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친일 매국노 한간
이강범 지음 / 피엔에이월드(PNA World)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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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의 근현대사에서 1928년부터 1945년까지 17년 동안의 일본 침략시기에 벌어졌던 중국 국민당 정부의 항일 투쟁과 일본 괴뢰 정부에 부역했던 친일 매국노의 친일 행각, 양측 사이의 치열한 투쟁, 그리고 일본 패전 이후 친일파 처리 과정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6개 단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중국 최고 친일파 매국노 왕정위의 이야기, 일본이 벌인 중국내 친일파 공작 작업과 중국 침략, 중국 국민당의 정보 작전 특무 부서 군통과 중통, 왕정위 괴뢰 정부의 특무 부서 76, 왕정위 정권의 수립과 정보 특무 부서들 사이의 격렬한 대결, 전후 친일파 처리 등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중문학자 이강범 중앙대학교 명예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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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에서 20세기 초반의 근현대사만큼 복잡하면서도 부끄러운 시기는 아마 없을 것이다:

신해혁명 이후 군벌 시대를 거쳐 1912년에 국민당 정부가 들어섰지만, 10 여년 뒤에 일본으로부터 만주를 시작으로 본토를 차례대로 침략당하게 된다. 1920년대 중반부터 경제 위기를 맞이한 일본은 타개책으로 중국 본토 침략으로 식민지 확보를 통해 경제 불황을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중국 본토에 일본이 제어하는 괴뢰 중국 정부를 수립하여 수탈하는 이화제화(以華制華)계획을 세우고 실천에 옮긴다. 동북 3성 만주 지방의 만주국을 시작으로, 화북 지역의 화북자치정부, 남경과 상해의 화동 지역의 왕정위 국민정부가 세워지고, 장개석의 국민당 정부와 투쟁에 들어간다. 본격적인 충돌은 양 진영(중국 국민당 대 일본측 괴뢰정부)의 첩보 작전 및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부서를 중심으로 상대 진영에 치명타를 안겨 주기 위해 치열하게 벌어진다.

이 책에서 다루는 핵심 부분은 중국 친일파들이 벌이는 활동과 이에 맞서서 친일행위를 저지하고 항일 투쟁을 위해 중국 국민당 정부들의 반격의 격돌 내용이다: 장개석의 국민당 산하의 군통과 중통, 왕정위 정부의 76호 사이의 치열한 첩보와 암살 작전은 너무 복잡하고 치열해서, 이미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 소설로도 다뤄진 바 있다. 심지어 당시의 일부 작전의 경우 전모가 규명되지 않은 상태로 아직까지도 기밀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아마 한국에서는 양조위와 탕웨이 주연의 ,’, 주윤발 주연의 대상해의 영화나, 호가 주연의 위장자같은 드라마가 알려져 있다: 실제 모델이 되는 인물들의 활동 속에서 첩자들의 음모와 공작, 배신과 이중 배신, 사랑과 우정의 이야기가 드라마처럼 소개된다.

또 한가지 이 책의 핵심 부분은 2차 대전의 종전 이후, 친일파 인사들의 처리를 다룬 부분이다: 저자도 서문에 밝힌 바 있듯이, 한국인으로서 중국이 부러운 것은 단 한가지, 친일파 청산 작업이다: 왕정위 처리 사례를 보면 답답함이 일부라도 수그러들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항일 투쟁에 관해서 중국 공산당은 중국 국민당에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는 이야기가 전혀 과장은 아니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전반적으로 중국의 근현대사를 통해 국가의 충성과 반역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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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원더랜드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과학으로 읽다
안세실 다가에프.아가타 리에뱅바쟁 지음, 김자연 옮김 / 애플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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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국의 소설가 루이스 캐럴의 작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동물과 식물들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통해 작품 속 인물들의 행동과 배경에 대해 해설하는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 앞부분에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신기한 동물과 상상 속 허구 인물들에 대해 생물학적으로 분석하여 설명하고, 뒷 부분에서는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이 벌이는 기괴한 행동들에 대해 연관지어 생각해볼 수 있는 식물의 작용이나 생물들의 특성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동물행동학 박사인 안세실 다가예프와 아가타 리에뱅바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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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소설 원작보다 영화나 만화 애니매이션으로 더 유명한 작품 중에 하나가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소설 작품을 먼저 접했었는데, 등장 인물의 모습을 상상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던 경험이 있다: 특히, 이름만 가지고는 머리 속에서 형상을 떠올리는 것이 어려워서 애니매이션을 보고 나서야 어느 정도 인물 파악이 가능했었다.

이 책은 소설 속의 인물과 내용에 대해 과학적인 측면, 특히 생물학적인 측면에서 동물과 식물의 특성을 중심으로 설명하고자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이 많다:

예를 들면, 붉은 여왕이 골프채 대용으로 휘두르는 것이 슈빌이라는 넓적부리황새라는 것이나 모조 거북이의 정체가 거북 스프 때문에 거북 목 대신 송아지 머리를 집어 넣은 것이라거나 도도새는 무기력한 태도의 상징이고 도도새의 코커스 경주는 무기력한 정치가의 정당 대회를 나타내는 의미라는 점도 흥미롭다.

특히, 소설 속에 묘사된 부분 중에서 궁금했었던 내용들도 비로소 이해가 된 내용들도 있다:

예를 들면, 모자 장수의 머리 색깔이 왜 주황색인지, 버섯을 먹는 방향에 따라 몸이 커지고 작아지는 것이 향정신성 물질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자 장수는 왜 그렇게 주기적으로 차를 마셔대야 하는지, 하트 여왕의 정원사들이 장미를 붉은 색으로 왜 칠하는지, 붉은 여왕이 달리기 경주를 벌이는지, 붉은 여왕의 충고가 시장 경쟁력의 유지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등이다.

전반적으로 소설 작품 속의 내용을 과학적 분석을 통해 새롭게 이해해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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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열림원 세계문학 2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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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세기 미국의 소설가 F. 스콧 피츠제랄드의 작품 위대한 개츠비를 전문 번역작가 김석희가 개정하여 펴낸 완역본이다.

소설 작품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미국 중부 출신 시골 청년 닉 캐러웨이는 동부의 명문 예일 대학을 다닌 뒤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다가 뉴욕의 증권 회사에 취직하여 뉴욕 롱 아일랜드 지방의 웨스트 에그 지역으로 이사를 오게 된다. 닉의 새로 이사 온 집의 이웃한 옆집은 날마다 화려하고 성대한 파티가 열리며 끊이지 않는 사람들의 방문으로 인해 늘 축제의 밤이 지속되는 통해 롱 아일랜드에서 유명세를 얻고 있던 제이 개츠비의 저택이었다. 이스트 에그의 고급저택에 살던 캐러웨이의 사촌인 데이지와 톰 뷰캐넌 부부와 친구인 골프 선수 조단 베이커도 유명인사이지만 신비한 인물인 개츠비의 파티와 저택에 관해 관심을 가지게 된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유롭고 한가로운 생활을 하며 데이지 몰래 자동차 정비공의 아내와 외도를 즐기는 톰 뷰캐넌은 친구인 캐러웨이에게는 당당하게 숨기지 않았지만 결국 부인에게 들키게 된다.

빌헬름 황제의 조카 라든지 영국 옥스포드 대학 출신의 백만장자 사업가 라든가 하는 개츠비의 정체를 둘러싼 소문과 함께 밀주업자라는 추측과 불법적 증권 거래사업자 마이어 울프심과 어울리거나 기자가 개츠비의 정체를 탐문하는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소문들이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롱 아일랜드 지역 사람들에게도 퍼져 나갔다.

과연 개츠비는 무슨 돈이 어디에서 나서 대저택을 사서 날마다 성대한 파티를 계속해서 열고 사람들과 즐기는 것일까?

놀랍게도 이 모든 것이 개츠비가 의도했던 것들이었다: 캐러웨이처럼 중서부 시골 출신인 개츠비는 우연한 기회에 백만장자 금광업자 댄 코디로부터 술과 관련된 사업과 지식을 터득한 후 1차 대전에 참전한 뒤 마이어 울프심을 만나 드럭스토어를 통해 불법적 술 유통 사업에 뛰어들어 돈을 벌게 된다. 닉 캐러웨이의 바로 옆집의 대저택을 일부러 구매한 것도, 날마다 성대한 파티를 열어 롱아일랜드 지역에서 유명해진 것도, 오직 하나의 목적 때문이었다. 바로 자신의 저택에서 호수 건너편으로 보이는 부유층의 이스트에그 지역의 저택에 살고 있는 데이지 뷰캐넌 부인, 아니 20대 청춘 시절의 연인이었던 데이지와 조우해서 끊어졌던 로맨스를 다시 이어가고자 하기 위함이었다.

개츠비의 부탁으로 닉 캐러웨이가 마련한 자리에서 데이지를 다시 만나 예전 관계를 회복하게 되면서 톰 뷰캐넌과 톰의 연인 머틀 윌슨의 4명이 만들어낸 비뚤어진 4각 관계는 예기치 못했던 사건과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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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국 문학의 위대한 작가라는 찬사를 받는 프란시스 스콧 피츠제랄드는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 속에 등장 인물과 사건의 묘사에 활용하는 작업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에서 닉 캐러웨이, 데이지 뷰캐넌, 개츠비의 경우 피츠제랄드의 실제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1920년대 당시 미국의 시대적 사회상과 젊은 청장년층 소위 잃어버린 세대의 모습을 저자가 속한 당사자로서 제대로 반영한 것은 대단한 작업이다: 남북전쟁 이후 1900년대 초에 이미 산업화를 달성한 미국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20년대부터 맞이하게 되는 경제적 호황은 10대후반부터 20대 시기에 전쟁시기를 보낸 소위 잃어버린 세대라고 불리우는 청년세대에게는 1919년부터 시작된 금주령과 함께 40대 이상의 기성 세대로부터의 배척과 신진 사회 초년 세대로부터의 도전과 경쟁에서 오는 사회적 소속의 불명확함과 부의 창출 기회에 대한 상실감과 배금 사회 속에서 배제되는 상대적 박탈감이 쌓여가게 된다는 역사적 배경 사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부분은 개츠비와 유독 개츠비를 이해해주려는 캐러웨이의 인물 성격 묘사이다: 1970년대까지 석탄 탄광업 지대로서 춥고 궁벽한 지역인 미네소타에서 자라난 순박한 시골 청년들이 비록 타지 생활을 했더라도 최첨단 유행과 가장 번화한 도시인 뉴욕에서 겪는 생활과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과 부적응의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자 절대적인 장점은 문장의 아름다움에 있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 속 한 장면을 그대로 글로 옮겨 놓은 듯한 묘사는 놀라움과 감탄을 넘어 문장이 주는 아름다움의 맛을 충분하게 느끼게 해준다.

역시 가장 마지막에 남는 의문은 한가지이다: 왜 개츠비는 위대할까?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개츠비가 달성한 치열했던 성공과 궁극적으로 이루려는 판타지 같은 첫사랑의 꿈의 대비 때문이 아닐까 한다. 비록 불법적 주류 판매 사업에 종사하기는 했지만 미국에서 전통적으로 자수성가한 인물들의 근면과 성실함의 생활 패턴, , 에이브라함 링컨이나 벤저민 프랭클린처럼 정규 학교 교육보다는 생업 활동을 하면서도 독학과 독서를 통해 지식을 쌓고 노력했던 모습과 비슷하다. 반면에 이미 자본주의 체제에서 감정적이기 보다는 비정하고 이해타산적으로 변해버린 어른의 입장에서 풋풋한 청년 시절의 순수한 첫사랑의 감정을 되살려서 마침내 이루어 내겠다는 개츠비의 꿈은 현실성 없는 헛된 망상에 불과하다. 어쩌면 개츠비 자신도 깨달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순수함의 회복을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미완으로 끝난 어른들의 사랑 동화랄까.

내용과 상관없이 시와는 또 다르게 문장 자체가 아름답다 라고 느끼게 해주는 명작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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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이즈 타이완 - 2023~2024년 최신판 디스 이즈 시리즈
신서희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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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해외 여행 안내서 전문 출판사인 테라(Terra) 출판사에서 발간한 디스 이즈(This Is)’시리즈의 타이완(대만) 여행 안내서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타이완을 5개 구역(타이베이 지역, 타이중 지역, 타이난 지역, 까오숑 지역, 타이동 지역)으로 나누고, 각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 도시들을 중심으로 각 도시마다 방문하거나 체험해야 할 관광 명소, 먹어봐야 하면서도 유명하거나 특색있는 음식, 전체적인 방문 코스 별로 소요되는 거리와 교통 정보 등을 나열한다.


저자는 중국 전문가인 경기도 교육청 신서희 장학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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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수많은 tv여행 관련 프로그램에서 다루어 온 여행지 중에 하나가 대만으로 실제로 개인적으로도 주변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여행지이기도 하다. 심지어 대만에 가면 반드시 해봐야 할 체험이라며 아침 식사로 총좌빙과 떠우장을 먹으라고 조언받았을 정도이다.


기존의 대만 관련 관광 안내서에 비해 이 책이 가지는 차별점과 장점은 여러가지가 눈에 띈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친절한 대만 음식 메뉴에 대한 상세한 설명한다 거나, 화려하거나 인산인해를 이루지 않고 오히려 눈에 띄지 않지만 아담하면서도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카페나 가게들까지도 소개해주고 있다. 소개 자료로서 포함된 사진의 미적 퀄리티나 편집, 배치와 구성은 단순한 보는 것만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을 느끼게 할 뿐 아니라 없던 방문 욕구와 의지까지도 불러 일으키게 만든다. 간단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여행안내서의 요소 중에 하나인 관광 도시에 대한 간략한 지도도 포함시킨 것도 좋은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사실상 책자의 상당 분량을 차지하는 대만 현지 음식관련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면서도 유용한 내용이기도 하다: 광동 음식 특히 대만에서 유명한 딤섬, 만두, 우육면 등 관련 다양한 종류의 음식 메뉴를 한자어 표기와 중국어 발음, 한글 발음을 함께 병기하는 방식으로 상세하게 소개한다는 점이다. 실제 현지 식당에서 메뉴판을 보고 음식 주문을 할 때 유용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비록 저자의 말대로 중국어 성조표기없이 한글발음만 가지고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기는 어렵겠지만 대만뿐만 아니라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서도 현지 식당에서 광동 음식을 주문을 할 때도 유사한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효용 가치가 높다고 생각된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내용은 비교적 덜 알려진 타이동 지방에 관한 부분이다: 타이완 원주민의 거주지라는 사실도 흥미롭지만 샤오예리우나 지알루란처럼 숨겨진 관광지의 모습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전반적으로 이 책은 타이완(대만) 여행의 초보자나 경험자에게도 유익한 여행 안내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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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의 기술 - 세상을 움직이는 거짓말쟁이들의 비밀
마셀 다네시 지음, 김재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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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국가의 정치 권력자가 권력을 얻기 위해 구사할 수 있는 거짓말의 기술과 국가의 통치 권력자의 거짓말이 사회에 작동하는 방식과 끼치는 영향력에 대해 마키아벨리 전략에 기반을 둔 이탈리아의 무솔리니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를 중심으로 언어학, 심리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적 관점에서 서술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거짓말의 본질적 특성과 인간의 심리에 작용하는 사실, 정치 세력권자나 최고 통치권력자 지위에서 사용하는 거짓말이 사회와 국가, 국민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다양한 역사적 사례들을 살펴보고, 7가지 거짓말 구사 기법들(대안 사실; 작화; 가짜 뉴스; 가스라이팅; 공격적 언어 표현; 진실된 과장법; 마키아벨리적 기만 전술)에 대해 소개한다.

저자는 토론토대학 언어인류학과 마셀 다네시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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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4년 사이에 한국 사회의 미디어 환경이 복잡하고 다양해지면서 가장 급격하게 달라진 것이 정치인들의 캠페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일상 생활 속에서 직접적인 사례들을 만나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한국 사회와 언론의 큰 병폐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이른바 정치적 상대방 진영에 대한 가짜 뉴스와 멸칭, 기만과 음모론 아닌가 싶다. 간단한 사실 확인 과정을 거치면 바로 진실 여부가 드러나는 이런 거짓 선동들을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생기는 피로감이 쌓여 정치 자체에 대한 환멸에 이르게 되기까지도 하고, 실제로 젊은 세대 층에 정치 무관심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있는 것이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이런 그럴듯한 거짓 사기와 기만 술수가 역사적으로 존재해왔지만, 실제 정치인이 정치 공학적인 전략과 선거 활동에 적용하고, 심지어 정치통수권자가 되고 나서도 계속해서 통치 방식으로 활용했던 사례가 1920~30년대의 이탈리아 무솔리니와 2010년대 중반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다.

이 책에서는 대표적인 정치권력자 2명의 사례를 중심으로 16세기 이탈리아 정치인 마키아벨리의 전략에 바탕을 둔 대중 통치 방식으로 사용하는 거짓말과 기만, 위선, 사기, 속임수, 날조, 음모론, 계략 등의 기술과 수법에 대해 파헤치고, 기만 통치를 받는 대중과 사회가 어떻게 무슨 피해와 고통을 받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주된 내용은 트럼프가 미국 대선 선거 과정과 대통령이 되고 나서 통치 기간 중에 행사한 모든 정치적 언행에 대한 진실함과 거짓의 기준으로 분석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충격적인 것은 이 책에 소개된 거짓말 기법의 주어와 목적어를 한국 환경에 맞게 대입시키면 그대로 동일한 상황이 된다는 점이다: 다르게 말한다면, 매우 높은 수준의 정치공학적 기법이 한국의 정치와 선거에도 현재 사용되고 있고, 일반 대중이 휘둘리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근본적이고 원천적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인간은 왜 무엇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가?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거짓말을 하는 행위가 진화심리학적으로 인간의 본성 중에 하나이고, 거기에는 목적이 있다는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 개인적 이익이든, 타인의 불행으로 인한 자신의 만족이든 거짓말의 이유가 있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거짓말을 구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거짓말을 듣고 심지어 거짓임을 인식함에도 불구하고 그 거짓에 대한 인지부조화를 제거하고 일종의 종교적 신념처럼 오히려 그 거짓된 메시지와 거짓말을 하는 사람에게 기꺼이 동조하는 대중이 사회에 생겨난다는 점이다. 바로 이 지점이 사회 전체가 건강하고 건설적인 공동체가 아니라 매우 추상적인 기준에 의한 상대방 적군 진영을 섬멸해야 자신이 생존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분열된 파편화된 공동체가 되어버릴 수밖에 없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결론적인 제안과는 다르게,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진실과 거짓이 밝혀진다고 해도, 거짓에 대한 감정적인 수긍과 납득 없이는 대중 전체적인 협동과 통합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전반적으로 정치인이 구사하는 거짓말 기법과 정치인의 거짓 언행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과 중요성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게 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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