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삶 - 타인의 눈으로 새로운 세계를 보는 독서의 즐거움
C. S. 루이스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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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브 앨들러가 말했듯이 "좋은 책의 관건은 당신이 몇 권을 독파하느냐가 아니라 그중 몇 권이 당신을 독파하느냐에 있다." 틀림없이 루이스도 이 말에 동의할 것이다. (10쪽)

우리는 자신의 눈과 상상력과 마음으로만 아니라, 타인의 눈으로 보고 타인의 상상력으로 생각하고 타인의 마음으로 느끼기를 원한다. (중략) 그러므로 좋은 독서는 비록 본질상 애정 활동이나 도덕 활동이나 지성 활동은 아니지만, 그 셋 모두와 공통점이 있다. 사랑할 때 우리는 자아를 벗어나 타인 안에 들어간다. (17쪽)

문학 수업을 하는 참목표는 학생에게 모든 "시대와 실존"까지는 몰라도 그중 태반을 "유람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편협한 관점을 벗어 버리게 하는 것이다. (38쪽)

시대마다 특유의 관점이 있다. 특히 잘 포착하는 진리가 있고 특히 범하기 쉬운 과오가 있다.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이 시태 특유의 과오를 바로잡아 줄 책들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고서다. (54쪽)

단어를 죽이는 가장 큰 원인은 대다수 사람이 그 단어로 단순히 대상을 묘사하기보다 찬반을 표현하려는 욕심이 단연 앞서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어는 점점 묘사에서 멀어져 평가에 가까워진다. (87쪽)

단어를 죽인 사람은 그 단어가 본래 표방하던 대상마저도 자신의 힘닿는 한 인간의 사고에서 소멸시킨 것이다. 말하는 법을 이미 잊은 내용에 관해서는 사람의 생각도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96쪽)

해외를 떠나는 휴가를 관광객으로서만 보내는 일은 내게는 유럽을 낭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얻을 것이 그보다 많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모든 지난 시대의 문학에 우리 자신의 얼굴만 비추어 보고 만다면 그것은 과거를 낭비하는 것 아닐까? (124쪽)

아름다움이 책이나 음악 속에 있는 줄 알고 거기에 의지하면 돌아오는 것은 배반이다. 아름다움은 그 속에 있지 않고 이를 통해 올 뿐이다. 결국 책이나 음악을 통해 오는 것은 그리움이다. (132쪽)

문학의 (전부는 아니고) 대부분은 즐거움을 위해 가볍게 읽도록 되어 있다. 느긋하게 앉아서 어떤 의미에서 "재미로" 읽어야 한다. (1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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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정소영 옮김 / 엘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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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돌봄, 일상의 걱정에서 벗어나는 것,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 이런 것들이 우리 사회 궁극의 목표가 되어버렸습니다. 분명, 사회자체를 구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해졌지요. (12쪽)

내게 괴로웠던 일은 훨씬 늙어버린 그를 보는 것이었다. 잘 생긴 인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일보다 더 힘든 것이 딱 하나 있다면 그것은 사랑했던 사람이 늙어가는 모습을 보는 일이다. (38쪽)

잘 죽기. 그게 무슨 뜻인지는 다들 알아. 고통 없이, 아니면 적어도 극심한 고통으로 몸부림치지 않는 것. 침착하게 약간의 품위를 지키며 가는 거지. 깔끔하고 산뜻하게. 하지만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나? 사실 자주 있지 않아. 왜 그럴까? 그게 왜 그렇게 무리한 요구일까? (89쪽)

어떻게 지내요? 이렇게 물을 수 있는 것이 곧 이웃에 대한 사랑의 진정한 의미라고 썼을 때 시몬 베유는 자신의 모어인 프랑스어를 사용했다. 그리고 프랑스어로는 그 위대한 질문이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무엇으로 고통받고 있나요Quel est ton tourment? (122쪽)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그럼에도 그것은 모든 인간 경험을 통틀어 가장 고독한 경험으로, 우리를 결속하기보다는 떼어놓는다.
타자화되다. 죽어가는 사람보다 더 그런 사람이 누가 있을까? (149-150쪽)

"당연히 상관있지. 그런데 대부분 그렇겠지만 나도 남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나 신경 쓰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어. 내 이미지. 내 평판. 그런 게 정말 그렇게 중요한 건지 잘 모르겠어. 적어도 예전에 생각했던 만큼 중요한 건지. 물론 내가 반 평생 동안 시간을 들여 생각해온 다른 훨씬 더 멍청한 것들이야 꼽자면 하나둘이 아니지." (중략)
"세숼이 흐르며 내 관심사가 쪼그라들었다는 건 인정해." (169쪽)

왜 이 정도 감정뿐인지, 나는 알고 싶었다. 한때는 전부이던 것이 있었는데, 왜 이제는 그 무엇도 그럴 수 없는지. (173쪽)

모든 걸 용서하고 싶고, 모든 걸 용서해야만 해. 친구가 말했다. 그런데 어떤 것들은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는 거야. 살 날이 얼마 안 남았음을 아는데도. 그러고 나면 그대로 벌어진 상처가 돼.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이. (196쪽)

그게 사는 거야. 그런 거야. 무슨 일이 있건 삶은 이어진다. 엉망의 삶. 부당한 삶. 어떻게든 처리해야 하는 삶. 내가 처리해야 하는. 내가 아니면 누가 하겠는가? (213쪽)

당신의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가족."
"사랑."
"옳은 일을 하는 것."
좋은 사람이 되는 것."
"긍정적인 마음으로 꿈을 좇는 것."
삶의 의미는 삶이 끝난다는 것이죠. (중략)
아니, 당신 자신에게는 무엇이냐고요. (중략)
질문은 당신 삶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거예요.
끝난다는 것이라고요. 친구가 말한다. (235쪽)

모든 다른 삶이 그렇듯 친구의 삶도 다른 식이 될 수 있었던 것처럼.
나는 애를 썼다.
사랑과 명예와 연민과 자부심과 공감과 희생 -
실패한다 한들 무슨 상관인가. (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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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산다는 것 - 한 고독한 영혼의 시간여행
메이 사튼 지음, 최승자 옮김 / 까치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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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끝날 거라곤 전혀 생각지 못했어요." 그러한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근면함, 품위, 자기존중으로 이루어졌던 한 생애 전체가 결국에는 오래된 맥주 깡통마냥 내버려져도 된다는 듯 사람들을 치워버리다니, 우리가 무엇이 된 것일까? (23쪽)

오늘 아침 깨어나 눈물을 흘렀다. 예순 가까운 나이에 자기 자신을 철저하게 바꾼다는 것이 가능한 인인지 궁금하다. 원망감과 적의, 어딘가 의식적 차원의 훨씬 아래서 태어나는 그 불안정한 애증을 통제할는 법을 배울 수 있을까? (38쪽)

나는 생각할 시간이 있다. 그것은 커다란, 가장 커다란 호사이다. 나는 존재하기 위한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 책임은 막대하다. 시간을 잘 사용하고, 내게 얼마만큼의 세월이 남아 있든지 간에 그 안에서 내가 될 수 있는 모든 것이 되기 위해서. 이것이 나를 당혹스럽게 하지는 않는다. (46쪽)

시는 일차적으로 자신과의 대화이지만 소설은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들은 완전히 서로 다른 존재양식들로부터 나온다. 내가 소설을 써온 것은 어떤 것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알기 위해서였고, 시는 어떤 것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느끼는가를 알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47-48쪽)

내가 젊어서 버지니아 울프를 조금 알았을 때, 나는 나를 깜짝 놀라게 만드는 어떤 것 - 사람이 지극히 민감하면서도 따뜻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 을 배웠다. (81쪽)

내가 소중히 여기는 작가들 - 트리헌, 조지 허버트, 시몬 베유 그리고 소설가들인 투르게네프, 트롤럽, 헨리 제임스, 버지니아 울프, E.M. 포스터, 이들 모두가 겸손하고, 남의 눈에 띄지 않는 "스스로 실현시키는 사람들‘이었다. - 을 생각해보면, 그들 모두가 지금 기대되고 있는 것의 본류로부터 벗어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86쪽)

진지한 작가라면 자신을 체험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생각한다는 것이 나의 믿음이다. 삶이 - 삶의 전부가 - 그 도구를 거쳐서 흐르고 그것을 통해서 증류되어 예술작품들로 변하는 것이다. 그가 어떻게 한 개인적인 인간으로 사는가 하는 것이 긴밀하게 그 작품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101쪽)

권태와 공포는 혼자 사는 사람이 싸워야만 하는 두 악마라는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오늘 오후에 누웠을 때, 나는 공포, 이유를 규정할 수 없는 공포로 초조해져 쉬지를 못하고 결국 일어나버렸다. 혼자 산다는 것의 공포가 아닐까. (124쪽)

잘 이용해볼 만한 텅 빈 하루, 한 주일 동안 떠나 있다가 고독 속으로 재입장하면서 내동댕이쳐지지 않기란 힘들다. 꼭 해야 할 많은 것들에 의해서 단번에 공격을 받기 때문이다. 내가 갈망하는 것은 스물네 시간을 가지고서, 그동안 내게 일어났던 일들을 걸러내는 것뿐인데,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응답들을 해주어야만 하는 것이다. 나는 조류가 바뀌고 그래서 얼마 동안은 아무런 방향도 없이, 온갖 방향으로부터 끌어당기기만 하면서 물결들이 서로 역류하여 흐르는 강과도 같은 기분이다. (169쪽)

마치 감옥 문이 닫히고 있는 것처럼, 나는 간밤에 비통하게 울었다. 하지만 물론, 이것은 기분일 뿐이다. 이곳에서의 고독은 내 삶이다. 내가 그것을 선택했고, 그러므로 할 수 있는 한 절망으로부터 풍요로움을 만드는 것이 좋을 것이다. (175쪽)

그는 상상력이 풍부한 친절함을 가진 정말로 너그러운 사람이었다. 너그러움이 여러 자질들 중에서 가장 희귀한 것이 되어가는 나이에 그는 그것을 얼마나 많이 간직했던가! (209-210쪽)

아마도 인내는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 중에서 마지막 것일 것이다. 늘고 눈이 안 보이는 장 도미니크가 내게 "항상 기다린다"라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그때 나는 서른이 되기 전이었고 그녀는 예순이 넘었었는데, 그래서 나는 그렇게 늙은 사람이 아직도 어떤 사람을 그렇게 열심히 기다릴 수 있다는 생각에 놀랐었다. 하지만 사람은 일평생 기다린다는 것을 지금은 알고 있다. (218쪽)

나는 음식이 그러하듯이 돈이 나 자신을 통해서 흘러나가 버는 대로 쓰여, 꽃들로 책들로 그리고 아름다운 물건들로 변하고, 창조하는 사람들 혹은 궁핍한 사람들에게 주어져야만 하며, 돈이라는 것 - 이런저런 종류의 더 많은 생명과 반대되는 것 - 으로서 말고는 결코 계산되지 말아야 한다고 믿는다. 돈은 변환될 수 있는 것. 묵혀두지 말아야 하는 것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242쪽)

바로 이런 점에서 시란 신비한 것이다. 그 작품이 그것을 쓴 작가보다 더 성숙해 있는, 언제나 성장의 메신저인 것이다. 그러니까 어쩌면 우리는 지금 우리가 있는 곳으로부터 우리가 될 것을 향해서 쓰는 것이다. (2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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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방식 - 수전 손택을 회상하며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홍한별 옮김 / 코쿤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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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이 무엇보다도 높이 평가하는 자기 절제, 지적 열정, 철저함을 갖춘 사람이 바로 실버스였다. 수전은 가장 치열한 작가와 예술가들한테만 느끼는 존경심을 실버스에게도 바쳤다. (14쪽)

다른 사람에게 강인한 불굴의 존재로 느껴졌다는 것, 죽기에는 너무 생생한 사람으로 비쳤다는 사실이 수전이 어떤 존재였는지를 잘 말해준다는 생각이 든다. (21쪽)

수전만큼 자연의 아름다움에 무감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수전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도시가 시골보다 우월한 것처럼 예술이 자연보다 우월했다. 어떻게 "20세기의 수도" 맨해튼을 떠나 숲에서 한 달을 보내고 싶을 수가 있나? (40-41쪽)

내가 수전을 만난 일을 내 삶에서 가장 큰 행운으로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나 스스로 존 버거, 발터 베냐민, 에밀 시오랑, 시몬 베유 같은 작가들을 발견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수전을 통해 이 작가들을 알 게 된 것은 사실이다. (61쪽)

수전은 평생 학생다운 습관과 분위기를 유지했다. 언제나, 육체적으로는 아닐지라도, 젊은 사람이었다. (중략) 나에게 가장 강하게 남은 수전의 이미지도 미친 듯 몰입하는 학생 같은 모습이었다. 의욕과 경쟁심에 불타 책과 종이에 둘러싸인 채로 밤을 새며 쉴새 없이 일하고 끝없이 담배를 피우고 책을 읽고 메모를 하고 타자기를 두들기는 모습. A플러스 에세이를 반드시 써내고 말겠다는. 반에서 일등을 하겠다는. (76-77쪽)

베케트나 카프카나 시몬 베유처럼 자신이 존경하는 진지함을 가진 사람을 시금석으로 삼았다. 수전은 진지할 뿐 아니라 그들처럼 ‘순수‘하고자 했다. (88쪽)

20쪽짜리 글을 쓰기 위해 책장 한 칸을 다 채울 만큼 많은 책을 읽고, 몇 달을 들여 글을 쓰고 또 고쳐 쓰고, 타자 용지 한 묶음을 다 털어 쓰고야 비로소 완성했다고 하는 것. 진지한 작가에게는 이게 보통이었다. (중략)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서, 혹은 특정한 청중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하는 일도 아니다. 문학을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수전은 말했다. (96쪽)

"너 자신을 희생자로 생각하고픈 욕구를 물리쳐야 해." (수전은 스스로를 돌보지 못하는 나약한 사람을 참지 못했다. 자신을 지키는 보호 장구가 없는 사람을 보면 공격적으로 변했다.) 수전은 여자들이 메저키스트가 되도록 길러진다고 유감스러워했고 여자들이 여기서 저항해야 한다고 했다. (100쪽)

나는 이것저걱 여러 가지를 다 하고 싶어한 적이 없다. 늘 한 가지만 잘하고 싶었다. 수전하고는 정반대라 수전에게는 분명 단점으로 보였을 것이다. (103쪽)

수전은 잠을 최대한 적게 잤다. 무의식 상태에서의 뇌 활동이 유익하다는 생각을 도무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잠도 어린시절처럼 시간 낭비로 여겼다. (106쪽)

수전은 혼자 있는 것을 도저히 견디지 못했다. 수전은 늘 하고 싶은 일이 많았지만 혼자서 하려고는 안 했다. 수전에게 혼자 경험해서 더욱 강렬한 경험이란 없었다. 밥을 먹는다는가 하는 일상적 일도 혼자 한다면 수전에게는 형벌이나 다름없었다. (107쪽)

수전의 연설에 대한 고약한 반응이 질투심 때문이라는 수전의 말이 맞는지 아닌지 나는 모른다. 그렇지만 질투가, 지독하고 악의에 들끓는 질투가 늘 수전을 따라다녔다는 사실은 안다. (중략) 대체 거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한 친구가 웃으면서 이렇게 말한 게 떠오른다. "다들 극도로 충격적인 일을 상상하지. 사실은 흔하디 흔한, 아들을 놔주지 않으려는 소유욕 강한 엄마와 죄책감에 시달리는 아들이 있을 뿐인데." (114쪽)

열정, 아름다움과 쾌락에 대한 막대한 욕구와 갈망으로 부러울 만큼 풍요로운 삶을 지칠 줄 모르는 속도로 영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수전에게는 불만이라는 치명적인 병이 있었고 아무리 여행을 해도 충족되지 않는 답답함이 있었다. 또 부인할 수 없는 대단한 성취를 해냈고 힘들게 명예를 얻었으며 찬사를 받아 마땅한데도 불구하고, 수전은 실패했다는 느낌을 과부의 상복처럼 영 떨쳐버리지 못했다. (1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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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의 어떤 시, 안녕 내 사랑 - 시인이 해설하는 세계의 명시 50편 이미 6
최영미 지음 / 이미출판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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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쉽게 살라고 그녀는 말했지
그러나 나, 젊고 어리석었고
그래서 지금 눈물로 가득하네

-예이츠, 버드나무 정원 아래 중(10쪽)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윤동주, 새로운 길 중(44쪽)

기억하는가
우리가 처음 만나던 그 날.
환희처럼 슬픔처럼
오래 큰물 내리던 그 날.

네가 전화하지 않았으므르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네가 다시는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평생을 뒤척였다.

-최승자, 기억하는가 (54쪽)

내가 멍하니 있으면
누군가 묻는다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느냐고

내가 생각에 빠져 있으면
누군가 묻는다
왜 그리 멍하니 있느냐고

거미줄처럼 얽힌 복도를 헤매다 보니
바다,
바닷가를 헤매다 보니
내 좁은 방.

-황인숙, 알 수 없어요(92쪽)

아이들이
보물 찾기 놀이 할 때
보물을 감춰두는

바위 틈새 같은 데에
나무 구멍 같은 데에

행복은 아기자기
숨겨져 있을거야

-허영자, 행복 중(1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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