시했다는 '그라함·돗드 모형'이라는 게 교재 속에 있었던 것이다. 이제와서 살펴보니 그 책의 주석에 1962년판 책 제목과 저자가 짤막하게 한 줄로 인용된 게 전부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수많은 경영학과 학생들이 배우는 투자론 과목의 내용 가운데 거의 대부분은 '실제' 투자 현실에서는 좀처럼 적용하기 어려운 '이론' 중심이어서 늘 안타까운 생각이 들곤 한다. 이 점에 관해서는 워렌 버핏도 신랄하게 비판한 적이 있는데 그는 심지어 다음과 같이 말할 정도였다.

성공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 여러분은 베타계수, 시장의 효율성, 현대포트폴리오이론, 옵션가격, 신생시장등을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이것들은 아예 모르는게 상책입니다. 물론 이것이 대부분의 경영대학원에서 주장하는 지배적 견해는 아닙니다. 경영대학원의 금융커리큘럼은 그러한 과목들로 채워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 생각에 투자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단 두가지 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것인가'와 '시장가격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입니다.

벤저민 그레이엄과 워렌 버핏을 비롯한 그의 제자들이 역사적으로 가장 위대한 투자자의 반열에 올라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이 간파해 낸 투자의 지혜가 담긴 『증권분석』과 같은 책들은 한사코 외면한 채, 벤저민 그레이엄이 가능한 피하고자 했던 '투자자가 활용하기 힘든 기준이나 복잡한 기술적 방법'이 현대적 투자이론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는 점은 참으로 역설적이다.

우리의 주된 목적은 현상을 단순히 소개하고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다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데 있다. 개념, 분석의 방법론, 기준, 원칙 등과 무엇보다 논리적인 고찰 과정을 핵심적인 과제로 삼았다. 우리는 이론 자체보다는 현실 속에서 이론의 가치를 살펴보는 데 중점을 두었다. 너무 까다로워 투자자가 활용하기 힘든 기준이나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복잡한 기술적 방법은 가능한 피하고자 했다. - 벤저민 그레이엄, '초판 서문' 中에서

1930년대에 처음으로 체계적인 증권분석 이론을 수립한 이 책의 영향력은 지대했다. 오늘날 증권 분석에서 가장 기본적인 지표로 사용되고 있는 주가수익비율(PER)과 부채비율, 장부가치 등이 모두 이 책에서 처음으로 일반화한 개념들이다. 컬럼비아와 UCLA에서 증권분석 강의만 40년 이상을 했던 그는 워렌 버핏을 비롯한 숱한 제자들을 길러냈으며, 그의 가치투자 이론은 존 보글과 마리오 가벨리, 마이클 프라이스, 존 네프 등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그의 제자들 가운데 특히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그리고 가장 성공한) 투자자로 꼽히는 워렌 버핏과의 관계는 유달리 특별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레이엄은 1951년부터 증권분석 강의를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으로 옮겼는데 마침 그 무렵에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 진학한 학생이 워렌 버핏이었다. 당시 워렌 버핏은 고향인 네브라스카 대학을 졸업하고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지원했다가 거절당했는데(하버드대가 워렌 버핏을 불합격시킨 일은 하버드 역사상 최악의 실수 가운데 하나라고 불려진다.) 벤저민 그레이엄과 데이비드 도드가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것을 알고 지원한 곳이 바로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이었다.

"적절한 우상을 갖고 있다면 당신은 운이 좋은 편이다. 여러분 모두에게 충고하건대 가능한 한 소수의 우상을 선택하라. 적절한 우상을 선택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라고 버핏은 말한다. 1950년에 그레이엄을 스승으로 만난 버핏이 처음부터 곧장 함께 일하게 된 것은 아니었다. 버핏이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월스트리트에서 일하기를 원했고, 그래서 그레이엄에게 급료를 받지 않고 일하겠다고 제의했지만 거절당했다. 버핏은 MBA를 마친 후 주식중개인으로 일하면서 네브래스카 대학에서 '투자 원리' 수업을 강의하기도 했는데, 1954년에서야 비로소 버핏과 그레이엄이 다시 만나 함께 뉴욕에서 일하게 되는데, 한 사람은 그레이엄의 투자조합인 그레이엄-뉴먼 투자회사의 사장이었고 또 한 사람은 그 회사의 직원 신분이었다.

1956년에 그레이엄-뉴먼이라는 회사를 해산하면서 그레이엄이 월스트리트에서 은퇴한 후 UCLA 경영대학원으로 자리를 옮겨 15년 동안 보수없이 강의를 하게 되자, 워렌 버핏도 그의 고향인 오마하로 돌아가 자신이 직접 투자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다.

스승인 그레이엄과 제자인 버핏의 투자방식의 차이점에 관해서도 다룰 만한 내용들이 얼마간 있지만 그 부분까지 다루기엔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그만두기로 한다. 다만 워렌 버핏 스스로 자신의 스승과 대비시켜 언급한 대목-좋은 기업에 좋은 경영진이 있다면 20년전 그랬을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 벤은 통계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나는 점점 더 무형의 것을 많이 보게 된다.-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실제로 워렌 버핏은 벤저민 그레이엄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위대한 투자가들로부터 '차용한' 이론들을 훌륭하게 결합함으로써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위대한 투자성과를 이룩했다. 다소 장황하기는 하지만 그가 차용한 이론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벤저민 그레이엄(사업전망에 근거한 투자), 필립 피셔(훌륭한 기업은 매도할 필요가 없다), 로렌스 블룸버그(소비자 독점기업), 존 버 윌리엄스(어떤 회사의 가치는 미래에 그 회사가 벌어들일 수익과 관계가 있다는 생각), 존 메이나드 케인즈(집중투자의 우수성), 에드거 스미스(일정기간 이상 유보된 이익은 기업의 가치를 증가시킨다는 개념), 찰스 멍거(합당한 가격에 우수한 기업을 구입하는 방법) 등이다.




1999년 6월《비즈니스 위크》지는 "가치투자의 영웅들"이라는 인물 소개 기사를 실었는데 오직 다섯 사람만이 영웅에 포함되었다. 그 명단의 맨 위에는《증권분석》의 저자들인 벤저민 그레이엄데이비드 도드가 있었다. 그 다음은 존 버 윌리엄스였다. 그는《가치투자론》에서 배당할인모형을 소개하였고 '가치'의 정의를 "미래 현금 흐름의 할인된 현재 가치"로 격률화한 사람이다. 가치투자의 네번째 영웅은 워렌 버펫이었고 버펫 다음이 빌 밀러였다.

벤저민 그레이엄을 비롯한 가치투자의 영웅들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레이엄도 한 때는 '20대에 고객을 포기하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투자하기로 한 버나드 바루크'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했지만, 나중에는 좀 더 관대한 견해를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레이엄은 그의 회고록에서 "나의 결정은 바루크보다 더 명예로운가? 나 역시 돈버는 일에 전념하기 위해, 적어도 일반대중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을 주고 있었던 중개회사를 떠날 예정이었다. ······ 그리고 나는 돈을 필요로 하는 친구와 친척들을 위해 상당한 수익을 올려 주었다."고 술회한 적이 있다.

멍거(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는 투자 관리업을 '저급한 직업'이라고 한 존 메이나드 케인스의 말에 동의한다고 말한다. "워렌과 나는 실질적으로 기업을 경영한다는 점과 자본을 기업에 할당한다는 점에서 약간 다르다. 케인스는 자기가 몸담고 있는 대학에 돈을 벌어주고 국익에 이바지함으로써 속죄했다. 나는 속죄하기 위해 대외 활동을 하고 있고, 워렌은 투자 성공담을 이용해 훌륭한 스승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일찍이 우리가 젊고 가난했던 시절 우리를 믿어준 사람 들을 위해 돈 버는 걸 좋아한다."

비록 저명한 경제사가였던
찰스 P. 킨들버거는 그의 저서
경제 강대국 흥망사 1500-1990를 통해 '금융에의 몰두' 현상을 시니컬한 어조로 비판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가치투자의 영웅들'이 알게 모르게 좀 더 중요한 경제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다. 그리고 규모의 많고 적음을 떠나 모든 투자 행위는 곧바로 '자산을 어디에 배분하는가' 하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는 점도 함께 말하고 싶다. 

벤저민 그레이엄이나 워렌 버핏과 같은 가치투자의 대가들이 없었다면 증권시장(주식 뿐만 아니라 채권도 포함하는)은 지금보다 훨씬 더 수준낮은-따라서 온갖 투기와 사기와 협잡과 어리석음 등이 지금보다 훨씬 더 성행하는-단계에 머물러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레이엄은 애널리스트와 투자은행들의 윤리를 끊임없이 강조했으며, 분식회계 등 회계부정에 대해서는 특히 혐오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기업회계제도와 증권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인물이었다.

주식시장은 자본주의의 본질 또는 투자가들이 경제의 미래에 대한 수익을 요구하는 곳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주식시장은 전세계 자본의 배분을 추진하는 힘이며, 경제성장, 기술발전의 핵심엔진이 된다. 전세계적으로 주식시장이 점차 성장하고 또는 새로이 생겨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주식은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의 삶을 풍족하게 해 줄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다. - 제러미 시겔, 주식투자 바이블(Stocks For The Long Run) 中에서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이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월가의 위대한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 역시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 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벤저민 그레이엄이라는 훌륭한 인물로부터 배울 수 있는 투자와 삶에 관한 지혜는 너무나 많다. 진부한 얘기가 되겠지만 우리에게 최종적으로 주어지는 과제는 언제나 똑같다. 아는 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일만 남는 것이다.

벤 그레이엄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만, 유감스럽게도 그의 이론을 따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우리는 투자원칙을 솔직하게 공개하고, 그것에 관해 영업보고서에서 자세하게 쓴다. 우리의 투자원칙은 쉽게 배울 수 있다. 따르기도 쉽다. 하지만,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건 '오늘 당장 어떤 주식을 사느냐?'는 것 뿐이다. 그레이엄과 마찬가지로 우리를 아는 사람은 많지만 우리를 따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 워렌버펫의 투자 격언(Warren Buffet Speaks) 中에서 

기나긴 서평글을 이제 마무리할 차례이다. 우리가 그레이엄의 성격으로부터 최종적으로 재발견하는 것은 그가 책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경험, 특히 실수로부터 배우려고 했던 일생 동안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참으로 진지하게 즐기고자 애썼던 삶에 대한 훌륭한 태도일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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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정한 '투자'의 핵심을 가르쳐 주는 책
    from Value Investing 2012-02-08 23:31 
    1990년대 중반쯤에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조금은' 어렵게 느껴져서 책을 완독하지 못했었다. 그 이후 주식시장의 극심한 등락을 경험하고 나니, 다시금 '투자'에 관한 '기본'을 가다듬을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고, 그 시기에 다시 집어든 책이 바로 벤저민 그레이엄의 대표적인 저서인 이 책이었다.1999년의 극심한 버블과 2000년의 참혹한 버블 붕괴를 겪고 난 이후, 다시금 시장이 (이라크 전쟁과 유가 급등과 북한의 서해안 침
  2. 자괴감이 드는 밤......
    from Value Investing 2012-03-16 03:41 
    증시가 연일 오르고 있다.증시가 이렇게 힘차게 솟아 오른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이렇게 실컷(?) 상승한 뒤에 이르러서야 이러한 결과를 놓고 그 원인들을 새삼 되짚어 보는 건 언제나 별 실익은 없는 경우가 많다.다만, 이런 증시의 상승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한 사람으로서 이 늦은 밤에도 잠 못 이루며 일말의 자괴감을 느끼게 되는 건 다음의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첫째, 외국인은 정말로 짧은 기간 동안에 한국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지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