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21일의 문장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때 다른 길로 갔다면 지금 그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었을까요? 하지만 그 길은 이미 존재해서 펼쳐져 있는 게 아니라, 발을 앞으로 내딛는 순간 만들어지니까요. 과거의 기억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머릿속에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 잊을 수 없는 과거가 시작되는 겁니다."
[밤의 징조와 연인들] - 우다영
ㅁ 인생이 강처럼 흘러가는 게 보인다면 그게 재밌을까.
인생은 재밌어야 하는거야? 라는 물음에 난 말문이 막혔다.
그냥 알 수 없다고 말했어야 했는데... 너무 나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도 끝과 방향을 알 수 없는 엄청 거대한 강처럼 인생도 알 수 없다는 건 공감했다.
그리고 그건 강이 아니라 그냥 대양일 것이라고 말했다.
어딘지도,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는 태평양 한가운데. 홀로 배 위에 놓여진 게 우리라고.
그러다가 가끔씩 지나가는 배를 보면, 그걸 바로 내 곁을 스치는 인연들이라고.
그는 덤덤하게, 그리고 스치듯 속삭였다.
ㅁ 그의 말을 곰곰히 되씹어보다가, 어쩌면 우린 뱃길을 따라 노를 젓는게 아니라
뱃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구나. 퍼뜩 깨달았다. 어쩌면 당연한 부분이면서도
하지만 조금은 어색한 이 결론은, 인생을 정의하기엔 너무 뻔하디 뻔해보였다.
그런 말을 하는 그를 생각해본다. 뭔가 멋있는 척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하지만 우수에 적신 그의 모습이 그려진다.
나 같으면 오글거려서 저런 말 못한다... 이런 생각이 들지만, 그 순간만큼은
저 소리가 물안개 같이 모든 감정을 덮을 수 있을 것 같았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