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22일의 문장


한심한 걸 안 한다는 게 중요해요. 지난 영화들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래요. 어떤 멋있는 장면을 더 만들어서 그것이 자랑스러울 때보다는 그 영화에 포함된 부족한 장면들에 대한 부끄러움이 압도적이에요. 때문에 그것이 나는 더 중요해요.


- 박찬욱 영화감독


ㅁ 인터뷰 기사 중에 박찬욱 영화감독님이 말하신 문장을 일부 들고 왔다. 


사실 인터뷰 기사를 본 게 아니라 라디오에서 박찬욱 감독이 이런 말을 했다고 말하길래 찾아보았다.


그 말이 오늘 하루동안 되새김해보았다. 문득 잘하려는 모습만 생각했던 날 생각했다.


그래서 잘 못해 슬펐을 때가 더 많았던 것 같기도...


잘하기보단, 실수를 줄이는 게 더 중요한 게 시험이었고,


글을 쓸 때도, 잘 쓰는 문장 하나보다 별로인 문장을 덜 쓰도록 노력하는 게


더 바람직한 성장의 길이 아닐까.


문득 요즘 다 잘하려는 날 되돌아본다. 시험도 잘 치려고 노력했고, 글도 잘 쓰고 싶어서 


열심히 했는데, 문득 중요한 걸 빼두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잘하지 말고, 최대한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지.


부담감을 느낀다면 이걸 항상 기억해야겠다. 잘하진 말자는 오늘의 문장을...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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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10월 4주 : 그곳에서의 하루는 어떨까요?

[목성에서의 하루](문학과지성사) - 김선재


ㅁ 휴. 한 주의 책을 쉬고 싶진 않았는데, 도저히 지난 주는 바빠서 읽을 틈이 없었다. 


그래서 한 권을 다 읽지 못할까봐 아예 한 주를 쉬었다. 


매주 지키고 싶지만 상당히 어렵다는 걸 또 한 번 느낀다. '읽은 것을 쓰다'도 밀려 있는데 말이지...


참 읽을 것들은 많고 정리할 시간은 적고... 조금 슬프다.


ㅁ 어쨌든 쉰 건 쉰거니까 다시 시작하는 '한 주의 책'


시작인 김에 최근에 구매한 시집 한 편을 골랐다. 시집이다. 


제목부터가 엄청 난해하면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 않는가?


물론 시가 저런 내용이진 않겠지. 목성에서의 하루라... 그곳은 발을 딛지 못하는 행성인데...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하나.. 둥둥 떠있어야 하나... 그런 생각이 미치다가


마음에 들어서 선뜻 구매했다. 어떤 내용의 시가 들었을지, 그리고 왜 하필 목성인지 궁금하면서


책표지를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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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1일의 문장


지금 다가가도 좋을까

혹시나 부담되진 않을까

우리라는 새로운 시작으로 함께 할 수 있을까


멜로망스 김민석 - 음악 [너에게] 가사 中


ㅁ 밝은 노래에 달달함을 첨가하니 그냥 이래저래 신나고 슬며시 미소짓는 노래가 되었다.


주로 이런 노래는 아침에 딱 나갈 때 들으면 뭔가 발걸음이 가볍고 뛰는 기분이 난다.


물론 가사는 달달함 그 자체였지만, 멜로디에서 기분이 좋으니까. 그것만으로 하루를 시작하기 딱인셈이다.


ㅁ 사랑을 시작할 때 느끼는 감정을 절묘하게 묘사했다. 


물론 수많은 사랑노래가 다 비슷비슷하겠지만, 


멜로디는 천차만별인데다가 그 속에 들어간 가사는 당연하게 비슷해보여도 다른 가사다.


처음 다가갈때의 부담될까 생각하는 걱정, 새로운 시작을 함께 할 수 있을지 살며시 기대하는 모습.


다가가고 싶은 마음. 멜로디가 합쳐져서 괜스레 사랑세포를 들썩이게 한다.


아침부터 듣고 있으면 세상이 밝아 보인다. 물론 내 옆에 누군가 있다는 건 아니지만 하하.


사랑의 설렘을 마음에 퍼트리는 노래 한 곡. 그 노래가 아침을, 


그리고 하루의 시작을 설레게 만든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내일 아침도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하며, 다시 한 주를 살아갑니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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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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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이었는데, 지금은 겨울이 되어간다.

[바깥은 여름](문학동네) - 김애란


ㅁ 일단 뭣보다, 역시 기대는 크면 안되는 걸 또 깨닫아버린 책이다. 과유불급이라고, 역시 기대도 적당해야 읽는 데 기분 좋고 신난다. 과하면 뭐든 좋은 경우가 없다. [바깥은 여름]이란 책이 엄청 인기가 많기도 했고, 소설가들이 뽑은 1위 책이었던 걸로 기억해서 참 기대를 많이 했다. 읽는 날들이 밀리면서 기대는 마치 눈덩이 굴리듯 커져가더니, 읽는 날이 되니 이미 거대한 산이 되었다. 결국 그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채 책의 끝을 덮고 말았다. 


ㅁ 김애란의 소설 [바깥은 여름]은 아마 가장 최신 작품으로 알고 있다. [두근두근 내인생]으로 유명하신데, 물론 난 유명한 책은 읽지 않기 때문에 역시나 읽어보지 않았다.(하지만 읽어봐야겠다.) 결국 이 책이 김애란작가님의 첫 책인 셈이다. 총 7편의 단편소설이 실려있는데, 사실 왜 [바깥은 여름]인지 아직도 알지 못했다. 곰곰히 되새겨보고 다시 내용을 훑어보기도 했는데, 도저히 모르겠다. 왜 '바깥은 여름'이었을까.


ㅁ 문득 뒷표지의 문장이 눈에 박혔다.

안에선 하얀 눈이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일 누군가의 시차를 상상했다.

아마 이것이었겠구나. 안에 등장한 모든 인물들이 바로 이 기분이었구나. 스쳐간 이야기들의 주인공들을 생각했다. <입동>의 미진이도, <노찬성과 에반>의 찬성도, <건너편>의 도화도, 그리고 뒤에 있는 모든 인물들에게, 세상은 겨울이었고, 바깥은 여름인 시간의 간격을 느끼고 있었다. 애초에 문장에서부터 마치 아련한, 그러나 조금 차가운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글에서 어떤 '쓸쓸하단' 느낌을 표현해낸다는 게 정말 놀라웠다. 그리고 끝에 쓸쓸함이 팡! 하고 터질 때, 별 다른 사건이 있던 것도 아닌데, 그 때 깨지는 쓸쓸한 얼음조각들이 가슴에 박혔다. 쓸쓸하고 차갑던 감정들이 바깥은 여름과 대조되고 있었다.


ㅁ 7편 중에서 첫 편(<입동>)과 마지막 편(<어디로 가고 싶은 건가요>), 그리고 세번째 편(<건너편>)은 정말 읽는 내내 아리는 가슴을 붙잡았어야 했다. 세 개의 이야기가 모두 전혀 다른 이야기인데도, 느껴지는 아슬아슬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끝에 딱! 하고 깨지는 무언가가 있다. 다른 편은 몰라도 이 세 편은 누구나 꼭 읽음으로써 느껴봐야할 감정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그날, 그 시간, 그곳에선 '삶'이 '죽음'에 뛰어든 게 아니라, '삶'이 '삶'에 뛰어든 게 아니었을까.

p.266

그리고 조금 특이한 건 4번째 편(<침묵의 미래>)이었다. 이건 정말 나중에 있을 법한 이야기다. 여기서 약간 장강명 작가님의 느낌을 받았다. 묘하게 SF적인 느낌이 가미되었달까. 침묵의 미래라는 제목처럼 조금은 심오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서 느껴지는 묘한 느낌이 있다.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언어의 생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ㅁ 전체적으로 슬프다. 슬픔이 큰 강이 되고 주변의 내천들이 스며드는 구조다. 특히 시작과 끝 작품이 압권이며, 슬픔을 극대화한다. 그래서 읽는 내내 감정이 가라앉아 있었다. 그게 생활에도 영향을 미쳤고, 책을 읽는 기간동안 나 스스로 우울해져, 가라앉은 채로 살았다. 그러다 보니 세상이 참 슬퍼보였고, 거기에 높은 하늘과 맑은 날씨가 한층 더 강하게 벅차오름을 강요했다.


ㅁ 책 하나가 사람을 이렇게 바꾸기도 한다. 새삼 감정에 파묻힌 기분이었다. 아래 말처럼 책을 덮고 어디로 가야할지, 어쩔줄 몰라 두리번 거리는 내가 있었다.


오래전 소설을 마쳤는데도 가끔은 이들이 여전히 갈 곳 모르는 얼굴로 어딘가를 돌아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p. 269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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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0일의 문장


그리운 날은 그림을 그리고

쓸쓸한 날은 음악을 들었다.


책 [꽃을 보듯 너를 본다](지혜) : 시 <사는 법> - 나태주


ㅁ 난 그리운 날에 무엇을 했는지 생각한다. 음악을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쓸쓸한 날에는 무엇을 했던가. 그 때도 음악을 들었다.


사실 두 가지는 항상 같이 왔었다. 그리울 때 쓸쓸했으니까. 그래서 음악을 들었고, 마음을 다스렸다.


요즘은 음악 말고 글을 쓴다. 그림은 차마 엄두가 나지 않아서 글을 쓴다. 특히 시는 좋다.


간결하면서도 모든 걸 담으려고 시도하는 동안, 요동치는 감정이 가라앉기 때문이다.


음악도 사실 가사를 보면 시적인 게 많아서, 어쩌면 근본은 어떤 '문장들'일지도 모르겠다.


ㅁ 시 제목 <사는 법>처럼 다 그렇게 사는 거겠지.


각자의 감정을 다스리는, 그러니까 그리운 날엔 무엇을 하는가. 쓸쓸한 날에는?


사람이 그리운 날도 있고, 한없이 우울해지는 날도 있고, 반면 엄청 활기찬 하루도 있겠지.


그럴 때마다 우린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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