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스토너 보고 싶대서 새 책 사면서 보고 싶던 절판된 책 중고 직배송으로 샀다. 800원짜리 회원 중고 배송료 따지면 그게 그거라 4300원 주고 같이 주문했는데...

서지번호 라벨 붙은 거 파는 거 좀 ㅋㅋㅋ훔쳤거나 폐기한 책일텐데 기분이라도 덜 나쁘게 스티커 떼고 보내든가 폐급에 폐급이라 기분이 아주 지리고요 오지고요(나쁜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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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6 1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9-06 1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3-09-06 2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저 책 몇년 전까지만 해도 있었는데
팔았는지 아직도 있는지 그걸 모르겠네요.ㅎㅎ
폐기되는 책도 많다던데 그게 다 어디로 모이는지
가서 괜찮은 책은 구출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09-06 20:27   좋아요 2 | URL
재미있으셨나요? ㅎㅎ개정판도 나왔던데 그것마저 품절이더라구요 ㅎㅎ 친구랑 중국소설 이야기하다가 이거 재밌대서 한 번 건져와 봤습니다... 꼬질거려서 보기 싫지만 언젠간 보겠죠 제목하고 좀 어울리는 닭털 같은 꼴입니다 ㅋㅋㅋ

유부만두 2023-09-06 1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라딘 중고에서 도서관 출신 책들 종종 만나요.

반유행열반인 2023-09-06 20:28   좋아요 2 | URL
오래전에는 알라딘 중고 가격도 저렴하고 책 상태도 흡족했는데 요즘은 너무 비싸져서 개인셀러한테 많이 사게 되요. 도서관 책은 진짜 질색 ㅋㅋ장물 사절ㅋㅋㅋㅋ

새파랑 2023-09-07 1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래서 중고는 최상급 아니면 안사게 되더라구요 ㅋ

반유행열반인 2023-09-07 13:01   좋아요 1 | URL
중고 덕후는 웁니다... ㅋㅋㅋ

Yeagene 2023-09-07 1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라벨이라도 떼고 보내지 넘 성의가 없네요;;;;

반유행열반인 2023-09-07 13:01   좋아요 1 | URL
모서리도 너절한데 좀 깎아줬으면 좋았겠어요 ㅋㅋㅋ
 

진화 콜렉숀. 이중에 생명의 도약 밖에 안 봄... 몇 년째 벽장식만 하고 있는 책들. 가엾.
귀여운 고생물도감이나 보며 힐링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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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9-05 15: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책장의.. 읽지않은 제3의 침팬지와 이기적유전자가 떠오르는군요..
근데 사진 보니까 유열님 책들 두껍고 반질반질허니 인테리어로서 훌륭하게 기능할텐데 그걸로 됐다!

반유행열반인 2023-09-05 19:28   좋아요 1 | URL
나 이기적 유전자 2017년에 읽었다요!!! 밈의 기원을 확인할 수 있고 읽었다요를 외칠 수 있습니다 그게 다예요 ㅋㅋㅋ읽고서 꽂아두면 말씀대로 폐지수집장 st.인테리어도 가능합니당.

미미 2023-09-05 15: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종의기원>저도 꼭 읽고 싶어요!!
열반인님 새것 같은데요?

반유행열반인 2023-09-05 19:26   좋아요 1 | URL
직장에서 코로나 때 회식비 안 쓴 거로 책 사준대서 신나서 골랐는데 벌써 휴직 2년차네요...책은 받고 표지만 만져보고 펼쳐보지도 않았으니 새 거죠 ㅋㅋㅋ

Yeagene 2023-09-07 1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꽂아두니 보기에 뿌듯하시겠어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9-07 17:24   좋아요 1 | URL
안 읽은 책들은 영 빚독촉 느낌이어요 ㅎㅎㅎㅎㅎ

유부만두 2023-09-17 08: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토콘드리아 원서 제목이 power, sex, suicide라서 빌렸다가 못 읽고 반납한 기억이 있습니다. 너무 옛날 책이라 이용자들 손때가 넘나 찐한 탓이었어요. 새책으로 사야할까 생각 중이에요. 과학책 읽기엔 좀 기합이 필요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09-17 08:34   좋아요 1 | URL
으아니 정말 방금 꽂힌 걸 반만 뽑아보니 뒷표지에 말씀하신 원서 제목이 있네요 ㅋㅋㅋ 저는 같은 저자의 생명의 도약이 어렵지만 흥미로웠어서 마련해뒀어요. 비싼 벽돌책 특히 과학책은 중고 구매가 제격이더라구요. 대부분 서가에 얌전히 꽂혀만 있다가 나온 경우가 많고 잘 해도 한 번 본 거라 책 상태가 좋습니다 ㅋㅋㅋ
 

최근의 질환: 초록초록한 책들 모아다 눈앞에 꽂아두고 안 읽음.
초록 키보드 사더니 아이패드미니 케이스까지 초록으로 바꿈. (중국 직구 배송료 포함 2900원. 어메이징 차이나)
그런데 초록색 안 좋아함.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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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같은 맛
그레이스 M. 조 지음, 주해연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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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3 그레이스 M.조.


책을 알게 된 건 책소개 기사문을 통해서 였다. 어머님은 분유가 싫다고 하셨어. “그 맛은 진절머리가 나.” “전쟁 같은 맛이야.” 책을 읽고 보니 제목이 다했다. 나의 부모들은 전후 베이비붐 시절 태어난 1957년, 1959년생이긴 하지만 비슷한 전쟁(후) 음식 같은 게 하나씩 있는 것 같다. 학교에서 나눠주는 옥수수빵, 설익은 밀가루 수제비 같은 것. 지긋지긋하고 수치스러운 맛.

한국 전쟁을 겪고 이후 한국을 떠나 미국살이 해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어머니의 조현병과 이를 이해하기 위한 사회학 연구 같은 소재에 처음에는 흥미가 갔다. 그렇지만 음식에다 힘 또는 적응 또는 저항, 문화적 향수, 엄마와 다시 이어지는 계기, 치유 등등 그렇게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건 내가 크게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책의 대부분이 음식을 만들거나 먹거나 하는 모습이라 읽는 동안 처음의 흥미가 많이 흐려지는 기분이었다. 음식 투정하는 새끼가 음식 나오는 책 기껏 골라 쳐 봐 놓고 투정해서 미안…

아주 많은 나이 차이가 나는 미국 상선 선원이던 아버지와 미혼모로 그레이스의 오빠를 키우고 있던 엄마 군자씨는 한국에서 그레이스를 낳고 얼마를 살다가 미국으로 건너온다. 그레이스가 십대 중반이던 1980년대 중순경 군자씨는 피해 망상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이고, 그레이스는 정신 건강 관련 도서를 읽으면서 엄마가 조현병임을 의심하지만 아버지도, 오빠도, 상담사도 아무도 엄마를 돕지도 조치를 취하지도 않는다. 그레이스는 군자씨의 바람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우수한 학업 성적으로 명문대학인 브라운대학에 입학하고 집과 멀어지면서 엄마의 병세에 대한 관심도 멀어지고 자기 나름대로 대학 생활과 친구 관계와 연애 생활을 이어간다.

1994년에 그레이스는 올케로부터 엄마가 성매매 여성이었다는 말을 전해듣고는 충격에 빠진다. 그 무렵 엄마 군자씨는 두 차례 자살 시도를 한다. 비슷한 시기 한국에서는 나의 아빠가 조현병이 발발했고, 역시나 자살 시도를 했다가 실패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했다를 반복한다. 공간은 다르지만 시기나 경험은 묘하게 겹치는 부분이 있구나, 나의 부모는 나에게 아빠의 치료과정이나 입원 생활에 관해 제대로 이야기 한 적 없지만 비슷한 의학적 조치를 받았다면 어머니 군자씨가 먹던 약을 아빠도 먹었겠구나, 그래서 그렇게나 부작용에 시달리고 약이 안 맞다고 싫어하고 자살 충동에도 시달렸구나, 짐작만 할 뿐이다.

그레이스가 군자씨 인생의 마지막 시절 동안 엄마가 알려주는 조리법 대로 한국 요리를 하면서 멀어졌던 사이를 회복하고, 음식을 해주는 사람이나 함께 먹는 사람이나 둘다 치유의 경험을 겪는 것이 나에게는 생소했다. 내게 어린 시절 식사 시간은 즐겁지 않은 시간이었다. 맨정신일 때도 아빠는 인상 쓰고 억지로 음식을 먹거나 반찬 타박을 하고, 우리의 식사 습관에 관해 끝없이 잔소리를 했다. 아빠는 술에 취하면 밥상을 수시로 뒤엎었고 바닥에 깨진 그릇과 음식이 흩어졌다. 조현병 발작이 심했던, 그러나 가족들 중 아무도 그것이 정신질환이라고 생각은 못하고 아빠가 왜 저럴까 하던 시절, 아빠는 검은 자동차들이 집 주위를 돌며 자신을 감시한다고 생각했고 모든 걸 의심하고 엄마조차 믿지 못해 자신을 죽이려 든다며 엄마를 먼저 죽이려고 목을 조르기도 했다.
아빠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엄마 혼자서 가게를 보고 아빠랑 나랑 단둘이 집에 있던 날이었다. 바깥에 종을 울리며 두부장사가 왔는데 아빠는 날 더러 순두부를 사오라고 심부름을 보냈다. 나중에 생각하면 정말 두부장사인지 감시꾼인지 탐색을 보냈던 것 같기도 하다. 비닐봉지에 담긴 뜨끈한 순두부를 냉장고에 그냥 놓으면 자꾸 쓰러지니까, 이걸 다른 그릇에 받쳐야 하나 어째야 하나 부엌에 서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부엌 불도 안 켜고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거기에 뭘 탔어.
갑자기 부엌에 들이닥친 아빠가 무서운 목소리로 나를 다그치기 시작했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이걸 어디 놓을지 몰라서 그랬다고 울기 시작했다. 열두살이었다. 그런 상황을 겪고 대응하기에는 너무 어렸다. 얼마 후 아빠는 학교 가는 나를 누군가 납치한다며 붙잡고 못 나가게 하다가 겨우 보내주고는 내가 학교간 사이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 되었다.

그래서 나는 어린 시절 먹던 음식들도 싫고, 엄마가 해주는 음식도 별로 안 좋아한다. 한식은 대체로 꺼리고 최대한 원래 먹고 자란 것들과 관계 없는 것들을 찾아다닌다. 유년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건 그냥 다 피하고 싶다. 그레이스랑 나랑 아픈 사람이 엄마인지 아빠인지 차이도 있고, 음식에 얽힌 경험이 부정적인지 긍정적인지 차이도 있어서 이렇게나 다른 방식으로 인지하기도 하나 보다. 내게 음식은 그냥 생존 수단이고 마지 못해 먹는 것이지 요리도 섭식도 그닥 즐거운 순간은 아니다. 병든 인간… 풀 뜯는 사자, 개미 먹는 사슴아… ㅋㅋㅋ

사회학을 공부한 저자이고, 군자씨의 삶을 설명하고 의미를 부여하는데 한국전쟁과 그 이후 한국인의 또다른 식민화된 삶, 빈곤, 그런 걸 연관 짓는 것은 크게 무리가 없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엄마의 삶과 기지촌 여성, 미군을 상대로 한 성매매 그런 부분을 연관 짓는데는 엄마의 경험 증언이나 살아온 시간에 대한 어떤 진술도 없었다. 그저 정황과 공부를 하며 찾은 기록물들, 아버지 이야기 일부, 올케의 오락가락하는 진술(어머니가 매춘부였다고 했다가 금세 번복하고 칵테일바 웨이트리스였다고 하는 등)만 가지고 어슴푸레하게 헤매는 모습은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머니가 정신 건강이 안 좋으셔서 정말 어떤 삶을 살았는지 말씀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고, 책에서도 어렸을 때 한국에서의 삶을 물으면 입을 다물었다고는 하지만… 직접 본인에게 묻거나 한국의 친족들에게 물어본 것 없이 너무 에두르면서도 단정짓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서, 그러고서 그렇게 짐작한 상황들에 또 너무 매몰되고 고통스러워 하는 것 같아서 좀 안타까웠다. 자세한 상황은 모르지만 최근 이웃님 통해 오빠네 가족들과도 책에 서술된 부분에 관해 합의되지 않은 부분 때문에 갈등이 있고, 많은 부분이 논픽션이 아니라 저자의 상상력의 산물이라는 식으로 비난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이런 부분이 문제가 아닐까 막연하게 추측만 해 볼 뿐이었다.

군자씨 삶의 많은 부분이 그레이스의 엄마가 된 이후 조현병을 앓고 남편과 불화를 겪고 식이 장애를 겪는 등 고통스러운 시간이 길고, 그레이스와 가족들 또한 그것을 지켜보고 견뎌내면서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거기에 군자씨의 결혼 이민, 익숙한 자기 민족을 벗어나 이방인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낯선 땅에서 적응해야 했던 외로움, 결혼 이전의 전후의 비참한 삶 등이 그레이스의 짐작대로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런 엄마를 이해해 보기 위한 딸의 몸부림, 자신이 가진 사회학이라는 도구로 설명하고 해석해 보려는 노력이 담긴 책이었다. 읽는 이에게 공감을 얻거나 그 시도가 납득할 만한 것인지 따져 보는 것은 뭐 크게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책 읽은 나는 그 부분은 유감이지만…) 그러니까 에세이 정도로 읽되 사회학적인 학술적 측면은 크게 기대할 만하지는 않다. 저자에게 한풀이의 과정이 되었다면 그건 그거대로의 가치가 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생긴 다른 가족들과의 오해나 그들의 한이 있다면 그건 또 잘 대화 나누며 풀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남의 가족 이야기는 이렇게 쉽지만 사실 난 내 엄마든 아빠든 더 이해하려고 시도하고 싶지도 않고 과거를 떠올리고 왜 그랬을까 하고 궁금해하고 싶지도 않다. 그냥 유전적 요인이나 환경적 요인이 많다는 (증조할머니고 할아버지고 죄 또라이었던데) 그 조현병이 나한테는 제발 좀 안 왔으면 좋겠고 ㅋㅋㅋ내 새끼들이 나 이해해보겠다고 전쟁 같은 맛 같은 책 쓸 일 없었으면 좋겠고 ㅋㅋ니들은 문과 하지 말고 이과 해라...사회학 난 잘 모르겠다… 공부라고 오래한 게 그나마 그쪽인데 양적연구고 질적연구고 난 모르겠다...ㅋㅋㅋㅋ 대불호텔에도 유령 나오고 그레이스의 박사논문에도 유령나오고 그러는데 뭘 말하고 싶은지는 알겠는데 그게 문학적 수사까지는 그러려니 하겠지만 그레이스의 과거 회상에서 죽은 아이 모습 보았던 경험 적어 둔 거 보면서 아 그레이스도 좀 아픈가 보다...했다.

끗.

+밑줄 긋기
-강제로 아니면 자유롭게, 이는 잘못된 이분법이다. (327, 내가 누칼협이라는 말을 너무너무 싫어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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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 2023-09-03 2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누칼협이라는 말도 있군요. 기존에 있었던 말이라도 밈화된 언어들이 품고 있는 것들.. 뜨악스럽고…이렇게 눈감고 귀덮을 때가 아닌 것도 같고..
반님 서평 중 순한 맛이네요. 이것은 이것대로 저것은 저것대로, 기울어짐 없이 책을 짐작해볼 수 있어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09-03 23:56   좋아요 1 | URL
늘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난 이 책 팔 듯... ㅋㅋㅋㅋㅋㅋ책 진짜 안 파는 편인데 징벌적 판매제라고 기대에 못 미치면 쫓겨나는 제도가 있음 ㅋㅋㅋ

Falstaff 2023-09-04 06: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징벌을 받아 마땅한 책이라는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별 넷인데요? 하긴 그럴 수 있겠습니다. 좋은 책 같지만 내 맘엔 안 든다...

반유행열반인 2023-09-04 07:00   좋아요 3 | URL
저자 및 누군가에게는 좋은 책이겠지만 나는 좀 낚인 기분이다 정도요 ㅋㅋㅋ 논픽션이라 하기에는 엄밀하지 않고, 사회학적 상상력이라고 눙친다면 염치가 좀 없구요. 엄마 이야기니까 너무 감정적이다 라고 하기엔 매정한데, 자기 일기 아니고 남들 보여줄 책이라면 좀 아쉬움이 있고 돌아가신 어머니 아버지나 오빠 입장에서는 이런 식으로 드러나는 일 자체가 서운하고 수치스러울 부분도 있어 보였습니다.

hnine 2023-09-04 16: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에 자전적 소설인줄 알고 읽기 시작했다가, 아닌 걸 알고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읽으니 낫더라고요. 제목이 꼭 소설 제목 같잖아요. 좀 더 다듬어 본격적인 논픽션으로 펴냈더라면 하는 생각도 했지만 저자 인터뷰 영상들을 찾아보니 나름대로 오랫동안 고군분투 했던데 여기까지 한것도 힘들었겠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반유행열반인 2023-09-04 16:36   좋아요 0 | URL
저는 차라리 소설로 썼다면 좀 자유로웠을텐데 이런 경우는 오히려 논픽션 걸고 하는게 이래저래 걸리는 게 많겠다 싶었어요 ㅎㅎㅎ

2023-09-04 16: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9-04 1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k 2023-09-10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걍 소설로 생각하고 읽었어요. 학자라고 하기엔 검증이 안된 것이 많고...실제로 엄마를 간병했던 오빠에겐 물어보고 쓰지도 않았다는것도 이상해요. 학위 가진 서양인의 얕보는 듯한 태도에, 자기연민까지 섞어서 쓴 글 같이 느껴져 불편했어요...

반유행열반인 2023-09-10 12:26   좋아요 1 | URL
그냥 자기 한풀이다 하면 이해가는 부분도 있는데 사회학 운운하거나 가족들한테는 조금 불편할 부분도 있지요. 소설이라고 하면 상상력이 조금 더 아쉽구요 ㅋㅋㅋ
 
[eBook] 수면 아래
이주란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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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31 이주란.

이주란의 단편집 두 권을 보았고, 작년 수능 끝나고 이 책을 빌렸다가 못 보고 반납했다. 왠지 장편소설도 봐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을 느끼다가 다시 빌려서 아, 별로 안 두껍잖아, 하고 읽었다.

대도시의 삶이 아닌 좀 작은 동네에 깨 털고 콩 털고 그런 곳에서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여기저기 다니고 뭘 먹는 모습이 나온다. 새삼스럽게 오...사람은 저렇게 뭘 먹고 아는 사람 만나고 일하다 어디도 갔다가 하면서 사는 거지… 했다. 여기 나온 사람들은 싸우지도 않고, 화내지도 않고, 덤덤하게 덤덤한 이야기만 했다. 그렇다고 다들 인생 내내 평온하지는 않았고, 가까운 사람을 잃은 경험이 죄 있다. 어머니가, 아이가, 아버지가, 강아지가 죽었다. 가끔은 그걸 떠올리면서 슬픔에 잠기지만, 나머지 시간은 덤덤하게 산다. 옛날 이야기도 가끔하고. 진짜 뭘 많이 먹는다. 저렇게 집요하게 먹는 이야기를 자꾸만 쓰는 거 보면 먹는 거 좋아하나 봐 주란이는… 먹는 걸 안 좋아하는 게 더 이상한 것 같기도 하다. 먹는 걸 읽는 일은 확실히 별로 안 좋아하긴 하다.

갈등과 불행과 재난과 그런걸 극복하거나 극복하지 못하는 게 서사 읽는 재미라고 여겨왔던 나한테 대부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모두가 평화롭고 서로가 감사하고 많이 친하든 적당히 안면 익힌 정도이든 처음 보든 서로 돕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오히려 그게 일상인데 이걸 읽는 게 더 판타지 같았다. 지나가다 패딩 걸치는 사람 옷소매 잡고 거들어주거나, 들른 사람에게 국수를 말아 먹이거나, 그 보답으로 제주에서 온 귤을 가져다 주고 또 계란말이를 얻어 먹거나, 앉았던 돗자리를 지나가는 다음 사람에게 넘겨주거나, 쓰던 물건들을 거둬 씻어 필요한 사람들에게 오천원 더 깎아주고 파는 일들, 그런 작은 일들이 사람들이 생존하는 걸 돕고 덜 외롭게 하고 아픈 일도 견디고 계속 살아나가게 한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하는 글이었다.
그런데 이런 소설을 또 읽겠냐 하면 망설여진다. 그러니까 하나도 안 아프게 살살 주물러주는 마사지를 받는 기분이어서. 그걸 이렇게 길게 받으라고 하면 잠이 오잖아...그러면서도 좀 시원해지는 순간이 오려나? 하고 끝까지 기다렸는데 끝내 살살 하다 끝나는 거야… 그럴 거면 왜 소설을 읽냐 스스로 마사지를 하지… 팔 안 아플 정도로 마냥마냥 살살… 재미없다. 자극 중독자라 미안… 빛만 받아도 쇼크로 죽을 것 같이 힘든데 뭐 읽기라도 해야겠네 하는 사람은 암죽 먹듯 읽으면 시간은 가겠다. 김연수보다 최은영보다 더 심하게 착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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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31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31 2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31 2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31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31 2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31 2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31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얄라알라 2023-09-01 0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막연하게나마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상상이 됩니다.
독서 모임에서 소설로 책 읽다보면, 흥미로운 게
각자의 생 경험에 따라 눈에 들어오는 문장과 캐릭터가 확연히 갈릴 때가 있다는 점이었어요

덤덤하지 않은 소설에서도 꼭 덤덤, 곁다리 묘사만 기억하시는 분과
아니 덤덤한 글에서도 격렬한 부분을 예리하게 찾아내시는 분...

ㅋ 근데, 인용해주신 부분들마다 정말 담담하긴 합니다. 최수종이 그 최수종인 거죠?^^ ㅎ 갑자기 ㅎ

건수하 2023-09-01 06:36   좋아요 1 | URL
최수종…? 하며 다시 읽었습니다.
태조 왕건…?;;;

반유행열반인 2023-09-01 12:02   좋아요 0 | URL
이 작가 작품으로 처음 만난 단편소설들은 그간 자라면서 겪은 고통 같은 게 느껴지고 좀 신기들린 듯한 느낌이 있었는데 삶이 안온해졌는지 ‘지난 고통에도 불구하고’ 계속 되는 삶, 대부분은 잔잔한 나날 이런 쪽으로 글을 쓰시는 것 같아서 편안한 삶은 다행이지만 소설 독자로선 아쉽습니다 ㅋㅋㅋ 나 꿈에서 정도전 봤어 얼굴을 어떻게 알아 조선 사람을? ... 조재현이야 둘다 저세상 사람이네...

반유행열반인 2023-09-01 12:02   좋아요 0 | URL
아 진짜 정도전만 죽었네요... 헷갈렸다...

Yeagene 2023-09-02 16: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느낌인지 알겠네요 ㅎㅎ 저도 재미없을 것 같습니다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9-02 19:06   좋아요 1 | URL
문장만 좋고 서사는 거의 부재입니다 ㅎㅎ이 작가 첫 단편집이 제일 나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