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남자들만 산다
고은광순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 정말 cool하다.
근데...책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표지가 정말 엉망이다.
책 내용은 너무도 치열하고 진보적인데,
책 표지는 너무 구태의연하다.
세상에.... 저자가 빨간색 홈드레스 차림에 고무장갑을 끼고 노란색 확성기를 들고 있다. 트럭 세워놓고 생선 파는 아저씨가 "생~선, 생~선 왔어요!" 소리칠 때 쓰는 손잡이 달린 마이크.

표지를 디자인한 사람은(디자이너라는 말이 안나온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그림을 넣었을까?
혹시 이런 쾌쾌묵은 짝짓기를?

여자 - 앞치마, 고무장갑
자기 목소리를 내는 여자 - 앞치마,고무장갑 + 확성기


이런 생각이라면.... 한숨이 나온다.

근데...표지 때문에 이 책을 평가절하하면 안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정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이 책을 12월 31일에 다 읽었으니,
04년 마지막 읽은 책이다.

12월 31일.
종무식이 시작되기 30분 쯤 전이었다.
내 책상에는 이 책이 살포시 놓여 있었다.

상무님이 지나가시다가 이 책을 보시더니 말씀하셨다.

상무님 : (표지에 있는 저자 이름을 가리키며) 이 여자는 이름이 세글자야?
수선 : 아니요, 부모성 함께 쓰는거예요.
이름이 세 글자가 아니라 성이 두개예요.
상무님 : (뜨악한 얼굴로) 필명이지? 설마 호적을 바꾼건 아니지?
수선 : (신나하며) 호적 바꿨는데요.
상무님 : 아니 호적상에 성을 두개로 바꾸는게 가능하단 말이야?
세상 좋아졌다.세상 좋아졌어.
수선 : 그럼요, 호주제가 폐지되면 엄마성만 쓸 수도 있어요.
부모의 성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거죠.
상무님 : 뭐야? 아니 미국에서도 다 아버지 성을 쓰는 판에 무슨
소리야?
수선 : (그만 대꾸하라는 주위의 시선을 느끼며 잠시 침묵)
상무님 : 성을 마음대로 바꾸면 사회 질서가 흔들리지.
이 여자나 그렇게 살라 그래!

아....이것이 종무식을 30분 앞둔 상무님과 성대리의 대화였다.

"호주제 폐지"에 대부분의 남자들은 "발끈"한다.
호주제 폐지를 외치는 여자들은 대부분 이혼녀라고 말한다.
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멀쩡한 법을 왜 뜯어 고치냐고 말한다.
미국에서도 아버지 성을 따르고, 심지어 결혼하면 남편성을 쓰는데
왜 자기 성을 쓰는 한국에서 이 난리냐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미국에서는 아버지 성을 따르는 관습이 지금도 있으나 법적으로는 대부분의 주에서 부모의 협의에 의해 자유로이 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결혼 후 남편의 성을 쓰는 것도 관습일 뿐이어서 부부가 새로운 성을 쓰거나 결혼 후에도 자기 성을 고수하는 경우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영국도 마찬가지며 캐나다 정부는 결혼 후 성을 바꾸지 말도록 강력히 권장하고 있다.
일본도 1991년에 법을 바꾸어 부모 성 중에 선택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p97)

외국에서도 그러니 우리도 그래야 한다는게 아니다.
아들만이 대를 이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몰상식이 만연한 세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불행을 당할 수 밖에 없다.

여성계에서 부계 성씨를 싹 무시하고 모계 성씨를 쓰자고 선동을 하고 있는게 아니다. 부계 성씨 사용이 강제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보다 행복한 세상을 위하여.

그냥, 막무가내로, 기존의 질서가 깨질까봐
조바심을 내며 짜증내지 말고,
귀를 크게 열고 들어 보아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이 아팠던 부분.
<복음과 상황> 인터뷰 전문기자 지유철님과의 인터뷰 이야기다.

인터뷰 시작 전에 늘 하듯이 오신 분들에게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의 모임에서 만든 홍보엽서 8종을 드린 뒤 강아지 엽서를 보면 어떤 느낌이 드냐고 물었다......(중략)......

"음음,어,뭐랄까.이걸 보면 어,만든 사람들의 뭐랄까....,만든 사람들의 어떤 절박한 마음 같은 것이 느껴지면서..."

그 말을 듣자 갑자기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입술이 씰룩거려져서 결국 인터뷰를 눈물 바람으로 시작하게 되었다.한번 터진 눈물 창고가 수시로 터지는 바람에 정말 고약한 인터뷰가 되었다.
(p180~182)

많안 남자들은, 또 자신은 여성운동에 관심 없다고 말하는 많은 여자들은 페미니스트들이 억척스럽고 독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억척스럽고 독해서 그렇게 목이 터져라 외친게 아니다.
절박해서였다. 절박해서.
그 절박함이 다가와 마음이 아팠다.

이제 곧 행복한 소식을 들을 수 있겠지?

댓글(9)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5-01-05 0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05-01-05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주제 폐지는 관습법 위반이래요. 위헌인거죠.^^

법률보다 무서운 게 관습이란 거잖아요. 저 상무님도 그런 관습에 젖어 사는 거죠. 곧... 은 안 되겠지만, 시간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같애요. 물론, 절박한 사람들의 눈물을 먹고 그 관습이 밀려나는 것이겠지만, 남자 위주의 사회란 관습 자체가 이런 것들을 바라보는 눈을 삐뚤게 만들기 때문이겠지요.

marine 2005-01-05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빠나 남친이 자주 쓰는 말입니다 뭐뭐를 마음대로 바꾸면 사회가 흔들리지... 전 그 바꾸는 걸 진보, 즉 발전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명 보수라는 분들은 사회의 안정성이 위협받는다고 생각하더라구요 가끔은 답답해서 숨막힌다는 생각도 들어요...

kleinsusun 2005-01-05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주제 폐지가 관습법 위반이므로 위헌이라는 것은,

유림들이 "수도 이전"이 관습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위헌" 판정을 받자,

그럼 호주제 페지도 관습법 위반이 아니냐고 제소를 한 거예요.



일단...."관습법"이라는 자체가 웃긴 거죠.

성문법이 있는 나라에서 관습법 타령을 하다니...



글쿠, 설사 관습법을 인정한다 치더라도

호주제는 관습법이 아니랍니다.

호주제 자체가 일제 시대 때 생긴 거니까요.

100년도 안된, 그것도 일본에 의해서 생긴 제도를 "관습법"에 해당된다고 할 수는 없겠죠.



"남자 위주의 사회"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하나요?

가부장이라는 역할을 버거워 하는 남자들도 또 얼마나 많나요?

남자들도, 여자들도, 어느 집단에도 소속되지 못하는 트렌스 젠더들도

모두모두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드팀전 2005-01-05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주제 없어진다고 별일 생기는 것도 아닌데 난리지요.^^ 일단 하나씩 하나씩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희망이고 진보아니겠습니까.역사의 흐름을 어찌 구식 무기들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드팀전 2005-01-05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보니 여기는 페미니즘난이 따로 있군요.님의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인듯합니다.

벨훅스의 <행복한 페미니즘>에 대한 마태우스님과 복돌이님의의 논의가 문득 떠오르는군요.전 개인적으로 벨훅스의 주류페미니즘 비판에 동의하는 편이었는데... 뭐 한국정치의 비판적 지지에 대한 논의흐름과 비슷했던 기억이 납니다.아직 보시기 전이라면 추천합니다.마태우스님은 추천에 반대했지만...

kleinsusun 2005-01-06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페미니즘>읽었어요.

Feminism is for everyone 이란 원제에 충실한,

어렵지도 않고 군더더기도 없는 아주 "산뜻한" 책인 것 같아요.

페미니즘이 "反 남성주의"라는 선입견에 페미란 단어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는 분들께 추천하고픈 책이예요.

kleinsusun 2005-01-06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드팀전님, 님이 쓰신 <행복한 페미니즘> 리뷰 읽고 눈물이 핑 돌 것 같아요.

"세상의 거대한 소수자" 그 무심한 듯 하면서도 적확한 표현......가슴에 정면으로 와닿아요. 강사에게 카드 한장 보낼 수 있는 드팀전님의 마음씀도 잔잔한 감동을 주네요.

수퍼겜보이 2005-05-02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웬디수녀 리뷰 보고 놀러왔어요. :) 역시 예리한 리뷰들이 잔뜩 있네요. 뒷북이지만 스페인어를 쓰는 문화권에서는 자녀들은이부모의 양쪽 성을 다 쓰더라구요.
 
아주 작은 차이
알리스 슈바르처 지음, 김재희 옮김 / 이프(if) / 2001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느꼈다.
여자와 남자,양성간의 소통되지 않는 벽은 타고난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성별에 따라 구분되어 교육된, 사회적 규정의 산물이라는 것을...


고등학교 때, 내 가사 성적은 "가"였다.
수,우,미,양,가에서 제일 꼴찌인 "가".

다른 과목도 다 그랬냐구?
난 내신 1등급이었다.

즉, 국영수를 비롯한 거의 모든 과목은 다 "수"였다.
그런데 왜 "가사"가 그 모양이냐구?

가사는 내 선택 과목이 아니었다.
난 제 2외국어(독일어)를 선택했고,
학력고사 때 가사 시험을 칠 필요가 없었다.

고3때 우리 반에서 독일어를 선택한 애는 5명 밖에 없었다.
나머지 50명은 모두 가사를 선택했다.

독일어 시간에 50명은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거나 다른 공부를 했고,
가사 시간에 5명은 아예 나가 있었다.
그것도 선생님의 허락을 받고....
학교 독서실에 가서 공부를 하라고 했다.
물론 친절한 선생님의 배려에 감사하며 학교 독서실에서 실컷 떠들었지만...

가사가 선택 과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학교에서 중간고사,기말고사는 봐야 했다.
다른 애들은 벼락치기라도 해서 대충 시험을 봤다.
하지만 나는 전혀 하지 않았다.
정.말. 하기가 싫었다.

남자애들이 공업인지 기술 시간에 뭘 배우는지는 잘 모르겠다.
교과서를 본 적도 없으니까...

지금은 교과 과정이 어떻게 바꼈는지 모르겠지만
그 때 "가사"라는 과목의 교과내용은 참으로 허.접.했.다.
왜 그런걸 배워야 하는지 참으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지금도 생각난다.
저고리 만들기, 바느질의 종류,
탕평채에 들어가는 재료가 아닌 것은?,
무슨 음식을 만들 때 순서를 번호로 나열하시오 등등.

이런걸 왜 배워야 할까?
누가 저고리를 만드나?
일 년에 몇 번 입어 보기도 힘든 판에...

중학교 때는 이런 일이 있었다.
그 때는 교과 이름이 "가사"가 아니라 "가정"이었다.

중3 때, 우리 담임선생님은 바로 그 "가정" 선생님이었다.

" 너 일어서! "
" 그 뒤에! "
" 그 대각선 뒤에!"
하며 애들을 일으켜 세워서 질문을 하면, 애들은 공포에 떨며 대답을 해야 했다.

나도 호명을 받았다.

선생님 : OOO 만들 때 들어가는 재료 말해봐!
수선 : ( 곤란한 표정을 짓다 씩 웃으며) 가스렌지, 냄비, 국자, 앞치마....


애들이 웃고 박수를 치고 난리가 났다.
선생님은 너무 화가 나서 내 머리통을 출석부로 때렸다. 별이... 보였다.

그런데....
이렇게 허접한 과목을 배우는 것 까진 좋다고 치자.

그런데 왜,
도대체 왜,
여자만 배워야 하는가?

난 어릴 때부터 이 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남자들도 와이셔츠 단추 떨어지면 자기가 달 줄 알아야 하고,
밥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왜 "가정", "가사"는 여자만 배우는가?

저고리 만들기, 버선 만들기, 조각 이불 만들기...
이런 쓰잘 데 없는 내용 다 빼고,
단추 달기, 간단한 음식 만들기, 못 박기, 형광등 갈아 끼기 등
이런 실용적인 가사/기술 통폐합 과정을 만들어서 여자, 남자 같이 배워야 한다.

그리고...
정말, 진정 중요한 것은
비타민 A는 어떤 식품에 많이 들어 있고,
비타민 C는 어떤 식품에 많이 들어있고
이런 게 아니라,
"가사"는 여자가 당연히 해야 할 타고난 책임이 아니라,
여자와 남자가 분담해서 해야 할 일이라는 걸
어렸을 때부터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다.


엄마가 새벽부터 일어나 먹기 싫다고 하는데도 밥 차려주고,
당신은 화장품 하나 제대로 못 사면서 공부도 안하고 또 못하는 아들을 위해 과외비는 아낌 없이 쓰며,
그저 공부만 잘하라는 말을 듣고 자라서
'여자는 원래 가족들에게 희생하는 존재구나'
생각하는 남자 어른이 되면,
한 가정의 불행이 시작된다.

여자와 남자,
개성과 취향과 개인의 능력을 떠나
항상 성에 따라 먼저 구분하고,
그 구분에 따라 역할을 교육하고
그 역할과 사회적 책임, 금기에서 벗어나면 비난을 하고....
이런 속에서 전통적인 여자의 집합에도, 남자의 집합에도 속하지 못하는 성적 소수자들은 평생 고통을 받고....

<아주 작은 차이>는 30년 전에 독일에서 출판된 책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오늘을 사는 한국 여자들의 상황과 너무나 똑같다.

인터넷 서점에 있는 <아주 작은 차이>의 독자서평들을 읽어보니,
여성학 강의를 수강한 학생들이 숙제로 책을 읽고 쓴 독후감들이 많이 있었다.
대부분 일상에서 겪으면서도,
어머니의 모습에서 보고 느끼면서도,
자각하지 못한 현실에 놀라는 내용이었다.

이 책을 부부나 연인이 함께 읽고 얘기를 해 본다면 좋을 것 같다.

"알면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
알아야 배려할 수 있고, 그래야 더 행복할 수 있다.

특히 젊은 부모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아들은 태권도장에 보내고,
딸은 피아노 학원에 보내고,
이런 전형적인 틀 속에 아이들을 가두지 말고
유연한 사고 방식을 가지고
서로가 서로를 존중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배려해 주면 좋겠다.

특히 딸들에게도 "경제적 독립"의 중요성을 꼬~옥 가르켜 줬으면 좋겠다. 어렸을 때 부터.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04-12-23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학교에서 가정과 기술 과목이 통합되어서 '기술 가정'이라는 과목으로 가르칩니다. 님의 말대로 남자애들도 간단한 바느질과 가사실습은 해야되고 여자애들도 간단한 못박기 이런건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거죠. 그나마 학교교육과정이 좀 나아졌다고 할까요

로드무비 2004-12-23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저도 가정 실기 시간은 쥐약이었죠.

바느질을 해도 이상하게 우글우글 울고......

그래서 괜히 나는 살림에 무능한 인간이다, 하는 이상한 굴레 만들어 씌우고......

이 책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읽어봐야 하남유?^^

kleinsusun 2004-12-23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기술 가정"이 생겼군요.

정말 기쁜 소식이네요. 제가 학교 다닐 때도 그랬으면 좋았을텐데...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당.바람돌이님!

p.s) 제가 까불 때 즐겨 부르는 노래가 트로트 변조 "바람돌이" 랍니다.(만화주제가)ㅋㅋ

kleinsusun 2004-12-23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한번 읽어보세요!

로드무비님은 결혼도 하셨고, 또 엄마시니까 저랑 또 다른 느낌을 받으실꺼예요.

만약 읽으신다면 들려주세요!


날개 2004-12-23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평소 생각하던 바를 글로 옮겨주셨군요..^^* 저는 어렸을때 기술이 너무너무 배우고 싶었다구요..ㅎㅎ

딸, 아들 둘을 키우면서 최소한 남자일, 여자일 구분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만, 가정에서 암만 애써도 밖에서 받는 영향은 어쩔수가 없으니... -.-;;;

음.. 근데 요즘은 딸, 아들 구별않고 태권도와 피아노를 다 시키는 부모들이 더 많습니다..ㅎㅎ

야클 2004-12-23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사"는 여자가 당연히 해야 할 타고난 책임이 아니라,

여자와 남자가 분담해서 해야 할 일이라는 걸

어렸을 때부터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다. -



충분히 공감하며.... 또 쬐끔(?) 찔리는 부분 반성해봅니다. 요즘은 몇년 다르게 사고방식도 바뀌니까 곧 나아지겠죠. 저만해도 꽤나 많이 바뀌어 가는 걸 느끼니까요. ^^


kleinsusun 2004-12-23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렸을 때, 태권도나 쿵후, 어린이 야구팀 같은 운동을 했으면 참 좋았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제가 배운건 피아노(디따 오래), 서예, 미술 이런 정적인...너무도 정적인.... 날개님 같은 멋진 엄마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날개님 멋져요!

kleinsusun 2004-12-23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설날에 엄마 많이 도와 드릴꺼죠? ㅋㅋ

로즈마리 2004-12-23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꼭 가사에서 점수가 깎였었는데..^^ 동질감..ㅋㅋ

icaru 2004-12-24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생각했었어요...이 책은 부부나 연인 동성이 아닌 성이 다른 친구와 함께 읽고 이야기해 볼 여지가 많다는...

marine 2005-02-14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고리 만들기, 지금 생각해도 손이 바르르 떨립니다 치마 만들기는 실제로 천 떠서 만들고 어렵지 않아 체육 시간에 체육복 갈아 입을 때 이용했는데, 이 놈의 저고리 만들기는 부직포로 1/4 크기로 만들었기 때문에 치수 재기도 어려웠어요 가사 책에 2.5cm로 나오면 이걸 1/4로 나눠야 하는데 자에 소수점은 0.1 단위로 있잖아요 게다가 부직포는 왜 그렇게 잘 찢어지는지... 정말 짜증나 죽는 줄 알았습니다
 
강한 여자의 낭만적 딜레마
마야 스토르히 지음, 장혜경 옮김 / 푸른숲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원제는

Die Sehnsucht der starken Frau nach dem starken Mann

'낭만적' 이라는 단어하고는 하등의 관계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책 표지에는 '낭만적'을 노란색으로 처리하여 강조하기 까지 하였다.
책 제목을 눈에 띄게 하여 팔리는 책을 만드는건 좋은데,
이 제목의 비약은 오히려 책의 내용을 왜곡시키는 것 같다.

이 책은 그림형제의 동화 <손 없는 소녀>를 축으로
융의 이론과 Maja의 풍부한 상담사례를 접목,
강한 여자가 왜 사랑에 실패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 낭만적 " 하고는 거리가 멀다.
인터넷 서점의 독자서평을 보면,
이 책이 "낭만적 딜레마" 랑 무슨 상관이 있느냐 이런 글이 있던데,
이 비판은 번역의 오버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원제를 그대로 번역하면

<강한 여자의 강한 남자를 향한 추구>.

강한 여자의 고통은 어디서 출발하는가?

이 책에 따르면,
강한 여성의 고통은 내면의 약한 소녀가 강한 여성으로
성장해 나가는 마지막 단계이다.

내면의 약한 소녀가 강해지도록 하려면,
'혼자라는 자각'이 필요하고,
혼자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라는 사실을 배우고 난 후에야
우리는 진정한 인간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성숙한 여성은 사랑에 빠지자마자 남자에게
모든 것을 다 걸고 매달리지 않으며, 원래의 모습모다 강한 척
애써 위장하지도 않는다.약점을 보여주고 누군가 자신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때는 기꺼운 마음으로 그 손길을 받아들이지만,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의 도움에 의지하지 않는다.'
(159)

결국 이 말은,

사랑은 대상의 문제가 아니라 능력의 문제라는 프롬의 말과 동일한 지적이 아닐까?

상대방의 매력에 쉽게 반하고, 분별력 없고,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그 누구를 만난들, 아무리 많은 사람을 만난들,
'성숙한 관계'를 기대하기는 힘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혼자있는 시간', '혼자 견디는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누구를 사랑함에 있어서,
'인간은 모두 혼자'라는 사실을 자각한다면,
상대방의 영역으로 마구 침투해,
상대방의 숨소리 하나까지 모두 소유하려 하는
집착과 광기의 사랑은 보다 순화되고 성숙해 질 수 있을 것이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상대방에게 의존하려는 자세는
서로를 숨막히게 할 뿐이다.

이 책을 읽고 하나 분명하게 생각을 정립한건,
'관계에 있어서의 갈등'은 주위 사람들의 분분한
의견을 듣고 감정적으로 처리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이다.

'갈등'에 처해 있을 때,
정신분석의나 카운셀러와의 상담이 꼭 필요할 것 같다.
경솔하게 판단하지 말고.

주위 사람들의 분분한 의견은,
현상에 대한 피드백이 아니라,
내 말에 대한, 내 의견에 대한
그들의 피드백이란걸 잊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면의 소리가 중요하다는 것.

'자기 발전을 원하는 강한 여성이라면
외부 세계에 도움을 갈구하지 말아햐 한다.
내면 세계를 찾아 여행을 떠나야 할 것이며,
혼자만의 시간을 만들어야 하고,
고통을 피하지 않을 용기를 내야 할 것이다.'
(p155)

수선이의 도서관

www.kleinsusun.com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rj05 2005-03-10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번역한 사람입니다. 강한 여자의 낭만적 딜레마는 이 책의 부제입니다. 원제는 "강한 여자는 강한 남자를 동경한다"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지요. 원제와 한글 제목의 불일치에 강한 반발을 보이셔서 오해를 풀어드리고자 잠깐 실례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시고 좋은 글 남겨주셔서 번역자로서 감사를 드립니다.

로드무비 2005-05-10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오늘 아침 이 책이 눈에 들어와 검색을 하다보니
수선님의 방까지 흘러왔네요.
그런데 모두 아는 얘긴데 이 책을 읽어야 할까요. 말까요?
그보다는 남편 양복바지라도 다려야 하는 게 아닌지.
구겨진 바지 입고 인상쓰고 출근했거든요.
 
현경과 앨리스의 神나는 연애 - 여성들의 영혼을 치유해줄 열두 개의 대답
현경, 앨리스 워커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Alice Walker의 방한에 맞춰 기획된 책이다.

12개의 질문에 현경 선생님과 Alice가 들려주는 12개의 대답이 있다.
삽화도 멋있고, 구성도 잘 되었다.

그런데,
현경의 <미래에서 온 편지>,<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거야>를 이미 읽은 사람들에게는, 별로 새로울게 없는 내용들이다.
아직 현경 선생님의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엑기스인 <미래에서 온 편지>를 권하고 싶다.

아쉬운건,
Alice의 시들이 모두 번역되어 있다는 거다.

번역된 詩를 읽으면,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는 전해지지만,
그 생동감, 그 강렬한 느낌, 그대로 전해 오는 "울림"을 들을 수 없어서 아쉽다.

특히, Alice Walker의 단어들은 간결하고, powerful해서,
어떤 언어로 옮겨지더라도 그 특유의 색깔이 바래 지는 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 Bring me the heart of Maria Sabina"
" Be nobody's darling"
을 콘서트에서 들었을 때는 참 감동적이었다.

이 책에 실린 Alice의 산문들은 아주 짧다.
Alice의 살떨리게 대단한 소설들을 이미 읽어서,
Alice에 대한 경외감이 뇌속 깊이 각인된 사람이 아니라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고등학생, 대학생 여자 후배들이 많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여자들의 "경제적 독립"이 얼마나 중요한지,
(현경 선생님의 " 똥 묻은 팬티를 팔아서라도 니 힘으로!" 를 떠올리며),
남자, 여자 모두가 경제적 주체가 되지 않으면
서로 불행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어렸을 때 부터 깨달았으면 좋겠다.

불행하게도,
21세기의 IT 강국 한국의 하늘 아래서,
많은 딸들은 아직도
" 여자는 시집 잘 가는게 최고! "
" 딸은 피아노를, 아들은 태권도를!"
하는 20년 묶은 가치관의 그늘 아래서
교육을 받고 있다.

모든 딸들은
경제적으로 자립하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어렸을 때 부터 교육 받아야 한다.

그 부모가 못하면,
학교 선생님이 도와서,
선배들이 도와서,
이런 책들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내 사촌동생 민아, 유나에게도 한권을 선물해야 겠다.

이 책의 제목 처럼,
神나게 연애하고 싶다.

수선이의 도서관

www.kleinsusun.com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icaru 2004-12-24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 아주그냥그냥 팍 ...와닿네... 초절정 비유예요!!!!
 
버자이너 모놀로그
이브 엔슬러 지음, 류숙렬 옮김 / 북하우스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한 개인의 용기가,
한 개인의 열정이,
한 개인의 노력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사회적 터부로 부터 해방시킬 수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치유할 수 있는지,

이 책을 읽으며 느꼈다.

Eve Ensler.
한 여자의 용기와 열정과 노력이
전 세계의 수많은 여자들에게 울림과 에너지를 주었다.

여자들 스스로가 부끄러워 하며 "거기", "아래"라 부르던,
남자들에 의해 온갖 비속어로 불리던
여자의 성기를 제 이름을 찾아 불리게 했다.

성적으로 학대당하고 착취 당하면서도 침묵하고 있는 소외 받은 여자들의 입을 열게 했고,
자신의 몸을 외면하고 열등하게 여기고 있는 수많은 여자들에게
자신의 몸을 사랑하게끔 넘치는 에너지를 나눠 주었다.

이 책은 자유의 나라(?)라는 미국에서 조차
출판을 번번히 거절 당하다가 용기있는 출판사에 의해서
힘들게 세상에 나왔다.
여자들의 솔직함은 세상 어디서나 음란하고 정숙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졌나 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개인의 용기와 솔직함이 얼마나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느꼈다.

글을 쓰려는 나에게 어떤 "소명의식"을 느끼게 한다.
작가가 가져야 할 "용기"에 대해서....

한 편의 드라마가, 영화가, 연극이,
한 권의 책이, 일간지 칼럼 하나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작가는 정직해야 한다.
세상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보기 싫은 것도,두려운 것도 고개 돌리지 말고 똑바로 봐야 한다.
그것이 작가의 소명이다.

Eve Ensler.
이 용기 있는 여자에게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

수선이의 도서관

www.kleinsusun.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