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책을 읽고 있고
스피커에서는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고 (뉴트롤스, <아다지오>)
컨디션도 좋고
지금 이 순간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순간을 잡아둘 수 있다면
이 순간을 내 인생에 캡쳐, 보관하고 싶다.
다른 문제들은 모두 잊고 있는
지금 이 순간만은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겐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 같다.

ㅡ2017, 여름,.ma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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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8-09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고 나서 알게 된 지식, 그리고 책에 대한 느낀 점을 보존하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그런데 글을 써도 시간이 지나면 잊힙니다. ^^;;

Mango(만권의 추억) 2017-08-09 17:18   좋아요 0 | URL
공감가는 말씀이세요!
기억이란 게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 씁쓸할 때가 있어요^^
 

 오늘은 내 생일이다.
이제 생일은 특별한 날도 아니고
나이를 먹는다는 게 더 이상 슬프지도 않은
그냥 평범한 날 중의 하나이다.

오전에 일을 마치고 돌아왔더니
막내동생이 일을 하던 중간에 케잌과 꽃을 가져왔다.

몇년 전부터 생일날은 내 날이 아니라
나를 태어나게하느라 고생한 어머니의 날이라 생각해왔는데
어머니도 일을 하시던 중간에 와서 축하를 해주셨다.

그리고 친구들이 보내준 (며칠 전부터 일 때문에 약속도 못잡아)
일단 음료라도 사먹으며 일하라고 보내준 음료쿠폰들로
집 앞 별다방, 콩다방 돌나다니며 음료와 도넛 등을 바꿔왔더니
오늘 안애 못 마실 것 닽아 냉동실애에 넣어두었다.

차차 바꾸면 될걸 집 앞에 나가는 길에 
쿠폰이 있다는 사실을 잃어버릴까 그냥 다 바꿔버린 무식한 나.

햇볕도 뜨겁고 시원한 바람 맞으며 드러누눠 있고 싶은 날이다.

매년 생일 즈음엔 나의 섬 (나만 알고 싶은 섬) 에 가곤 했는데
올해는 잡글을 쓰며 이렇게 조용히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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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맘 2017-08-07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려요 ~~

Mango(만권의 추억) 2017-08-07 22:03   좋아요 0 | URL
덕분에 좋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17-08-07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ngo님 생일 축하드려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Mango(만권의 추억) 2017-08-07 22:00   좋아요 1 | URL
감사해요^^
좋은 하루 보내셨는지요?
평안한 밤 되세요!

cyrus 2017-08-07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립니다. ^^

Mango(만권의 추억) 2017-08-07 22:0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좋은 밤 보내시길 바라요~^^

책읽는나무 2017-08-07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립니다.
케잌이 무척 맛나 보입니다.
달달한 생일 되세요^^

Mango(만권의 추억) 2017-08-07 22:01   좋아요 0 | URL
달달한 케잌 나눠 먹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달달한 밤 보내세요!

스텔라 2017-08-07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려요~

Mango(만권의 추억) 2017-08-07 21:5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좋은 밤 보내세요!
 

1) 작가에 대하여 

 장 필립 투생은 미니멀리즘, 누보로망  작가로 메디치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그는 1975년 벨기에에서 태어나 정치학을 전공했고, 소설은 물론 영화를 만들려고 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많은 작품들을 읽을 때마다 뚜렷한 이미지가 뇌리에 박힌다. 
그는 1984년에 [욕조] 를 발표하면서 데뷔한다. 
( 욕조는 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한 명작이다. 
국내 시인 중에는 그의 소설을 읽고 시를 쓴 작가도 있다. 작품은 다음과 같다.)

 해변의 욕조ㅡ 장 필립 투생
박정대 

욕조는 아름답다, 텅 비어 있는 
그리하여 알몸의 꽃을 심을 수 있는 
욕조는 아름답다, 나는 욕조를 바라본다 
하루 종일, 욕조 속의 여자를 바라본다 

여자는 샤워를 하기도 하고, 꿈을 꾸는 듯 
먼 곳을 향하여 나아가려는 듯 
수영을 하기도 한다, 수영을 하는 여자의 
알몸은 아름답다, 나는 해변으로 가려고 한다,
나는해변이다, 해변의 꽃 모종을 생각한다

나도 언젠가 나의 몸에 꼭 맞는 욕조를 가진 적이 있었다,
종종 그곳에서 알몸으로 누워 삼류 소설을 읽기도 했다

외출할 때는 욕조를 입고 나다기도 했다 사람들은 
그런 나를 요조숙녀라고 불렀지만 개의치 않았다,
나는 욕조 속에서만 알몸이었고 나의 알몸을 느낄 수 있었고
알몸과 얘기할 수 있었다

그런 나를 사람들이 다시 한번 욕조숙녀라고 불러주었더라도 
괜찮았을텐데, 나도 언젠가는 나의 몸에 꼭 맞는그런 욕조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알몸의 나와 
오래도록 부드럽고 긴 섹스를 한 적이 있다


 [욕조]로 등단한 이후로 투생은 [씨],[사진기],[묵설법],[텔레비전],[사랑하기],[도망치기]등의 작품을 꾸준히 빌표하면서 90년대 중요한 작가로 인정 받는다. 투생은 이미 말한 것처럼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그러나 <쥘과 짐>의 프랑소와 트뤼포는 투생에게 충고했다.

 "영화를 하려다 잘 안 되는 사람들은 펜과 종이만 있으면 뭐든지 창작할 수 있는 글쓰기에 전념하는 게 낫다."

 투생은 트뤼포의 충고를 받아들였다. 
이후 그는 프랑스 문학계에서 매디치상을 수상하기도 하며 총망 받는 작가가 되었고
그의 소설들은 계속해서 영화화되기에 이른다. 

 그의 작품들 중 영화화된 건 다섯 편이나 된다.그는 그 영화 중 한편과 바로 `사진기`를 들고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투생은 로브그리예와 뒤라스의 누보로망 계보를 이으면서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
 (미니멀리즘과 누보로망에 대해서는 따로 페이지에 적겠다)
또한 평단에서는 그의 작품을 시적이라고 표현한다. 

투생이 [욕조]에서 언급하고 있는 몬드리안의 그림처럼, 
기표와 개념만을 넌지시 제공함으로서 독자 스스로 그 여백을 채워넣을 수 있게 하는 미덕
그것이 투생 소설의 힘이다.


2) 대표작인 [사진기]의 내용

 사진기의 주인공 `나`는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아가는 소시민이다.운전교습소에서 만난 파스킬과 이리저리 연애 행각을 발이지만,지리멸열한 일상을 허물어내지는 못한다. 그러다 우연히 파스킬과 여행을 하게 되는데,그는 충동적으로 사진기를 훔쳐 마구 사진을 찍다가 필름을 빼고는 사진기를 해초가 있는 바다 속에 던져버린다. 그는 우뚝 서서 수면을 바라보며 자신이 바다에 버린,지금은 수심 밑에서 녹슬고 있을 사진기를 생각한다. 그 후,인화된 사진들을 살펴보다가 그는 우연히 파스칼의 모습을 발견한다. 사무실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파스칼의 모습을. 그는 어떤 충동에 이끌려 파스칼이 있는 파리로 떠나기 위해 기차역으로 향하지만,이미 기차는 끊겼다.그는 허탈감을 느끼며 방황 한 후,조용히 파스칼의 전화를 기다린다.

 "현재 이 순간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그 덧없이 사라지는 축복의 순간을 고정시켜 보려고 애썼다.마치 살아 있는 나비 몸뚱이를 바늘 끝으로 고정시키듯,살아 있는 나비를."

 이렇게 끝을 맺는 [사진기]는 스토아 철학의 "아파데니아"를 추구한다. `어떤 상처나 공격도 고통도 없는 어떤 다른 삶`,이것은 외재하는 욕망의 관계를 요구하지 않는 고통이 평정된 삶일 것이다.

 또한 [씨]의 마지막 문장, "인생,그건 씨에게 식은죽 먹기였다."이 말은 앞에서 기술한 것처럼 고통과 좌절을 온몸으로 느낀 뒤,그것에 지지 않고 극복해 낸 자만이 내뱉을 수 있는 말이다.

  어쩌면 투생은 사진을 찍듯이 써내려간 [사진기]를 통해 이것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외재하는 사물을 중화시키고 내면의 평정을 유지하게하는 탁월한 삶의 수단일 것이다.

 아닌 척 하면서 독자를 감동시키는 것, 살인으로치자면 살인을 당하는 사람이 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자기가 살해당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게 능청스럽지만 확실하게 죽이는 살인처럼, 투생은 독자를 적당한 순간에 탁, 낚아챈다.

 그의 소설에서는 무거움을 넘어선 유머와 평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소설이 질문하는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그 어떤 것보다도 단단하다.

"겉으로보기엔 애매모호한 나의 접근 방식이란, 마치 포크로 올리브를 찍어올리기 전에 올리브를 들들 볶아 탈진시키는 것처럼 내가 직면하는 현실의 진을 빼는 효과를 갖고 있으며, 결코 무리수를 두지 않는 내 성향은 내게 불리하기는커녕 일이 충분히 무르익었다고 보이는 순간 탁,낚아채는데 유리한 상황을 미리 마련하게 하는 료과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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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진통제 넣는 줄을 몸에 연결하려고
하루 입원해서 기분이 좀 가라 앉아 있었어요.

그런데, 어제 [하이드] 님이 보내주신 책 선물이
급하게 받는 장소를 옮겼는데도 안전하게 받았습니다.

저는 한권에 무료 3권인줄 알고 마구 골랐네요.
(제가 무식했던거죠^^;;;)
그런데 [하이드] 님이 귀한 책을
모두 다섯 권이나 선물로 보내주셨습니다.

'- [상상동물 이야기]
(보르헤스의 책은 있지만
 '까치'출판사의 이 판본은 없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요.
까치 출판사의 이 시리즈를 사려고 출판사를 찾아가며 고군분투했지만 
다 못 모았는데 이런 귀한 우연이 있을까요,
정말 감사합니다, 하이드님!)

- [제7의 천국],[8인의 고백]
'(알라딘 중고에 파셨어도 되었을텐데 그러지 않고
이렇게 이웃에게 나눠주시는 '하이드'님의 넉넉하고 고운 마음에 마음이 찡합니다.)

- [셰익스피어&컴퍼니]
(언젠가는 꼭 방문하고 싶은 서점. 
하이드님 덕분에 이렇게 책으로라도 가보게 되었네요.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 바르가사 요사의 [픽션에 숨겨진 이야기]
( 개인적으로 가장 먼저 읽고 싶은 궁금한 책입니다.)

-----------------------

하이드님!
이렇게 좋은 책들을 매달 책장 정리하시면서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시니
나누어 주시는만큼 하이드님의 책장도 더 픙성해지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책 나눔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봐요.

하이드님께 받아보니 
책선물이 얼마나 감동을 주는지 체감하게 되네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선물은 책이라지만
하이드님께 오늘 받은 책들은 선물 그 이상의 뭉클한 감동을 주네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이드님!

앞으로도 차가운 온라인 세계지만 이곳에서
하이드님과 다른 이웃들과 따뜻한 사람의 온기를 느껴가고 싶습니다.

*** 하이드님의 서재는 여기입니다. 한 번 방문해보세요! 
재치 있는 후기를 쓰시는 하이드님 서재입니다.

http://blog.aladin.co.kr/missh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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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처럼 뜨거운 여름이었었다.
아는 비평가 선생이 집앞에 놀러오셔서 슬리퍼 차림으로 집 앞에 나간 적이 있다.
그때 바평가 선생이
캐나다에 계신 박상륭 선생님이 한국에 올 때마다 머무시는 집이
우리집바로 뒤에 있다고 인사드리러 가자고하여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방문하게 되었다.

무지와 젊음이 그렇게 무식하고 용기만 있는 건지,
양말도 신지 않은 슬리퍼 차림으로 나는 
단촐하지만 깨끗한 박상륭 선생님이 기거하셨던 아파트에 방문하게 되었고,
선생님과 사모님은 당황하셨을텐데도 아무렇지 않은듯 받아주셨었다.
(나도 그렇지만 비평가 선생은 지난밤 숙취를 매달고 있는 상태였다)

어느 집을 가든 책장을 가장 먼저 보는 나는 책장을 찾다 안보여 여쭤보았는데
박상륭 선생님은 닫힌 한 빙문을 가리키며 '저 안에 있다'고 하셨었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그렇듯 박상륭 선생님도 자신의 보물창고인 서재를 쉽게 보여주시지 않는다 하셨다.
대신 거실 한쪽에는 후배 작가들이 보낸 책들이 쌓여 있을 뿐이었다.

같이 갔던 선생은 나에게 
평소에는 말만 잘하더니 왜 벙어리가 되었냐고 했지만
선생이 선생님이라 부르는 박상륭 거장 앞에서
20대 얼뜨기 3류 글쟁이가 무슨 말을 할 구 있겠는가.

대신 나는 나도 저렇게 곱게 나이들고 싶다고 느꼈던
박상륭 선생님 사모님과 함께 캐나다 생활이라던지
(나도 캐나다, 미국에서 수학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요즈음 젊은이들이 왜 외국 작품만 읽는지
또 한국문단의 젊은 소설가들의 수준이 왜 이렇게 떨어졌는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박상륭 선생님도 그렇지만
사모님 역시 명장 소설가 사모님 답게 본인만의 확실한 문학관과 생각을 깊이 있고 확고하게 가지고 계셨다.

박상륭 선생님은 내가 선생님들의 대화에서 소외 될까봐
젊은글쟁이로서의 의견을 사안 끝마다 물으셨지만
나는 너무 긴장해서 얼뜨기 같은 말만 할 수 밖에 없었고

다행히 '아직 어린데 겁나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요?'라며
순간순간 나를 구해준 사모님께 감사했을 뿐이다.

그때 느낀 박상륭 선생님의 눈빛은 
작품에서 느꼈던 것과 같이
깊이를 알 수 없을만큼 깊었고 고요한 호수의 수면처럼 내면이 들여다보일만큼 맑았었다.
또한 허리를 펴고 앉아 이야기를 하시는 모습에서는
소탈함과 함께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작가들과 문학 주변의 인물들을 만나보았지만
그들은 그저 불안하고 불완전한 사람들일 뿐인 경우가 많았는데
박상륭 선생님에게서는 하나의 완성된 텍스트처럼 
젠체하지 않아도 내공이 느껴지는 것을 느꼈다.

그날 방문 이후로도 나는 박상륭 선생님 생각을 할 때마다
그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고요하지만 상대의 내면을 다 들여다보는듯한 눈빛과 함께
무지에서 비롯된 문학에 대한 철없는 자신감을 내뿜던 철없던 내 모습과
양말도 신지 않고 우연히 방문해서 죄송함에 자꾸 어디로든 숨어버리고 싶던 내 마음과 같이
자꾸만 곱아지던 내 못난 열 발가락이 생각난다.

* 요즘 많은 문청들은 작가들과 자신의 인연을 과장하며
그것이 자신의 위치이고 그만큼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작가는 커녕 3류도 되지 못하는 자신의 현실을 깨닫지 못하는 한
그들은 작가는 커녕 3류 글쟁이도 못된다.
자신이 못났다는 사실을 스스로 보여 줄 뿐이다.

나의 어리석었던 젊음을 떠올리며
요즘 젊은 작가나 문청들이 그런 오만에 빠지는 것이 무척이나 안타깝다.

2017, 여름 mangoㅡ추억의 한 귀퉁이를 뜯어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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