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2일의 문장


객관적인 입장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당선, 합격, 계급](민음사) - 장강명


ㅁ 그렇다. 객관적이란 건 마치 실존하지 않는 가치와 같은 거라서, 우린 그 말을 쓰면서도


항상 조심해야할 필요가 있다. 객관적이라고 말함으로서 논리가 정당화된다면,


그것은 상당히 위험한 논리일 것이다.


이 세상은 모두 각자의 주관성으로 바라보고 해석하기 때문에, 객관적이란 말에서


일단 주관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그 자는 이 곳에 살고 있지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


내부에서 내부를 관찰할 땐, 절대 모든 걸 알 수 없는 법.


밖에서 보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보는냐에 따라 다르게 보일텐데, 과연 주관성이 없다는 건


그냥 거짓말이다.


ㅁ 그렇기 때문에, 주관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모두가 인정하는 상태어야 한다.


누가 옮다 틀리다를 따질 것이 아닌 주관성을 기반으로, 너와 나와 우리의 의견을 생각해야 한다.


그게 바로 세상을 사는 한 가지 방법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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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11일의 문장


할아버지가 고기한테 지신 게 아니에요. 고기한테 지신 게 아니라고요.


[노인과 바다](믿음사) - 어니스트 헤밍웨이


ㅁ 그럼 왜 진 것 같은 느낌인걸까. 무엇에게 어떤 영향을 받았길래 그는 노인에게 그렇게도


절절하게 외치고 있던 걸까.


노인과 바다라는 책은 무척, 아니 아주 유명한 고전 중 하나다. 물론 읽지 않은 나로선


저 책의 아주 일부일 문장 하나 가지고 맥락을 상상해본다. 


노인은 엄청 절망적인 상황일 가능성이 높겠다. 그리고 그는 고기와 사투를 벌렸는데


그리 좋지 못한 결과였나 보다. 노인은 나름 자부심이 대단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노인에게 외치는 그는 조금 더 긍정적이거나, 아니면 노인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일 것이다.


그들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을까. 그리고 노인은 그 뒤에 어떻게 되었을까.


다시 회복했을까? 아니면 그렇게 조금은 무뎌진 채로 살게 되었을까.


문장 하나로 상상해보는, 소설과는 다른 이야기가 또 만들어진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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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10일의 문장


그랬다. 살다 보면 가끔 또래들 사이에서 소녀를 만날 수 있었다. 소년이 자라나 고등학생이 되고 성인이 되듯, 기억 속에 머물고 있는 소녀도 속도를 맞춰 함께 자라났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문학과 지성사) 中 <귀향> - 조수경 


ㅁ 이 책. 정말 꼭 읽어야겠다 싶어서 돈이 어서 들어오길 바라고 있었다. 


(이제 들어왔다. 바로 구매 클릭!)


이야기는 사실 별 거 없다. 


황순원 작가의 100주년을 기념해서 대표작인 [소나기] 그 뒤의 이야기를 여러 작가들이


이어쓴 작품들을 모은 단편소설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근데 [소나기]란 소설을 모르는 한국인이 있을까. 정말 다들 한 번쯤 들어보지 않았는가.


(없을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이번에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


그런데 그걸 어른이 되어 읽은 사람은 정말 별로 없는 듯하다. 나도 대충 소년과 소녀가 강에서


만났고 이런저런 일이 일어난 로멘스? 소설아니었나. 라고 떠올릴 뿐이다.


이 책을 발견하고, 갑자기 [소나기]를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ㅁ 누구나 가졌던 소년과 소녀의 모습이 있었다. 


나도 있었고 너도 있었을 것이며, 우리 모두 그 때의 모습을 각자 마음에 담고 있다.


그 때를 잠깐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뒷 이야기. 여러 작가들이 쓴 많은 이야기 중에서 


지금 우리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ㅁ 문장에서처럼, 성장하는 우리 앞에 소녀의 모습도 같이 자라났고, 


지금에서야 그 시절의 소녀를 다시 돌아볼 시간을 책 덕분에 느끼게 되었다. 


얼른 읽고 싶은 책이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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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11월 : 깜박했군. 이걸 왜 안쓰고 있었지.


달마다 읽은 책을 기록하는 리스트였는데, 11월은 지금에서야 쓴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얼마전까지 시험기간이었으니까. 바빴다고 할련다. 어쨌든 10월의 책들을 보니... 음... 많이도 못읽었구나 싶었다. 이 역시 핑계를 대자면 절반 이상이 시험기간이었으니까. 그런데로 이해하고 넘어가자.

11월이다. 이제 슬슬 가을도 끝나가고 겨울이 시작되는 달이다. 그리고 올해가 끝나간다는 새삼 깨닫는 달이기도 하다. 남은 공휴일이 크리스마스밖에 없고, 동시에 급격히 추워지는 달이기도 하니까. 이런 11월엔 약간은 따듯한 책을 읽고 싶다.

따뜻한 책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면, 약간 달달하거나 설레는 것도 따듯하다고 할 수 있겠고, 아니면 에세이처럼 감정을 쓰다듬는 책도 따듯한 책일지도 모른다. 그런 책이 슬슬 생각나는 걸 보니, 감정이 조금 메말라 있나보다. 이번달엔 그런 책을 한번 읽어보자. 메말라버린 감정에 촉촉한 비를 뿌리는 책 말이다.


+ 12월에 읽은 두 권을 추가해둔다.


6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김형수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5년 9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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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징조와 연인들
우다영 지음 / 민음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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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합격, 계급- 장강명 르포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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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듯 너를 본다
나태주 지음 / 지혜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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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이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의 주인공, 나태주시인의 시집이다. 마음은 안정하게 만드는 데 정말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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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왼손잡이 (세계문학전집 022)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
니콜라이 레스코프 지음, 이상훈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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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에서 볼 수 없는 '진짜' 러시아인을 만나다.

ebook : [왼손잡이](문학동네) - 니콜라이 레스코프


ㅁ 고전, 러시아에선 좀 유명하다고 하는데, 사실 내가 확인할 방법은 없고, 어쨌건 우리나라에선 덜 유명한 그런 작가. 니콜라이 레스코프의 단편집, [왼손잡이]다. 실제로 왼손잡이라는 장편은 아니고 레스코프가 쓴 3개의 작품을 한 데 묶은 단편소설집인 셈이다. 그 중 가장 처음에 있는 단편이 바로 [왼손잡이], 그리고 뒤에 단편 하나와 중편 하나, [분장예술가]와 [봉인된 천사]가 실려있다. 


ㅁ 읽기 전부터 목차를 보고 제일 궁금했던 건 '그 세 편의 이야기가 왜 이 한 권에 묶였는지' 였다. 딱히 공통점이 있는걸까. 그런 생각을 해보았지만, 사실 단편들이 묶이는데 별 이유가 있었나 싶기도 했다. [바깥은 여름]도 그랬고, [말하자면 좋은사람]도 그랬고, 약간 전체적인 느낌? 묘사?는 비슷하지만, 소설 속 사건들과 이야기의 전개는 그냥 다르다. 굳이 공통점을 뽑는다면 바로 그 느낌. 책을 읽으면서 갖는 책에 대한, 단편을 쓴 작가에 대한 일관된 감정이 공통점이겠다. 읽는 내내 드는 생각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하나의 감정축에 놓여있었기 때문에 묶여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ㅁ 레스코프의 [왼손잡이]도 읽는 내내 든 감정축이 있었다. '익살스러움'과 '러시아인'이다. 첫 번째는 세 작품 모두 잘 스며들어있었다. 잉국이란 표현이나, 아니면 각 주인공, 인물들의 말투에서도 약간 콩트에서 나올법한(그것도 아주 오래된 콩트) 말투였다. 지금 시대엔 그게 그렇게 익살스럽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전혀 지금의 코드와는 맞지 않기 때문인데, 당시 시대에 책이 발간되었다면, 확실히 익살스러움으로 많은 이들에게 읽혔으리라 짐작할 수 있었다. 마치 현대시대에서 유머집을 보는 기분이랄까. 거기에 유머를 가미한 시대반영적인 이야기. 이게 바로 두 번째 감정축이다. '러시아인'이라 표현할 수 있는 건, 바로 당시 러시아(제정러시아)에 살았던 백성들의 이야기가 그대로 들어있기 때문이었다. 이건 요즘 러시아사를 알게 되었고, 동시에 책에 관한 이야기를 찾다 보니 알게 되었다. 러시아인의 장인정신을 표현한 [왼손잡이], 종교미술적 영감과 신성함을 드러낸 [봉인된 천사], 마지막으로 농노제의 잔혹함을 표현한 [분장예술가]. 이 모든 게 바로 당시 러시아의 생활이었던 것이다.


ㅁ 처음 읽은 고전 소설이었다. 고전의 기준이 옛날 소설이면서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의 시대에서도 끊임없이 읽히는 책이라고 한다면, [왼손잡이] 역시 그 조건을 만족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을 러시아 백성에 관한 '역사책'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화가 진행되었고, 다양한 가치관과 세계를 구성하는 방식이 있지만, 이미 지나간 과거는 그 상태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하며, 그리고 이에 대한 해석은 정보를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왼손잡이] 역시 하나의 역사책으로서, 당시 시대에 비판적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며, 동시에 안쓰러움과 뛰어난 정신, 가령 기계화와 대비되는 장인정신 같은 영혼을 회상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단 점에서 바로 '고전'의 매력이 아니겠는가.


ㅁ 마지막으로 [왼손잡이]가 러시아의 소설이다. 사실 러시아에 대해 우리는 약간 생소하다. 소련이란 이데올로기적인 문제도 있었고, 가깝지만 약간은 먼, 그리고 아시아라고 하기엔 조금 애매한 유럽의 나라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문학이 꽤나 화려한 편인데, 그만큼 생소한 나라여서 러시아 자체를 살펴보기엔 조금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첫 관심을 가장 쉬운 방법으로 불러읽으킬 수 있는 책이다. 그래서 난 러시아 문학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충분히 추천할만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만큼 쉽고도, 러시아를 친근하게 대할 수 있는 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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